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존재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특히 백마는 천상과 지상의 매개자로 인식되기도 했다. 이러한 천마사상은 고분벽화와 설화 등을 통해서 찾아볼 수 있다. 또한 이것은 중국과 시베리아, 팔레스틴 등 알타이지역을 중심으로 연결돼 있다.
한민족의 천마(....)사상
한반도에서 발견되는 천마에 관한 그림은 먼저 고구려의 고분벽화에서 볼 수 있다. 덕흥리
에서 발견된 벽화분에는 하늘세계를 달리는 말의모습이 사실적으로 묘사됐다. 안악1호분 역
시 날개가 달려 있어 서아시아 및 그리스 신화의‘페가수스‘를 연상시키는 그림이 있다.
천마에 관한 고분으로 신라의 천마총이 대표적인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미 알려진 대로 천
마총의 출토유물 중 천마도(......)가 그려진 2장의 말안장 장식그림(장니:..泥)은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로 유명하다. 국보 207호인이 천마도는 종이처럼 얇은 자작나무를 수십겹 붙인 뒤
그 위에 자연 채색인 광물성 색채를 써서 그린 것이다. 말은 조개껍데기를 성분으로
하는 회분을 이용해 백마로 표현했다. 하얀 말이 흰 구름을 헤치며 하늘을 힘차게 달리는
모습이 매우 역동적으로 나타나 있다.특이한 것은 이 천마도의 몸에는 군데군데 반달모양의
무늬가 나있고 앞 가슴과 뒷발 사이에는 갈고리 모양이 달려있다는 점이다. 이 반달형 무늬
는 고대 스키타이족의 문화에서 많이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한다. 이러한 고대 스키타이족의
발자취는 현재 유라시아 일대에 걸쳐 남아있다.그렇다면 천마총의 주인공은 스키타이족의
후손이거나 그들의 문화권에 속해있었던 강력한 이민세력일 가능성이 크다.
하늘과의 매개자인 말
이에 대해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김병모교수는“신라인을 구성한 사람들 중에 기마민족
(騎......)이 고향인 중국북방이나 서북방 사람들이 섞여 있었다”고 설명한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한 부연설명으로 신라 시조 박혁거세의 탄생설화를 예로 들고 있다. 설화에 의하면 박혁
거세는 흰말(....)이 가져다 놓은 알에서 태어났으며, 말은 하늘로 날아간다는 내용이다. 이
설화에서 말은 왕의 탄생에 있어서 매개자(..介..)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내륙아시
아 여러 민족에게 있어서 말이 영혼을 나르는 신성한 동물 가운데 하나로 여겨진 것과 유사
한 점이 있다 하겠다.그래서 신라인들에게 있어 말은 초자연적인 능력을 소유한 존재로 생
각됐던 것이다. 이러한 말 숭배사상은 천마도 뿐만 아니라, 기마인물 형토기(騎....器)와 가야
지역인 부산 동래 복천동 7호고분에서 발견된 마두각배(....角..)에서도 볼 수 있다. 여기서 각
배는 통치자가 중요한 의식에 사용했던 물건이며 신령스런 능력이 담겨있다고 믿었던 유물
이다.
중국 감숙성의 천마
이러한 천마도 속의 말은 중국 서북쪽 감숙성(甘....)에서 발견된 한(..)나라 때
(A.D. 1-2세기)의 청동제 천마(....)에서 그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천마가 하늘을 나는 제비의
등을 사뿐하게 밟고 달리는 모습에서 말이 날아다닌다는 생각이 표출돼 있다. 더불어 중국
인들의 말에 대한 애착을 엿볼 수 있는 유물이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감숙성의 원주민들은
유목민족으로 말을 능숙하게 잘 다루었다고 한다. 이 청동청마는 이 기마민족의 성품과 사
상을 상징하는 것이라 하겠다.원래 중국인들은 서역의 대완(....)이라는 나라에서 좋은 말을
구해 왔다고 한다. 대완은 중앙아시아 페르가나(Ferghana) 지역에 웅거하던 족속으로 꽤 강
력한 세력을 구축했던 민족이다. 이들은 초원지역에서 유목활동과 파르티아(Parthia)와 중국
을 잇는 실크로드의 요지에서 중개무역을 통해 경제기반을 다졌다고 한다. 또한 한(..) 무제
(....)는 수만리 떨어진 이 곳까지 군대를 보내 피와 땀을 치르고 서라도 중앙아시아 지역의
말을 얻어올 만큼 말을 귀히 여겼다. 특히 귀중한 말은 천마라고 부르기도 했다.
백마에 숨겨진 뿌리
알타이 산맥 주위의 카자흐스탄과 지금은 중국 영토가 된 알타이 산맥 최고봉인 우의봉 남
쪽 아르타이, 그리고 몽골 서쪽 끝 알타이(Altay)에 흩어져 살고 있는 민족이 있다. 그들은
‘카자흐’라는 기마민족으로 알타이어를 사용하는 민족이다. 알타이어로 카자흐는‘백마’
(....)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왜 민족의 이름을 백마라고 했을까. 분명 그들의 조상은 백마와
관련된 그 무엇이 있었을 것이다. 페르시아 신화에서도 백마는 선신(....)으로 빛과 청정(....),
정의(....)를 상징하며, 반면에 흑마는 악신(....)으로 어두움과 가뭄, 불의(....)를 상징한다.성경
에서도 천상적인 존재로서 흰말이 언급되고 있다. 요한계시록 6장에는 면류관을 받은 자로
서 활을 가진 자가 흰말을 타고 있는 모습이 표현돼 있다(계6:2). 그리고 요한계시록 19장에
는 열린 하늘에 충신과 진실이라는 백마탄자가 있는데, 그가 공의로 심판하며 싸운다고 기
록하고 있다(계19:11). 또 희고 깨끗한 세마포를 입은 하늘의 군대들도 백마를 타고 그를 따
른다고 말씀하고 있다(계19:11). 끝으로 이 백마탄자의 참 이름은 하나님의 말씀으로 만왕의
왕이시며, 만주의 주라고 선포되고 있다(계19:13,16).
한민족의 천마신앙과 그 뿌리
지금까지 살펴본 대로 한민족에게 있어서 천마신앙은 백마와 관련돼 나타나고 있다. 신라의
첫 번째 왕인 박혁거세가 태어난 알이 바로 하늘에서 백마가 가져다 놓은 것과 천마총에서
발견된 고분의 천마도가 백마였다는 데서 이를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실은 한반도가 천마로
서 백마신앙을 가지고 있는 알타이권에 속한 문화관계가 있었던 것을 암시하는 것으로 보인
다. 백마라는 뜻을 가진‘카자흐’라는 알타이민족이 이를 보여준다. 한국역사민속학회 이사
인 주강현씨에 의하면 이러한 백마신화나 백마숭배는 동북아시아 유목민족 문화의 보편적인
풍습이다. 전통적으로는 시베리아를 위시하여 몽골, 만주, 한민족 같은 몽골리언 계통에
서는 백마를 숭상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이 백마를 타신 분이 만왕의 왕이시며 만주의 주라
는 성경의 기록은 한민족이 가진 천마숭배사상의 뿌리를 보여준다 하겠다. <......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