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갑자기 수원월드컵 경기장에 다녀오게 되었어요.
삼성카드소지자는 무료입장이라는 얘기, 이운재,이천수도 나온다면서 이야기를 꺼내더니 ..
우리 집에서는 다른 집 가족도 가기로 했다고 하고, 다른 집 남편은 우리 집 가족도 가기로 했다는 식으로 두 남자들의 일방적인 작전(?)땜에 갑작스럽게 가게 되었죠.
다음 날이 되는 오늘은 소프트볼 게임예정이라 귀하신 이 몸은 쉬어야한다고 핑계를 대다가 최대한 에너지를 쏟지 않을거라 맘먹고 귀경을 갔더랬습니다. 멍하니 봐야지 했던 나는 당연히 파도타기도 해보고 함성도 지르게 되었죠.
과연 삼성카드가 있는 우리 부부는 공짜로 입장, 초등생 두 아이는 3000원씩에 부담없는 가격으로 후회없는 경기를 보았답니다.
홈팀인 수원삼성의 서포터즈 응원은 정말 대단했어요.
글쓰기교실에서 본대로 아이들 어휘력을 늘려보려 한 제 의도적인 질문에 대한 아이들 대답이 의외로 걸작입디다.
돌아오는 길에 새영이 말에 의하면 울산 현대의 형편없는 소수응원자들도 삼성에 결코 밀리지 않는 당당함으로 응원을 시종 펼친다는 게 대단해보였대요.
거미손이라 불리는 이운재의 볼을 잡아내는 솜씨는 하영이 표현에 의하면
독수리가 날개를 펼치고 먹이를 나꿔채는 듯했다는군요.
멀리서도 눈에 띄는 노랑머리 이천수 또한 뒤늦게 출전하여 대단한 개인기를 보여주었습니다. 과연 국가대표급이라할 만한 선수들..
그러기 위해 얼마나 연습을 했을까 ..
5월 초부터 주중 오전 내내 연습을 했던 우리.
신참이 50%인 셈치고 잘한거라고들하지만
오늘 소프트 볼 게임은 아쉽게도 우리팀 예선탈락.
그간 여러 정성을 보여준 많은 분들에게 면목없게시리..
tow out 에서 1루에 있던 내가 좀 더 빨리 뛰었더라면 점수 나는건데..
아쉬움 맘이 드네요.그 게임은 결국 동점이 되었지만요.
선수들은 나름대로 자기들이 잊지 못하는 실수들이 있는가 봅니다.
아줌마부대~ 정말 대단하더군요, 정식 야구 유니폼을 챙겨입은 팀하며
수비나 공격이 결코 녹녹치 않은 팀들.
왕초보 제겐 너무나 멋진 아줌마들이었어요.
막내 서영이는 저를 열심히 따라댕기면서 선수들이 체조하면 저도 따라 하고,게임중에 모여서 화이팅 외치면 멀리서도 뛰어와 손을 포개던 아이(신기하다는듯 카메라맨이 아이얼굴에 들이대더군요, 지방 뉴스에 나올라나)
까맣게 탔지만 이 여름 한 달을 건강하게 지내게 되어 감사했어요.
선수들끼리 뒤풀이 한다고 치킨호프집에서 한바탕 이야기를 쏟아놓으며
더 친해지고 매주 한번씩 만나자.
자전거를 일렬로 타고 구장에 가서 배드민턴하자.
가을엔 잘 해보자 그러면서 집으로 돌아왔어요.
프랑스도 예선탈락 했다면서 위로겸 자성도 하고..
저 개인적으로는 얻은 게 많죠.
구기운동하면서 만나는 사람들은 다른 게 분명있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자연스럽게 자기를 내보이게 되고, 잦은 부딪침들 덕분에 드는 특별한 친밀감이 들거든요. 그게 귀하게 생각되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