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내부 "휴직 불허는 부당"
서울 종로구 북촌로 112 감사원 건물.
감사원이 ‘문재인의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왜곡 의혹’ 감사에 참여한 감사관이 신청한 육아휴직을 불허했다.
감사원은 “수사를 회피할 목적으로 신청한 것으로 보여 제한했다”고 했으나, 법은 공무원이 요건에 맞게 신청한 육아휴직을 불허할 수 없게 돼 있다. 감사원이 법을 어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해 사건 감사에 실무자로 참여한 A(44) 감사관은 공무원 국외 장기 훈련 제도에 따라 2024년 8월 영국으로 유학을 갔다. 기간은 이달 6월 말까지 1년 10개월이었다. 그새 정권이 바뀌면서 감사원은 지난해 9월 ‘운영 쇄신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문재인을 감사한 감사관들을 조사했다.
TF는 서해 감사팀이 2022년 10월 감사 결과 중간 발표에서 ‘피살 공무원이 북한군에 잡혔을 때 한자가 적힌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고, 팔에 붕대가 감겨져 있었다’고 밝힌 것이 군사 기밀 유출이라며 A 감사관 등 7명을 지난해 말 경찰에 고발했다.
A 감사관은 경찰 조사를 서면으로 두 차례 받았다. 경찰에게서 추가 조사 요구는 없었다. A 감사관은 지난달 영국에 함께 있는 11세, 9세 자녀를 돌보기 위해 7월 1일부터 연말까지 6개월간 육아휴직을 하겠다고 신청했다. 그러나 감사원은 수사 회피 목적으로 휴직을 신청한 것으로 보인다며 승인을 ‘일부 거부’하고, 휴직을 이달 1일부터 17일까지 17일만 내줬다.
국가공무원법과 시행령은 공무원이 12세 이하 자녀를 양육하기 위해 휴직을 신청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반드시 휴직을 해줘야 하고, 휴직 기간이 자녀 1명당 3년 이상인 경우만 ‘특별한 사정’에 해당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감사원은 휴직 불허의 근거를 묻는 언론사에 ‘(국외 훈련 후) 의무 복무 기간에 영향을 주는 휴직은 심의 대상’이라는 인사혁신처 예규를 제시했다. 그러나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법령에 명시된 ‘특별한 사정’에 해당되지 않는 한 육아휴직은 허용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했다.
감사원 한 간부는 “피감 기관이 육아휴직을 임의로 불허하다가 적발됐다면 감사원이 ‘부당한 인사 처리’라고 지적했을 것”이라며 “감사관에게 ‘민주당 정부를 감사한 죄’를 묻는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