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7일 금요일 화창한 날씨 야호! 호캉스 떠나는 날이다. 호캉스가 무얼까. 설레임에 두근거리는 가슴이다. 이옷 저옷 뒤적이며 신경쓴다. 코비디19로 인하여 2년여 기간 여행을 하지 못 하였다. 중 ㆍ고등학교 동창인 세 친구는 부부동반 으로 20년을 국내여행과 해외여행을 함께하였다. 트러블 없이 잘지내고 있기에 여러 친구들로부터 항상 부러움을 받았다. 코비드시대에 유행하는 호캉스를 계획하고 드디어 마스크로부터 부분적이나마 자유로워 지는 그날이 왔다. 해외여행 가는 분위기였다. 우리가 살아온 이 오래되고 작은 도시를 떠나 계획된 신흥 도시 인천 송도 신도시를 향하는 발길은 흥분이였다. 야간 근무로 밤을 꼬박 새운 피곤한 몸이지만 설레임으로 핸들을 잡고도 힘든줄 모르겠다. 평창휴계소에서 가볍게 아침을 먹었다. 갑자기 졸음이 몰려와 친구에게 운전을 부탁하고 잠시 눈을 붙였다. 즐거워 깔깔거리는 부인들의 시끄러운 웃음소리는 자장가일뿐 아무런 방해도 받지를 않았다. 그냥 좌우 없이 똑바로 달렸다. 동쪽 땅의 시작지점에 서 서쪽 땅의 끝지점으로 달렸다. 그 곳에는 송도신도시가 있었다. 마천루다 하늘 높이 치솟은 빌딩 숲에서 미로를 헤메이던 우리는 결국 네비게이션 아가씨의 안내를 받으며 목적지 숙소에 무사히 도착하였다. 우리는 감히 이 신도시를 뉴욕의 한 모퉁이라고 떠들며 해외여행의 기분을 만끽했다. 센트럴파크를 산책하며 현대의 토목 건축 기술이 신의 영역을 훔쳐 버렸다고 헛소리들을 나누면서 마냥 공원의 아름다움에 찬탄을 하였다. 낯선 도시에서 점심식사를 위하여 식당을 찾는 일은 고역이였다. 맛집을 찾지 못하고 결국 대형 쇼핑몰 식당가에서 허겁지겁 허기를 면했다. 한낮의 뙤약볕이 힘을 잃어가는 시간이 되어 우리는 트리플 스트리트를 관광하기로 결정하고 길을 나섰다. 도중에 해맞이 공원을 산책하였다. 거리에서 무엇인가 냄새가 났다. 코를 벌름거리며 냄새의 근원을 찾으려 노력하였다. 지쳐가는 발걸음을 옮기던 중 시선을 끄는 냄새의 근원을 찾을 수 있었다. 그것은 냄새가 아닌 향 장미의 향기였다. 거기에는 수많은 종류의 장미가 활짝 피어 있는 환상의 장미 공원이었다. 환상의 왈츠가 귓가에 들려오고 가면무도회 파티가 벌어졌다. 우리는 꽃을 찾는 나비가 되고 부인들은 활짝핀 장미가되어 그 공원에서 멈출 수 밖에 없었다. 삼척의 장미공원을 여러번 보았기에 별 감흥이 없으리라 생각했지만 모두의 입에서 이 공원의 아름다움에 탄성을 지르며 또 한번 시골의 힘없는 경제력에 아픔을 느꼈다. 장미향기와 아름다움에 기운을 받고서 힘차게 트리플 스트리트를 향했다. 그곳은 거리 자체가 거대한 쇼핑 몰이였다. 수많은 젊음들이 바삐 움직인다. 우리는 오픈된 거리의 까페에서 한잔의 맥주로 가슴을 달래며 바삐 오고가는 알수없는 젊은 군중들의 모습을 보면서 덧없이 지나간 우리들의 젊은시간들을 추억해 보며 안타까웠다. 아직 버틸 힘이 있는 이 나이를 더 열심히 즐기자고 다짐하면서 내일을 약속한다. 오늘 여정이 미래를 살아가는 젊은 도시의 삶이라면 내일은 과거의 삶 역사의 현장 남한산성으로 행선지를 결정하며 한잔의 와인을 마시며 도시의 야경에 빠져들며 잠이든다.
5월28일 토요일 햇살 강한 더운날씨 6시30분 실내수영장 개장시간에 맞추어 입장하였다. 이것이 호캉스의 멋인가 하며 둘만이 즐기고 있는데 친구 부부가 입장하였다. 전용 수영장에서 공동 수영장으로 바뀌었지만 함께 즐기는 이 기쁨을 공유할 수 있어서 더욱 신이났다. 간단하게 아침을 해결하고 남한산성으로 향하였다. 병자호란의 아픈 역사가 전해지고 있는 현장 이다. 나라의 힘이 약하여 청나라에 굴복한 인조대왕의 슬픔이 아련하게 전달 된다. 47일 간의 항전 끝에 끝내 항복하러 가는 행차에 패전국 왕이 어찌 감히 높고 큰 대문인 남문으로 출입하느냐 하여 가장 낮고작은 서문을 통과하여 삼전도(현 석촌호수)에 와서 세번 무릎 꿇고 아홉번 절하게 하였다는 이야기에 가슴 깊은 곳에서 분노의 아우성이 끓어 올랐다. 현세에 이르러 우리는 경제 발전으로 국격이 높아 졌지만 중국의 저 많은 인구들과 동북공정이라는 저들의 역사 왜곡에 어쩌지 못하는 현실에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 남한산성 행궁 관람을 마치고 삼성동 코엑스 옆 인9호텔에 여장을 풀고 항상 인구에 회자되고있는 봉은사 절 관람을 하였다. 코엑스 전시관 지하도시의 화려함에 감탄하며 방황하다 그 유명한 별마당 도서관에 이르렀다. 어마어마하게 진열된 책들을 보았다. 고개를 젖히고 꼭대기를 바라보는 나의 모습은 틀림없는 촌부였다. 2017 미쉐링 선정 간장게장 식당에 들려 조촐하면서도 맛갈 난 저녁식사를 하고 호캉스를 위하여 호텔로 향했다. 젊은이들의 호캉스와는 완전히 다른 우리들 만의 여행이다. 호캉스가 무엇인지 잘 모르는 우리는 결국 하룻밤 잠자리를 위하여 비싼 호텔을 이용한 것이다.
5월29일 토요일 햇살 강한 무더운 날 호캉스라는 미명아래 행동에 옮겼지만 무지함만 느낀 허무한 여행이다. 곤지암 화담숲을 향하였다. 곤지암 리조트와 함께 자리한 아름다운 숲이였다. 큰 기대없이 찾아든 곳이기에 오랜 여정의 끝이라 몸이 천근 만근이다. 슬렁슬렁 담소나 나누며 한가로이 걷노라니 저점 더 매력적이다. 이끼 숲을지나 자작나무 숲을 느끼며 점점 빠져든다. 소나무정원을 거닐면서 탄성이 저절로 나온다. 소나무의 기형적 성장이 예술로 탄생되는 그런 현장이다. 신이 만들어 놓은 자연이 최고의 아름다움이라고 생각하고 살아온 삶이 바보스럽다. 아름다움에 도취할 즈음에 작은 조각상이 보인다. 이 화담숲의 주인이며 전 LG그룹의 회장이였던 화담 구본무님의 조각상이다. 훌륭한 경제인으로 만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멋진 감성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감사함을 느끼며 걷던중 한국 정원 담길을 걷게 되었다. 이름 모를 아름다운 꽃들이 만발하고 오래된 분재가 도열해 있는 정원을 걸을때 나는 천상낙원을 거니는 신선이 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여행의 피로가 일순간에 사라져 버렸다. 이럴 수 도 있구나 이제 여정의 막바지로 여주에 있는 영릉으로 향한다. "나랏말ㅆㆍ미 이호 듕귁ㅎㆍ야" 어린 백성을 위하여 한글을 창제하신 위대하신 세종대왕 능을 참배하러 갔다. 이어 옆에 있는 또 다른 영릉을 찾았다. 우리는 순간 깜짝 놀랐다. 어제 인조대왕의 삼전도굴욕을 들으며 분노 하였던 그 울분이 다 식기도 전에 병자호란때 청나라에 인질로 끌려갔다가 돌아와 나중에 대왕이 되시어 북벌정책을 펼치다가 일찍 돌아가셔서 뜻을 이루지 못한 효종대왕릉이였다. 하루 사이에 아버지와 아들의 사연을 듣고 삭히지 못한 이 노여움을 어찌 하여야 한단 말인가. 미래의삶과 과거의 삶을 교훈 삼아 오늘 하루도 후회 없도록 노력하자고 다짐하며 여정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