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흔이 넘은 할아버지가 동네 구석구석을 청소하며 노익장을 과시해 귀감이 되고 있다.
주인공은 청주시 흥덕구 모충동 주공1단지에 사는 박규대(91)옹. 박옹은 이른 아침부터 골목을 다니며 담배 꽁초나 쓰레기를 줍는 등 동네환경미화에 앞장서고 있다.
이 동네에서 담배 꽁초를 함부로 버리다가 박옹에게 호통을 맞은 주민은 한둘이 아니다. 주민들에게 ‘호랑이’로 통하는 박옹의 성화 때문에 20여년간 담배를 피우던 동사무소 직원도 올초부터 금연에 동참했을 정도다.
박옹은 꽃이 흐드러지게 피기 시작하는 요즘은 더욱 바쁘다. 동사무소 주변 등의 화단에 꽃을 심고 관리하는 게 박옹이 느끼는 가장 큰 즐거움이자 일거리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모충동의 꽃 할아버지’로 통하는 박옹이 작지만 소중한 환경미화 활동에 나서기 시작한 것은 1999년 이곳으로 이사하면서부터. 94년 이웃 주민의 지붕을 고쳐 주다가 떨어지는 바람에 다리가 다소 불편하지만 꽃을 심고 가꾸는 박옹의 손놀림 만큼은 젊은이 못지 않다. 요즘도 식사 준비를 혼자 하고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안경없이 신문을 읽는다는 박옹이 아들(70)보다 좋은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도 이 때문이다.
이같은 봉사활동 덕분에 2001년 청주시장 표창을 포함,그 동안 여섯번이나 상을 받았다.
“많이 움직이는 것이 큰 보물”이라는 박옹은 “건강이 허락하는한 이 일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주=조무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