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한국은행이 발표하고 있는 실질GDP성장률 통계는 공급 측면에서 생산관련 통계를 바탕으로 기준년도(2000년) 방식에 의한 실질GDP 및 디플레이터를 추정하는 식으로 도출되고 있다. 다소 전문적이기는 하지만 한국은행의 GDP 도출방식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해보기로 하자.
구체적으로 각 산업별 총산출에서 산업연관표를 이용하여 중간투입을 차감함으로서 총생산을 구한다. 이렇게 도출된 각 산업별 총생산을 합산한 것이 바로 한국경제 전체의 명목GDP가 된다. 여기에 2000년(기준년도)의 물가바스켓을 기준으로 한 디플레이터를 구하여 실질GDP를 얻게 된다.
그러나 우리 연구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이러한 추정방식은 실제 경기(체감경기)보다 1% 가량 성장률을 과대평가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과대평가의 근거는 다음의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 생산관련 통계의 부실 내지는 신뢰도 부족이다. 최근 기업 투명성이 많이 개선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에 비하면 기업의 탈세나 누락 등으로 생산관련 통계자료 및 통계표본의 신뢰도가 떨어진다.
둘째,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연쇄가격 방식(Chained dollar)에 의해 실질GDP성장률 및 디플레이터를 추정하고 있는데 비해, 한국은행은 여전히 불변가격(Constant dollar) 방식에 의해 실질GDP성장률과 디플레이터를 추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연쇄가격 방식은 언제나 전년도를 기준으로 실질GDP성장률 및 디플레이터를 추정하는데 비해 불변가격 방식은 기준년도(2000년)를 기준으로 실질GDP성장률 및 디플레이터를 추정하게 된다. 그 결과, 연쇄가격 방식은 기준년도에 관계없이 실질GDP성장률과 디플레이터가 항상 일정하며 가장 최근의 경제상황을 반영하는데 비해, 불변가격 방식은 비교시점이 기준년도로부터 멀어질수록 실질GDP성장률은 과대평가되고 디플레이터는 과소평가되는 경향을 보이게 된다.
이상의 두 가지 문제점을 감안할 경우, 기준년도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한국의 실질GDP성장률은 연쇄가격 방식에 의한 실질GDP성장률보다 대략 1% 정도 과대평가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디플레이터 역시 1%-1.5% 가량 과소평가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것이 바로 지표경기와 체감경기 괴리의 근본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지표경기와 실제 체감경기간의 괴리가 커질수록 적시적기에 필요한 경기대책이나 금리정책 실시가 어려워지게 되어 경기대책과 실제경제간에 미스매칭이 반복된다고 하겠다.
이러한 괴리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연쇄가격 방식에 의한 실질GDP성장률 추정방식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참고로, 미국은 1996년부터, 캐나다는 2001년부터, 영국은 2003년 그리고 이웃 일본은 2004년부터 불변가격 방식에서 연쇄가격 방식으로 전환하여 실질GDP성장률 통계를 발표하고 있다.
또 이웃 일본의 경우 비교연도가 기준연도로부터 멀어질수록(대략 5년째부터) 실질GDP성장률은 불변가격 방식의 경우가 연쇄가격 방식보다 약 0.5% 가량 과대평가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디플레이터는 불변가격 방식이 연쇄가격 방식에 비해 1% 가량 과소평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변가격 방식에 의한 실질GDP 성장률 추정과 연쇄가격 방식에 의한 실질GDP성장률 추정을 예제를 통해 비교해보면 다음과 같다. 아래의 예제는 2004년 일본 내각부가 실질GDP성장률 산출통계를 불변가격 방식에서 연쇄가격 방식으로 전환하면서 발표한 홍보자료의 내용을 재정리한 것이다. 구체적인 산출 방식에 대해 자세한 설명부족으로 잘 이해가 되지 않을 수 있으나, 신경쓰지 말고 단지 아래 도표의 결과만을 참고로 하기 바란다.
<불변가격 방식과 연쇄가격 방식의 비교>
(주) 일본 내각부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기준년도방식=불변가격방식임.
상기 도표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제1기에는 디플레이터와 실질GDP 모두 불변가격방식과 연쇄방식이 동일하다. 그러나 제2기에는 디플레이터의 경우 불변가격 방식이 76인데 비해 연쇄가격 방식이 79로 불변가격 방식이 과소평가되어 나타나며, 실질GDP성장률은 불변가격 방식이 22.5로 연쇄가격 방식의 17.1에 비해 과대평가되어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제3기, 제4기, 제5기 등 기준년도로부터 멀어질수록 연쇄가격 방식과 불변가격 방식간의 괴리는 더욱 확대되어 나타난다고 할 수 있다.
이로부터, 불변가격(2000년) 방식에 의해 실질GDP성장률을 추정하고 있는 한국의 경우에는 미국이나 일본 등 연쇄가격 방식에 의해 실질GDP성장률을 추정하고 있는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지표경기와 체감경기의 괴리가 커질 수 밖에 없다고 할 수 있다. 만일 한국도 연쇄가격 방식으로 바꾼다면 실질성장률은 지금보다 1% 가량 낮은 3%대에 그치는 수준이라고 할 수 있으며, 그렇게 되면 비로소 지표경기와 체감경기가 일치한다고 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일본의 경우, 불변가격(2000년) 방식과 연쇄방식에 의한 실질GDP성장률 및 디플레이터를 추정해보면 아래의 <도표>에 나타난 바와 같다.
이 도표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1995년을 기점으로 할 경우 일본의 2005년도 실질GDP성장률은 불변가격 방식에 의할 경우 연쇄방식보다 약 1% 가량 과대평가하게 되며 2000년을 기점으로 할 경우에는 약 0.5% 가량 과대평가하게 되는 것으로 나타나게 된다. 이와는 반대로 디플레이터의 경우에는 이와는 반대로 1995년을 기점으로 할 경우 2005년에 불변가격 방식이 연쇄방식에 비해 약 1% 가량 과소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나게 된다. 2000년을 기준으로 할 경우에는 0.5% 가량 과소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주) 일본 내각부 자료로부터 KSERI 작성
이로부터, 불변가격(2000년) 방식에 의해 실질GDP성장률을 추정하고 있는 한국의 경우에는 미국이나 일본 등 연쇄방식에 의해 실질GDP성장률을 추정하고 있는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지표경기와 체감경기의 괴리가 커질 수 밖에 없다고 할 수 있다. 만일 한국도 연쇄방식으로 바꾼다면 실질성장률은 지금보다 1% 가량 낮은 3%대에 그치는 수준이라고 할 수 있으며, 디플레이터는 1% 가량 높아지게 된다고 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비로소 지표경기와 체감경기가 일치한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