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락골이 괴산의 끝에 위치해 있지만
생활권은 충주에 가깝다
5년전 청안면 멱수골에 살때는
장날 증평에 나가 이것저것 필요한 것을 사왔는데
이곳 장연에 이사와서는
비오는 날은 가까운 수안보 주민 할인회원권을 사서
온천 목욕도 하고
충주에 할인매장이 두 개나 생겨
서울 아들집 오르내릴 때 손쉽게 들릴 수 있고
올 가을엔 원치않아도 산길까지 군에서 포장해준다니
오지에 더 가까워졌는데
자동차의존도는 더 높아지겠다
김지하선생말대로
농경과 유목생활을 오가는 빛깔좋은 농꾼이다
다락골생활을 잘 들여다보면 귀농을 망서릴 것도 없고
도시때깔을 못 벗었다고 아쉬워 할 것도 없다
문명이전의 세월로 돌아갈 수도 없지만
짐짓 억지로 그렇게 돌아가려고 애쓸 것도 없다
자연속에 지내는 세월이 길면 길어질수록
도시생활로 되돌아가고 싶은 생각이나 욕구가
점차 사라지기 때문이다
아이스크림재벌 베스킨 라빈스의 상속자이며
지구수비대의 경비대장격인
존 라빈스가 아들 손자까지 데리고 들어간 산속생활이
사실 굉장히 궁금한데
아마 우리생활보다 좀더 심하겠지
몇 년전 장자골 다예네집 방의 한쪽에 걸려있던
산속생활 5계명인가에-지금은 없지만-
자연과 접하는 시간을 늘리고 사람과 만나는 시간을 줄인다-
이 비슷한 구절이 생각난다
일부러 맘먹지 않아도 골짜기생활이란 게 그렇게 되어간다
이상스럽게 가끔 한날에 몰리는 방문객들만 없다면
다락골은 추운 겨울만 생각하면 나머지 계절은 천국이다
도시에 살때도 추위를 심하게 타던 나는
하지가 지나 해가 짧아지기 시작하면 벌써 걱정이다
아직 제대로 여름이 오지도 않았는데..
고무호스로 받아내리는 계곡수가 공꽁 얼어버리면
도끼와 양동이들고 가서 얼음을 깨고 물을 길어온다
쉽게 말하자면 근대화이전대로 살겠다는 시굴사랑의 생각이다
나보고는 고생되니 서울아들 집에 가있으란다
나라고 피난민같은 반쪽살림이 좋을 리가 없다
아이들 먹을거리 때문에 못미더워 서울가는 어미심정을
미처 헤아리지 못하는 무심한 아빠새 - 딱 그 모양새다
부,모,양육관점의 차이랄 수도 있고
오랜 투병생활끝의 관성이기도 하다
아무튼 이 힘든 겨우살이를 도와주는 친구부부가 있다
까페에 살짝 왔다 나가는 squirrel 부부
휴가를 위해 인생을 열심히 사는 듯한 인상을 주는 유럽사람들
의외로 규칙적이고 단조로운 생활을 하면서도
거의 십년 째 그 소중한 휴가를 아내의 나라에서 보낸다
한달 가까이 지내려니 마이 홈이 필요하기도 했겠지만
삼순이 고생하는 걸 측면지원하는 마음으로
충주 계명산앞 작은 아파트를 구해
우리부부에게 그 관리를 맡겼다
너무 추운 날이나 장마때 가서 쉬기도 하고 빨래하러도 가고
서울에서 늦게 출발한 날은
밤을 지내고 이른 아침 다락골로 향하곤 한다
식수원인 충주댐이 있어 공해물질만드는 공장하나없어
살기는 그지없이 쾌적한데
상권이 형성되지 않으니 경제가 침체되어
물가도 싸고 집도 싸고 인심도 차분하다
우스개소리겠지만 유일하게 조폭이 없는 도시라나
아무튼 우리는 충주라는 도시에 반했다
squirrel 님도 전국도시를 다녀보고 결정했겠지만
반한 이유는 - 서울이고 충주고 짐보따리들고 다니게 되는 우리는
두 번이나 짐을 길거리에 떨구고 간 적이 있었는데
두 번다 그 자리 그대로 있어 손쉽게 찾았다
한번은 배낭을 아파트입구에서 세탁물등을 차에 싣다가 빠뜨렸는데
시골집에 간 그 다음날에야 알았다
금방 올 수도 없고 포기하고 삼일만에야 다시 갈 수 있었는데
그 자리에 그대로 있지 않은가
또 한번은 터미널 시외버스 정류장에서
외국서 온 친구를 만나 반가운 나머지
다락골가는 버스가 오자 짐가방하나를 밴취에 놓고
내릴 때 되어서야 알고 다시 돌아갔으니
거의 두시간이 지났는데도
또 그대로 그 자리에 놓여있었다
역시 사람이 붐비는 곳이었는데
첫댓글 저도 가고 싶어요^^
스물네평 아파트가 오육천만원하니 집도 싼편이죠
제게도 조언 부탁드릴게요. 내년 말 경 아들 군대문제 결정되면, 시골 갈 생각이예요. 귀농은 꿈 못 꾸고, 혼자 요양할 수 있는 산 밑 작은 아파트 같은데.. 지금처럼 회복하고 이변이 없으면요. 꿈! 꿈이라도 꾸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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