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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책방에 들렀습니다. 제목에 ‘뇌’라는 말이 들어 있는 책들이 정말로 많더군요. ‘두뇌한국’이니 ‘BK21’이니 하는 말들을 우리가 자주 듣게 된 것도 벌써 5년 전이니 그럴 만도 하겠지요. 하지만 뭔가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뇌’를 이해한다는 것은 곧 ‘인간’을 이해하려는 것인데, 정작 인간에 대해서 말해주는 글은 찾기 어려웠습니다.
이러한 뇌기반교육은 두 종류의 지식 위에 서 있습니다. 한 축은 우리의 뇌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한 지식의 축이고 다른 한 축은 우리의 뇌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한 지식의 축입니다. 뇌호흡(Brain Resperation)의 창시자인 이승헌 박사의 개념을 빌어 표현하면, 한 축은 뇌가 발달한다는 것의 의미에 대한 철학적 지식, 즉 ‘뇌철학’이라 명명할 수 있는 지식의 축이고, 다른 한 축은 뇌가 효과적으로 발달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에 대한 지식, 즉 ‘인간학기술(Human Science Technology; HT)’이라 명명할 수 있는 지식의 축입니다. 삶의 주체는 어느 누구도 아닌 바로 ‘나’입니다. 뇌기반교육은 바로 이 ‘나’를 중심으로 뇌와 앎과 삶의 관계를 밝히고 향상해 나가고자 합니다.
오늘은 먼저 뇌기반교육의 이해에 앞서 뇌와 교육에 대하여 우리가 가지고 있던 생각들을 정리해 보기로 하겠습니다. 먼저 하나의 질문이 있습니다. 인간의 뇌는 무엇이라고 규정할 수 있을까요? 즉각 떠오르는 답은 사고의 도구 혹은 생각주머니라는 답입니다. 그런가하면 내 몸의 일부라는 답도 생각납니다. 더 깊이 생각하면 뇌는 나 자신이라는 답도 가능합니다. 우리 인간의 사고능력은 워낙 다른 동물에 비해 출중합니다. 그러기 때문에 주로 뇌의 바깥쪽에 있는 신피질의 기능에 초점을 맞추어 사고의 도구나 능력과 관련시켜 이해하는 경향이 지배적입니다. 하지만 뇌는 내 몸의 일부이면서 동시에 나의 의식과 행동과 존재를 관할하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뇌는 곧 나 자신과 같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뇌가 우리 자신이라는 말의 의미를 좀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뇌는 우리 인간이 가진 아주 유용한 도구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뇌는 우리 인간이 만든 어떤 기계장치보다 정교하고, 그 기능 메커니즘은 수억 년에 걸쳐 형성되었습니다. 우리 뇌는 두 주먹을 마주 댔을 때와 비슷한 크기입니다. 뇌는 몸무게의 2퍼센트, 신문지 한 장 정도의 표면적, 한 되 정도의 부피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소우주라고 일컬어질 만큼 무한한 능력과 복잡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 인간은 다른 동물들과 비교했을 때 신체에 비하여 큰 두뇌를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오렌지 껍질 두께로 두뇌를 감싸고 있는 대뇌피질은 수많은 주름들로 이루어져 있고 신경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대뇌피질의 신경세포들은 모두 합하면 거의 백만 마일에 이르는 신경섬유들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와 부위들 때문에 뇌는 학습에 유리한 놀라운 융통성을 보입니다. 서구에서는 인간의 사고능력에 초점을 맞추어 뇌의 기능을 이해하려는 이론적 모형이 거의 2천년 동안 지속되었습니다. 여기에는 뇌가 수압계처럼 기능한다거나 마법의 베틀이나 도시의 배전반처럼 기능한다고 보는 견해가 있었는가 하면 컴퓨터에 비유하여 그 기능을 이해하려는 시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뇌는 사고능력의 수단인 동시에 우리 자신이 지각하지 못하는 여러가지 앎과 행위의 원천이라는 사실이 점차 드러나게 되었습니다.
두 번째로 살펴볼 질문은 우리의 관심사인 교육과 관련된 것입니다. 먼저 뇌 기능과 관련된 사실부터 살펴보겠습니다. 뇌를 이루는 기본 단위는 작은 신경세포들(뉴런neuron)입니다. 뇌가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는지 아닌지의 여부는 뇌의 용량이 얼마나 큰가, 또 신경세포가 얼마나 조밀하게 있는가와 별 상관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뇌의 기능은 신경세포들끼리 서로 정보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밖으로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신경세포들은 경제적이면서도 정확하게 서로 연락을 하기 위해 튼튼하고 복잡한 회로망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신경세포들은 시냅스라는 독특한 연결고리를 이용합니다. 각 신경세포가 몇 천 개의 시냅스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뇌 전체는 수조 개의 시냅스를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신경세포 회로망을 통하여 우리의 뇌는 엄청난 속도로 정보처리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잘 기능하는 뇌란 곧 잘 발달된 신경세포 회로망을 가진 뇌라고 바꾸어 말할 수 있습니다. 한 가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뇌 기능의 발달 여부는 인간 사회와 지구 생태계를 관통하는 보편적인 가치에 의해서 결정된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끊임없이 노력을 한 결과, 굉장히 도둑질을 잘 하게 되었다고 합시다. 뇌 기능의 발달이라는 점만 주목한다면 이 사람은 분명히 특정한 능력을 계발한 것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회의 많은 사람들은 이러한 능력을 키우는 것을 바람직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이러한 능력을 줄이고자 노력할 것입니다. 따라서 뇌 기능의 발달은 사랑, 자유, 평등, 평화 같이 인류가 추구하는 보편적이고 긍정적인 가치를 키우는 방향을 향해야만 합니다. 다음으로 아무리 발달된 신경세포 회로망을 가진 뇌라도 건강 상태가 좋지 않다면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없습니다. 뇌가 원활하게 기능을 유지하려면 몇 가지 화학물질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뇌과학자들은 이러한 화학물질의 수준이 부적절한 사람들이 주의산만이나 동기저하 또는 폭력성을 보인다는 사실을 꾸준히 밝혀 왔습니다. 이는 화학물질의 수준을 적절하게 유지할 수만 있다면 학교와 사회생활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뇌의 기능을 향상하는 새로운 약물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어서 1990년대는 이른바 ‘화학적 학습자’의 출현으로 기억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미국에서는 두뇌를 개조하려는 약물, 두뇌 관련 음식, 집중력을 높이는 약을 생산하는 기업체가 이미 10억 달러 규모의 세계적인 기업체로 성장하였습니다. 이제 인류는 머지않아 뇌 기능을 향상하는 물질들을 복용하거나 섭취하는 것을 하루 일과로 삼을지도 모르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뇌의 건강을 위해 약물보다 더 중요한 것은 뇌가 혈액과 영양을 충분히 공급받고 제대로 휴식을 취하며 스트레스를 이기는 힘을 기르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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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www.brainmedia.co.kr
첫댓글 ‘나쁜 뇌’를 가진 사람은 아무도 없고, 다만 ‘나쁜 교육’이 존재할 뿐.. 좋은 게시물이네요 잘 보고 갑니다
좋은자료네요 감사! 스크랩해갈께요 ~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퍼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