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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제비로 암을 고치니 모두 미쳤다고 그러데”
“암을 고치기가 세상에서 제일 어렵다고 의사들이 무식한 소리들을 하는데 내가 보기엔 그렇지 않아. 암을 고칠 수 있는 약은 흔하디 흔한데 그런 건 거들떠보지도 않고 엉뚱한 항암제다 방사선 치료다 수술이다 해서 살 사람도 죽이는 게 첨단 의술이여. 아, 암이니 백혈병이니 이런 거 고치는 것이 나한테는 화장실에 가서 소변보는 것보다 쉬운 거여.”
현대의학에서는 암, 당뇨병, 신부전증, 백혈병 등을 치료가 가장 어려운 병으로 여긴다. 실제로 나날이 눈부시게 발전하는 오늘날의 첨단 의술이 암, 당뇨병, 신부전증, 간경화 같은 난치병에는 전혀 손을 쓰지 못한다. 의술의 발달이 질병의 발전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치료가 가장 어려운 병이 가장 흔한 병이 되어 버린 것이 현대 의학의 고뇌가 있다. 질병으로 온 인류가 멸망할 지경에까지 이르렀으나 인류를 죽음의 질병에서 구해 낼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 가장 고치기 어렵다는 암, 간경화, 신부전증 같은 병을 아주 우습게 여기는 숨은 명의가 있다. 그는 의과대학은커녕 초등학교 문턱에도 가본 적은 없으나, 스스로 찾아 낸 독특하고도 간단한 치료법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포기한 다 죽게 된 환자를 숱하게 살려낼 뿐만 아니라, 면허 있는 의사가 못 고치는 병을 무수히 고쳐내고 있으니 세상이 돌팔이라고 멸시하는 이 사람이야말로 진짜 의사라고 할 수 있지 않겠는가?
제주시내의 한 허름한 움막 비슷한 집에서 수십 년 째 살고 있는 김병성 할아버지는 주변에 흔한 나무나 풀, 족제비, 지렁이, 고양이 같은 것으로 세상에 못 고치는 병이 없다고 할만큼 어려운 병을 잘 고치는 사람이다. 그 치료법은 독특하고 치료효과는 뛰어나며 비싼 치료비를 요구하지도 않는다. 여기 이름 없고 무식하며 가난하지만 진짜 명의 한 사람을 널리 소개하는 바이다.
암을 고치는 게 오줌 누는 것보다 쉽다
“암을 고치기가 세상에서 제일 어렵다고 의사들이 무식한 소리들을 하는데 내가 보기엔 그렇지 않아. 암을 고칠 수 있는 약은 흔하디 흔한데 그런 건 거들떠보지도 않고 엉뚱한 항암제다 방사선 치료다 수술이다 해서 살 사람도 죽이는 게 첨단 의술이여. 아, 암이니 백혈병이니 이런 거 고치는 것이 나한테는 화장실에 가서 오줌 누는 것보다 쉬운 거여.”
‘암’을 고치는 것이 화장실에 가서 소변보는 것보다 쉽다고 기고만장하는 김병성 옹은 과연 어떤 사람이며 어떤 방법으로 죽을 병에 걸린 환자들을 살려내는가.
김병성 옹은 김해 김씨로 99년에 72세다. 제주도 토박이며 학교라고는 초등학교 문턱에도 가본 적이 없다. 스스로 남 어깨 너머로 보고 한글과 한문을 약간 깨우쳤으며, 평생을 농사를 지으며 살았다. 30세 무렵부터 의술에 뜻을 두어 주변의 환자들을 치료하기 시작했으나 의술은 스스로 터득한 것이지 남한테 배운 적은 없다. 마음공부에 책 따위는 오히려 방해가 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그러니 한문으로 된 의학책을 읽을 줄도 모르고 그의 의술은 의학책에 있는 의술과는 완전히 다를 수밖에 없다. 의술 말고도 요즘은 제주도의 민간신앙이나 무속, 불교 같은 것에도 관심이 많아서 가끔 혼자 목탁을 두드리거나 염불을 외우기도 한다.
김옹의 의술은 영감과 경험으로 얻은 것이라서 일정한 체계 같은 것이 있을 리 없고, 어째서 병이 낫는지 그 원리를 명쾌하게 설명하지도 못한다. 그러나 그의 처방대로 약을 쓰면 병이 나으므로 사람들이 찾아오지 않을 수 없다.
그는 약초와 침으로 병자를 치료한다. 침은 응급환자나 마땅한 약재를 구하지 못했을 때 쓰고 대개 약초로 병자를 치료한다. 특히 제주도의 산야에 자생하는 약초를 직접 채취하여 약으로 쓰는데 그가 즐겨 쓰는 약재는 여느 한의원에서는 구경하기 힘든 것들이 많다. 그는 의술을 베푸는 사람이기보다는 약초를 캐는 노인에 더 가깝다고 할만큼 거의 날마다 약초를 구하러 제주도의 온 산야를 망태기를 메고 헤맨다. 아마 그는 제주도에서 나는 약재에 대해서는 누구보다도 잘 아는 사람일 터이다. 그는 한라산의 정기가 깃든 자연약초로 병자를 치료한다.
족제비 3마리로 암 고쳐
“뭔 대학의 교수라는 사람이 병이 나서 날 찾아왔어. 위암에서 췌장으로 전이가 됐는데 서울 가서 진찰을 받으니 폐에까지 전이가 됐다는 거라. 항암제 맞아서 머리카락 다 빠져서는 죽기 전에 내 약 한번 먹어 보겠다고 왔어. 족제비 한 마리에 녹나무 한 줌 넣고 푹 달여서 먹으라고 했지. 족제비 먹고 암이 낫겠냐면서 안 먹겠다고 펄펄 뛰어. 그래서 먹든지 말든지 그건 당신 자유지만 먹어 보면 뭔가 달라질 거라고 했지. 한 마리 먹고 일어나지도 못하던 사람이 일어나서 마음대로 돌아다니고, 두 마리 먹고 나서는 운동한다고 쫓아다녔어. 두 마리 먹고 사진 찍으니까 암이 없어졌다는 거라. 그래서 한 마리 더 먹어야 재발이 안된다고 그랬더니 한 마리 더 먹었는데 그 사람이 항암제 맞고 빠진 머리가 새까맣게 도로 났어. 족제비 세 마리 먹고 암이 다 나아 버린 거지.”
족제비와 녹나무로 암을 고쳤다는 얘기는 어떤 문헌에도 없고 어떤 원리로도 설명할 수 없는 것이어서 황당무계하기 이를 데 없다. 대체 족제비와 녹나무에 어떤 약성이 있어서 말기에 이른 암을 고칠 수 있는가?
최고의 암 해독제는 녹나무
녹나무는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에서만 자라는 늘푸른 넓은잎큰키나무다. 수형이 웅장하고 아름다워서 숲의 왕자로 부르는 나무로 키 40미터, 밑동 둘레 8미터에 달하는 것이 있다. 나무 전체에서 독특한 향기가 나는데 이 향기는 캄파, 사프롤, 찌네올 같은 정유성분이다. 나무줄기를 잘게 잘라 수증기로 증류하여 얻어낸 정유를 장뇌라고 하여 향료와 약재로 귀하게 쓴다. 이웃 일본에서는 장뇌를 우리나라의 인삼과 마찬가지로 국가 전매품으로 취급할 정도로 귀하게 여긴다. 그런데 이 녹나무에 항암작용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밝혀진 것이 없다. 녹나무의 향기는 귀신을 쫓는 힘이 있다고 하여 제주도에서는 해녀들이 물질하는데 쓰는 도구를 녹나무로 만들고, 또 상처를 입으면 녹나무를 태워 그 연기를 상처에 쏘인다.
녹나무를 집안에 심지도 않는데 그 이유는 녹나무의 향기가 귀신을 쫓는 힘이 있어서 제사를 지낼 때 조상의 혼백이 집안에 들어오는 것을 막는다는 속설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도 제주도에서는 녹나무로 만든 베개가 인기가 있는데 이를 베고 자면 잠자리가 매우 편안하다고 한다.
족제비는 밭둑이나 냇가의 큰 돌밑 같은 곳에 구멍을 파고 사는 작은 동물로 쥐, 개구리, 뱀 따위를 잡아먹는다. 인가에 침입하여 닭을 잡아먹거나 알을 훔쳐가기도 한다. 족제비는 성질이 본래 흉악하고 잔인하여 닭장 같은 곳에 침입하면 닭을 닥치는 대로 물어 죽이고 피를 빨아먹으며 머리의 골을 파먹기까지 한다. 대개의 육식동물은 배고플 때 말고는 사냥을 하지 않지만 족제비는 천성이 잔인하여 자기보다 약한 동물이 눈에 보이는 대로 물어 죽여서 갈가리 찢어버리는 성질이 있다.
족제비를 민간에서 간질이나 임파선 결핵, 식중독, 등에 치료약으로 쓴다. 한때 암에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진 적도 있다. 대개 가죽을 벗기고 배를 갈라 내장을 꺼낸 다음 그늘에서 말려 약한 불로 볶아서 가루 내거나 술에 담가서 쓴다. 족제비 기름은 화상이나 동상 등에 좋은 효과가 있다.
의원질 하려면 인술 베풀어야
김옹한테는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약이다. 들고양이를 보이는 대로 잡아서 약으로 쓰는가 하면, 길옆에 자라는 담배풀, 망초, 돈나무, 선인장, 족제비, 지렁이, 개미, 버드나무, 질경이, 후박나무… 심지어는 길옆에 떨어진 지푸라기까지 약으로 쓰지 않는 게 없다.
“당뇨병에는 초오가 좋은 약이오. 초오 1개에 물 7되를 넣고 5되가 될 때까지 달여서 하루 1되씩 복용해요. 반드시 식은 뒤에 먹어야 해. 뜨거울 때 먹으면 금방 죽어요. 또 빨리 낫겠다는 욕심에 한꺼번에 많이 먹어도 피를 토하고 죽는 거라. 이건 당뇨병 뿐만 아니라 신경통이나 관절염 같은 데에도 쓰지.”
초오는 매우 독성이 강한 약초다. 옛날에 임금이 죄를 지은 신하한테 내리던 사약이 바로 초오다. 이 초오를 단방으로 써서 현대의학으로 치료가 안되는 당뇨병을 고친다는 얘기가 놀랍기만 하다.
제주도에서 나는 초오는 뭍에서 나는 것보다 크기가 훨씬 잘아서 마치 강낭콩 크기밖에 안된다. 제주도는 여러 모로 육지와는 약초의 분포도 다르고 같은 약초라 할지라도 약성이 다르다. 마, 둥굴레 같은 것은 육지 것보다 훨씬 크고 울퉁불퉁하게 자라고 도라지나 인삼 같은 것은 뿌리가 훨씬 작다.
동백나무겨우살이로 온갖 병 고쳐
“무슨 도의원인가를 지내는 사람이 신부전증이라. 병원에서는 못 고친다고 했는데 내 약 먹고 두 달만에 완전히 나았어. 소향 씨앗을 달여 먹어도 효과가 있는데 나는 동백나무겨우살이로 고쳐 줬어. 그런데 그것도 자기가 먹고 고쳤으니 자기가 고친 거지 내가 고친 건 아니야. 동백나무 겨우살이는 물고기나, 미역, 다시마 같은 해초의 정기가 공중으로 올라갔다가 동백나무 가지에 내려앉아 화생한 것이라. 그래서 그걸 씹어 보면 해초 맛이 나. 신장병이나 당뇨병, 또 암에도 효과가 커요. 자궁암, 위암, 간암 환자를 여럿 고쳤어. 진통작용이 매우 강해요. 진통제를 하루 13번 맞던, 그래도 통증이 멎지 않던 자궁암에 걸린 처녀가 그거 3만원치 한 봉지 끓여 먹고는 통증이 싹 멈췄어. 아프다는 소리 안해요. 다 나아 버린 거지. 동백나무겨우살이로 병원서 못 고친다는 병 고친 사람이 한두 사람이 아녀.”
신부전증은 양의학, 한의학 할 것 없이 치료의 가능성조차 부인하는 난치병 중의 최고 난치병이다. 신장이 딱딱하게 경화되고 망가져서 피를 걸러내지 못하므로 오줌을 눌 수 없고 요독이 몸 안에 쌓여 죽게 되는 무서운 병이다. 혈액투석으로 피를 걸러 간신히 목숨을 부지하는 신부전증 환자만도 서울에만도 수만 명이 있다고 한다.
동백나무겨우살이는 동백나무, 광나무, 감탕나무, 사스레피나무 등 상록성 나무의 줄기에 기생하는 겨우살이다. 참나무나 팽나무, 오리나무 등에 기생하는 겨우살이와는 생김새가 좀 다르다. 잎과 줄기의 구별이 거의 없고 줄기가 좀 작고 연약하여 잘 부스러지며 잎은 퇴화하여 마치 마디 위에 뿔이 난 것처럼 보인다.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를 비롯한 남해안의 섬지방의 동백나무에 드물게 기생한다. 참나무에 기생하는 겨우살이는 예로부터 만병통치의 효능이 있고 귀신을 내쫓는 등의 신성한 힘이 있는 것으로 여겨 온 식물이다. 항암작용도 뛰어나 민간에서는 암치료약으로 쓰고 있고, 독일에서는 천연 항암제의 원료로 참나무겨우살이를 한해에 5백 톤 넘게 쓴다고 한다. 그러나 동백나무에 기생하는 겨우살이에 어떤 약효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과학적으로 검토된 적이 없다. 동백나무겨우살이는 참나무겨우살이보다 훨씬 귀해서 구하기가 어렵다. 김병성 옹은 제주도의 온 동백나무를 뒤져서 겨우살이를 찾아낸다. 참나무 겨우살이는 나무가 자라는 데 큰 피해를 주지 않지만 동백나무겨우살이는 나무를 말라죽게 한다. 그러므로 동백나무겨우살이는 3-4년만에 한 번씩 잘라주어야 나무가 죽지 않는다.
김병성 옹이 무슨 병이거나 다 고치는 것은 아니다. 가벼운 병도 잘 못 고치는 경우도 있고 병원에서 가망이 없다고 내쫓긴 환자가 의외로 쉽게 낫기도 한다. 그는 인연이 있는 사람만이 병을 고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병은 아무나 약을 쓴다고 낫는 것이 아녀. 환자나 의원이나 다 인연이 맞아야 되는 거여. 천하에 둘도 없는 명약도 인연이 맞지 않으면 무용지물이여.”
김옹한테는 아들과 손자가 50명이 넘는다. 그러나 그 누구도 그의 의술을 이어받으려고 하지 않는다. 돈벌이도 되지 않거니와 병이 나았을 때는 고맙다는 인사도 제대로 하는 이가 없고, 만약에 별 효과를 보지 못하면 무면허의료행위자로 고발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아 돈을 뜯어 가는 형편이라 누가 골치 아프고 힘든 돌팔이의원 노릇을 하려 하겠는가. 죽을 사람도 살려내는 위대한 의술이 이처럼 가족들한테도 천대받는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다.
“나 죽고 나면 내 책, 목탁, 약 같은 거 몽땅 불태우라고 할 거요. 지금은 죽을 사람 죽게 내버려두는 것이 적선하는 거요. 내 한평생 죽을 사람 많이 구해 줬지만 그 사람들 살아서 좋은 짓 않고 도둑질하고 사기 쳐서 먹고산다면 나한테 무슨 보람이 있겠소. 악한 세상은 빨리 망해서 없어져야 하는 거요.”
김옹의 존재는 혼탁하고 악한 시대에 한 줄기 청량한 바람이다. 김옹이야말로 무식하고 가난하며 힘은 없지만 병고에 신음하는 뭇 사람들의 아픔을 어루만져 주는 참 의사라 할 수 있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