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동네 목욕탕 / 아폴론 》
외젠 델라크루아
캔버스에 유화
단테의 ⟪신곡⟫의 <지옥>편 8장 중의 사건을 그림
타오르는 죽음의 도시를 배경으로 납으로 덮인 연기와 안개가 자욱한 가운데, 시인 단테가 고전시인 베르길리우스와 함께 스틱스 강을 건너고 있다. 거대한 용광로처럼 불타오르는 6층의 이단지옥과 5층의 분노지옥에서 배에 한사코 매달리려는 이들과 상실감에 빠진 영혼들을 보아 그 세계에는 도피할 곳도, 안심할 구석도 없어 보인다
노잡이 플레기아스는 거친 환경에 익숙한듯 폭풍 속에서도 안정된 자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단테 일행이 향하는 목적지는 이보다 불안정하고 위험한 곳임을 모를 수 없다. 두려움에 휩싸인 단테와 완전한 무력함에 빠졌거나 분노에 빠진 영혼들의 표정은 어쩐지 기괴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대담한 색채는 주변과 생생하게 대조를 이루고, 단테와 지옥에 떨어진 자들의 색채 대비를 통해 그림에 영혼을 불어넣는다. 인물들은 역동적이고 격렬하게 요동치지만, 정교한 양식에서 더욱 극적인 효과를 느낄 수 있다. 이러한 이중성은 들라크루아의 작품에서 지속적으로 나타나는데, 서사화의 사조가 신고전주의에서 낭만주의로 전환되었음을 보여준다
5일마다 한장씩 시리즈로 올라옵니다
#21 검정색과 금색의 녹턴: 떨어지는 불꽃
#22 메두사 호의 뗏목
#23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베는 유디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