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60% 상회했던 로드율 9월 16% 급감 -PR 믿고 상품 만들었는데… 여행사 당황
필리핀항공이 지난 7월25일부터 취항했던 무안-마닐라 노선의 운항을 9월1일부터 중단한다고 밝혔다. 지난 12일 이 소식을 전해들은 여행사들은 갑작스러운 발표에 당황을 금치 못하고 있다.
현재 필리핀항공은 매주 목요일과 일요일 2회에 걸쳐 무안-마닐라 노선을 운항 중이다. 필리핀항공은 마닐라에서 무안으로 들어오는 8월29일 항공기를 마지막으로 9월1일부터 단항 할 예정이다. 다만 송출 인원이 많은 추석 연휴 중 9월19일, 22일 양일 간 단기적으로 운항을 재개한다. 이와 관련한 내용은 무안을 비롯한 전라도 지역에 공문을 통해 전달됐다.
필리핀항공은 기대했던 것 이하의 모객으로 노선 유지가 쉽지 않아 운항을 중단한다고 알렸다. 성수기인 8월 로드율은 약 60%를 상회하는데 그쳤을 뿐만 아니라 9월 로드율은 약 16%로 현저히 급락했다. 필리핀항공의 황혜영 담당자는“로드율이 낮아 비수기에 노선 유지가 힘들 수 있다는 판단 아래 단항을 결정하게 된 것 같다”며“지난주 말(8월9일 경)쯤 최종적으로 결정됐다”고 13일 밝혔다. 더불어“무안-마닐라 간 노선에 대해서 꾸준히 논의가 이뤄졌었다”고 전해 필리핀항공 내부적으로 오랜시간 노선의 생사 여부를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라도 내에서는 무안국제공항에서 동남아시아 국가로 가는 첫 번째 정규 노선으로 기대가 높았던 만큼 당혹스러운 모습이다. 모객 상황이 좋지 않았지만 장기적으로 전라도 지역의 여행 활성화를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운항 중단이 발표되면서 이 지역 관계자들은 상당히 아쉽다는 반응이다. 광주에 위치한 롯데JTB 한광희 대리는“무안국제공항 활성화를 기대했는데 아쉽다”며“가을, 겨울시장까지 생각하며 투자했는데 손실도 크다”고 전했다. 우림여행사 김기남 사장은 “필리핀항공을 믿고 상품을 기획했는데 청천벽력이다”라며“상품 판매에 큰 차질이 생겼다”고 밝혔다.
현재 무안-마닐라 구간을 이용해 상품을 판매했던 여행사들는 예약된 스케쥴을 인천이나 부산으로 연결시키고 목적지를 변경하도록 유도하는 등 후속조치에 들어갔다. 김 사장은 “인천이나 부산으로 연결이 돼서 일정을 소화할 수 있더라도 고객들을 이동시키는 수송비 등 부가적인 손실이 생겨난다”며 “필리핀항공에서 손실에 대한 책임을 질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항공사 측에서는 마지막으로 운항하는 8월29일자 아웃바운드 여행자들을 대상으로 100% 환불이 가능하도록 대처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환불을 받지 않을 경우 인천이나 부산으로 돌아왔을 때 필요한 수송비 등은 보상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