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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충상제(和衷相濟)
속 마음을 합하여 서로 일을 이루어 나간다
和 : 화할 화(口/5)
衷 : 속 충(衣/4)
相 : 서로 상(目/4)
濟 : 이룰 제(氵/14)
요즈음은 개인의 인권을 중시하다 보니 너 나 할 것 없이 나름대로 대접을 받고 살아 가는 편이다. 그렇기 때문에 조그만 손해나 수치스러운 일도 참거나 양보하지 못하고 분쟁을 일으켜 이겨야만 직성이 풀린다.
학생들 대부분은 집에서 한두 명밖에 없는 귀한 자녀이기 때문에 그들이 집에서 요구하는 것은 부모들이 다 들어준다. 그래서 학교에 와서도 이 버릇을 그대로 유지하려 하기 때문에 통제가 되지 않는다. 교사가 조금만 야단을 쳐도 울거나 집으로 전화를 해서 부모에게 억울한 일을 당했다고 하소연을 한다. 그러면 일부 지각없는 부모들은 자기 자녀들을 나무라지 않고 당장 학교로 찾아와서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교사에게 행패를 부린다.
이런 학생들이 자라서 사회로 나가 구성원이 되면, 그 사회는 질서가 있을 수가 없다. 자기의 인격은 보호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남의 인격은 보호해 줄 생각을 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건전한 사회가 될 수 있겠는가?
어린 학생들만 남을 배려하는 생각이 없는 것이 아니라, 사회의 지도층에 있는 사람들도 처신을 올바르게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비근한 예로 현직 고교 교사로서 대학원에 입학하여 공부를 하면서 발표를 하는데, 지도교수가 몇 마디 지적을 하자 울고 나가서는 그 길로 대학원을 그만두고 학교에 발을 끊는 사람도 있었다.
국회의원들이 싸우고 시민단체가 자기들의 이익만 주장하는 이기적인 단체로 변해가는 것이 다 자기 주장만 하고 자기 이익만 챙기려 하고 남의 말은 듣지 않고 남의 입장은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예의(禮儀)라는 것은 번거롭고 까다로운 것이 아니다. 후대에 와서 예의가 귀찮은 것으로 되어 버렸지만, 그 근본정신은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 서로가 지켜야 할 규정인 것이다. 마치 교통법규와 같다. 사람마다 자기 멋대로 차를 몰면서 빨리 가야 한다고 교통신호를 지키지 않는다면, 빨리 가지도 못할 뿐만 아니라, 남의 생명을 상하게 만들고 자기 생명까지도 위협받게 된다.
이른바 민주화정권이 들어선 이래로 15년 동안 개인의 인권이 많이 신장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정신적 물질적 손실도 아주 컸다. 이제 독재라든지 압박 같은 것은 거의 없어지게 되었다. 자기 주장을 하던 시대에서 어느 정도 개인의 인격이 보장되고 있으니, 서로 아량을 베풀면서 양보하여 인정미가 넘치는 세상을 만들어 나가야 하겠다.
어떻게 하는 것이 진정으로 국가를 위하는 길인가? 무엇이 진정으로 인류를 위하는 길인가? 등등을 생각하면서 서로 진실로 마음을 합쳐서 일이 잘되어 나가도록 해야겠다. 투쟁이 아니라 화합(和合)만이 진정으로 자기를 위하고 남을 위하는 길이다. 사람은 혼자의 힘으로는 살 수가 없게 되어 있다.
하늘에 맞추고 땅에 맞추고 다른 사람과 어울리고 자기 자신의 마음과도 맞추어야 한다. 봄이면 봄에 맞게 살아야 하고 낮이면 낮에 맞게 사는 것이 하늘에 맞추는 것이다. 더운 지방에서는 더운 지방에 맞게, 산촌에서는 산촌에 맞게 사는 것이 땅에 맞추는 것이다. 군인이면 군인답게 기술자면 기술자답게 사는 것이 다른 사람에 맞추는 길이다. 활동적인 것을 좋아하면 활동적으로 살고, 조용한 것을 좋아하면 조용하게 사는 것이 자기에게 맞추는 것이다.
아무리 튼튼한 아래 어금니가 있어도 받쳐주는 위 어금니가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사람은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살게 되어 있다. 가식적인 화합이 아닌 속마음으로 화합할 때 우리 사회나 나라가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화충공제(和衷共濟)
속마음을 화합하여 함께 일을 해결해 나간다
중국 공산당의 주석 모택동(毛澤東)이 1970년대 중반 어느 날 쇼크를 일으켜 쓰러진 일이 있었다. 그때 그 부인 강청(江靑)은 모택동과 한 집에서 살지 않고 조어대(釣魚臺: 별장식 호텔 이름)라는 곳에서 따로 살고 있었다. 모택동이 약간 정신이 돌아왔을 때, 비서가 “강청 동지를 부를까요?”라고 물으니까, 모택동은 무의식 중에도 손을 내저으며 부르지 말라고 했다. 왜냐하면 강청이 가까이 오면 귀찮으니까.
모택동은 장기간의 투쟁을 통해서 정권을 쟁취하였는데, 그는 늘 투쟁을 강조하였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투쟁을 끝없이 권유하였다. 노동자는 자본가에게 투쟁하고, 소작인은 지주에게 투쟁하고, 피고용인은 고용주에게 투쟁하고, 없는 자는 가진 자에게 투쟁하라고 가르쳤다.
그가 집권한 1949년 이후로 중국 대륙에 정치적 투쟁이 끊일 날이 없었다. 그는 집권한 직후에 자본가, 지주, 국민당 지지자들을 반혁명분자로 몰아 숙청했다. 1950년대 후반 반우파투쟁(反右派鬪爭)이라 하여 우파에 가깝다고 간주되는 사람들을 모아 한 차례 대대적인 숙청을 했다.
그러고 나서 1966년부터 10년 동안 문화대혁명을 일으켜 자신에게 반기를 드는 사람들은 거의 모두 다 숙청했다. 계속 반대파를 만들어 타도하고, 남은 계파 가운데서 또 반대파를 색출하여 타도하는 식이었다. 그러니 모택동이 세상을 떠날 때까지 투쟁은 계속됐다.
투쟁을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한 모택동도 자기 부인 강청이 불평을 하고 의견대립을 하니까 따로 살았고 자주 만나지 않았다. 얼마나 귀찮았으면 쇼크로 생명이 위급한 상황에서도 부인의 접근을 싫어하였을까? 가시 돋친 말과 앙칼진 목소리에 너무나 질려버린 것이다.
모택동 자신이 평소에 주장하던 대로라면 자기에게 투쟁하고 대들고 불평하고 잔소리하는 여인을 더 사랑해야 할 텐데, 자신의 경우에는 투쟁 잘 하는 사람을 귀찮아했을까? 혁명가건 싸움 선수건 간에 사람은 마음으로는 포근한 어머니 품속 같은 환경을 제일 그리워하는 것이다.
그래서 세상은 투쟁해서 되는 것이 아니고, 화합(和合)하는 것이 중요하다. 화합이 되어야만 세상이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 가정도 화평해야 가족들이 힘을 얻을 수 있고, 직장도 화평해야 일에 능률이 오를 수 있다. 가장 쓸데없이 에너지를 낭비하는 것이 가까이 있는 사람하고 다투는 것이다. 마음이 평화롭지 못하고 직장동료와 정신적인 갈등을 일으켜서는 일에 집중할 수 없고 능률을 올릴 수 없다.
화합이 잘 되려면 개인 각자가 자기의 주장만 하고 자기의 이익만 챙겨서는 안 된다. 겸손하게 상대를 위하고 이해하고 서로 양보해야만 화합이 가능하다.
지금 중국은 호금도(胡錦濤) 주석이 들어선 이후로 ‘화해사회(和諧社會)’를 부르짖으면서 다방면으로 화합을 극도로 강조하고 있다. 다같은 공산당이 집권해 있으면서 투쟁에서 화합으로 바뀐 것이다. 오랜 실험에 의하여 투쟁으로는 국가통치가 안 된다는 것을 안 것이다.
그래서 2007년에 처음으로 개통한 중국 고속전철의 이름을 화해호(和諧號)로 지었다. 거리 곳곳에 ‘화해’의 표어가 나부낀다. ‘화(和)’는 ‘좋은 곡식이 입에 맞는다’는 뜻에서, ‘서로 순응한다’, ‘서로 화합한다’는 뜻이고, ‘해(諧)’는 ‘말을 하면 여러 사람들이 다 의견이 일치한다’는 뜻에서, ‘어울린다’, ‘고르다’라는 뜻이다. 지금 중국은 국가의 정책에 거의 이견이 없이 국민들이 잘 호응하여 엄청난 경제성장을 계속 이루어나가고 있다.
우리나라는 현재 개인의 인권이 잘 보장된 편이다. 각자가 도덕적으로 합리적으로 처신하면 아주 아름다운 사회가 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너무나 이기적으로 자기 개인과 자기가 속한 단체의 이익을 위하여 목소리를 높이고 상대를 비난하고 있다.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 설립된 시민단체들도 겉포장은 그럴 듯하지만, 사실은 이익단체로 변해 있다. 이러고서는 국가고 사회고 발전되기 어렵다. 국민 모두가 진정으로 속마음을 화합하여 어려운 일을 함께 해결해 나가도록 해야겠다.
▶️ 和(화할 화)는 ❶형성문자로 惒(화)는 통자(通字), 咊(화)는 고자(古字), 訸(화)와 龢(화)는 동자(同字)이다. 음(音)을 나타내는 禾(화)와 수확한 벼를 여럿이 나누어 먹는다는(口) 뜻을 합(合)하여 '화목하다'를 뜻한다. ❷형성문자로 和자는 '화목하다'나 '온화하다'하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和자는 禾(벼 화)자와 口(입 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禾자가 '벼'를 그린 것이기 때문에 여기에 口자가 더해진 和자는 먹고살 만하니 '화목하다'와 같은 식으로 해석하곤 한다. 그러나 갑골문에서는 龠(피리 약)자가 들어간 龢(화할 화)자가 쓰였었다. 龢자는 피리를 그린 龠자를 응용한 글자로 피리 소리가 고르게 퍼져나간다는 의미에서 '조화롭다'를 뜻했었다. 여기서 禾자는 발음역할만을 했었다. 하지만 금문에서 부터는 소리의 조화를 口자가 대신하게 되면서 지금의 和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그래서 和(화)는 (1)관악기(管樂器)의 한 가지. 모양의 생(笙)과 같이 생겼는데, 십삼관(十三管)으로 되었음 (2)합(合) (3)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화하다(서로 뜻이 맞아 사이 좋은 상태가 되다) ②화목하다 ③온화하다 ④순하다 ⑤화해하다 ⑥같다 ⑦서로 응하다 ⑧합치다 ⑨허가하다 ⑩모이다 ⑪화답하다 ⑫양념하다 ⑬나라의 이름(일본) ⑭합계 ⑮악기(樂器)의 한 가지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화합할 협(協), 화목할 목(睦),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싸움 전(戰)이다. 용례로는 다툼질을 서로 그치고 풂을 화해(和解), 서로 뜻이 맞고 정다움을 화목(和睦), 화목하여 잘 합하여 짐을 화합(和合), 시나 노래에 서로 응하여 대답함을 화답(和答), 온화하고 순함을 화순(和順), 날씨가 바람이 온화하고 맑음을 화창(和暢), 마음이 기쁘고 평안함을 화평(和平), 급박하거나 긴장된 상태를 느슨하게 함을 완화(緩和), 평온하고 화목함을 평화(平和), 서로 잘 어울림을 조화(調和), 날씨가 맑고 따뜻하며 바람이 부드러움을 온화(溫和), 교전국끼리 싸움을 그만두고 서로 화해함을 강화(講和), 서로 어울려 화목하게 됨을 융화(融和), 성질이 부드럽고 온화함을 유화(柔和), 서로 친해 화합함을 친화(親和), 화창한 바람과 따스한 햇볕이란 뜻으로 따뜻한 봄날씨를 이르는 말을 화풍난양(和風暖陽), 남과 사이 좋게 지내되 義를 굽혀 좇지는 아니한다는 뜻으로 남과 화목하게 지내지만 자기의 중심과 원칙을 잃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화이부동(和而不同), 여럿이 모인 자리에서 부드러운 기운이 넘쳐 흐름을 이르는 말을 화기애애(和氣靄靄), 부드러운 바람이 불고 단비가 내린다는 뜻으로 날씨가 고름의 비유를 일컫는 말을 화풍감우(和風甘雨), 음과 양이 서로 화합하면 그 기운이 서로 어우러져 상서를 냄을 일컫는 말을 화기치상(和氣致祥), 우레 소리에 맞춰 함께한다는 뜻으로 자신의 뚜렷한 소신 없이 그저 남이 하는 대로 따라가는 것을 의미하여 일컫는 말을 부화뇌동(附和雷同), 거문고와 비파 소리가 조화를 이룬다는 뜻으로 부부 사이가 다정하고 화목함을 이르는 말을 금슬상화(琴瑟相和), 서로 뜻이 맞지 않아 일어나는 충돌 또는 둘 이상의 음이 같이 울릴 때 서로 어울리지 않고 탁하게 들리는 음을 일컫는 말을 불협화음(不協和音), 겉으로는 동의를 표시하면서 내심으로는 그렇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동이불화(同而不和), 곡이 높으면 화답하는 사람이 적다는 뜻으로 사람의 재능이 너무 높으면 따르는 무리들이 적어진다는 말을 곡고화과(曲高和寡), 국민의 화합과 나아가 인류의 화합을 지향한다는 뜻을 일컫는 말을 조민유화(兆民有和) 등에 쓰인다.
▶️ 衷(속 충)은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옷의(衣=衤: 옷)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속의 뜻인 中(중)으로 이루어졌다. '속옷', '속', '진실(眞實)한 마음'의 뜻으로 쓰는 것은 中(중), 忠(충)의 차용(借用)이다. 그래서 衷(속 충)은 ①속마음, 참마음 ②속옷 ③정성(精誠) ④가운데, 중앙(中央) ⑤정성스럽다(精誠---) ⑥착하다 ⑦알맞다, 적합하다(適合--) ⑧타협하다(妥協--) ⑨(치우침 없이)바르다 ⑩(속에)입다, 감추다 ⑪텅 비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속에서 진정으로 우러나는 마음을 충심(衷心),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참된 정을 충정(衷情), 충심에서 우러나오는 뜨거운 정성을 충적(衷赤), 어느 편으로 치우치지 않고 이것과 저것을 취사하여 그 알맞은 것을 얻음을 절충(折衷), 괴로운 심경을 고충(苦衷), 깊고 참된 속마음을 심충(深衷), 진정으로 화목함을 화충(和衷), 깊은 속마음을 연충(淵衷), 마음속에 깊이 품고 있는 참 뜻을 의충(意衷), 위험을 무릅쓰는 충정을 위충(危衷), 어리석은 마음속이라는 뜻으로 제 마음속을 겸손하게 이르는 말을 우충(愚衷), 변변치 못한 작은 속뜻이라는 뜻으로 물품을 남에게 선사할 때에 쓰는 말을 미충(微衷), 나랏일을 근심하고 염려하는 참된 마음을 일컫는 말을 우국충정(憂國衷情) 등에 쓰인다.
▶️ 相(서로 상, 빌 양)은 ❶회의문자로 재목을 고르기 위해 나무(木)를 살펴본다는(目) 뜻이 합(合)하여 나무와 눈이 서로 마주본다는 데서 서로를 뜻한다. 나무에 올라 지세(地勢)를 멀리 넓게 보는 모습, 목표를 가만히 보다, 보고 정하는 일, 또 보는 상대, 상대의 모습 따위의 뜻으로도 쓴다. 지상에서 제일 눈에 잘 띄는 것은 나무이기 때문에 木과 目으로 합(合)하여 쓴다는 설도 있다. ❷회의문자로 相자는 '서로'나 '모양', '가리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相자는 木(나무 목)자와 目(눈 목)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相자는 마치 나무를 바라보고 있는 듯한 모습으로 그려졌다. 그래서 相자의 본래 의미도 '자세히 보다'나 '관찰하다'였다. 相자는 나에게 필요한 목재인지를 자세히 살펴본다는 의미에서 '자세히 보다'를 뜻했었지만, 후에 나무와 눈의 대치 관계에서 착안해 '서로'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相(상, 양)은 (1)얼굴의 생김새 (2)각 종류(種類)의 모양과 태도(態度) (3)그때그때 나타나는 얼굴의 모양새 (4)옛적 중국(中國)의 악기(樂器)의 한 가지. 흙으로 만들었는데 모양은 작은 북과 같음. 손에 들고 장단(長短)을 맞추어 두드림 (5)물리적(物理的), 화학적(化學的)으로 균질(均質)한 물질의 부분, 또는 그리한 상태. 기상(氣相), 액상(液相), 고상(固相)의 세 가지가 있음 (6)명사(名詞) 뒤에 붙어서 그 직위(職位)가 각료(閣僚)임을 나타내는 말 (7)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서로 ②바탕 ③도움, 보조자(補助者) ④시중드는 사람, 접대원(接待員) ⑤담당자(擔當者) ⑥정승(政丞) ⑦모양, 형상 ⑧방아타령 ⑨악기(樂器)의 이름 ⑩자세히 보다 ⑪돕다 ⑫다스리다 ⑬가리다, 고르다 ⑭따르다 ⑮이끌다 ⑯점치다 ⑰생각하다 그리고 ⓐ빌다, 기원하다(양) ⓑ푸닥거리하다(양)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서로 호(互)이다. 용례로는 서로 서로를 상호(相互), 서로 도움을 상조(相助), 두 가지 이상의 요소가 서로 효과를 더하는 일을 상승(相乘), 서로 어울림이나 상호 간에 교제함을 상고(相交), 서로 짝짐이나 서로 함께 함을 상반(相伴), 서로 반대됨 또는 서로 어긋남을 상반(相反), 서로 믿음이나 서로 신용함을 상신(相信), 두 가지 일이 공교롭게 마주침을 상치(相値), 서로 같음을 상동(相同), 서로 고르게 어울림이나 서로 조화됨을 상화(相和), 남녀가 불의의 사통을 함을 상간(相姦), 서로 마주 보고 있음이나 마주 겨룸 또는 그 대상을 상대(相對), 생김새나 모습을 양상(樣相), 잘 알려지지 않거나 잘못 알려지거나 감추어진 사물의 참된 내용이나 사실을 진상(眞相), 어떤 사물이 다른 사물과의 관계 속에서 가지는 위치나 양상을 위상(位相), 실제의 모양을 실상(實相), 사람의 얼굴의 생김새를 인상(人相), 겉에 드러나는 추한 몰골을 흉상(凶相), 서로서로 도움을 일컫는 말을 상부상조(相扶相助), 서로 돕는 일을 일컫는 말을 상호부조(相互扶助), 서로 사랑하고 서로 도움을 일컫는 말을 상애상조(相愛相助), 사랑하는 남녀가 서로 그리워해 잊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상사불망(相思不忘), 뛰어난 선비도 지나치게 가난하면 세상이 알아주지 않아서 활동할 길이 열리기 어렵다는 말을 상사실지빈(相事失之貧), 서로 바라보이는 가까운 곳을 이르는 말을 상망지지(相望之地), 남녀가 서로 그리워하면서도 만나보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상사불견(相思不見), 오직 생각하고 그리워함을 일컫는 말을 상사일념(相思一念), 서로 사랑하는 도리를 일컫는 말을 상애지도(相愛之道), 금金 수水 목木 화火 토土의 오행이 상생하는 이치를 일컫는 말을 상생지리(相生之理), 윗물이 흐리면 아랫물도 맑지 않다는 뜻으로 윗사람이 옳지 않으면 아랫사람도 이를 본받아서 행실이 옳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상즉불리(相卽不離), 서로 욕하고 싸움을 일컫는 말을 상욕상투(相辱相鬪), 서로 높이고 중하게 여김을 일컫는 말을 상호존중(相互尊重), 눈을 비비고 다시 보며 상대를 대한다는 뜻으로 다른 사람의 학식이나 업적이 크게 진보한 것을 이르는 말을 괄목상대(刮目相對), 간과 쓸개를 내놓고 서로에게 내보인다는 뜻으로 서로 마음을 터놓고 친밀히 사귐을 일컫는 말을 간담상조(肝膽相照), 같은 병자끼리 가엾게 여긴다는 뜻으로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끼리 서로 불쌍히 여겨 동정하고 서로 도움을 일컫는 말을 동병상련(同病相憐),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한다는 뜻으로 묵묵한 가운데 서로 마음이 통함을 일컫는 말을 심심상인(心心相印), 부자나 형제 또는 같은 민족 간에 서로 싸움을 일컫는 말을 골육상잔(骨肉相殘), 사물은 같은 무리끼리 따르고 같은 사람은 서로 찾아 모인다는 뜻을 이르는 말을 유유상종(類類相從), 수레 덮개를 서로 바라본다는 뜻으로 앞뒤의 차가 서로 잇달아 왕래가 그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관개상망(冠蓋相望), 생각이나 성질이나 처지 등이 어느 면에서 한 가지로 서로 통함이나 서로 비슷함을 일컫는 말을 일맥상통(一脈相通) 등에 쓰인다.
▶️ 濟(건널 제)는 ❶형성문자로 済(제)의 본자(本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삼수변(氵=水, 氺; 물)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齊(제)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齊(제)는 물건이 많이 가지런한 일을 말한다. 또 濟(제)는 물건이 가득 있는 강인데, 제수(濟水)란 중국의 사대하천(四大河川)의 하나로 그 근처에 옛날 제(齊)라고 하는 큰 나라가 있었다. 더욱이 제(齊)는 다스리다, 가지런하여지는 일이므로, 제(濟)란 '강을 건너게 하다', '구제하다'란 뜻으로도 쓰인다. ❷형성문자로 濟자는 '건너다'나 '돕다', '구제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濟자는 水(물 수)자와 齊(가지런할 제)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齊자는 '가지런하다'라는 뜻이 있지만, 여기에서는 발음역할만을 하고 있다. 濟자는 사실 강 이름을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였다. 하지만 지금은 단순히 '건너다'나 '구제하다'라는 뜻으로만 쓰이고 있다. 그래서 濟(제)는 ①건너다 ②돕다 ③도움이 되다 ④구제하다 ⑤이루다 ⑥성공하다 ⑦성취하다 ⑧더하다 ⑨소용(所用) 있다 ⑩쓸모가 있다 ⑪유익하다 ⑫많다 ⑬그치다 ⑭원조(援助) ⑮도움 ⑯나루 ⑰물의 이름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구원할 구(救)이다. 용례로는 물을 건넘이나 물을 건네줌을 제도(濟度), 제주도에서 나는 말을 제마(濟馬), 세상의 폐해를 없애고 사람을 고난에서 건져줌을 제세(濟世), 어려운 사람을 구제함을 제빈(濟貧), 인류가 재화를 획득하여 그 욕망을 충족시키는 활동을 경제(經濟), 어려운 지경에 빠진 사람을 구하여 냄을 구제(救濟), 결정하여 끝맺음을 결제(決濟), 빚을 갚는 것을 변제(辨濟), 줄 돈을 다 갚는 것을 반제(返濟), 건져 구제함을 증제(拯濟), 힘을 합하여 서로 도움을 공제(共濟), 적을 치러 가면서 배를 타고 물을 건너고 나서는 그 배를 태워버린다는 말을 제하분주(濟河焚舟), 세상을 구제할 만한 뛰어난 재주와 역량을 이르는 말을 제세지재(濟世之才), 중생을 제도하여 이익을 주는 일을 일컫는 말을 제도이생(濟度利生), 고해에 있는 중생을 건져주는 일을 일컫는 말을 제도중생(濟度衆生), 세상을 구제하고 백성을 편안하게 함을 이르는 말을 제세안민(濟世安民), 약한 나라를 구제하고 기울어지는 제신을 도와서 붙들어 줌을 이르는 말을 제약부경(濟弱扶傾), 몸가짐이 위엄 있고 질서 정연함을 이르는 말을 제제창창(濟濟蹌蹌)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