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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만화 [H2]에서 주인공 히로는 이렇게 말했다. “타임아웃이 없는 경기의 재미를 보여 드리죠.” 하지만 야구에는 타임아웃이 없는 대신에 ‘아웃’이 있다. 기본적으로 야구는 9이닝 동안 27개의 아웃카운트를 잡아야 끝나는 경기다. 천재지변으로 게임이 중단되지 않는 이상 일단 경기에 나선 팀은 원치 않더라도 스물일곱개의 아웃을 잡아 내고 상대에게 스물일곱 차례 아웃을 당해야 한다. 막강한 공격력을 보유한 팀도 27번의 아웃을 당하지 않고 경기를 끝낼 재간은 없으며, 어떤 형편없는 투수도 정신 없이 얻어맞다 보면 언젠가는 27번째 아웃은 잡게 마련이다.
한 코치는 “야구는 상대를 얼마나 어렵게 만들 수 있는가의 싸움”이라고 했다. 두 팀이 같은 아웃카운트를 갖고 싸워야 한다면 어차피 당하는 아웃이라도 보다 의미 있고 효과적인 아웃을 만들어 내는 팀이 유리하다는 얘기다. 초구를 어설프게 건드려 상대를 도와주는 타자보다는 투수의 공을 끈질기게 걷어 내고 주자를 한 베이스 더 보내는 타격을 하는 선수가 많은 팀이 바로 ‘상대를 어렵게’ 만드는 강팀일 것이다. 투수든 타자든 아웃카운트 하나하나의 소중함을 항상 명심해야 한다.
이 글에서는 야구 경기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이자 야구 선수에게는 ‘운명’과도 같은 아웃의 다양한 형태에 대해 살펴보도록 한다.
플라이볼(Fly Ball) 만일 ‘딱!’ 하는 소리와 함께 투수가 손을 위로 번쩍 치켜들었다면, 또는 타자가 몹시 불만스런 표정으로 배트를 내던진 뒤 1루 방향으로 약수물 뜨러가듯 걸어가고 있다면, 십중팔구 타구는 공중으로 높이 떠서 수비수의 글러브를 향해 포물선을 그리는 중일 것이다. 경기장의 수 만 명이 일제히 고개를 들어 하늘 위에 떠 있는 하얀 점에 시선을 고정하는 이 순간에는, 어딘지 모르게 낭만적인 구석이 있다. 물론 모든 뜬공이 이처럼 수비하는 측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은 아니다. 많은 경우 드넓은 외야를 향해 쭉쭉 뻗어 가는 타구는 바람 때문이든 운 때문이든 결과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기에 위협적이다. 일단 타구가 외야로 뜨면 투수와 벤치는 물론이고 관중들도 순간적으로 바짝 긴장하게 마련이다. 그리고 공이 외야수의 글러브에 들어가는 장면을 눈으로 확인한 뒤에야 안도의 한숨과 함께 가슴을 쓸어 내리게 되는 것이다.
플라이볼이 위협적인 가장 큰 이유는 홈런을 비롯한 장타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미국 세이버메트리션들의 연구에 따르면 플라이볼은 땅볼에 비해 실점 가능성을 6배 가량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국내 프로야구에서 플라이 아웃을 가장 많이 당한 타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1위 조인성(135개)은 28개의 홈런으로 이 부문 3위를 기록했다. 2위 최정은 20개의 홈런을 때렸고 3위 이대호는 44개의 홈런으로 홈런왕이 됐다. 그 뒤로도 김동주, 김태완, 강민호, 최형우, 이성열, 홍성흔 등 투수의 오금을 저리게 하는 이름이 이어진다. 거포는 뜬공을 좋아한다.
하지만 이는 달리 생각하면 홈런만 제외하면 플라이볼의 위험도가 땅볼과 큰 차이가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실제 그런 연구 결과도 있다. 실투를 줄여 홈런 허용을 최대한 억제할 수 있다면, 그리고 뛰어난 외야 수비의 지원을 받는다면 플라이볼은 땅볼보다 높은 확률로 아웃카운트를 잡는 방법이 될 수도 있다. 외야가 넓은 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투수들은 대전, 대구 등 소규모 구장을 쓰는 투수들에 비해 플라이볼에 대한 부담이 적은 편이다. 1990년대 LG 이상훈은 종종 위험천만해 보이는 높은 직구를 배짱 좋게 던져 타자를 잡아 내곤 했는데 넓은 잠실 외야와 수비수들에 대한 신뢰가 없다면 불가능한 볼 배합이었을 것이다.
‘외야의 천사들’이 뜬공을 잡아 내기까지 과정은 경이로움 그 자체다. 외야수들은 수비 위치를 잡을 때부터 수많은 변수들을 조합하며 머리를 굴려야 한다. 어떤 타자인가? 오늘 타자의 컨디션은 어떤가? 밸런스가 무너져서 평소와는 다른 방향으로 타구가 날아오지는 않는가? 바깥쪽 공을 잡아당기거나 몸쪽 공에 배트가 밀리지는 않을까? 우리 팀 투수가 오늘 가장 자신 있는 공은 무엇인가? 2스트라이크에서 포수는 어떤 공을 요구할까? 바람은 어느 방향으로 불고 있나? 경기장의 그늘이나 조명 때문에 타구를 놓치게 될 위험성은 없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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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네이버캐스트 야구대백과
첫댓글 뭐여~ 밑에 있거든!!
그러게 두개네여..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