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부터 계속 바쁜 일정이었습니다. 7월 15일부터 27일까지 튀르키예, 그리스 성지순례를 다녀왔고, 지난 8월 2일부터 4일까지는 제가 소속되어 있는 연수지구 유소년 연합 캠프가 있었습니다(제가 연수지구 유소년 지도신부라서 참석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또 8월 5일부터 9일까지는 서품 동기 은경축 기념 일본 성지순례를 다녀왔습니다. 이 모든 날짜도 길지만 제가 없는 시간을 위해 미리 준비했던 시간, 그리고 다녀와서 밀려 있는 일을 하느라 정신없을 정도로 바쁜 시간이었습니다.
이제 모든 일정을 마치고 밀린 일도 어느 정도 정리하면서 어제는 푹 쉬려고 했습니다. 월요일 새벽 미사를 마치고 곧바로 침대로 들어가서 하루 종일 잠만 자야겠다는 거창한(?) 계획을 세웠지요.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잠이 오지 않는 것입니다. ‘나는 지금 피곤하니까 잠을 자야 해.’라고 머리에서 말하는데, 점점 정신이 맑아지면서 해야 할 일이 떠올려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어제는 온종일 책 읽으며 공부하고, 또 글을 쓰는 데 시간을 보냈습니다.
더 피곤해질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더 힘이 나는 것입니다. 사실 피곤하면 쉬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번아웃이 와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도 합니다. 하지만 실제는 정말 아무것도 안 해야 힘을 얻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변화가 필요할 때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런 새로운 변화를 계속해서 말씀해 주십니다. 그냥 세속적인 과거의 습관적인 모습에 갇혀 있는 삶이 아닌, 주님께서 원하시는 새로운 변화를 추구해야 할 것을 이야기하십니다. 오늘 복음도 그렇습니다.
당시의 어린이는 아직 인간으로 보기에 부족한 존재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어린이를 무시했고, 어린이와 마찬가지로 당시의 사회적 약자라고 할 수 있는 여성이나, 병자들을 행해서도 거리를 두는 것이 당시 사회의 풍조였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이런 사회 풍조를 과감하게 버려야 할 것을 말씀하십니다. 어린이처럼 되지 않으면 결코 하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한다고 하시고,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업신여기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하셨습니다.
이렇게 변화되지 않으면 하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 변화는 세상이 원하는 변화가 아닙니다.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변화이고, 이 변화에 맞춰서 살아가는 모습이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뜻을 따르는 것이라 하셨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살아갈 때 더욱 힘차게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것이며, 하늘 나라에서의 영광을 맞이할 수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세상이 원하는 변화는 자기 자신의 욕심과 이기심을 추구합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변화는 사랑의 완성을 따르게 됩니다. 더 큰 영광을 위한다면 무엇을 따라야 할까요?
오늘의 명언: 우리 시대는 존재의 깊은 질문을 던지지 않고 무관심하다. 오직 어떻게 해야 성공할지 고민할 뿐이다(C. S. 루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