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오르는 동네 뒷산 만댕이에는 파고라가 있다. 그곳에는 내 또래도 있지만 주로 60대 후반에서 70대의 젊은이들이 매일 반상회 하듯 모여 주야장천 문재인과 이재명이 욕을 하며 노가리를 깐다. 하루 빤한 날이 없다. 그들이 욕먹을 짓을 했지만 내가 들어도 유듀브에서 퍼 나르는 엉터리 방송까지 난무했다. 나는 그들과 인사를 나누는 편이었지만 대화에 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옆에서 스트레칭을 하다보면 간혹 질척거리며 나의 의견을 묻기도 했는데, 난 그저 ‘정치는 잘 몰라서’하고 에둘러 둘러댔더니 근자에 와서 나는 완전히 열외였다.
젊은 날 군 복무 당시에 사귄 나와 같이 ‘교보’로 입대한 광주 송정이 고향인 B라는 친구가 있다. 작년가을 늦게 본 막둥이 결혼식이 있다기에 광주를 찾았다. 하룻밤을 자고 이튼 날 송정 공원에 들렀다. 그곳에도 파고라가 있었고 우리 동네 뒷산처럼 비슷한 나이또래들이 모여 윤을 욕하고 보수를 싸잡아 말아먹으며 노가리를 까고 있었다. 자신과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모두 악으로 보는 팬덤 포퓰리즘이 이곳에서도 만개하고 있었다. 여나 거나 매일반이었다. B는 멋쩍은지 날 보고 씩 웃었다. 내가 그에게 물었다.
“자네도 동감인가?”
“좀 과하긴 하지만 틀린 말은 아니지…”
역시 가재는 게 편이었다. 사람 좋은 B도 확증편향에 사로잡혀 진영논리에는 얄짤없었다. 물론 신념은 존중되어야 하지만 신념의 덫에 걸리지는 말아야한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접하는 정보가 아예 서로 다르다는 점이 또한 문제였다. 어느 외신기자의 말이 생각났다. ‘기적을 이루었으면서도 기쁨을 잃은 나라. 그리고 국민은 자신이 얼마나 잘 사는지 모르는가하면 얼마나 위험한지도 모른다’고. 그런데도 그들은 아귀들처럼 서로를 못 잡아먹어 안달이었다. 풍자의 귀재 조너선 스위프트가 걸리버의 입을 빌려 소인국에서 소인배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던진 말을 그들에게 들려주고 싶었다.
“그래, 당신들 계속 싸워라. 계란을 위쪽으로 깨는지, 옆으로 깨는지, 당신들에겐 목숨보다 소중한 문제일 테니…”
균열은 금이 간 것이고 분열은 아예 갈라진 것이다. 사랑하는 나의 조국이 이제 양 진영으로 갈라진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우리 대 저들’이란 진영논리에 매몰되어 정치 성향이 다르면 같이 밥 먹는 것도 꺼려진다고 한다. 젊은이들은 상대 정당 지지자와 결혼은 물론 연애도 싫다는 것이다. 조선시대에 같은 당파끼리 한마을에 모여 살고, 다른 당파와는 죽을 때까지 서로 왕래하지 않은 것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하루살이가 말했던가
“우리에겐 내일이 없다!”고…
전 국회의장 문희상이 ‘이렇게 가다간 내전상태가 될 것’이라는 경고와 같이 칠흑 같은 어둠이 사라지지 않을 것 같았든 조국의 앞날에 ‘깜박’ 불빛이 반짝이는 듯하다. 여기, 정말 아름다운 이야기 두 편을 소개하고자한다.
“명령을 따르다 숨진 이들도 피해자”라면서 지난 17일, 5·18 관련 세 단체가 5·18 민주화 운동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숨진 계엄군의 묘역을 공식 참배했다. 5·18 희생자 측이 군경의 묘를 찾은 것은 1980년 5·18 발생 이후 43년 만이다. 5·18 부상자회 황일봉 회장은
“호국 영령과 5·18 민주 영령의 슬픔을 함께 풀어나가겠다”며 “오늘의 참배가 용서와 화해, 그리고 국민 대통합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황 회장 등 5·18 단체 관계자들은 군경 묘를 어루만지다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니…”
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 모습을 바라본 5·18 단체·특전사 관계자들은 울음을 참지 못했다한다. 정 회장은 이날 “참배는 용서와 화해의 첫걸음”이라고 선언하며 협치로 나아가는 길을 열었다.
자고로 불구경과 싸움 구경이 구경 중 최고라지만 어떻게 일군 나라인가. 허구한 날 자고 나면 싸움박질만 하는 정치권 기사가 신문을 도배하는 풍진 세상이다. 이때에 과천에서 맑은 바람 한줄기 일었다. 과천시 여성시의원(국민의힘 2명, 더불어민주당 2명) 4명이 “과천 시민을 위해 한마음으로 뛰겠습니다.” 라는 현수막을 내건 것이었다. 상대 당을 헐뜯거나 자기 당이나 자기 자랑만 하는 여느 정치인들의 현수막과 달리 당이 달라도 힘을 합친 것이다. 연결은 힘이 세다. 이를 본 국민의힘 어느 의원은 “선배들이 보고 배워야 한다. 온전히 민생을 위한 국회를 운영하자” 했고, 더불어민주당 어느 의원은 “절벽에서 뛰어내린다는 생각으로 여야가 공존할 수 있는 정치개혁을 추진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또 어느 의원은 “지난해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치고받았던 스스로를 돌아보게 된다”며 “과천에서 시작된 협치의 바람이 국회를 넘어 대한민국 전체를 뒤흔들기를 바란다”고도 했다. 국민을 편안하고 안전하게 살 수 있도록 하는 게 정치인의 임무인데 도리어 가짜 뉴스까지 동원하며 진영 갈등을 부추기는 정치인이 득세하는 게 요즘의 현실이다. 얼마 전 작고한 소설가 김성동이 생전에 일갈했었다.
“지금 정치인의 품격은 조선의 오입쟁이 수준도 못 된다”
하지만, 내가 낭만적인지는 몰라도 절망하지는 말자! 종종 열쇠 꾸러미의 마지막 열쇠가 자물쇠를 연다 하지 않는가. 나와 생각이 다르면 악이고 나는 정의라는 패러다임 속에 갇히면 어디에도 설 땅이 없어지고 볼 장 다 보는 것이다. 우리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하자. 세계 최고령자였던 프랑스의 수녀 앙드레가 지난 17일 119세 생일을 20여일 앞두고 세상을 떠나며 남긴 말이나, 고인이 된 축구 황제 펠레도 82세에 암으로 숨지면서 간곡히 부탁했다.
“남을 미워하지 말고, 서로 도우며 더 많이 사랑하고, 사랑하고, 사랑하라.”
내 글을 정성들여 볼 사람도 없지만, 양극단에 선 사람들에게는 도통 마음에 들지 않을 것이다. 허나 내가 진단하건데 내 글이 전혀 마음에 들어오지 않으면 자신이 어느 한쪽에 치우쳐있다는 증거일지도 모른다. 정치적 신념이 다른 친구들에게 따뜻한 국밥 한 그릇 대접하며 그간의 안부를 묻는 건 어떨까? 만델라 남아공 대통령은 흑백 분리 정책의 피해자로 27년간이나 감옥살이를 했지만 가해자들에게 보복하지 않고 용서해 통합의 시대를 열었다.
‘바다와 노인’에서 청새치와 이틀밤낮 사투를 벌리던 주인공 산티아고 노인이 내게 속삭였다.
“희망을 버리는 건 어리석은 짓이야”
첫댓글 현 한국 실정을 정확하게 분석한 자네의 글 공감하네.
그러나 남북 통일이 되고 동방의 등불이 켜지는 날
대한민국은 세계가 부러워하는 최고의 국가가 될 걸세
그렇게 되면 얼마나 좋겠나.
두리둥실 춤을 추겠네
허지만 통일이 어떤 방향으로 되느냐가 문제 아닐까
무력으로 이루어 진다면 우린 볼장 다 보는 거지
북이나 남이나
그러니 우리 끼리라도 서로 넓은 가슴으로 부등켜 안자!
우리나라 애국가 "하나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
우리 조상 단군이 하늘에서 내려 온 환웅 후손 아닌가?
우리는 유대인의 조상 아브라함 보다 2333년 앞섰네.
이것 하나 만은 분명하다. 나라를 어느 쪽으로 끌고 가려고 하는 정치 . 어느 쪽이란 , 현 체제를 부정하고 다른 방향으로 가는 것. 역사의 물길을 바꾸려고 하는 것 .이것에 대한 답이 먼저라고 본다 자유를 위해 수 많은 사람들
이 피를 흘렸다 특히 우리나라는 그렇다. 분명한 것에 대한 것은 그냥 두고 방관자가 되는 사람들은 역사에 대한 책임감이 없 다고 본다
위의 글은 말은 바른 말이지만 왜 그렇게 되었는가에 대해서는 생각할 문제가 있다고 본다 미국이나 일본에서 라면 몰라도 우리는 아니다. 하 하 틀린 말인가
작품으로는 좋은 발상이고 신선 하기 까지 하다.
넓은 가슴이 없어서 못 안는 것이 아니고, 미워서 못 안는 것이 아니고, 숨은 칼이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