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서 계속 하겠습니다.
첫 물 주입은 뜸을 들이는 과정이라고 일반적으로 말합니다.
적당량의 물을 주입하여 분쇄 원두가 품고 있는 향미요소들을 본격적으로 추출하기 전,
추출을 위한 최상의 상태를 만들어 내는 작업이지요.
최적의 상태는 물을 먹은 원두가 도톰하게 부풀어 오르고 살짝 크랙이 가면서 탄산가스가 방출이 될 때,
서버에 커피가 한 두 방울 떨어지는 상태입니다.
이제 두 번째 물을 주입하는 단계입니다.
이 단계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표준식과 희석식으로 나뉘게 되는데,
요즘 대전 핸드드립계는 거의 희석식이 주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다보니 아무래도
커피의 강도가 약해서 아메리카노식 커피를 즐기시는 분들에겐 좋을 순 있지요.
한 가지 아쉬운 점은 희석식 커피가 정석이라는 식의 표현 태도입니다... 아니죠.
희석식 드립을 하는 분들이 많다보니 표준식으로 드립을 하는 것을 보면 생소해하거나 놀라기까지 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이론으로 만 배우고 입맛은 희석식에 맞춰왔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희석식이든, 표준식이든 커피를 좋아하는 저로서는 한쪽이 일방적으로 사장되는 듯 한 분위기가 참 아쉽습니다.
만약 이런 상황이 전국적인 상황이라면 수용할 여지라도 있겠지만,
대전에서만 이런 경향이 보이기 때문에 아쉬움이 더 큽니다.
다른 쪽으로 빠졌네요.. 다시 돌아와서,
어쨌든... ^^
기술적인 부분에서 달라지긴 하지만, 원리는 매한가지입니다.
주 주입인 두 번 째 물 주입은 이제 막 준비운동을 마치고 출발선 상에 선 마라톤 선수, 혹은 단거리 선수와 같습니다.
고노에서의 점 드립을 제외하고, 거의 대부분 물끊김 현상을 안 좋은 경향으로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때 최선을 다해 달릴 수 있도록 선수의 등을 밀어야 할까요?
아니면, 앞에서 손을 잡고 끌어 당겨야 할까요?
모두 아니지요.
선수 스스로 최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이 단계에서의 최선입니다.
섣불리 돕겠다고 핸드드리퍼가 자신의 실력을 과시하려하거나 하면 오히려 방해가 되게 됩니다.
마치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피크에 다다를 때쯤이면,
개개인 연주자와 지휘자가 혼연일체를 이뤄 최고의 음악을 만들어내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두 번 째 물 주입을 끝내고 세 번 째 물 주입이 시작되는 사이.
마무리를 위한 숨돌리기를 해야 하는 시간입니다.
저도 숨돌리고 오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