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023. 10. 6. 금요일.
가을날씨이다. 하늘이 맑고 푸르다.
대전 C고교 동창생들은 지금쯤 서대문구 안산에서 사그락 사그락하면서 가벼운 산행을 할 게다.
나는 무릎뼈 연골이 아프다면서 산행모임에 불참했다.
<한국국보문학> 2023년 11월호에 낼 글 하나를 고르다가 아래 일기를 보았다.
1999. 1. 7.에 쓴 일기이다.
조금만 퍼서 여기에 올린다.
벼룩의 간을 빼먹지
1999년 초부터 벼룩의 간을 빼먹을 모양이다.
지난해에도 4급서기관에게 매월 150,000원의 판공비를 지급했는데 금년 초부터 10%를 깎아서 135,000원을 지급한단다.
구태여 깎아야 할 만큼 국가경제가 절박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깎아낸 돈이 불과 15,000원에 지나지 않은 돈이라고 치부하면 달리 할 말이 없지만 내 생각으로는 영 개운치 않다.
이런 날은 해 지는 날이겠지.
지난해보다 깎아야 할 만큼 나라살림이 말이 안 되는 것일까?
아둔한 머리로서는 한참을 헤매야 할 것 같다.
새해 첫 일요일에 당직을 섰다.
꼬박 24시간 지하 당직실에서 근무하니 10,000원을 지급해 주기에 구내식당에서 3끼 식사를 하니 3,700원이 남고, 차비를 공제하니 수중에 남은 푼전은 동전 몇 개....
평일에 당직을 서면 5,000원을 받으니 구내식당에서 두 끼(저녁, 다음날 아침) 식사비를 제외하면 수중에는 800원이 남는다.
굉장한 이해득실로 치부해야 하나?
차라리 민간인에게 위탁관리해 보라지.
내가 부양해야 할 가족은 6명.
* 어머니, 아내, 자식 넷.
그런데도 가족수당은 4명밖에 혜택 안 된다.
그것도 1인당 매월 15,000원씩 지급받는다.
1인당 15,000원으로 먹이고, 입히고, 잠 재우고, 학교 보내기 등을 할 수 있나?
내 계산으로는 전혀 계산이 안 된다. 차라리 주지나 말지...
언제쯤이면 사람값 인상될런지. 아득하게 기다려야 하나?
하나뿐인 아내한테 가끔씩 진담 아닌 객담을 한다.
'여봉. 당신 수당은 매월 15,000원이니 이 돈 가지고 한 달 살아보시구랴.'
우리 이렇게 잘 산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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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가운데 하나를 골라서 국보문학 사무실에 전송할 예정이다.
<한국국보문학> '2023년 11월호'에 올려야 하기에 오늘부터는 공연히 바쁘다?!
서울 용산구 삼각지에서 30년이 넘게 근무하다가 정년퇴직했고, 직장 떠난 지도 벌써 만15년이 지났다.
연금은 다달이 나오나 연금통장은 아내가 지녔기에 나는 내 연금에서는 한 푼도 없다.
내가 살아가는 방법으로는 고작 값싼 물건이나 겨우 고르고, 덜 먹고, 덜 욕심을 내기에 지금껏 그럭저럭 산다.
2023. 10. 6. 금요일.
답답하다.
무릎 연골이 또 아프니...
기우뚱거리며 걸어야 할 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