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월 23일 밤
파주시 씨너스 이체 개봉관에서
풍신난 도시농부들..
다큐멘터리 영화 <워낭소리>를 감상했습니다.
할아버지 : 최원균(80)
“ 말 못 하는 짐승이라도 나한테는 이 소가 사람보다 나아요... ”
경북 봉화 하늘마을에 사는, 소를 몰아 밭을 갈고 꼴을 베서 소를 먹이며
소가 힘들면 자신이 손수 논을 다듬고 모를 내는 천연기념물 같은 농부.
할머니 : 이삼순(77)
“ 웃어 !”
16살에 시집 와 9남매를 키웠다. 젊었을 때는 꽤 미인이셨고 지금도 70넘은 할머니라는 게 믿기지 않을만큼
정정하고 목소리도 창창하다. 그러면 뭐하나. 남편은 소만 바라보고 소만 챙기는데.
끊임없이 할아버지에게 불평을 토로하고 버럭 소리도 치지만 결국엔 할아버지에게 지고 만다.
“ ... 음메... “
이름도 없이 최노인과 30년을 동고동락한 어쩌면 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래 산 소일지도 모를 녀석.
폭우로 지붕이 무너져도 할아버지 깰까 조용히 장맛비를 견뎌내고.
젊은 소에게 몰려 풀도 못 먹고 쫄졸 굶어도 불평도 하지 않는.
울컥한 할아버지가 우시장에 끌고 가 팔아버리려 해도 묵묵히 따라나서는
사람보다 속 깊은 사랑과 믿음을 가졌다.
기계를 쓰면 더 많이 수확하고 자식들 성화를 따라 접으면 편히 살 것을 알지만
매일 묵묵히 소를 몰고 들로 나간다.
소에게 사료보다 풀을 베어 먹이고, 기계가 아닌 낫으로 벼를 베고 , 땅에 농약을 안친다는 것은
세상의 속도와 타협하지 않는 할아버지의 삶의 방식이자 태도를 보여준다.
없음과 느림이야말로 <워낭소리>를 가장 특별하게 만드는 저력으로
속도전의 세상과 비교된다.
살아 있다는 게 믿기지 않는 이 소는 최노인의 친구이며, 최고의 농기구이고, 유일한 자가용이다.
가난도, 늙음도, 소와 함께라면 힘들지 않기에 10년을 같이 살 줄 알았던 소와 30년을 산 것도 기적이란 걸
알지만 소가 그를 떠난다는 걸 믿을 수가 없다.
<워낭소리>는 경제 개발과 도시화에 잠식되어 본연의 빛을 잃어가고 있는 농촌의 아름다움과
잊혀진 노스텔지어이다.
그리고 세월과 함께 늙어가는 우리네 부모를 되살려낸다.
보통 15년을 사는 소가 40년을 촌로의 곁에서 묵묵히 여생을 함께 하며 그의 길잡이가 되어준 건 기적일까?
<워낭소리>는 아직 사라지지 않은, 잊혀지지 않은, 늙어 죽지않은
소와 농부의 존재와 관계를 증거한다.
팔순 농부와 마흔 살 소의 삶의 이야기가 마음을 뭉쿨하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는
우리가 잊고 있었던 것에 대한 깨달음이 깊은 감동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자신의 존재만을 쫓아 정신없이 살아가는 이 시대의 모든 이들에게
진정한 삶에 대한 물음과 성찰의 기회를 제시한다. ================================================================================================
풍신난 카페(http://cafe.naver.com/daejari)에서 퍼왔슴다~
70 여분짜리..영화
요즘 예매율 10위 안에 드는 영화라 합니다~
도시농부들..."강추" 임다~~^^
첫댓글 저도 지난주에 보고 왔지요. 이 할아버지처럼 황소고집으로 묵묵히 정도를 걷는 사람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