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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인성 질환(psychosomatic)이란
심인성 질환은 증세를 가지고 있고 병원에서 종합 검진을 받은 결과 신체적인 이상이 있는 경우를 말합니다. 위궤양은 위에 궤양이 생기고 신경성 고혈압은 실제로 혈압이 올라갑니다. 신체적인 이상이 생겨난 것입니다. 그래서 질환이라는 말을 붙이고 있습니다. 심인성 질환은 치료 시에 약물에는 잘 듣지 않습니다. 원인이 심리적이기 때문에 심리적인 원인을 제거하지 않으면 약물 복용으로 일시적으로 약간 호전 되지만 재발하기 때문에 병을 완치할 수가 없습니다.
심인성 질환 장애란 실제로 생리적 장애가 나타나는 질병으로 심리적 상처와 환경적 스트레스에 의해서 가중되며 주로 심리치료에 의해서 회복 됩니다.
프로이드는 심인성 질환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프로이드의 제자들이 신체적 질병과 심리적인 요인 사이에 대한 연구에서 심인성 질환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최초에 "심인성 질환"(psychosomatic)이라는 용어를 쓴 사람은 영국의 작가인 콜레리지(Coleridge) 였습니다. 그러나 의학에서 이 용어를 처음 쓴 사람은 100전 독일의 의사인 헤인로스(Heinroth) 였다고 내과 의사이자 정신분석학자인 테일러(Taylor, 1987)가 밝히고 있습니다.
프로이드의 제자인 내과 의사이자 정신분석학자인 던바(Dunbar)가 1930년대에 성격과 질병과의 사이에 관계를 발표한 논문에서 야심적이고 경쟁적이고 적대적인 사람이 심장마비에 잘 걸리고 내성적이고 완벽주의적이고 감정 표현이 억제된 사람이 암에 잘 걸린다는 논문을 발표 하였던 것에서 본격적인 정신분석 학자들의 연구가 시작된 것입니다.1940년대에 의사이자 정신분석학자인 프로이드의 제자인 프랭크 알렉산더(Frank, Alexander)가 7개의 심인성 질환을 발표 하면서 심인성 질환 의학이 본 궤도에 들어서게 되었습니다. 1950년대 심인성 질환 의학은 확고하게 뿌리를 내리게 되었습니다. 로즈맨과 프레드맨(Roseman, Friedman,1959)은 타입 A형 성격에서 타입 A형의 개인은 지나치게 경쟁적이고 공격적이고 참을성이 없이 시간에 급박하게 쫓기는 사람들로써 지속적으로 타인으로부터 인정 받으려는 욕구와 개인적인 성취 욕구가 강한 사람이어서 늘 예민한 긴장 상태에 있고 근육의 긴장, 말이나 행동을 빨리빨리 하는 경향이 있어서 스트레스로 인한 질병에 잘 걸린다고 보고하였습니다. 반슨(Bahnson, 1981)은 암에 잘 걸리는 성격 특징을 부인, 억압, 감정의 배출이 부진하고 자기 표현이 적고 다른 사람과 대화가 적고 사회의 규범에 엄격하게 따르고 강한 내면적인 자기 컨트롤이 강한 사람이라고 보고했습니다. 더구나 합리화와 부인을 즐겨 이용함으로써 암 환자들은 조기 치료와 조기 발견의 기회를 놓치게 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심인성 질환은 영어로 psychosomatic이라고 부릅니다. 우리말로 정신 신체 의학으로도 불리고 있습니다. 1950년대에 심인성 질환 의학 협회가 설립되고 심인성 질환 연구 논문집이 발간되기 시작했습니다. 대학에 심인성 질환 의학 학과가 설치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정신신체의학(psychosomatic medicine) 혹은 행동의학(behavioral medicine) 혹은 심리 의학(psychological medicine)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1980년대에 들어와서 심인성 질환 의학은 확고하게 심리적, 생리적, 사회적 기반에 근거를 둔 모델로 발전 하였습니다. 이 모델은 모든 질병은 생물학적인 요소들과 심리학적인 요소들 그리고 사회학적인 요소들의 복잡한 상호관계 때문에 생긴다고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초기 이론가들은 심인성 질환을 특수한 성격 때문으로 보았습니다. 알렉산더(Alexander, 1950)가 특별한 무의식적인 감정 갈등들이 각종 질병들과 연결되어 있다고 주장한 반면에 그라함(Graham)은 특별한 태도들이 각 질병과 관계가 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한층 더 최근에 심리적인 요인과 생리적 요인들을 같이 포함하여 설명하고 있습니다. 두 요소 이론에 의하면 취약한 생리적 요인에 스트레스적인 이벤트가 가해져서 심인성 질환을 촉진 시킨다고 봅니다. 고로 개인의 생물학적인 취약성과 스트레스나 심리적인 상처가 심인성 질환의 필요, 충분조건으로 작용합니다. 생리적인 요소는 어느 특정 부위에 취약성이나 상처를 받을 위험성을 가지고 있어서 환경으로부터 스트레스가 가해지면 어느 한계선을 넘어서게 되면 심인성 질환이 발생하게 된다고 봅니다. 개인이 겪는 스트레스의 타입과 정도는 환경적 이벤트, 개인의 배움의 역사, 스트레스에 대응 능력들과의 상호관계에 의해서 결정된다는 것입니다.
사회적 요인과 심리적 요인들이 많은 질병을 장기화 시키거나 질병에 취약하도록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관찰에 근거를 두고 있는 학문이 심인성 질환 의학입니다. 왜 특수한 사회 문화적 요인들과 그리고 대인관계의 조건들과 변화들이 어떤 사람에게는 스트레스가 되고 어떤 사람에게는 스트레스가 되지 않는가? 라고 질문을 하게 됩니다. 이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서는 그 개인이 성장하면서 가지게 된 다양한 조건들 즉 지각 패턴, 발달의 여러 단계 등이 탐색 되어져야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인간이라는 동물은 항상 쉬지 않고 다른 인간들과 상호관계를 가지는 것은 물론이고 주위 환경과의 상호관계를 가지며 그들에게 반응하고 수정하고 선택하는 것을 한시도 쉬지 않습니다. 주위 환경에서 일어나는 이벤트들이나 변화들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의미를 부여하게 하고 마음에 영향을 미치게 되어 경험을 축적하게 하는데 기여합니다. 일상생활의 이벤트 속에서 인간은 심리생리적으로 반응합니다.
즉 정신을 한 곳에 모으거나 집중하거나 예민해 질 때에 자율신경과 호르몬적인 반응을 동반하게 됩니다. 심인성 질환의 측면에서 볼 때 많은 질병들은 취약성, 발병, 병의 지속에 심리적 요인과 사회적 요인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관찰에 근거를 두고 있습니다. 그것은 어떻게 인간이 역사를 변화 시키고, 정치, 사회, 문화, 대인관계 그리고 자신의 마음의 조건과 정신력을 변화시키기 위해서 적응해 왔는가? 와 관계되어집니다. 심리적 사회적 도구들을 통해서 적응이 성공한 경우와 적응이 실패 했을 대 사용되어진 수단들을 탐색 합니다.
최근에 심인성 질환 의학의 간단한 역사
던바(Dunbar)의 연구 이후 프레드만(Friedman)과 로즈만(Roseman)이 관상동맥 심장병에 대한 위험의 요인 중 성격 타입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이러한 사람은 시간에 쫓기고 참을성이 없고, 짜증적이고 내면적으로 억압된 감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성격적 특징과 질병 사이에 상관관계의 저변에는 어떤 사람들은 성격과 생리적인 점 때문에 병에 잘 걸리게 된다는 가설에 근거를 두고 있습니다.
많은 정신과 의사들은 7가지 질병은 심리적인 원인과 관계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레스크(Ruesch,1945)는 대부분의 환자들은 행동적이고 심리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음을 밝혀냈습니다. 유아적인 특징, 나이에 부적합한 의존과 수동성, 어린 아이처럼 생각하고 경직되고 자기 처벌적인 도덕 기준, 너무 이상적이고 비현실적인 야심, 삶의 경험을 통합하고 동화 시키는데 어려움, 안정된 사랑을 확보하는데 집착, 변화를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이 모자람, 좌절을 극복할 수 있는 기술이 부족함 등을 들고 있습니다.
데크(Deuch,1953), 그린크(Grinker,1953), 슈가(Schgur, 1953)는 고통을 받고 있는 성인 심인성 질환자들이 공통된 성격적 특징을 발표 하였습니다. 지속적인 무의식적 갈등 주로 초기 단계인 구순기와 항문기 단계의 갈등, ego 기능에 통합 능력이 부족함 그리고 발달 지연으로 환경에 적응이 어렵습니다. 위와 같은 연구들은 환자들이 생활 스트레스, 변화들, 위기 등을 극복하고 대응해 나가는데 문제가 있다는 가설을 제공해줍니다. 환자들은 두려움, 불안, 공포 등에 극단적인 감정으로 반응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학자들은 초기 경험들이 생리적인 발달을 저해 시키고 또 엄마와 자녀 관계에서 혼란을 강화 시킨다고 봅니다. 왜 어떤 사람들은 어떤 질병을 선택하느냐? 하는 것을 복잡하고 다양한 복합 요인들이 관계되어 있습니다. 생리적 요인, 면역 기능적 요인, 심리적 요인, 사회적 요인 등과 관계 되어 있습니다.
알렉산더(Alexander)는 질병과 관련된 갈등이 그 환자로 하여금 어떤 삶의 이벤트에 특별히 예민하게 반응하도록 만든다고 주장합니다. 예를 들어서 궤양성 대장염 환자는 어떤 것을 성취하려는 절망적인 투쟁에서 실패와 관계되는 경향이 많고 루마치스 관절염에 위험한 사람은 더 이상 다른 사람을 도와줄 수 없거나 더 이상 다른 사람을 좌지우지할 수 없을 때 잘 걸린다고 주장합니다. 고로 알렉산더의 견해에 의하면 이들 갈등들이 질병의 성향을 결정할 뿐만 아니라 촉진 시킨다고 봅니다. 이들 갈등들은 분노, 불안과 같은 감정들과 연관되어지고 자율 신경, 호르몬 조직을 통해서 해부학적으로 어떤 조직에 변화를 가져와서 병을 발생하게 된다고 봅니다.
어떤 학자들은 질병의 촉진 조건을 강조하기도 합니다. 살아가면서 겪는 여러 가지 변화들 즉 죽음, 결혼, 이혼, 출생, 가족 구성원들의 질병, 사회아 정치적인 변화 그리고 경제적인 성공과 실패 등이 개인에게 심리 사회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강조 합니다. 이 학자들은 어떤 이벤트의 대응이 성공했느냐 실패 했느냐가 어떤 질병이 나타날 것인가 않은가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라고 봅니다.
그린(Green,1958)과 스케메일(Schmale, 1967)은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 상실 즉 실제로 일어났던 상실이든지, 상상적인 상실 상실이든지, 예견된 상실이든지 간에 의미 깊은 애도를 주요한 요인으로 보았습니다. 상실감과 비통한 감정은 절망감과 구제 불능 감정의 복잡한 감정 반응으로 연결되어지고 결과적으로 자포자기 컴프렉스를 가져와 대인관계와 자아의 지각에 결정적으로 변화를 일으킨다고 봅니다. 심리적인 적응 실패는 결과적으로 자신을 돌보지 않게 되고 스트레스에 무방비 상태로 임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흄(Holms, 1967)과 라훼(Rahe, 1966)는 살아가면서 겪는 변화들 즉 이사, 죽음. 이혼, 직업 변경 등이 중복되어 일어나면 그 후에 반드시 질병을 가지게 된다는 가설을 내 놓았습니다. 그들이 연구에 의하면 환자들의 80%가 2년 동안 연속해서 큰 변화들을 겪은 사람들이었습니다. 2년 이란 기간 동안에 질병의 경중과 위기와 변화를 겪는 횟수는 서로 비례하는 것도 발견하였습니다.
사람의 자아(self)를 심리적 갈등의 주요 연구 대상으로 보는 시대는 지났다고 학자들을 주장합니다. 지금은 사람들의 행동은 넓은 의미의 사회 심리적 환경에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즉 유전적 성향, 유전적인 표현, 사회 환경의 상호작용이라는 복잡한 거미줄에 의해서 초기의 심리적 발달이 일어난다고 봅니다. 이들 상호관계 가운데 자라나는 어린이와 그의 가족들, 친구들, 그가 살고 있는 사회와의 사회 문화적인 관계가 일차적인 요인이 된다는 것입니다. 그가 자라난 기간 동안에 사람됨과 다른 사람과의 관계의 질이 그 사람의 인품을 결정한다는 것은 상식이 되었습니다. 아울러 살아가면서 겪는 경험들과 그 경험의 의미들, 그리고 자녀의 행동에 반응하는 부모의 태도 등이 자녀로 하여금 어떤 종류의 삶의 경험에 예민하게 반응하도록 만들거나 적응 능력에 해를 입다고 봅니다. 만약에 그들이 효과적으로 수정되거나 극복되어지지 못하면 어른 시절까지 계속 된다는 것입니다.
울프(Wolf, 1950)의 중요한 개념 중의 하나는 질병이란 다양한 생활상황이나 영향을 미치는 이벤트들에 적응하지 못한 데서 생기는 결과라고 보았습니다. 울프(Wolf)는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겪는 상황들을 자신의 생활이나 감정의 안정에 위협으로 받아들일 때는 스트레스를 경험하게 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위기에 직면할 때 사람들은 생리적 반응으로써 자신을 보호하거나 방어하게 됩니다. 생리적 반응은 생리적인 도구나 심리적인 수단으로 연구되어집니다. 몸의 반응이 공격적이 되거나 방어적이 되는 것을 보호반응 때문입니다. 방어 반응에 관계되어지는 몸의 조직은 스트레스의 강도에 따라서 반응합니다. 인체의 반응은 유전적 영향, 과거의 경험, 스트레스의 특수 상황 등에 의해서 결정되어집니다. 즉 과거의 역사와 현재의 상황이 스트레스의 위협에 대한 방어의 성공과 실패를 결정합니다.
울프(Wolf)의 직접 관찰에 근거를 둔 가설과 알렉산더(Alexander)의 무의식적 갈등에 대한 추론은 양립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울프(Wolf)의 연구는 실질적으로 위협을 느끼는 사람은 실제로 자신이 다룰 수 있는 문제도 억압하거나 억눌러서 다른 사람의 도움이나 지원을 갈구한다는 것을 보여 주었습니다. 행동적인 면에서 볼 때에 스트레스가 증가할 때 위의 혈액의 흐름이 증가하고 소화 활동을 위한 준비 증가, 위산 분비의 증가 그리고 위의 점막이 깍여 나갔습니다. 마치 위가 음식이 도착 했을 때 소화액을 분비하는 것처럼 기능을 하였습니다. 알렉산더는 사랑 받도자 하는 퇴행적 욕구와 도움을 받았으면 하는 욕구가 음식을 소화 하기를 원하는 소망의 형태로 표현되어 위산 분비의 증가로 연결되어진다고 보았습니다. 알렉산더(Alexander)와 울프(Wolf)의 가설화 된 상관관계를 연결해 볼 때 지원을 받았으면 보살핌을 받았으면, 사랑을 받았으면 혹은 젖을 먹었으면 하는 비밀의 소망이 음식의 모습을 보면 소화액이 분비되는 것처럼 위에 생리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요인이 됩니다.
많은 연구자들의 연구 결과들은 사람이 병에 걸릴 수 있는 성향은 다양한 각도에서 연구되어져야 한다는 것을 보여 주었습니다. 질병에 걸릴 성향을 똑 같이 가진 사람들의 조건이라면 사람들이 어떤 경험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 때문에 병에 걸리지 않을 수도 있고 또 그 경험에 노출되지 않았기 때문에 병에 걸리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질병에 걸릴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대응할 수가 없을 때 적응 실패가 일어나고 질병이 발병한다는 것입니다. 적응 실패의 흔적은 절망감과 구제불능 감정으로 연결되고 결국은 자포자기 상태로 나타나게 된다는 것입니다. 절망감과 구제 불능감정의 중요한 핵심은 환자가 이전에 경험하여 예민해진 실질적인 위협, 상상적 위협 또는 비통함, 상실감 등입니다. 그 중에 비통함은 심인성 질환 모두에 공통적 요인이었습니다. 질병이 발생했을 때 환자의 감정 상태를 대표하는 것들을 절망감, 구제 불능감정, 그리고 환자의 생활에서 불쾌감을 일으키는 경험들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1940년대에 프랭크 알렉산더(Frank, Alexander)가 발표한 7개의 심인성 질환은 다음과 같습니다.
신경성 고혈압,
신경성 두통,
기관지 천식,
루마치스 관절염,
신경성 피부염,
위궤양과 십이지 궤양,
긴장성 대장염
위의 심인성 질환에 대한 구체적인 원인과 증세에 대한 정신분석적인 설명은 김종만이 지은"나"(정신분석학적인 관점에서 본 자아의 성장과 발달, 1999, 한림미디어)라는 책 532페이지- 576페이지를 참고로 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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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성질환이란?
“자,오늘 암송할 성경 구절은 데살로니가전서 5장 23절 말씀입니다. 다섯 번만 외웁시다.
" 너희의 혼과 영과 몸이 그리스도께서 강림하실 때에 흠 없이 보존되기를 원하노라.”
15평 크기의 작은 예배실에 옹기종기 모여 앉은 20여 명의 성도들이 박관(48세)원장을 따라 입안에서 성경 구절을 주절거린다. 암송이 반복될수록 성경 속의 글자들이 튀어나와 살아 움직이는 것 같다. 두세 번 암송을 하자, 목소리는 점차 커지고 무게가 실린다. 박 원장은 둘러앉은 성도들을 살펴보며 암송 상태 확인에 들어간다. “저기, 김 집사님부터 외워 보실까요?”
여느 교회의 수요예배와 별반 다름없는 이곳은 서울시 중곡동 독일내과의원으로 박 원장의 병원이자 교회이다. 침례신학교에서 공부하고 목사 안수를 받은 박 원장은 전인치유교회의 담임 목사이기도 하다. 환자들을 마주하면 전형적인 의사이지만, 강단에선 마치 부흥사처럼 예배를 인도한다.
또렷한 목소리로 자신이 암송한 성경 구절을 되뇌는 성도들에게 박 원장은 “성경 암송은 은혜가 됩니다. 말씀을 암송하면 성령의 능력이 임하실 것이에요”라고 권면한다.
암송한 성경 말씀은 평소 박 원장이 강조하는 구절이다. 육체의 질병만 치료하는 의사는 본분을 다하지 못한 것이라며 영혼과 육체가 동시에 치유돼야 함을 강조한다.
보도 블록을 보고 울었던 남자
예수님의 총체적인 치유 사역을 그대로 좇고자 하는 박 원장은 지난 1992년 지금의 자리에 병원을 개업했다. 병원 이름이 말해 주듯 독일 본대학에서 간의학으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부와 명예를 한꺼번에 거머쥔 채 호의호식하며 ‘행복한 날들’을 보낼 수도 있었다. 그러나 유학 중에 만난 하나님과 그분의 은혜에 감격한 이후 편하게 살 수가 없었다.
3대째 내려오는 가톨릭 집안에서 자란 그는 슈바이처 박사의 꿈을 안고 유학을 떠났지만 언어와 문화 차이에서 오는 충격으로 ‘시민성 질환’을 얻었다. 가톨릭 신앙으로 극복해 보려고 발버둥쳤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지 못한 채 위궤양과 불면증으로 고통의 나날을 보냈다.
그러던 중 간호사가 건네준 로마서 강해서 「정상적인 그리스도인의 생활」을 읽고 그의 삶은 일대 전환을 맞는 계기가 되었다. 위대한 신앙의 사람들은 로마서 말씀에서 깨어진다고 했던가! 8장 1~2절 말씀 앞에서 그는 모든 고민과 방황에 마침표를 찍었다. 진정 삶에서 자유를 누리며 넘치는 기쁨을 얻게 되었다.
그 후로 한동안은 강의를 듣다가도 ‘열십자 형상’에 십자가를 생각하며 울기도 하고, 길을 가다 보도 블럭의 십자가 모양에 주체할 수 없이 눈물을 흘렸던 은혜의 시간들을 보냈다. 동시에 그가 앓고 있던 병도 거짓말처럼 씻은 듯이 나았다.
육체와 영혼의 치유 병행해야
예수 안에서 새롭게 태어난 박 원장은 더 이상 의사가 누릴 수 있는 명예를 추구하지 않기로 마음을 다잡았다. 그의 결단은 치료 방법에도 변화를 가져오게 했다. “의학적 진단과 동시에 내면의 상처와 갈등을 다루지 않으면 육체의 질병은 완치할 수 없게 됩니다. 내과 질환의 80% 이상이 인간 내면의 문제에서 출발한다고 학자들은 보고 있습니다. 근본적인 치유를 위해 몸과 마음을 하나로 인식하고 종합적으로 치유해야 합니다.”
영혼과 육체의 병행 치료를 추구하는 그에게 현대 의학은 마치 맹장염 환자에게 진통제를 주는 것과 같다. “진통제는 잠시 통증을 완화시키지만 맹장은 터져 버려요. 영적 치유가 병행되지 않으면 육체의 질병은 만성질환으로 발전할 수밖에 없어요.”
독일내과의원에 하루 내원 환자 수는 100여 명 수준이다. 소화기관 계통과 간장병 환자들이 대부분이다. 박 원장은 이들을 맞아 의학적 진단을 우선한다. 그리고 상담 과정에서 가정 환경, 종교적 상태, 고민 등으로 문진하고 문제 해결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복음을 전한다. 위로하고 같이 기도하며 하나님께서 치료하신다는 사실을 일깨워 준다. 효과적인 영혼과 육체의 동시 치유 사역이다.
몇 년 전 70세가 넘은 깡마른 할머니 한 분이 가족의 부축을 받으며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다. 진찰 결과, 위암 3기임을 확진했다. 고령이고 너무 쇠약해 수술이나 항암제 치료를 시술할 수 없었다. 의학적 처방에 한계를 느끼고 고통을 덜어드리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그런 중에 박 원장은 마음에 부담을 느꼈다. 그 할머니가 예수를 모르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영혼이라도 살려야겠다는 생각에 예수를 소개하고 복음을 전했다. 그때 성령께서 역사하셔서 할머니는 곧바로 예수님을 주님으로 영접했다.
그 후 일상적인 진료를 했는데 할머니의 마음에 평화가 오면서 병세가 호전되고 얼굴에 볼살이 붙기 시작했다. 한달 후 내시경 검사 결과 암세포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저는 병을 위해 기도하지 않았어요. 주님을 영접하고 마음에 기쁨이 찾아드니 면역 세포들이 증가하여 암세포를 죽인 겁니다.”
지난해 박 원장은 교회를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목회를 시작했다. 예수를 영접한 환자들을 교회로 보내야 하는데 그러면 지속적으로 만나 상담하고 양육할 기회가 마련되지 않는다. 그런 중에 하나님께서 ‘육체의 고통을 치료하고 영혼의 고통도 치료하는 진정한 의사가 되라’는 영감을 주셔서 교회를 설립했다.
“진료할 때는 늘 시간이 부족했어요. 그러나 교회를 설립하고 나서 편하게 환자들과 만날 수 있게 되었어요. 성도들도 자유롭게 상담과 기도를 부탁해 와 교회 설립을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목회는 치료와 돌봄을 포함한다
박 원장은 자신을 의사라고 부르는 것보다 목사라는 직함이 더 영광스럽단다. “의사는 열심히 공부하면 될 수 있지만, 목사는 공부한다고 되는 게 아니잖아요. 목회자는 하나님께서 특별히 부르신 소명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목사 안에 의사와 교사가 포함된다고 봐요. 목회 영역에 치료 사역, 가르치는 사역, 돌봄의 사역이 있어요. 결국 목회자로서 모든 일을 감당한다고 생각합니다.”
박관 원장은 지금 자신의 사역을 구체화하기 위해 경기도 포천에 ‘전인치유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의 모든 크리스천 의사들이 목자의 마음으로 환자들을 치료할 수 있기를 당부한다.
수요예배 인도를 마치고 땀에 흠뻑 젖은 채 강단을 내려오는 그는 쉰 목소리로 성도들에게 인사한다. “건강만큼은 잘 관리하셔야 합니다. 몸은 하나님의 성전이거든요.”
빛과 소금/ 신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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