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6.장수마라톤 안가본사람은 모르죠..얼애나 조은지..
그 후기의 공모최우수작을 소개함니다...
가을비에 장수사랑은 깊어만 가고...........(박문수)
정보의 바다 인터넷의 마라톤 코너에서 제 1회 장수 마라톤대회가 개최됨을 알았고, 금번대회는 의암 주논개 탄신 428주년 대축제 기념일을 통하여, 전국의 풀뿌리 마라토너들을 초청하는 처녀대회라 생각하니, 10월의 빡빡한 달림이의 스케줄 가운데서도 선뜻 대회신청을 했다.
나에게 장수는 향수를 느끼는 고장이며, 동심의 추억이 베어있는 남다른 곳이다.
일찍이 일제시대에 집안어른이 장수군일대에서 독립운동을 하였던 곳이라 언제나 나는 조상의 얼을 남달리 느끼곤 한다. 그러니까 내가 논개 사당을 처음 다녀간 것은 대성초등학교 3학년 때의 일이다.
산골소년으로 해마다 열리는 장수 주논개 탄신일의 대축제는 어린 나이에도 관심이 있어서 무작정 집에는 이야기하지 못하고 친구 3명과 같이 걸어서 3시간 거리인 논개 사당으로 향했다. 단 한번도 가본 적이 없는 비포장길과 오솔길을 따라 개구쟁이 소년들이 몰려간 그곳은 엄청난 이상의 세계였다.
너무나 즐거운 나머지 배가 고픈 줄도 모르고, 시간가는 줄도 모르다가 구경을 마치고 되돌아 갔다. 너무나 배가 고파서 고랭지 채소인 무우를 뽑아서 하나씩 먹으니 그 맛이란 꿀맛이 따로 없었다. 밤 9시가 되어서야 대성고원을 지나 마을로 들어서는데 개구리소년이 따로 없었다. 돌아오지 않는 아이들을 동구 밖에서 기다리시는 부모님들이 저 멀리서 보였다.
가난하게 살던 처지라 구경한번 갈 수 없었던 그때 그 시절의 부모님의 심정을 어린 나이에 이해하지 못했다. 이젠 그때 그 시절을 성인이 되어 부모가 되어보니, 부모님의 그때 그 심정을 알 것만 같아서 부모님의 참사랑 앞에 눈시울이 붉어지는 것 같다. 내심 미안하고 꾸중도 들었지만 백문이불여일견이라고 하였던가 나는 그렇게 장수 주논개 탄신일을 맞이하였다.
다음해 초등학교 4학년 겨울 방학때 부모님은 자녀교육을 위해서 우리 가족의 삶의 터전을 전주로 옮겼다. 아! 그리운 친구들아. 내가 태어난 고향! 나는 한없이 울고 밤마다 고향하늘을 꿈꾸었다.
지금의 나는 30대 중반의 청년으로 성장했다. 결혼도 하였고 예쁜 딸아이도 있는 그저 평범한 직장인이다. 나는 공업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거제도의 조선업의 설계직에 종사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야학하여 야간대학도 졸업하였다. 배우지 못하고 가르치지 못한 부모님의 한과 나 자신의 성장을 위한 결실을 거뒀다.
요즈음 마라톤 붐이 일었다. 나의 마라톤의 경력은 1년이다. 회사의 종합검진에서 폐에 종양이 의심되니, 정밀진단을 받아보라는 청천벽력같은 의사의 소견이 나왔고, 순간 나는 넋이 나갔다.
폐암은 발견이 되면 때는 늦은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서, 격주 휴무일을 통해서 종합병원에서 C/T촬영을 한 결과 핏줄이 종양으로 보였다는 어이없는 오진이 나온 것이다. 이거 누구에게 따질 수도 없고, 하지만 좋게 생각했다.
바쁘게만 살아오다가 건강에 소홀한 것이 아닌가하여 달림이가 되었다.
작년 11월 11일 제1회 순천 남승룡선생 추모 하프마라톤대회에 처녀출전 했다. 결과는 1시간 20분대의 주자가 되었다. 그 이후 경남권 대회와 전라도권의 대회에 하프마라톤 10회와 풀코스 1회를 출전했다. 마라톤은 체험학습이다. 학습이 없이는 좋은 결실이 없음을 마라톤 매니아님들은 그 누구보다도 잘 아시리라 믿는다. 나는 마라톤을 사랑하는 달림이가 되어가고 있는 초년생이다.
그곳에는 팔도사나이가 있고, 보람이 있고, 지역감정도 없고, 순수한 열정이 있을 뿐이다. 매니아는 백발의 노인부터 유아까지 오직 하나의 목표를 향해서 달려가는 동반자다. 낙오자가 있을 수 없고, 자기반성과 더불어 자신의 체력과 환경에 맞는 달림이가 되어야 된다고 본다.
이제 나름대로 경험한 장수마라톤 하프코스를 분석해 보았다.
충절의 고장 장수논개 마라톤 하프 코스는 해발 400 ~ 500여 미터의 고산지대에서 열리므로 마라톤 매니아의 심폐기능 증진과 경기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본다. 천혜의 자연경관을 따라 달리는 힘찬 출발이 시작된다. 대회장에는 몬주익의 영웅 황영조님과 김완기 선수도 보인다. 기록보다는 자신의 건강을 체크하는 계기가 되어야 하고, 마라톤 매니아 여러분 즐겁게 다녀오시라는 방송이 시작되었다.
출발 ~ 5km
스타트-> 장수중-> KT장수지점-> 우체국-> 농협 하나로 마트-> 장수의료원-> 장수 하수처리장 시설현장-> 타루비앞
운동장 본부석 맞은편에서 출발하여 정문으로 빠져 나와 좌회전하면 장수시내로 접어드는데 평지길이라 어려움이 없다. 그러나 장수의료원 지점의 공사가 진행되고 있어서 도로가 불편하였고, 이어서 계속 이어지는 하천을 따라 평지길이 나온다. 결실을 앞둔 황금들녘은 고향의 향취를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다. 초보자 매니아들이 무리한 스피드로 가다보면 후반 레이스에서 상당한 고통을 겪고 하체가 풀려 완주에 무리가 있을 것 같아 보이고 빗줄기는 계속 온몸을 식혀주고 있어서 갈증을 풀어주었다.
5 ~ 10KM
월곡승마장 -> 천천초교 -> 반환점
이 구간은 거의 직선도로이다. 몸이 풀어진 상태에서 속력을 내어보는 이상적인 코스라 생각된다.
중간지점에 약간의 경사지도 있으나 무난하다. 이 만큼 좋은 코스는 별로 없는 것 같다. 매니아들은 반환점까지 가는 동안 자원봉사자와 장수군민들의 응원소리에 힘겨움을 달랠수 있을 것 같고, 완벽한 도로 통제로 자신의 현실과 미래를 위해서 얼마나 강해지고, 노력해야 하나를 생각할 수 있는 코스라 보아진다.
10 ~ 15KM
반환점 -> 월곡초교
반환점이 있는 곳은 진안 전주로 진입하기전의 도로 끝이므로 평지길이라 다시
힘을 모아 힘찬 전진을 하기에 충분하다. 아직도 빗줄기는 내리고 있었다. 자원봉사자의 수고와 노력에 감사함을 느끼며, 반환점 통과 확인 손목띠를 손목에 차고, 물과 바나나가 준비되어 있음으로 적당히 보충하며, 다시금 힘찬 출발이다. 반환점의 시간을 반드시 확인하고, 목표시간을 맞추어서 후반 레이스에 집착한다. 빗줄기가 약해진 것 같다. 신명나는 꽹과리소리는 정말 일품이고, 좋았다. 힘이 난다.
반가운 매니아님들이 서로 인사를 나눈다. 저마다 하루전이나 새벽에 이곳에 도착한 마라톤을 사랑하는 정성으로 참석한 매니아님이기에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자랑스럽다. 그리고 감사한다. 빗줄기는 계속 이어지고, 황금 들녘과 무언의 대화를 하며, 달리는 순탄한 코스라 보아진다.
15 ~ 20KM
월곡초교 -> 장수 하수처리 시설현장 -> 장수공설 운동장
1 KM 마다 거리의 확인 알림판이 있어서 참 좋은 것 같다. 이점은 매니아들이 칭찬할 만하다. 나는 이날 시계도 없이 안경도 없이 준비되지 못한 마음으로 레이스에 임했다. 시력이 좋지 않아 안경을 착용하신 매니아님들은 많은 고통이 있을 것 같다. 하지만 하늘을 원망할 수는 없는 것이기에 긍정적인 사고가 필요하다.
이제부터는 집중력이다. 평지에서는 자세를 가다듬고, 몸의 중심을 허리 위에 두고, 눈의 초점을 전방 20 ~ 30m 두고 레이스 한다. 언덕길에서는 몸의 중심을 허리에 두고, 눈의 초점을 전방 2 ~ 3m 앞에다 둔다. 이때에 보폭은 짧게 하고, 스피드는 올려야 되며, 손의 위치는 허리와 다리를 도와 주어야 하므로, 허리의 약간 아래에 두어서, 노젓듯이 젖어주고, 마음속으로 하나둘 하나둘 하면서 언덕길의 레이스에 임한다는 것을 정보와 현장체험 학습을 통한 자료이다.
이쯤의 거리에 오면 저마다 힘이 든다. 하지만 문제될 것은 없다. 정신력과 집중으로 포기하지 말고 마음속에 골인지점을 생각하자. 가족을 생각하자. 그리고 마지막까지 힘내세요. 격려해주는 자원봉사자와 시민들을 생각하면서 여유있는 자세로 언제 어느 대회든지 마지막에는 웃으면서 힘차게 들어오는 마지막의 힘을 발휘해야 한다.
나는 항상 모든 대회에 마지막에 들어올 때는 힘찬 레이스를 시도한다. 이것은 마라톤의 근성과 습관이다. 다 왔다고 느긋해진다면 매사에 추진력이 약한 자신을 발견할 수도 있음으로 개선해야 되며, 출발 전에 1 초를 아끼는 마음의 자세가 골인지점에서는 더욱 값지다는 것을 알아야 기록은 갱신할 수 있다고 본다. 드디어 골인이다. 파이팅!
칩을 반납하고 기념메달과 기념품도 받았다. 너무 무거워서 약간은 허리가 삐끗할 수도, 식권도 받고, 사과와 배의 시식회도 있고, 국수도 주고 두부맛도 볼 수 있고, 우천시에 열린 대회 치고는 정성이 깃들어 있다. 갈증 및 배고픔은 이내 온데 간데 없다. 반가운 매니아님들도 보여 인사도 했다.
1회 대회로는 무난하고 잘한 대회라 생각도 되지만 마음 아프신 분들도 있는 것 같다. 토론방의 내용을 보고, 주최측에서 약간의 개선이 되면, 전국 어느 대회에 뒤지지 않을 수 있다고 본다.
한가지 여담이지만 나는 사랑스러운 6살 짜리 딸아이가 있다. 딸애는 바로 나의 코치다. 운동을 하다가 집에 가면, 엄마보다 더 핀잔도 주고 사랑도 준다. 약간 피곤한 내색을 하면, 달리기를 많이 하니까 그런다고 잔소리고, 주말에 시간 좀 나면 운동을 안한다고 야단이다. 하지만 정작 대회에 나가려고 출입문을 나서는 날에는 아빠 "오늘도 꼭 금메달 따오세요." 파이팅! 한다. 사실 나는 이 한마디에 그간의 피로가 싹 풀린다. 그리고 가족의 참사랑을 느끼면서 대회에 출전하곤 한다.
10월 3일 제3회 통영하프마라톤을 참가하고, 일기도 고르지 않는 가운데 3일만에 치뤄지는 대회라서 사실 많이 걱정도 되었다. 하지만 나는 춘마대회를 위해서는 소리없이 움직여야 된다고 생각했다. 많은 마라톤 매니아 선후배님들도 그러하지 않을까 생각이 된다.
나는 나름대로 제1회 장수논개 마라톤의 소감과 우리가 공감해야될 내용을 실어보고자 한다.
그 옛날 주논개님이 임진년 국난에 왜장의 허리를 열 개 손가락에 옥반지를 끼고 진주성 남강에 투신할 때 님은 한번 가면 살아서 돌아올 수 없는 길이 된다는 목표와 도전이 있었다. 죽음으로 이 민족에게 조선여인이 보여준 충절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진리이기에 변하지 아니하고 우리는 그 죽음을 기리며, 숭고한 정신으로 승화시켰다. 또한 일제시대에 장수군일대에서 독립운동을 전개하다가 일제의 총칼앞에 쓰러져간 독립투사들의 혼이 깃들어 있는 고장인 장수를 우리는 잊어서는 안된다.
그 참뜻을 살리려고 전통성을 찾고자 이번 제 1회 장수논개 마라톤을 개최한 것이라고 보여진다.
우리는 환경에 사로 잡히다 보면 큰 뜻을 저버리고 그저 이기주의 및 개인주의로 모순을 저지르지나 않나 생각해 보아야 한다. 이제는 스포츠 외교를 통해서 한·일 월드컵과 아시안 게임을 통하여 끊임없이 한 민족의 위상을 드러내려고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모든 체력의 근본인 달림이 매니아의 정신은 이곳 장수에서도 발견할 수 있었다.
마라톤 매니아는 장애자도, 피해자도 아니며, 더욱더 강해지려고 노력하는 체험학습의 훈련생들이다. 각자의 주어진 환경에서 프로가 아닌 아마추어의 정신으로 소리 없이 움직이는 풀뿌리 마라토너의 근성을 보이는 사람들의 모임 그 자체이다.
대회를 평가한다면 대회 코스는 A급 코스다. 단, 처녀대회이고 악천후 대회였기에 서로가 문제점이 있었다. 우리는 자원 봉사자님들과 전북마라톤의 발전을 위해서 노력하는 전주마라톤 회원님들의 정성. 그리고 시민 앞에 먼저 고마움과 칭찬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번 대회는 상술적인 대회도 아니다. 스피드칩과 대회운영에 문제점은 개인적으로 보면 불성실한 운용이라 볼 수있으나, 이러한 문제는 제 2회 대회를 더 잘 준비해서 손님맞이에 최선을 다해달라는 격려의 목소리가 되어야 한다.
우리의 목표는 달리는 것이다. 그 정신을 소중히 하여야 한다. 잡음이 많으면 해결책도 어렵고, 바른 전통을 세우는 데도 문제가 된다. 장수마라톤이 국내외에 알려져서 우리 형제자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경제가 어려운 고장이 아닌 잘사는 고장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정성을 드려주는 마음이 결실이 필요하며, 세계의 5색인종이 몰려드는 대회의 그날까지 우리는 노력해야 할 것이다.
농업과 장수사과와 석기산업 그리고 축산업에 의존하는 작은 소도시에 우리는 경적을 울려 장수의 성숙된 미래를 바라보며, 힘차고 희망찬 레이스를 펼쳐야 할 것이다.
금번 대회를 위해서 물심 양면으로 고생하신 장수군민과 군수님. 그리고 고마우신 전주마라톤 회원님과 자원봉사자 여러분과 교통지도를 위해 수고하신 해병전우회 및 경찰관과 레이스에 동참해주신 선후배님께 진심 어린 감사를 드린다.
제 2회 대회에서는 날씨도 좋고 산고수려한 단풍과 황금들녘을 바라보며, 충절의 고장 장수의 이미지가 더욱더 부각될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제1회 대회에 참석하신 마라톤 매니아님들의 즐거운 삶과 긍적적인 사고로 어디서든 행복하시고 좋은 추억의 장으로 기억되기를 바라며, 수기의 졸필을 마무리 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