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구비어
박인걸
열대야에 갑갑한 사람들이
봉구비어에 불나비처럼 모여든다.
일방통행의 골목길에는
상가테이블이 통행을 막고
거나하게 취한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앉아 지절거린다.
정치 이야기로 목에 핏줄이서고
월드컵 우승국을 점치고
더러는 경제가 어렵다고 투덜거린다.
어른거리는 조명등 아래
눈동자 풀린 사람들의
혀 꼬부라진 취객의 고성방가는
음치보다 듣기 거북하다.
가슴속 깊이 묻어 두었던
세상을 향한 불만의 넋두리를
허공을 향하여 아무렇게나 내뱉다
남루한 사람이 울음을 쏟는다.
허공을 맴도는 담배연기
창문을 열고 튀어나오는 경음악
자주 울리는 폰 벨소리가 뒤엉켜
길거리가 난장판이다.
시간은 점점 자정으로 흐르고
창문은 이미 등불이 꺼졌지만
술잔에 기대어 고단함을 잊으려는
여유 없는 사람들의 삶이 안쓰럽다.
술에 취해야 잊어버리고
소리 질러야 분이 풀리는
서민들의 고단함은 매일 반복이다.
2018.6.28
첫댓글 하루의 고단함을 잊기 위해 마시는 한잔의 술이
때로는 소음이 되어 괴로움을 유발합니다
감사히 읽습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오
동네 나가보면 흔히 볼수 있는 일상입니다 ㅎㅎㅎ
애국자 아닌사람 없고 일등 고수 아닌사람 없으니
밤새 시시비비 가려봐야 결론도 나지 않는 언쟁 언쟁들 ㅎㅎㅎ
좋은날에 좋은 일만 있으시기 바랍니다 까치올님
봉구 비어 시상에 잠시
머물다가 갑니다
하루의 일상을 노래하는 마음
언제나 반복되는 고된 삶속에서
살아가는 깊은 의미를 주셨네요
고운 글 감사히 읽고 갑니다
언제나 행복한 여름 잘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박인걸 시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