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키운 캐릭터, 열 사업 안 부럽다"
오프라인 세상 밖으로 나온 게임 캐릭터들이 대박 인기를 누리고 있다. 네이버·카카오의 라인프렌즈와 카카오프렌즈가 높은 인기를 누리는 가운데, 게임 회사 넥슨은 자사의 캐릭터를 활용한 오프라인 매장을 연이어 오픈해 주목받고 있다. 이들 회사는 인기 지식재산권(IP)를 활용해 캐릭터 인형과 팬시, 카페 등 다양한 상품을 제작해 만들고 있다.
◆ 강력한 캐릭터의 '힘' 시장 성장까지 이끌어 캐릭터 사업이 큰 인기를 누리면서 캐릭터 시장도 급성장 중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최근 밝힌 자료를 보면 2015년 기준으로 한국 캐릭터 시장은 9조8000억원 규모다. 미국, 캐나다,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4번째 크다. 올해는 1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캐릭터 시장은 2011년 이후 지속적으로 성장해 4년만에 36%나 커졌다. 같은 기간 세계 캐릭터 시장은 11% 성장했다.
한국 캐릭터 시장의 가파른 성장은 포털의 캐릭터 사업의 성공과 궤를 같이 한다. 라인·카카오 프렌즈의 캐릭터들이 국내외 시장에서 인기를 얻으면서 성장을 이끈 것이다. 네이버의 '라인프렌즈'는 2011년에 사업을 시작했고, 카카오의 '카카오프렌즈'는 2012년에 이모티콘 캐릭터 사업을 본격화 했다.
두 기업은 2009년 스마트폰 도입과 함께 모바일 메신저가 인기를 끌고, 메신저에서 사용하는 이모티콘이 주요 대화 수단으로 사용되는 현상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다양한 상품을 만들었다. 현재 오프라인 상품은 인형은 물론 팬시, 생활 용품으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국내 캐릭터 산업 시장 성장을 이끌고 있는 ‘라인프렌즈’와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들. / 네이버 카카오 제공
◆ 캐릭터의 힘, 1000개 넘는 제품 남녀노소 구분 없이 인기라인·카카오프렌즈는 남녀노소 연령대 구분 없이 인기를 얻고 있으며, 관련 상품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현재 네이버의 '라인 프렌즈'는 400종, 5000가지 이상의 제품으로 나왔다. 그 중 곰 캐릭터 '브라운' 관련 상품은 20만개나 팔렸다.
네이버 '라인프렌즈스토어'는 2013년 이후 세계 각국에 매장을 꾸준히 늘려왔는데, 현재 한국을 포함해 일본, 홍콩, 태국 등 11개국에서 19개의 정규 매장을 운영 중이다. 라인프렌즈스토어는 2015년 11월에는 서울 이태원에 세계 라인프렌즈 매장 중 가장 큰 규모의 라인 프렌즈 플래그십 스토어를 만들었으며,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태원에 위치한 ‘라인프렌즈 스토어’와 강남에 위치한 ‘카카오프렌즈 스토어’ 매장 모습. /네이버, 카카오 제공
카카오의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상품도 성별과 연령대를 가리지 않고 인기다. 카카오프렌즈는 라이언·무지·어피치·프로도·네오·튜브·제이지·콘 등 8개의 캐릭터를 담은 1000가지 넘는 브랜드 상품을 제작해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스토어에서 판매 중이다. 이 제품들은 토이, 리빙, 패션, 문구, 테크, 콜라보레이션, 식음료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상품으로 출시됐다.
최근 7월 서울 강남역 중심 상권에 오픈한 카카오프렌즈 스토어는 제품을 구경하고 구입하려는 캐릭터 마니아들이 하루 1만명에 달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카카오프렌즈 플래그십 스토어는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한 곳에서 경험하고 소통 할 수 있는 아지트 공간이다. 총 3층의 대규모 공간을 층별로 세분화해 보는 재미도 살렸다. 현재 이 매장은 카카오프렌즈 단독 매장 중 가장 큰 규모다.
▲‘라인프렌즈 스토어’와 ‘카카오프렌즈 스토어’에는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네이버, 카카오 제공
◆ 라인·카카오프렌즈 성공에 게임사도 가세...다양한 캐릭터 스토어 오픈포털의 캐릭터 사업이 성공하면서 게임 회사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다양한 장르의 인기 게임을 보유한 만큼 게임 회사도 게임 속에 등장하는 인기 캐릭터를 적극 활용해 제품을 제작한다.
라인·카카오프렌즈가 성공하기 이전부터 넥슨은 자사의 IP를 활용해 캐릭터 사업을 진행했다. 과거 캐릭터 사업이 애니메이션과 인형, 학습 만화 등에 제한됐다면 지금은 카페 및 팝업 스토어 등으로 분야를 넓혔다.
넥슨은 7월 8일 오픈한 온라인 액션게임 '던전앤파이터'의 IP를 활용한 아트전시회와 팝업스토어를 잇따라 열었다. '던전앤파이터'가 지닌 IP 파워를 활용해 이용자들과 공감하고 이색적인 문화 영역으로 확대하려는 전략이다.
▲넥슨도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 ‘마비노기’ 등 팝업 스토어와 카페를 오픈해 인기다. /넥슨 제공
또 6월 17일에는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온라인 역할수행게임(RPG) '마비노기'의 IP를 활용한 팝업스토어 '밀레시안 비밀상점'을 오픈했다. 이 스토어는 7월 14일까지 연다.
넥슨은 이에 앞선 2015년 11월 실사 액션 게임 '마비노기영웅전'의 브랜드샵을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론칭했고, 같은해 6월과 9월에는 서울과 제주에 '마비노기 판타지 카페'를, 10월에는 '메이플스토리'와 '메이플스토리 2'의 게임 IP 상품을 판매하는 '메이플스토어'를 강남 한복판에 론칭했다. '마비노기 판타지카페'는 게임 속 캐릭터를 직접 보고 만질 수 있는 테마공간으로, 2개월 만에 서울 방배점에서만 누적관람객이 1만5000명을 넘어섰다.
인기 애니메이션을 활용한 스토어도 문을 열었다. 콘텐츠 전문 기업 코글 플래닛은 반디앤루니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에비츄 팝업스토어'를 개장했다.
▲성인 애니메이션으로 유명한 햄토리가 에비츄 스토어로 오프라인 밖으로 나왔다. / 에비츄 스토어 제공
에비츄 스토어는 애니메이션 '햄토리'를 다양한 상품으로 제작해 만들 판매하는 곳이다. 7월 14일까지 진행되는 이 팝업스토어는 에비츄 인형과 팬시 등 완구 제품부터 스마트폰 케이스, 텀블러, 쿠션 등 각종 생활용품에 이르기까지 캐릭터 에비츄 상품을 판매한다.
에비츄 팝업스토어는 8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몰과 롯데백화점 명동 본점, 현대백화점에 추가로 오픈할 예정이다.
캐릭터 업계 한 관계자는 "라인과 카카오 프렌즈 캐릭터 사업이 크게 성공하면서 인기 캐릭터를 보유한 기업들도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며 "팝업 스토어는 시장을 확인해보려는 전략인데, 만약 소비자에게 좋은 성적을 낸다면 앞으로 다양한 상품과 상점들이 지속적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