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것이 사랑이다-27
32.
한편 그 시각. 천지수는 싸우나에서 계속 뭔가 가슴을 누르듯 답답함을 느꼈다. 이 느낌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었다. 지선경과 헤어져 생각의 정리를 하여야 겠다는 생각과 피곤한 심신을 좀 쉬려고 하였다. 지선경에 대하여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었다. 무사히 집에 들어갔을 것이라 짐작했으므로. 그렇다면 이 불편한 답답함은 어디서 오며 무엇으로 부터 연유한단 말인가.
그는 동전을 바꿨다. 다행히 휴계실안에는공중전화가 있었다. 그는 습관적으로 시계를 봤다. 오후 1시 5분이었다. 전화를 받지 않았다. 휴대폰도 역시 썬샤인 블루만 흘러 나왔다. 그제서야 불길한 예감이 지선경에게서 연유 했음을 느꼈다. 그는 택시를 잡았다. 이미 30분이 흘렀다. 택시 기사의 전화를 빌려 다시 전화를 하였으나 받지 않았다. 대전까지는 급행요금을 추가로 주었음에도 1시간 30분 가량이 걸렸다. 대전시에 진입하자 집 전화번호로 다시 전화를 했다. 언제나 집 전화는 침대위 베개 위나 아래에 두고 있는 것을 들어서 알고 있었다.
“나 살려주세요! 누구세요?”
“지선경! 나야. 천지수. 어떻게 된거야? 왜그래?”
그녀도 천지수도 다급하였다. 그녀의 목소리가 아주 가늘게 겨우 들렸다.
“선경아! 대문 비밀번호를 말해. 4개로 된 비밀번호를 말해!”
그녀가 언젠가 말했었다. 4개로된 비밀번호를 누르지 않고는 아무도 들어 올 수가 없다고. 아무말이 없었다. 도대체 어떤 상황인지 짐작할 수가 없었다.
“천지수. 저 죽어가고 있어요. 어서 와주세요. 3112.”
전화는 끊어졌다. 조급했다. 지금까지 쌓은 내공이 와르륵 무너져 가는 소리가 들렸다. 진땀이 났다. 그는 주머니에서 현금을 꺼내 지불하였다. 운전사가 불렀지만, 나머지 돈을 따질 여유가 없었다. 그는 경비실을 막 나오고 있는 경비원과 마주쳤다. 급히 전화번호와 이름을 말하고는 달려 들어가 에리베이터를 탓다.
아파트 에리베이터를 내리자 문은 좌측과 우측에 하나씩 있었다. 그는 우측의 대문에 설치된 디지털 키 패드를 눌렀다. 문은 쉽게 열렸다. 그는 주춤하였다. 지문생각이 났던 것이다. 알미늄으로 만들어진 둥근 손잡이는 쉽지 않았다. 그가 현관으로 들어서며 더 이상 손잡이를 잡지 않았다. 조용하였다. 외부인의 침입흔적은 없어 보였다. 그는 거실 바닥에서 지선경의 점퍼와 빽팩 반바지와 셔츠와 브레지어를 발견하였다. 안방으로 보이는 문이 열려있었다. 현관에서는 방안을 볼 수가 없었다. 무엇보다 지선경이 먼저였다. 그는 등뒤의 빽팩을 벽쪽에 벗어 두었다. 그리고 그는 양말을 신은 채 벽을 따라 안방으로 들어갔다. 그의 눈에 발가벗은 지선경이 침대위에 죽은듯 엎어져 있었다. 천지수는 놀라서 그녀 곁으로 갔다. 함부로 손을 댈수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선경의 둔부와 등이아주 미약하게 움직이는 것을 발견하고는 안도하였다. 그러나 그는 다시 놀랐다. 하복부에 받쳐진 베개에 의하여 들려진 쎄지로의 엉덩이에서 이미 말라버린 피를 발견했었다. 제임스는 그런 모습의 지선경 엉덩이를 보자 머리가 혼란스러웠으며 온 몸이 굳어 버리는 것 같았다. 그러나 그 충격에 젖어 있을 수는 없었다. 외부인이 침입한 것이다. 그것은 지선경의 항문에서 흘러나온 피였다. 그는 숨막히는 놀람을 억제하면서 지선경을 깨웠다. 그녀의 얼굴은 놀람으로 하얗게 변해 있었다.
“천지수~”
지선경은 겨우 신음 인양 천지수를 불렀다. 이젠 살았다고 생각하고 있음이리라.
“천지수. 나 어떡해요? 아퍼요. 아파 죽겠어요.”
그녀도 아픈 것이 문제가 아님을 느꼈다. 너무 부끄러웠다. 살려 달라고 했지만, 이젠 죽고 싶었다. 겨우 정신이 들면서 사랑하는 남자에게 드러나는 추한 몸을 생각하였다. 그에게 이런 모습을 보이다니… 지선경은 정말 모두를 잊고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하였다.
“선경아. 이젠 됐어. 내가 당신 옆에 있으니까 이젠 됐어. 아무것도 생각하지마. 이젠 됐어.”
그는 경찰에 신고하지 않기로 하였다. 지선경에게 또 다른 충격을 줄 수는 없다 생각하였다. 그는 목욕실에서 뜨겁게하여 가져 온 수건으로 천천히 부드럽게 지선경의 등과 목과 그리고 얼굴을 닦고 어루만져 주었다. 다시 뜨겁게 만든 수건으로 아주 천천히 지선경의 엉덩이를 감싼 채 손바닥으로 부드럽게 눌려가며 깨끗이 씻겼다. 그리고 그는 생각같이 지선경의 엉덩이가 위치했던 곳의 하얀 면 시트위에서 서너개의 음모를 찾아 내었다. 분명 쎄지로의 것은 아니었다. 지금 그녀는 음모가 없었다. 그렇기에 그것은 남성의 것이었음이 확실하였다. 그는 그것들을 화장지로 싸서 화장대위에 놓여있는 노트를 찢어 봉투를 만들어 집어넣고 그리고 점퍼속 주머니에 잘 넣었다. 지선경은 죽음같은 극도의 긴장이 풀려서인지 잠이 들었다.그는 지선경을 바로 눞이고 옷걸이에서 잠옷을 찾아 입혔다. 팬티와 셔츠도 입혔다. 그리고 얇은 이불을 덮어주었다. 딸인 장나영 박사에게도 알리지 않았다. 그는 조심스럽게 그녀 곁을 떠나 거실로 나오며 유심히 바닥을 살폈다. 그리고 테이블위의 유리판에서 남자의 손바닥 자국을 발견했다. 그는 화장대에서 눈썹용 연필을 찾아내 가루를 만들어 조심스럽게 그 유리판위에 고루 고루 뿌렸다. 손바닥과 지문이 나타났다. 그는 다시 노트속의 종이를 찢어 그 자국에 대고 눌렀다. 들어 낸 종이위에는 선명하게 손바닥자국이 나타났다. 그는 오른쪽 왼쪽 두개의 손바닥 지문을 찍어냈다. 벽에 벗어 두었던 빽팩에서 디지틀 케머러로 사진을 찍었다. 지선경의 모습을 찍지 않은 것은 잘 하였다고 생각들었다. 두번 다시 그런 기억을 상기시킬 수는 없었다. 그는 랩탑 컴퓨터를 꺼내 부팅을 하고 곧 사진을 저장하여 두었다. 원본은 백화점에서 받은 듯한 하얀 비닐봉지에 넣어 대문옆 신발장 뒤에 두었다. 천지수는 담배생각이 났다. 그는 쇼파에 앉으려다 초령검을 발견하였다. 이건 지선경과 떨어져 있어서는 안되는데 생각하며 안방으로 가서 지선경의 목에 걸어 주었다. 지선경이 꿈틀거리며 천지수를 안으려 했다. 그는 피하지 않았다. 바지를 벗고 면 셔츠도 벗고 지선경을 안았다. 그리고 등을 토닥여 주었다. 지선경은 무엇인가와 싸우고 있었다. 입술이 움직였다. 그는 지선경을 부드럽게 꼭 안았다.
33.
“제대로 한거야?”
"내가 누구야? 멋지게 해 치웠어."
"그 여자는?"
"그 여자? 실패했어. 뒷치기로 주홍도장을 찍어려고 시도하는데, 그런데..."
"이런 멍청한... 그런데 뭐야?"
"뭔가 이상한 일이 그 집안에서 발생한 것 같아서 걱정이야."
"자기가 하는 일에 그렇게 걱정하는 일도 있었어?"
그는 갑자기 심신이 불안해졌다. 이마에 땀이 베어 나왔다.
"아니. 자기 왜 그래? 그 집안에서 무슨 일이 있었구나. 누구와 격투라도한거야? 아니면 그 여자를 없앴어?"
남자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말하는 이 여자는 다른 경험들을 이미 한 여자였다. 세상에 두려울 것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 그녀가 그의 피빛이 어리는 괴기하게 창백해진 그의 얼굴을 보고는 온 몸에 소름이 끼쳐옴을 느꼈다.
"그 집안에 귀신이 있었어."
"뭐야! 무슨 소릴 하는거야? 그럼 일을 제대로 못했다는 말이야?"
귀신 이야기보다는 일에 대한 결과가 우선이었다.대단한 여자였다. 이런 것을 우리들 대부분은 프로답다고 생각한다. 한번의 일을 치룬 후 간이 커진 여자에게 귀신이야기는 씨나락 까먹는 말이었다.
"일은 다 잘했어. 그런데..."
그 남자는 말을 하는 것 조차 두려워 하고 있었다. 사실은 어떻게 그 아파트를 빠져나와 이 벤을 타고 있는지도 생각나지 않았다. 온통 머리속에서 부터 온 몸을 휘감는 두려움은 그의 혼을 뺏다시피 하였다. 여자가 핸들을 왼손으로 잡은 채 오른 팔로 남자의 뺨을 휘 갈겼다.
"박소연! 뭐하는 짓이야. 이게! 죽을려고 환장한거야?"
"도대체 너가 왜 이렇게 무엇을 두려워 하는지. 아니면 환상에 빠져 있는건지 알려고 그랬다. 이 가끔 병신 짓하는 조철구 이 새꺄. 그여자와 했던 오웊이 그렇게 정신 나가도록 좋았어? 이 씹새끼야!"
"야! 박소연. 나는 너 하고만 오웊해. 그렇게 알고나 있어. 이 년아. 그런데 정말 귀신 비명을 들었다니까. 그것도 여자의 울부짓는 비명을. 그 때는 온 몸이 오싹하고 소름끼치며 굳더라니까."
"내가 묻는 말에 너 대답 안했어. 일은 어떻게 됐는지? 그 여자하고 오웊은 했어? 두개 다 똑바로 말해. 죽여버리기 전에. 알았어?"
"박소연. 내가 먼저 말했지. 멋지게 해 치웠다고. 또 뭘 말해?"
"그 여자는?"
"그것도 말했다. 봐라. 난 멀쩡하잖아. 이제 우리 아지트에 가서 즐기며 3일동안 사라졌다 다시 나오면 돼. 그 때는 모든 것이 달라져 있어. 알겠어? 그 다음 우린 칸쿤에 있는거야. 됐어?"
조철구. 그는 모든 것이 계획대로 잘되었다 생각했다. 아지못할 비명소리만 제외하면. 잊기로 했다. 정말 그 여자의 수호신이 있었다면 뭔가 했어야 했지만 아무런 일없이 잘되었다. 의외로 쉬웠다. 그는 쉬고 싶었다.
"박소연. 나 쉬고 싶은데 '빠당'으로 가자. 컴퓨터 인터넷뱅킹 확인도 좀 해야겠다."
"그래. 나도 그러고 싶어. 몇 년 동안의 기다림이 이제 끝나는거야. 그런데, 조철구. 그 집안에 단서가 될 어떤 것도 남겨두지 않았겠지?"
그는 머리에 쓴 모자를 만졌다.
"당연하지. 이 보다 큰 일도 해치웠잖아. 이제 나는 프로펫셔날이야. 너는 나만 잘 챙기면돼. 그러면 고생 끝 즐거움 시작이야."
"으응. 그건맞아. 경비실은 어땠어? 내가 커버하느라 했지만, 그 경비 아저씨 디게 읏기더라. 내가 아퍼서 뒤척이는 척하며 가슴을 슬쩍보이고 넘어진 엉덩이위로 스커트를 들쳐 보이니 말도 못하고 만져보고 싶어서 손이 자꾸 오더라."
"그래서? 어디까지 보이고 만지게 했냐?"
"어머! 너 질투하는구나. 조철구. 너가 차질없이 하도록 꽉 잡아두느라 희생 좀 했어. 엉덩이 좀 만지게하고 숨차다고 가슴 좀 주물러라 했어. 남자는 다 같더라 ㅎㅎㅎ. 그런데..."
"뭐야. 또. 어서 말해."
"cctv에는 안 잡히게 잘했지?"
"내가 그 아파트에 들어가며 가장 먼저 한 것이 cctv를 고정시킨거야. 걱정하지마. 그리고 그 여자는 그것에 대해서 신고도 못해. 사진도 찍어두었어. 내가 프로 아니냐?"
"어떻게 한거야?"
"이거 프로끼리 왜 이러시나. 뭘로 페이할거야? 내가 말해주면."
"혹 어느 한 곳이라도 실수가 있나 점검하는거야. 빠당에 가서 너 하라는대로 다 할께. 됐지?"
"으하하하. 박소연. 너 그 말하고 싶어 이렇게 빙빙 돌렸구나. 좋다. 우리가 남이 아니니까 말하지. 1시간 전 장면으로 돌아가 다시 그시각과 현재 시각을 맞춰놓고 플레이한거야. 경비원은 유심히 화면의 장면 하나 하나를 보지 않거든. 나는 그 한시간이 되기 전에 이미 나왔고 그 한시간의 카메라가 찍은 화면은 녹화 스페이스 중복으로 후자가 녹화되지 않는 저장거부의 습성을 이용한거야. 됐지?"
회색 벤은 훼미리마트를 길 건너 우측에 두고 좌회전하여 반석로를 따라 계속 서진하여갔다. 시야에는 작은 산들이 나타나고 더 이상 길이 없음을 알리는 공사중 싸인도 있었다. 드디어 반석로가 끝이라는 싸인을 우측에 두고 좌회전하여 반대편 차선을 넘어 아직 도로에서 아스팔트 냄새가 날것 같은 잘 만들어진 작은 농로를 따라 나아갔다. 박소연은 분명 여기를 자주 드나 들었음이 틀림없다. 그녀는 메인도로에서 벗어나자 곧 내리막 길이고 그 언덕 아래의 조심 운전해야 할 커버 길을 거침없이 달려 그 일방 통행로가 끝나는 약 500미터 지점에서 우회전하여 작고 오래된 시멘트 다리를 건너 산 아래 늘어선 10여호의 단층 집들의 좌측 끝 집의 뒷쪽에 벤을 주차했다. 거침없었다. 앞에서 보이는 것과는 달리 집은 깨끗했다. 최근에 재 건축한 것으로보였다. 집 앞 작은 냇가의 흔한 돌로 담을 만들었으며 보통 어른 키 정도의 높이였으나 출입문은 번호자동 식별 장치가 되어 있었다. 그들은 벤에서 컴퓨터와 빽팩을 꺼내 뒷산이 훤히 보이는 거실로 옮겼다. 남자가 그런 일을 하는 사이 박소연이 커피를 끓여 거실 중앙에 있는 뒷 풍경이 환히 보이는 테이블에 놓았다.
"조철구. 이리와 컬럼비아 모카 커피마셔. 냄새가 아주 좋아."
마지막 화폐시트를 책상에 펼쳐 두고 접속했던 HS bank의 화면을 다시 한번 보며 회심의 미소를 지은 그가 테이블의 의자에 앉아서 다가 오는 그를 사랑스러운듯 쳐다보고 있는 박소연의 뒤로 가서 두팔로 그녀의 가슴을 감싸고 그녀가 스스로 뒤로 젖힌 얼굴의 입술에 키스했다.
첫댓글 오늘, August 07 은 Civic Holly Day라서 쉽니다. Honda SUV와 함께 비 오는 호수 변을 달려 올 생각입니다.
그 전에 서둘러 쓰고 정리하고 올렸습니다. 건강하고 평안한 잠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