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제목을 보시고 '어? 누구 얘기지? 인성 영준? 동근 태우?' 죄송하지만... 연기자가 아니라 피디 두 사람, 권익준 김민식 이 두 남자 얘깁니다. 김새는 분들 많을 거에요... 조인성 김영준 킹카 브라더스도 아니고... 무슨... (그래요, 우리 주접이에요.)
뉴논스톱 끝나고 자막올라갈때 연출에 나란히 이름이 오르는 두 사람... 회사 입사 선후배, 사실 익준형은 하늘같은 선배에 매주 다섯편의 대본을 만드는 분이고, 저는 형이 만드는 다섯편 대본에 그림으로 살을 붙이는 사람입니다. 당근 두 사람 친해야 겠죠? 친합니다. 많이요... 회의실에서 제 별명은 사모님입니다. 무슨 내조하는 아내처럼 익준형이랑 붙어 다닌다고...
요즘 뉴논스톱, 잘 나간다고들 합니다. 주위에서 좋겠다고 부러워도 합니다. 당장 월욜 MBC 창사기념식에서는 익준형이 공로상받고, imbc 홈피에는 민시기가 창사 기념 인터뷰도 하고, 담주에는 문화방송 사우회에서 주는 올해의 PD, 머 그런 상을 둘이서 공동수상하고...
요즘 회의실은 쏴!의 연속입니다. (사실 상금받은거 쏘다보면 적자라고 투덜댑니다.) 프로그램 뿐만이 아니죠. 경리미가 개인적으로 약간의 구설수에 오르긴 했지만, 전체 팀 분위기도 좋습니다. 뉴논에서 마음먹고 밀었던 나라의 '고백'의 방송 3사 가요프로에서 1위를 했습니다. 조인성군의 '피아노', 시청률이 나날이 오르고 있습니다. 양동근, 김영준 다들 영화찍느라 난리입니다. (어제 영준군이 볼에 붙인 반창고, 영화찍다 생긴 영광의 상처랍니다.) 이젠 신인들도 많이 살아나고 있습니다. 다빈이... 피아노치는 연기에서 보듯이 코믹 연기가 물이 올랐구요. 태우 역시 뉴논의 패밀리 분위기에 많이 익숙해졌습니다. 뉴논의 비밀병기 김정화는 이미 cf계의 찬란한 신성으로 떠올랐습니다.
이제 이렇게 수확이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어낸 권익준 김민식... 두 사람은 아주 행복하겠지요?
실상은 별로 그렇지 않습니다. 이 두사람... 만났다 하면 투덜대는게 생활입니다. "형, 요즘 우리 대본, 심심해. 자기복제가 너무 많아...자꾸 질질 끌구..." "야, 이제 진짜 대본쓸래야 소재가 없다.. 소재가 없어...아, 요즘 스튜디오 연출이 좀 성의가 없어보여?" "무슨 소리야, 형. 애들 스케쥴이 얼마나 바쁜데, 없는 시간 쪼개서 찍느라 머리 빠지는구만..." "아니, 언제는 다들 신인이라 여유있게 찍자고 애들 모아놨더니만..." "형, 이제 걔들 신인아냐. 다 스타야. 사람들 뭐라는줄 알어. 저런 쟁쟁한 스타들 모아놓고 대박못내면, 저것들이 바보탱이들이지.... 그래." "아, 인생... 언제는 캐스팅 후지다고 딴지걸던 사람들이, 요즘은 애들 못빼내가서 난리니..." "인성이 이제 다시 연기톤 눌러줘야되는거 아냐?" "왜? 코미디하는거 재밌잖아?" "아, 그래도 아껴야지." "인성 경림 앞으로 무슨 얘기하냐?... 둘이 닭살떠는것도 한계가 있고." "정화한테는 대본 리딩할 때 어떻게 톤을 잡아줘야 될 지 정말 고민돼. 이건 머, 확실한 캐릭터가 없으니까." "하긴 손맵고 터프한건 그냥 잔잔한 소재는 되어도 사람의 색깔을 규정하는 건 아니니까." "걔는 쎈 멜로를 한번 해봐야 겠어." "아, 내년 4월까지 무슨 얘기로 끌고가나..." "회사에서 후속은 준비한대?" "늬들이 알아서 해라 그러던데?" "이런, 그렇게 한없이 늘려놓고 나중에 재미없어지고 시청률 떨어지면 우리 둘이 다시 독박쓰겠구나. 인생..." 투덜투덜...
보다못한 작가들, 한마디합니다. "감독님들, 그렇게 궁상떨지 말고 잘나가는 프로 피디답게 여유들을 좀 가지세요.요즘 그래도 우리 프로 인기있잖아요?" "여유? 여유가 어딨어. 지금도 벌써 뉴논 재미없다는 얘기가 올라오기 시작하는데... 인기? 그거 다 소용없어. 조금만 재미없으면 채널 팍팍 돌아가는거 몰라?" "그렇다고 이제와서 다시 황당한 엽기 코미디하는건 그렇잖아? 겨울에는 멜로라인이 최고라니까..." "아, 미치겠네... 하필 유승준은 또 거기나오냐? 우리꺼 좀 나오라니까... 도와주는 사람이 하나도 없어요." "인생이 그렇치 머." 다시 투덜투덜...
불쌍하죠? 두 남자 이야기? 저희요, 캐릭터가 좀 그래요. 워낙 찬밥 취급을 오래당했걸랑요. 가문의 영광, 점프, 구논스톱... 이거 다 익준형이 연출 제가 조연출... 그렇게 만들며 회사 안팎으로 온갖 수모를 겪으며 살아와서... 저희는 알거든요. 세상에 아군은 별로 없다는거... 절대 방심하면 안된다. 인기는 물거품, 한 칼에 간다. 스타, 없으면 프로그램이 망한다. 스타, 만들면 뜨고 나서 도망간다. 스타파워 너무 믿지 말자. 끊임없이 신인을 키우자. 시청자, 너무 믿으면 안된다. 재미없으면 바로 채널돌아간다. 커플, 안되면 맺어주라고 난리치고, 맺어주면 재미없다 난리치고... 쿨한 커플보고는 재미없다. 닭살 커플보고는 재수없다... 회사, 마찬가지지. 재미없으면 조기종영해버리지. 재미있으면, 끝없이 방송 늘이라하지 결국에 질질끌다 막판에 망하면, '참 괜찮은 프로였는데, 피디가 질질 끌다가 망쳤어,' 도리어 욕하지...
형, 우리 인생은 왜 이렇지? 사는게 그런거지, 머... 투덜이 브라더스 계속 주접을 떱니다... 지켜보던 작가들도 그냥 포기하고 말지요. '그래, 워낙 음지에서 서자 취급받으며 살던 사람들이니까. 에유, 냅둬라 냅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