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에서 166-2번 양수리행 버스를 타고 팔당 천주교공원묘지에서 내리니 아침이 열리며 짙은 강안개가 사방을 뿌옇게 감싸고 있다.
묘지를 따라 올라가면 관목들사이로 뚜렸한 길이 열리고 전망대바위에 오르면 검단산일대와 구비치며 흐르는 한강이 잘 내려다 보인다.
승원봉이라고도 하는 예빈산견우봉을 지나면 곧 삼각점이 있는 직녀봉(595m)에 오르는데 안내판에는 기우제 지내던 곳이라고 적혀있다.
율리봉(587m)을 오르고 안부로 내려갔다 가파른 오르막 길을 오르면 헬기장이 있는 예봉산(683.2m)이며 사방은 트였지만 대기가 흐릿해서 조망이 별로 좋지않다.
날도 무덥고 시작부터 컨디션이 좋지 않았지만 그늘에서 조금 앉아있으니 기운이 돌아온다.
정약용의 아들들이 학문을 쌓았다는 철문봉을 지나면 숲에 둘러싸인 적갑산(560.9m)에 오르는데 나무에 걸려있는 작은 안내판에는 옛이름을 "절골산"이라 적어 놓았다.
미덕고개를 넘으면 운길산으로 갈라지는 넓은 삼거리가 나오고 왼쪽으로 꺽어지면 새재가 나오는데 날도 덥고 식수도 부족할것 같아 400미터 아래에 있는 샘터까지 내려가 물도 마시고 식수도 충분히 보충한다.
잡초가 무성한 산불초소를 지나면 가파른 오르막 길이 이어지고 땀을 뻘뻘 흘리며 갑산(545.7m)에 오르면 정상암봉에는 무슨 시설물을 짓다 말았는지 건축자재들이 널려있다.
북쪽능선으로 들어가면 능선은 희미하지만 광진구청표지기들이 간간이 걸려있다.
임도를 만나면서 방향을 잘 잡아야 하는데 표지기따라 무심코 내려가니 묘지들을 만나고 보신탕을 전문으로 파는 음식점들이 나오며 주능선은 왼쪽으로 얕으막히 지나간다.
도로따라 내려가다가 밭을 가로질러 다시 능선으로 붙으면 지저분한 숲이 이어지고 곧 물레방아가 있는 레스트랑 뒤쪽으로 나온다.
2차선 포장도로인 먹치고개를 건너고 잡목숲이 울창한 산길을 올라가면 오른쪽으로 531.1봉이 갈라지는 삼거리에 닿으며 왼쪽으로 조금 내려가면 넓은 헬기장이 나온다.
헬기장을 내려가다 수레넘어고개로 이어지는 북동쪽능선을 잘 찾았지만 귀신에 씌었는지 웬지 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다시 올라온다.
오르락 내리락하면서 길을 찾다가 갈림길에서 직진해서 내려가면 얼마후 길은 없어지고 빽빽한 잡목숲에 갇히고 만다.
여기 저기 지능선을 바꿔가며 내려가 보지만 결국 길은 없어지고 할수없이 까시나무들과 억센 넝쿨들을 헤치고 내려가면 산판길과 만나며 예상했던대로 수레넘어고개보다 아래쪽인 월문2리 마을이 나온다.
평소같았으면 다시 올라가 길을 찾았겠지만 날씨는 푹푹 찌고 태양빛은 작렬하고 몸은 온통 땀투성이라 복수혈전을 다짐하며 도로따라 그냥 내려간다.
전원주택들을 지나고 수레넘어고개로 갈라지는 86번도로로 내려가니 마침 빈택시가 내려온다.
덕소까지 나와서 시원한 캔맥주 한개 마시고 청량리가는 버스를 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