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망의 2003시즌 프로야구가 5일 막을 올린다.
각 팀마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 전력을 보강하고 담금질을 쉬지 않았다. 창단 첫 우승을 노리는 기아도 지난해 플레이오프 뒤 일본과 하와이에서 올 시즌을 준비했다. 마지막 점검에 한창인 기아 전력을 타자와 투수로 나눠 2회에 걸쳐 게재한다. <편집자주>
기아의 장점은 타선의 응집력과 기동력이다.
기아는 지난해 이를 십분 활용, 정규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하는 돌풍을 일으켰다. 팀 안타 1천230개는 삼성(1천321)에 이어 2위이고 도루는 155개로 2위인 두산(106개)보다 49개나 많다. 반면 홈런은 8개 구단중 6위(102)로 1위 삼성과는 무려 71개나 뒤졌다. 대포는 없지만 예측불허의 ‘지뢰밭 타선’이었다.
기아의 두 가지 무기는 올 시즌 더욱 업그레이드 됐다.
최강의 선두타선이라 불리는 이종범-김종국-장성호가 건재하다. 홍세완·김상훈·김경언 등 중간층의 기량도 부쩍 늘었다. 특히 박재홍이 중심타선에 포진, 방망이와 기동력에 힘이 더 실렸다.
또 김민철 서동욱 김인철 등 주전 못지 않은 백업요원들이 많아 다양한 작전과 선수 활용폭이 넓어졌다. 상대 팀들이 무서워할만 한 전력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시범경기에서 드러난 집중력 부족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가장 큰 숙제다.
기아의 장타력은 다른 팀보다 뒤진게 사실이다. 따라서 집중타가 필요하고 찬스때 영양가 높은 타구가 많아야 한다.
시범경기 초반 폭발적인 방망이를 휘둘렀던 기아 타선은 종반에 갈수록 득점타가 떨어졌다. 13경기서 8개 구단 최다인 127안타를 치고도 51득점(4위)에 그쳤다. 1점을 뽑기 위해 2.49개의 안타를 투자, 가장 비효율적이었다.
지난해 1천230개의 안타로 643득점을 올려 ‘1점당 1.91개’에 비하면 현저한 격차다.
5번 타자의 ‘불안정성’도 고민이다.
당초 기아의 5번은 찬스에 강한 홍세완이 유력했다. 그런데 홍세완이 시범경기에서 감기 몸살 등으로 부진에 빠져 신동주 김경언 등이 번갈아 맡았지만 득점력은 나아지지 않았다.
‘이종범(3번)-장성호(4번)-박재홍(5번) 카드’까지 꺼냈어도 효과는 별로였다.
홍세완이 5번을 맡을때 타선의 짜임새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기아 코칭스태프는 홍세완이 개막때까지 컨디션을 회복, 흔들리는 ‘5번’을 고정시켜주길 바라고 있다.
9번 타자로 3루자리를 꽤찬 이현곤의 활약여부도 중요하다.
지난해 현대로 이적한 정성훈은 3할대 타격으로 상위타선과의 연결 고리 역할을 톡톡히 하며 기아의 상승세를 뒷받침했다. 기아는 깔끔한 수비 하나가 안타보다 중요하다고 여겨 방망이가 좋은 김민철 대신 이현곤을 선발 라인업에 포함시켰다.
김성한 감독은 “100% 만족한 상태에서 정규시즌을 맞는 팀은 없다”며 “집중력이 떨어졌지만 남은 기간 최대한 페이스를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