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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8회 정기산행] 7월 4일 설악산(안산), 십이선녀탕
대승폭포
안산 근처에서 바라 본 가리봉, 주걱봉, 삼형제봉
복숭아탕
복숭아탕
복숭아탕
산행지도
설악산 안산
◆◆◆ 안산(鞍山 1,430.4m) ◆◆◆
안산은 설악산국립공원의 서북능선 서쪽 끝단에 솟아 있다. 안산의 동쪽 자락에 그 유명한 십이선녀탕이 있어서 대개 십이선녀탕 계곡을 거쳐 안산에 오르거나 아니면 안산을 먼저 올랐다가 십이선녀탕 쪽으로 내려가면서 안산과 십이선녀탕 계곡을 연계해서 산행을 많이 한다.
44번 국도를 따라 인제군 북면 원통리를 지나 설악산으로 접근하면서 동쪽을 올려다보면, 설악산 입구에 마치 수문장처럼 험상궂은 모습으로 우람하게 버티고 있는 산이 안산이다. 정상을 장식하고 있는 우락부락한 바위봉의 생김새가 마치 말안장처럼 생겼다고 해서 안산(鞍山)이라 부르며, 일명 길마산이라고도 한다. 소등에 얹는 안장을 길마라 하기 때문이다.
이 안산의 남쪽 자락엔 옥녀탕이 있으니, 안산은 동쪽의 십이선녀탕과 더불어 아름다운 계곡을 좌우에 거느리고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악산의 유명세에 가려 비교적 찾는 사람이 적어 한적한 봉우리로 남아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설악산국립공원 측에서 정식 탐방로에서 제외시킨 이유가 가장 크다고 생각을 해본다.
안산을 제외하고 십이선녀탕 계곡만 천천히 보고 장수대쪽으로 내려가려면 46번국도변의 용대1리 남교마을 쪽에서 거슬러 올라가는 것이 원칙이지만, 안산까지 연계해서 산행을 하려고 하다면 장수대 쪽에서 대승령으로 올라가서 안산을 먼저 올랐다가 십이선녀탕 계곡으로 내려가는 것이 다소 수월하다.
장수대에서 대승령까지는 2.7km, 1시간 50분~2시간 정도 걸린다. 산행 자료들에 장수대에서 대승령까지 1시간 30분이면 오를 수 있다고 하지만 일반 등산객이 그 시간에 오르기는 힘들다. 특히 장수대에서 대승폭포까지 40여분 구간은 바위 오름, 나무계단, 돌계단 등이 연이어 나타나는 급경사지대여서 산행에 들어서자마자 힘든 고비를 넘겨야 한다.
대승폭포는 높이 88m로서 북한에 있는 개성 천마산의 박연폭포, 금강산의 구룡폭포와 더불어 우리나라 3대 폭포라고 한다. 대승폭포 이정표엔 ‘장수대 0.9km, 대승령 1.8km’라 적혀 있다.
대승폭포를 지나 대승령까지 1시간 10~20여분 정도 걸린다. 코스는 경사가 다소 완만해지지만 전망도 없고, 변화도 없는 단조로운 길이 이어져서 다소 지루하다. 다만 곧게 뻗어 올라간 금강송, 전나무, 신갈나무들의 거목이 볼만한데, 주능선이 가까워지면 거목들도 사라지고, 키 낮은 관목지대로 변한다.
그리하여 대승령(大勝嶺 1,210.2m)에 올라서면 삼거리이다. 정상엔 삼각점(설악 432, 2007 재설)이 있고, 이정표에 ‘12선녀탕 공원입구 8.6km, 중청대피소 12.1km, 장수대 2.7km’라 적혀 있다. 그래서 오른쪽(동쪽) 서북능선 길은 귀때기청봉을 거쳐 대청봉으로 이어지고, 왼쪽(서쪽) 길이 안산과 십이선녀탕으로 이어지는 길이며, 지금은 폐쇄된 북쪽 길은 흑선동계곡을 거쳐 백담사로 내려가는 길이다. 따라서 원래는 4거리였던 곳이다.
대승령에서 서쪽을 바라보면 둥글넓적해서 편안하게 생긴 봉우리가 보인다. 그 봉우리 정상이 바로 ‘안산 삼거리(1,320m)’이고, 대승령에서 올라가려면 1km, 30여분 걸린다. 안산 삼거리에 올라서면 아직 교체되지 않은 구식 이정표가 있어서 ‘해발1,320m / 남교리 매표소 7.6km, 장수대 관리소 3.7km’라고 적혀 있다.
안산삼거리에서 북쪽 길은 안산을 거치지 않고 바로 십이선녀탕으로 내려가는 길이어서 대부분의 등산객은 이 길로 간다. 그러나 안산을 가려면 서쪽(좌측) ‘출입금지’라고 적힌 쪽으로 가야 한다. 거기서 안산 정상까지 40여분 걸린다.
안산 삼거리에서 안산으로 가는 능선 길은 일반적인 설악산의 풍치와 또 다른 안산만의 특징이 살아 있다. 장수대 쪽인 남쪽 사면은 깎아지른 단애이고, 십이선녀탕 쪽의 북쪽 사면은 밋밋한 완경사면에 수림이 울창하여 밀림을 이루고 있다.
등산로 주변은 고산지대 특유의 키 낮은 관목이 빽빽이 들어차 있고, 이 관목들의 가지는 촘촘히 덩어리지듯 뭉쳐 있다. 심한 추위와 바람을 이겨내려다가 보니 그렇게 자란 것이다. 그러나 태생적으로 위로 뻗어 올라가야 하는 전나무들은 더러 추위와 바람에 시달려서 앙상한 나뭇가지를 드러낸 고사목이 되어 있다.
이러한 독특한 분위기에 바위와 나무가 적당히 섞여서 안산(鞍山) 만의 풍치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거기에다가 가을이 되면 안산 일대의 단풍이 설악산 전체를 두고도 다른 곳에 뒤지지 않을 만큼 아름다워서 안산만의 경이로운 풍광을 연출한다.
더구나 안산을 찾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 호젓한 산행을 즐길 수 있고, 안산 삼거리에서 10여분 가면 ‘대한민국’이라고 새겨진 자그마한 표지석이 있는 봉우리(1,396m)에 올라서면 전망이 시원하고, 주변 경치가 좋아서 탄성이 절로 난다.
거기서 건너다보이는 안산 정상을 바라보면 바위봉의 깎아지른 절벽이 대단한 기세로 솟아 있고, 엄청난 크기의 바위 봉우리여서 사람이 올라갈 길이 있어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막상 가까이 다가가보면 가풀막이 심해 기어 올라가듯 올라가야 할 뿐, 위험하지도 않고 바위 벼랑도 아닌 흙길로 이어진다.
안산 정상엔 삼각점 이외엔 아무런 장식도 없고, 겨우 10여명이 앉을 수 있는 좁은 공간인데, 사방이 수직 절벽이어서 조심스러우나 조망은 빼어나다.
날씨가 쾌청할 땐 북쪽으로 향로봉 너머 금강산이 보이고, 서쪽으로는 44번(46번) 국도변의 원통시가지와 북천 주변의 들판이 내려다보인다. 그리고 그 위로는 저 멀리 화악산(1,468.3m)을 비롯한 한북정맥의 산들이 보이고, 남쪽으로는 한계령 협곡 너머 가리봉과 주걱봉, 삼형제봉이 보이는데, 그 위로 점봉산(1,424.2m)이 다정하고, 점봉산 너머엔 오대산(1,563.4m)을 중심으로 한 한강기맥 줄기가 선명하다. 동쪽으로는 귀때기청봉과 대청봉이 연이어 있는 왼편에 공룡능선의 괴암으로 이루어진 암봉들의 굴곡이 두드러지며, 그 너머로는 동해의 푸른 바다가 시원하다.
정상에서 하산은 경사가 다소 완만한 북쪽 사면 길로 내려가야 하고, 정상을 내려선 다음엔 계속 북쪽 능선 길로 진행해야 한다. 그리하여 10여분 전진하면 오른쪽으로 십이선녀탕으로 내려가는 길이 갈라지는 삼거리에 닿는다. 거기서 북쪽 희미한 능선 길로 계속 가면 한계리로 내려가게 되고, 오른편 십이선녀탕으로 내려가는 길은 선명하다.
그런데 십이선녀탕으로 내려가는 길은 상당히 가파른 길이다. 그래서 안산과 십이선녀탕을 연계해서 산행을 하려면 장수대 쪽에서 올라가야 다소 수월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가파른 길을 20여분 조심조심 내려가면 십이선녀탕 계곡 상단부 ‘등산로 아님’ 팻말이 붙어 있는 삼거리에 닿으면서 ‘안산 갈림길’에서 십이선녀탕으로 바로 내려오는 길과 만난다.
한편 안산을 거치지 않고 ‘안산 삼거리’에서 바로 십이선녀탕을 내려갈 경우, 안산 삼거리에서 0.3km, 7~8분 전진하면 ‘능선 끝 쉼터’라고도 하고, ‘십이선녀탕 삼거리’라고도 하는 능선 삼거리에 이른다. 거기 이정표엔 ‘능선끝쉼터, 해발 1,360m / 남교리매표소 7.3km, 대승령 1.3km’라 적혀 있다.
거기서 서쪽으로 내려가면 12선녀탕계곡으로 이어지고, 북쪽의 완만한 오르막으로 올라가는 희미한 길로 가면 1,369m봉을 거쳐 아니오니골이나, 1,241m봉을 거쳐 음지골로 내려갈 수 있으나 이쪽 길은 길 사정을 잘 아는 사람의 안내를 받을 필요가 있다. 다만 이쪽 길은 사람의 발길이 잘 닿지 않는 곳이므로 원시 자연이 비교적 잘 유지되고 있어서 일부러 이쪽으로 산행을 하는 사람도 있다.
아무튼 ‘능선 끝 쉼터’에서 20여분 내려가면 안산을 거쳐 내려오는 길과 만난다. 거기서 두문폭포까지 40여분 걸리고, 두문폭포에서 복숭아탕까지가 20분, 복숭아탕에서 응봉폭포까지는 40분, 응봉폭포에서 남교리 12선녀탕입구까지 40여분, 그래서 두문폭포에서 남교리 12선녀탕입구까지 1시간 40분 정도 걸린다.
그리하여 장수대를 출발하여 남교리 12선녀탕입구까지 11.3km, 순수 산행시간만 5시간 30분, 쉬는 시간 포함하면 7시간 정도 걸리고, 안산을 거친다면 거기에 30분 정도 시간을 더 잡아야 한다.
◆◆◆ 십이선녀탕 코스 ◆◆◆
십이선녀탕 계곡은 ‘안산 삼거리’를 꼭짓점으로 하여 안산(1,430.4m)과 응봉(1,206.1m) 사이 남북으로 8.6km에 이르는 수령한 계곡으로 탕(湯)과 소(沼), 그리고 폭포가 연이어 있고, 지계곡이 많아 전에는 지리곡(支離谷), 탕수골 혹은 탕수동(湯水洞) 계곡이라 불렀으나 6.25 후 1950년대부터 십이선녀탕 계곡이라 부르게 되었다. 즉 12탕, 12폭포가 있다고 하여 12선녀탕이라 부르게 된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첫 번째 독탕, 두 번째 북탕, 세 번째 무지개탕 등 8개의 탕이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노산 이은상(李殷相)도 8탕 8폭이라 했다. 그런데 실제 답사해 보면 탕이나 폭포는 생각하기 나름이어서 굳이 숫자로 얼마라고 딱 잘라 말하기 어렵게 되어 있다. 보기에 따라서는 12탕, 12폭보다 더 많다고도 할 수 있다.
아무튼 조선 정조 때의 실학자 성해응(成海應;1760~1839)은 그가 편찬한 「동국명산기(東國名山記)」에 설악산 여려 명소 중 이 십이선녀탕 계곡이 으뜸이라고 하였다. 이처럼 설악산에서 가장 빼어난 명승지라면 적어도 계곡 경치로는 우리나라 제 일경이라 해도 아무른 이의가 없을 것이다. 그래서 예전부터 이 계곡을 올라가 보지 않고는 경치를 논하지 말아야 한다는 말이 전하고 있다.
안산을 거쳐 십이선녀탕 계곡으로 들어선다면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면서 관찰하는 것이 된다. 그러나 십이선녀탕을 제대로 관찰하려면 아래에서 올라가는 것이 정석이다.
따라서 여기에는 남교리에서 올라가는 코스를 택하여 설명을 하고자 한다.
십이선녀탕 계곡으로 가자면 46번 국도변 용대1리의 남교마을 쪽으로 가야 한다. 즉 서울을 기점으로 할 경우, 44번(46번) 국도로 인제군 북면 원통리를 지나 교통초소가 있는 한계삼거리에 이르러 거기서 좌회전하여 북천을 오른편에 끼고 46번국도를 따라 진부령, 미시령 방향으로 8.5km 정도 북상하면 길 왼편에 군부대가 있고, 오른편에 십이선녀탕 입구임을 알리는 안내판과 주차장이 보인다. 그리고 그 일대의 상가와 마을을 통 털어 용대1리 남교마을이라 한다.
십이선녀탕 입구에 들어서서 잘 생긴 북천다리(십이선녀교)를 건너가면 거기에도 상가가 몇 집 있고, 작은 주차 공간이 있다.
그런데 2006년 한계령이 큰 피해를 입던 대홍수 때 십이선녀탕 계곡 역시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따라서 과거에 있었던 다리는 지금 남아 있는 것이 하나도 없고, 계곡의 사정도 예전에 비해 피폐해져서 경관도 많이 달라졌다. 그리고 등산로 정비가 많이 이루어져서 산행시간도 과거에 비해 40~50분 단축이 된다. 사정이 이러하므로 과거에 십이선녀탕을 찾아갔던 사람들이 다시 간다면 이런 점을 감안하고 가야 할 것이다.
산행기점인 상가 뒤의 입산통제소(공원지킴 터)를 지나면 계곡 오른편을 따라 널따란 길이 이어진다. 과거엔 좁은 오솔길이 이어졌었고, 6~7분 올라가면 첫 번째 철다리를 만나 개울 왼편으로 건너가고, 이어서 개울 왼편 길로 4~5분 올라가서 두 번째 다리를 만나면 철다리 왼편 아래엔 위령비가 서 있고, 거기 이정표에 ‘해발 380m / 남교리 1.3km’라 적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리가 다 없어져서 건너 갈 이유도 없고, 물론 이정표도 없으며, 줄곧 개울 오른편 넓은 길을 따라 올라가게 되어 있다.
다만 개울가에 남아 있는 위령비는 1968년 10월 십이선녀탕 계곡에서 야영을 하다가 조난을 당한 카톨릭의대생 7명을 위해 세운 것이다. 안전시설이 미비했던 당시 갑자기 쏟아진 폭우로 불어난 물에 휩쓸려 남학생 5명, 여학생 2명이 조난을 당하였다.
너럭바위로 이루어진 V자 형 협곡이므로 비가 올 경우 물이 금세 불어나므로 우천시에는 십이선녀탕 산행을 삼가야 한다. 2002년 8월의 태풍 ‘루사’ 때도 십이선녀탕 계곡의 철다리 4개가 불어난 물에 휩쓸려 떠내려갔을 정도로 계곡물의 위력이 대단하므로 조심해야 한다.
입산통제소에서 개울 오른편을 따라 이어지는 길로 1.8km, 40분 정도 올라간 지점부터 빼어난 경관이 시작된다. 다리 아래엔 제법 우렁찬 폭포가 있고, 계곡 오른편 비탈길을 7~8분 올라가면 ‘낙석주의’ 표지판이 붙어 있다. 오른편 위를 쳐다보면 방금 돌덩이가 무너져 내릴 것 같아서 맘 졸이는데, 다리를 건너 왼편으로 가면서 다리 아래를 내려다보면 기이한 무명의 와폭이 있다.
이상하게 물이 흐르는 부분은 까만 오석이고, 물 위 부분은 푸른색 화강암이다. 물때가 묻어서 그런가 하고 자세히 봐도 역시 물이 찬 부분은 까만 오석이다. 참으로 오묘한 자연의 조화를 실감할 수 있다. 지금은 무명의 폭포이지만 언젠가는 건사한 이름이 붙여질 듯하다.
그리고 산행기점에서 2.2km, 1시간 정도 올라간 지점의 해발 580m 지점에 응봉폭포가 기다리고 있다. 과거엔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세운 안내 팻말이 있어서 공식적인 이름이 붙어 있는 유일한 폭포였으나 지금은 그 팻말조차 없어져서 십이선녀탕 계곡의 모든 폭포엔 공식적인 명칭이 없이 그냥 무명의 폭포가 되어 있다. 허긴 이름이 있고 없는 것이 대수로울 것도 없는 일이다. 아름다운 폭포는 이름이 붙었거나 붙지 않았거나 변함없이 거기 그렇게 멋있는 모습으로 있을 테니까.
이후 다리를 건너갔다 건너왔다 하면서 고도를 높여가는데, 응봉폭포에서 30여분 올라가면 무명의 폭포들이 연이어 나타난다. 아마 다른 산이라면 이곳의 폭포 하나 정도만 옮겨놓아도 인기가 있을 것이다.
그런 후 산행기점에서 1시간 30여분 올라가면 500여m의 긴 다리가 계곡 오른편에서 시작하여 계곡 왼편으로 건너가서 복숭아탕 바로 아래까지 이어진다. 그리고 복숭아탕 직전의 이정표에 ‘12선녀탕입구 4.0km, 대승령 4.6km, 복숭아탕 0.2km’라 적혀 있다.
그 이정표가 있는 곳에서 다리를 따라 200여m 올라가면 십이선녀탕의 백미인 복숭아탕(일명 용탕)이 있다. 응봉폭포에서 1시간 정도 걸린다. 마치 복숭아를 절반으로 잘라놓은 듯한 모양이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복숭아탕 200여m 위쪽(해발 920m)에 마지막 탕이 있다. 이 외에도 옹탕, 용폭, 무지개폭, 중소, 구룡소, 설악문, 칠음대, 구선대 등 이름도 다양한 명소들이 있으나 안내 팻말이 없어 어디가 어디인지 알 수가 없다.
그러나 이름은 몰라도 이처럼 기기묘묘한 형상이 이루어지기까지 억겁의 세월이 흘렀을 것이고, 그리하여 세차게 흐르는 물이 쉼 없이 바위를 깎아 오목하게 파서 탕과 골을 만들고, 심하게는 구멍을 뚫어 선경을 연출한 것이다. 그래서 이은상씨는 그의 ‘노산 산행기’에 십이선녀탕을 일러, ‘신이 고심해 빚어놓은 역작’이라고 했단다.
복숭아탕을 지나 올라가면 계속 무명의 폭포와 탕이 나타나다가 남교리 십이선녀탕입구에서 4.4km, 2시간 30분 정도 올라가면 두문폭포(杜門瀑布)에 이른다. 두문이란 문을 닫아 막는다는 뜻이니 두문폭포란 십이선녀탕의 선경을 마감하는 마지막 폭포란 뜻이다. 거기서 대승령이 4.2km 정도 되며, 대승령까지 과거엔 2시간 정도 걸렸지마는 지금은 1시간 40분이면 된다.
그런데 남교마을 쪽 들머리에서 올라가면 이 폭포가 마지막 폭포여서 두문폭포라 할 수 있지만 거꾸로 대승령 쪽에서 내려오는 입장에서는 개문폭포라 해야 맞는 말이 될 것이다. 즉 ‘십이선녀탕의 선경을 이제부터 펼쳐 보이겠습니다.’ 라고 하는 첫 폭포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두문폭포를 지나 올라가는 입장에서도 여기서 모든 경관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후에도 크고 작은 폭포가 연이어 나타난다. 두문폭포 입장에선 폭포 축에 끼어줄만한 폭포가 아닌 모양이지만 그래도 꽤 우렁찬 폭포들이 줄지어 나타나서 즐겁게 해 준다.
그러다가 보면 꽤 큰 주목나무를 만나면서 고도가 상당히 높아졌음을 실감할 수 있다. 그리고 두문폭포에서 40여분 올라가면 징검다리를 건너 계곡과 헤어져서 오른쪽 산 사면으로 들어가면서 갈림길이 나타난다. 거기서 왼편 선명한 길은 바로 안산 삼거리로 이어지는 길이고, 오른편 ‘등산로 아님’이란 팻말이 붙어 있는 쪽의 길이 안산으로 연결되는 길이다. 장수대를 출발하여 안산을 먼저 올랐다가 내려올 경우, 이 지점이 안산 삼거리에서 안산을 들리지 않고 바로 내려오는 길과 만나는 그 곳이다.
우리나라에서 엄밀한 의미에서 원시림은 없다고 하나 이곳 십이선녀탕 상류만큼은 틀림없이 원시림일 것 같다. 워낙 지형이 험한 곳이므로 감히 여기까지 올라와서 벌목을 한들 원목을 하산시킬 방법이 없으니 자연 그대로의 숲으로 살아남아 있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런 원시림의 숲 속 길을 30분 정도 올라가면 주능선 상의 삼거리에 닿는다. 산행기점에서 7.3km, 3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흔히 ‘십이선녀탕 삼거리’란 곳으로 국립공원 측에선 ‘능선 끝 쉼터’라고 표기하고 있는 곳이다. 거기 구식 이정표에 ‘해발 1,360m/남교리 매표소 7.3km, 대승령 1.3km’라 적혀 있다. 여기서 남교리 매표소란 12선녀탕입구를 말한다.
거기서 남쪽으로 갈라지는 뚜렷한 길이 안산 삼거리를 거쳐 대승령으로 이어지는 길이고, 왼편(동쪽)으로 올라가는 희미한 길은 1,369m봉을 거쳐 아니오니골로 가거나, 1,241m봉을 거쳐 음지골로 이어지기도 하며, 1,097m봉을 거쳐 백담사로 내려갈 수도 있다. 그러나 이쪽 길은 길 사정에 밝은 사람의 안내를 받아야 한다.
그리하여 남쪽으로 300여m 가서 안산 삼거리에 닿으면, 거기 이정표엔 ‘해발 1,320m/남교리 매표소 7.6km, 장수대 3.7km’라 적혀 있고, 거기서 안산으로 가려면 오른편(서쪽) ‘출입금지’라 적혀 있는 쪽으로 가야 한다.
그리고 동편 내리막길로 20여분 내려가면 대승령에 닿고, 대승령에서 1시간 30여분 내려가면 장수대에 닿는다. 남교리 12선녀탕입구에서 11.3km, 순수 산행시간 5시간 30분, 안산을 거친다면 6시간 정도 걸리고, 경관이 좋은 곳이므로 여기저기 살피는 시간을 포함한다면 쉬는 시간을 2시간 정도 더 잡아야 할 것이다.
▣산행소개
십이선녀탕계곡은 인제~고성 간 46번 국도 12㎞ 지점인 북면 용대 1리에 위치하고 있는 계곡이다.
폭포와 탕의 연속으로 구슬 같은 푸른 물이 우뢰와 같은 괴성으로 갖은 변화와 기교를 부리면서 흐르고 있다. 옛말에 12탕 12폭을 흔히 12선녀탕이라고 불러 왔으며, 실제로는 첫 번째 용탕, 두 번째 북탕, 세 번째 무지개탕 등 8개가 겹쳐 흘러내리고 있다. 그 중 여덟번째 용탕은 폭포가 떨어지는 바위벽에 작은 굴이 뚫려 있어 신비함을 더해준다. 장구한 세월에 거친 하상작용에 의해 반석이 오목하거나 넓고 깊은 구멍을 형성하는 등 신기롭고 기막힌 형상을 이루었다. 계곡에는 잣나무, 박달나무, 소나무 등 거목이 우거져 있어 계곡의 미가 황홀하기 그지없다. 남교리에서 북천을 건너 남쪽으로 갈마산을 보고 들어가면 탕수동계곡에 들어서게 되는데 약 20리에 걸쳐 폭포와 담 소 산봉우리와 숲이 조화를 이루어 밤이면 선녀가 내려와 목욕한다는 내설악의 선녀탕은 맑은 물이 고인 탕이 12개라 해서 12탕이라고도 하지만 실제로는 8탕 뿐이며, 여덟 번째 탕을 용탕이라 부른다. 북천을 건너 첫 번째 보이는 승소 칠음대 주선대를 지나 웅봉 아래에 있는 웅봉 폭포를 지나야 비로소 첫 탕인 독탕을 볼 수 있으며, 두 번째의 북탕 세 번째의 무지개 탕을 비롯하여 맨 끝인 용탕까지 8탕 8폭을 볼 수 있다.
▶십이선녀탕은 한국 산악미의 전형을 보이는 산중미인 설악산에서도 최고로 아름다운 계곡으로 손꼽힌다. 한국 산수미를 이해하는 관문이자 첩경으로 손꼽히는 곳이 설악산 십이선녀탕계곡이다. 1960년 한찬석이란 이가 펴낸 <설악산탐승인도지>에서도 이르기를, '설악산중에 최고 승지가 어디메뇨 누가 묻거든 십이탕의 절경을 들기 전에는 아예 설악의 산수를 논하지 말라'고 단언하고 있다. 십이선녀탕계곡은 폭우로 물이 불어나는 바람에 카톨릭의대 산악부원 8명이 일시에 죽어간 비극의 계곡이기도 하다.
♣ 안산
안산은 원통에서 장수대를 향해 가다보면 왼쪽으로 설악산의 뭇 봉우리 중 처음 눈에 들어오는 아름다운(우락부락하게 생긴) 암봉이다. 원통 쪽에서 보면 설악산 서북릉의 첫 봉우리에 해당된다. 대승령에서 안산으로 가는 길목의 1396m봉에서 눈앞에 나타나는 안산은 설악산에서 아름다운 경관 중의 하나이다. 또한 안산은 설악산에서 내륙(서쪽)쪽으로 가장 치우친 곳에 위치한다. 장수대에서 대승폭과 12선녀탕을 연결하여 산과 물, 폭포와 협곡, 암봉과 소, 능선과 계곡산행의 조화를 기할 수 있는 산이다. 가리봉을 바라보면서 산행할 수 있고 귀때기청봉-대청으로 이어지는 서북릉을 조망할 수 있으며 날씨가 좋으면 공룡능선을 보면서 산행하므로 호방한 능선산행의 묘미와 내설악의 여러계곡과 봉우리들을 볼 수 있다.
▣산행코스: 장수대-대승폭포-대승령-안산삼거리-안산-십이선녀탕-남교리(산행 6:00~7:00)
정기산행
행사내용 |
778회 정기산행 |
목적지 |
설악산국립공원 (안산[鞍山 1,430.4m], 십이선녀탕계곡) |
출발일시 |
7월 4일(일요일) 7시 정각 (2,7호선 건대입구역 5번출구, 백제예식장 앞) |
경유지 |
◈건대입구역(2호선 5번출구) 백제 예식장 앞: 7시 정각 ◈천호역 국민은행 앞: 7시 15분(미리 기다려야 함) ◈상일동(상일초교 맞은편 수퍼 앞): 7시 25분 착 / 7시 30분 발 |
회비 |
25,000원 |
준비물 |
여벌옷, 간식, 개인 장비 등[준비철저] |
산행기간 |
당일산행 |
산행코스 |
장수대→대승폭포→대승령→십이선녀탕→남교리 |
교통수단 |
관광버스 대절 |
산행일정 |
07:00 건대입구역 발[시간엄수!] 07:30 상일동 발 09:50 산행지 착 10:00~17:00 산행시간 17:00~17:30 점심식사 17:40 귀경시작 20:10 상일동 도착(예정) 20:40 건대입구역 도착(예정) |
특기사항 |
1.아침식사(김밥과 음료)와 점심식사를 제공합니다. 2.본 산악회는 친목을 도모하는 동호회 산악회입니다. 그러므로 산행시 일어나는 책임은 전적으로 본인에게 있으며 본 산악회에게 책임을 전가할 수 없습니다. 「안전산행은 본인 스스로 해야 합니다!」 |
문의 |
회장: 010-7755-4717 대장: 011-219-9548 총무: 010-3769-1989 |
첫댓글 안산(鞍山 1430m)필히 통과합니다
희철외 2명 합이 3명 참석 합니다.. 건대역으로요...
네~~ 일욜날 뵈요
다시 가보고픈 산 인디..
선녀를 찾으러...
근디 선약이 되어 있답네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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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즉 접수완료했읍당
일요일 뵙겠읍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오늘낼 미리비가오네요 일욜구름많아 산행 좋은 날씨랍니다
설악산 내일오후부터 개인다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