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살아가면서 다양한 음식들을 만난다. 좋아하는 음식도 있고 꺼리는 음식도 있다. 좋은 음식도 싫어하는 음식도 같이 하는 사람이 친구이고 동료이고 가족이다. 따지고 보면 식구라는 말의 어원도 음식을 같이 먹는 것이다. 같은 상에서 함께 먹는 음식을 통해 정을 쌓아간다. 그렇게 살아가면서 음식은 많은 이야기들을 만들어낸다. 나와 가족과, 친구와 이웃과 다양한 이야기를 나눈다. 재미있는 사연도 있고 살아가는 지혜도 나눈다. 그래서 음식은 삶이다.
맛있는 음식은 신선한 재료에서 나온다. 지금 4월이면 서해 꽃게가 한창이다. 고기잡이를 하지 못하게 하는 금어기가 시작되는 3월부터 6월 중순까지가 대목이다. 봄에는 암게, 가을에는 수게가 제 맛이라는 말이 있다. 4월의 암꽃게는 살도 많고 육질이 단단해 당연히 맛이 좋을 수밖에 없다.
모처럼 주말을 맞아 서원구 석판리에 게장 무한리필 전문점인 ‘해변의 꽃게 청주점(장혜순 대표)’가 개업한다는 말을 듣고 방문했다. 북적대는 손님들과 줄서서 기다리는 손님들이 뒤엉켜서 정신없다. 여기저기서 ‘여기 게장 리필해주세요’라는 소리가 무서울 정도로 정말 밥도둑이라는 말을 실감케 했다. ‘해변의 꽃게 청주점 장혜순 대표는 “안동에서 왔다는 남자 손님이 네 명이 와서 10번을 리필해 드시는데 무섭더라구요. 맛있다고 자꾸 달라고 해서 겁이 나고 오늘 장사 여기서 접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마저 들더구라구요. 정말 게가 밥도둑이 맞긴 맞구나 했죠. 그렇게 맛있게 드시고 가는 손님이 있어서 기분은 너무 좋았어요.”라고 말한다.
봄 꽃게로 부담 없이 체력보충
우리 속담에 ‘사돈하고는 게장을 못 먹는다.’는 말이 있다. 딱딱한 껍질 때문에 젓가락만으로는 먹기 힘들고 두 손을 모두 사용해 먹기 때문일 것이다. 기력이 떨어져 밥맛이 떨어질 때, 짭짤하고 맛있는 간장게장 한 접시면 밥 한 그릇도 뚝딱 비울 수 있다. 그래서 밥도둑이라고 불리는 간장게장은 우리 민족 특유의 음식이다.식료본초에서는 꽃게는 ‘몸 속 열을 없애고 기운을 조절하며 경백을 순조롭게 해 음식을 소화하는 힘이 있다’고 했고 본초강목에서는 ‘산후 위경련과 혈이 잘 나오지 않을 때 다스려 준다.’고 했다.
영양학적으로 꽃게에는 지방이 적고 단백질이 많다. 필수아미노산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성장기 어린이에게 좋다. 또 소화가 잘 돼 허약한 사람이나 노인, 병중에 있는 사람들에게도 좋다. 타우린이 많아 알코올 해독 작용에도 탁월하다. 꽃게에는 칼슘이 많아 골다공증 예방에도 좋다. 꽃게 껍질에는 키틴이 다량 들어 있는데 이는 몸속에 지방이 쌓이는 것을 막아주고 콜레스테롤을 낮춰준다. ‘해변의 꽃게’는 1990년대를 대표하는 대한민국 혼성 댄스그룹으로 인기를 끌었던 ‘쿨’의 김성수가 만들어낸 프랜차이즈 음식점이다. 사업실패와 이혼 처절한 생활고에 전처의 죽음까지 비극의 3년을 겪고 세월이 흘렀는데 딸을 혼자 세상에 둘 수 없어 버터보기로 마음을 먹고 차렸던 음식점이다. 쿨의 히트곡인 '해변의 연인'을 각색한 '해변의 꽃게'라는 상호를 걸고 김성수 씨는 하루 일과를 아침 7시부터 자정까지 가게에서 하루를 보낸다. '해변의 꽃게'의 가장 큰 특색은 꽃게가 무한리필이라고 점이다. 그 소문이 입으로 전해져 가게는 손님들의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가격이 싼 만큼 많이 팔아야 남는 장사지만 다행히 남는 장사라며 다시 웃음을 찾은 김성수 씨의 모습에서 마음이 훈훈해지는 풍경이다. 이처럼 ‘해변의 꽃게’에는 사람 사는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해변의 꽃게 청주점’도 온 가족이 함께 모여 운영하는 식당이다. 사회복지사로 일하는 아들도 직장을 그만두고 어머니 일을 돕기로 했다. 손 맛 좋은 어머니와 아들이 의기투합 해 시작한 ‘해변의 꽃게 청주점’은 청주에서 처음 개점을 했고 아직까지는 청주점이 유일하다. 따라서 통통하고 살이 오른 해변의 꽃게를 푸짐하게 맛볼 수 있는 곳은 이곳뿐이다. 장 대표는 “평생 집에서 밥만 하다 경험이 전혀 없는 음식점을 하려니 덜컥 겁이 나기도 합니다. 집에서 가족을 위해 만들었던 손맛을 최대한 살려보려고 합니다. 손님이 믿고 드실 수 있는 신선한 재료를 아낌없이 내어 드리고 조그마한 정성이지만 성심성의껏 음식을 내어드리면 되겠죠.”라며 웃어 보인다.
푸짐한 게장이 한 상 가득, 무한리필
‘해변의 꽃게’ 청주점은 서해안에서 잡은 국내산 꽃게만을 사용한다. 매년 서해에서 잡히는 꽃게의 30%가 모이는 주요 산지다. 특히, 4월은 암꽃게 제철이다. 바다 온도가 올라가면서 산란을 앞두고 충분한 영양섭취를 통해 알이 꽉 차고 살이 단단한 암꽃게가 많다. 우선 게의 비린내를 잡기 위해서는 깔끔한 손질이 필요하다. 해동되어 온 게를 솔을 이용해 게 껍질을 박박 문질러 이물질 등을 제거해야 하는 수고로움이 있다. 그래야 비리하지 않은 깔끔한 맛을 낸다. ‘해변의 꽃게’ 청주점은 간장게장과 양념게장 전문점이다. 벽면 곳곳에는 게장을 맛있게 먹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어 먹는 재미를 더하기도 한다. 메뉴는 무한리필 게장정식과 평일 점심특선인 게살비빔밥이 있다. 1인 게장정식 14,900원(해꽃작은상 기준)에 간장게장과 양념게장이 무한으로 제공되며 초등학생은 7000원이다. 무한리필 게장정식을 주문하면 간장게장과 양념게장은 기본이다. 김치부침개와 계란찜, 날치알, 김구이, 김치 등 깔끔한 밑반찬과 국물 한 상이 가득 차려진다.
간장게장과 양념게장 모두 맛이 깔끔하고 비리지 않다. 양념게장이 매콤하게 입맛을 돋우는 편이라면 간장게장은 지나치게 짜거나 자극적이지 않아 어린이들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먼저 간장게장은 간장이 가득한 게딱지 위로 흰 밥을 얹고 계란프라이의 노른자를 얹는다. 마지막으로 톡톡 튀는 날치알을 올려 쓱쓱 비벼서 기호에 맞게 김 한 장을 올려 한 술 크게 떠먹으면 그야말로 밥도둑의 명성에 어울리는 최고의 맛을 즐길 수 있다. 간장게장은 나이가 조금 있는 중년층 이상이 선호한다. 매콤한 양념게장은 젊은 층에게 인기가 많다. 약간 맵다는 정도의 강도를 느낄 때, 다소 자극적이라고 느낄 즈음에 푸짐한 계란찜을 함께 먹으면 맛이 부드럽게 중화되며 이 또한 별미로 꼽힌다. 혹시, 무한리필이라고 해서 질이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좋다. 꽃게의 구입부터 간장, 양념의 제조, 모두 주인이 직접 하기 때문에 신선하고 맛깔 난다. 또 하나의 별미는 국수가 무한리필로 있어서 간장게장의 내장과 알을 탈탈 털어서 간장게장국수를 만들어 먹을 수 있다. 뜨끈한 밥에 내장 넣고 비벼도 맛있지만 국수에 시원하게 비벼먹는 이 맛도 너무 좋다.
이름도 참 재미나다. 해꽃 큰상 1인(19,900원)은 간장게장, 양념게장, 간장새우(무한리필)에 꽃게탕이 나온다. 해꽃 중간상(1인 17,900원)은 간장게장, 양념게장(무한리필), 꽃게탕이 나온다. 해꽃 작은상은 1인(14,900원은) 간장게장, 양념게장(무한리필)이 나온다. 점심메뉴도 인기가 많다. 평일 오전11시부터 오후3시까지만 운영한다. 해꽃정식(간장게장+양념게장+간장새우) 12,000원, 전복장정식(1인2미) 12,000원, 간장게장정식 8,000원, 양념게장정식 8,000원, 간장새우정식 8,000원, 게살비빔밥 8,000원이다.‘해변의 꽃게’ 청주점은 가족모임, 직장회식, 친목모임 등 다양한 모임과 외식에 안성맞춤이다. 80명이 앉을 수 있는 룸과 홀을 갖추고 있다. 또한 넓은 주차장이 확보되어 있어 자가용 고객은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해변의 꽃게 청주점(서원구 석판리 7-1) / ☏043-239-11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