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감동시키자’ 좌우명 그대로 하늘을 놀라게 한 뚝심
대전=탁상훈기자 3Dif@chosun.com">if@chosun.com">3Dif@chosun.com">if@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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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2년 황 교수가 태어난 곳은 충남 부여군 은산면의 계룡산 자락. 계곡도 푸르고 하늘도 푸르러 ‘파란 마을’이란 뜻의 ‘파래골’로 불린다. 당시 황 교수 집안은 아버지가 다섯 살 때 돌아가시고 할아버지는 중풍으로 15년간 누워계셨다.
땅 한 마지기 없던 황 교수 집에서 ‘소’는 집안의 구세주이자 목숨 같은 존재였다고 한다. 황 교수는 “학교만 끝나면 소를 끌고 둑방으로 데리고 나가 소와 대화하며 수의사의 꿈을 키웠다”고 말했다.
어머니(조용연·87)는 소를 키우며 홀로 4남매를 키웠다. 시집올 때 몸종을 한 명 데리고 올 정도로 부잣집 딸이었던 그였다. 황 교수가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 시절, 어머니가 소에게 해로운 태반을 먹이려 해서 말렸지만 어머니는 괜찮다며 그의 말을 듣지 않았다. 이에 황 교수가 “어머니 제가 명색이 수의학 박사예요”라고 했더니 어머니는 “너는 책박사지 나는 소박사다”라고 했다고 한다. 그 소는 건강하게 자랐다.
어머니의 소망은 황 교수가 ‘면서기’가 되는 것이었다. 황 교수가 그 말을 최근 고교 선배인 심대평 충남지사에게 했더니 심 지사가 어느 날 황 교수의 어머니 집에 들러 “제가 도지사인데 황 교수는 저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입니다”라고 했다고 한다. 황 교수는 국제학회를 가도 매일 어머니에게 문안전화를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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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중학교에도 합격했지만 3년 장학금을 준다는 대전서중에 자리 잡았다. 당시 차비 12원이 없어 고향엔 1년에 두 번밖에 가지 못했다고 한다. 이후 대전고에 진학한 황 교수는 첫 시험에서 480명 중 400등을 했다. 대전고 시절 그의 생물 성적은 수우미양가 중 ‘미’였다. 세계적인 생명공학자의 아이러니다.
황 교수는 이후 친구들과 ‘등 안 대기 클럽’을 만들고 공부에 매달렸다. 졸업 때까지 방바닥에 등을 대지 않고 공부하겠다는 의미다. 3학년 때 성적은 전교 21등. 서울대 의대를 가고도 남을 성적이었다.
그러나 황 교수가 수의학과를 가겠다고 고집을 피우자 담임교사는 “야! 이놈아~, 서울대 의대만 나오면 부잣집 처녀들이 줄을 설 텐데 찢어지게 가난한 놈이 쇠침쟁이 되어서 어쩌려구…”라며 심하게 질책했다고 한다. 그래도 황 교수는 소신을 꺾지 않고 서울대 지원 원서에 1·2·3지망 모두 수의학과를 써냈다.
수의학과 박사학위를 따고 연구원 생활을 하던 1981년. 지도교수가 갑자기 심장마비로 사망하면서 당연히 그에게 돌아올 전임강사 자리가 다른 사람에게 돌아갔다. 인맥·학맥에 휘둘리는 교수 임용에 낙담한 황 교수는 3년간 다른 대학의 시간강사 생활을 전전한다. 한 학교에서 전임강사 제의가 왔지만 거부했다. 현실을 인정하고 안주하는 꼴이 되기 싫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현재 황 교수 실험실 연구원의 60%는 서울대 출신이 아니다.
그때 그는 유일한 재산인 16평 아파트를 팔아 경기도 광주에 소농장을 짓고 홀로 동물 실험에 매달렸다. 이 농장에선 지금도 동물실험이 이뤄지고 있다. 이후 일본 홋카이도대학으로 유학갈 기회를 얻으면서 세계적인 인공수정 전문가들을 접한다. 황 교수는 “그때 교수 임용에 탈락한 것이 내 인생의 최대 전환점이었다. 젊은 나이에 서울대 교수가 됐으면 자만에 빠졌을 것”이라고 했다.
그의 어린 시절 별명은 ‘찍소’였다. 어떤 상황이 되더라도 제 일감에서 눈을 떼지 않는 소 같은 성격이라고 해서 붙은 것이다. 황 교수가 2001년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시작하겠다고 할 때 다들 뜯어말렸다. 세계적인 대가들도 나가 떨어지는데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황 교수는 반드시 그 벽을 뛰어넘는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믿고 밀어붙였다.
첫댓글 이 세상에는 참 대단한 사람이 많다. 그런 사람들을 우리는 성공한 사람, 능력있는 사람이라고 한다. 이런 사람도 반드시 시련의 시기가 있었을 것이다. 이 사람들이 우리와 다른 점은 그 시련의 벽을 뛰어넘어설수 있었다는 것인데... 우리들도 그러지 못할 이유가 뭐가 있던가.. 언젠가 나도 존경받는 존재가 될것이다
정우영, 사회생활을 이제 막 시작하면서 참 좋은 생각을 했네요. 그 마음 변치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