대통령 관저 이전 공사 과정을 부실 감사하고 서류를 조작한 혐의를 받는 유병호 감사원 감사위원이 13일 오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2차 종합특검 권창영 사무실에 출석했다.
대통령 관저 이전 공사 과정을 부실 감사하고 서류를 조작한 혐의를 받는 유병호 전 감사원 사무총장이 13일 오전 경기 과천시 2차 종합특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6.7.13
유 위원은 특검 사무실로 들어가기 전 취재진에게 “누구든 수사를 개시하려면 구체적 범죄 혐의와 객관적 근거가 존재해야 한다”며 “특검이 감사인의 통상적 업무를 소재로 허구적 시나리오를 만들어 무차별로 압수수색·소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 시절 감사원 사무총장으로 재직하면서 대통령실 관저 이전과 관련한 감사 결과를 축소 또는 은폐하기 위해 부당하게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윤석열 대통령은 당선 후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 국방부 청사로, 관저를 옛 외교부 장관 공관으로 각각 이전했다. 이후 이전 공사 업체 선정 과정과 공사비 등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제기됐고, 2022년 10월 참여연대 등이 국민감사를 청구하면서 감사가 진행됐다.
감사원은 약 2년간 감사 끝에 2024년 9월 ‘대통령실·관저 이전과 비용 사용 등에 있어 불법 의혹 관련 감사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2022년 4월 대통령실 인수위와 외교부 장관 공관을 관저 이전 대상지로 잠정 결정하고, 인테리어 시공업체로 21그램을 선정했다고 명시했다.
또 대통령비서실이 2022년 5월 공사 계획 도면에 소규모 증축 공사가 포함된 것을 확인해 21그램에 증축공사 자격을 갖춘 업체 섭외를 요청했고, 21그램은 종합건설업 면허가 있는 원담종합건설에 증축 공사 참여를 요청해 공사가 이뤄졌다고 적었다.
그러나 특검팀은 사실상 21그램이 당시 인테리어뿐만 아니라 증축 등 공사 전반을 총괄한 것으로 의심한다. 종합건설면허가 있는 원담종합건설을 내세워 합법 외관을 만들고, 실제로는 공사 자격이 없는 21그램이 모든 공사를 도맡아 진행했다는 것이다.
특검팀은 감사원 역시 감사 진행 과정에서 이 같은 사실을 파악했으나, 감사보고서에는 이를 의도적으로 숨기고 21그램이 인테리어 공사만을 담당한 것처럼 기재했다고 보고 있다.
유 위원은 21그램의 공사 자격 여부를 감사 당시 알고 있었느냐는 질문에 “인테리어 자격이 있다”고 답했고, 보고서 축소·누락 지시 여부에는 “축소·누락 (지시가) 없었으며, 불법은 없다”고 했다. 대통령실의 압박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유 위원은 또 별도 입장문을 통해 21그램이 소개한 원담의 증축공사가 전체 공사비 31억여원 중 1.85%인 6000만원에도 못 미치는 지엽적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감사원이 당시 원담의 무자격 시공과 명의대여 의혹을 이미 확인해 조치했고, 21그램과 원담 간 관계는 명의대여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감사 결과 보고서 각주에 근거를 남겼다고도 했다.
그는 또 관저이전 감사가 2024년 감사위원회, 2025년 감사원 운영쇄신 태스크포스(TF), 민중기 등 세 차례에 걸쳐 2년 넘게 재조사됐지만, 실질적인 위법·부당 사항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운영쇄신 TF 관련자들을 무고·명예훼손 혐의로 고소·고발하고, 특검의 위법 수사가 확인될 경우 법 왜곡 등 혐의로 책임을 끝까지 묻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