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춘선 신남역에서 내리면 동쪽으로 산 하나가 묵묵히 솟아 있다. 금병산(657.2m). 「금으로 만든 병풍산」이라는 귀한 이름이다. 이 산의 들머리 실내마을은 소설가 김유정이 태어난 곳. 그의 기적비(記績碑)와 문학비가 길손을 맞이함에 30세의 나이로 요절한 천재의 숨결을 느껴 볼만도 하다.
김유정은 1931년 23세 때 고향에 내려와 야학당을 열었다. 금병의숙이라는 간이학교로 농민계몽운동을 펼쳤으며 고향을 무대로 한 여러 편의 농민소설을 발표하기도 했다.
[동백꽃길][만무방길][금따는 콩밭길][봄봄길][산골나그네길]등 그의 작품 제목으로 등산로 이름을 달고 있는 금병산은 우리 나라뿐 아니라 세계의 어느 산도 누리지 못하는 호사를 다하고 있음에 틀림없다. 이는 지난 1993년 김유정을 기리는 문인들과 강원대 전상국교수의 지극한 배려에 힘입은 결과다.
▲산행 길잡이
금병예식장 앞에서 김유정 기적비를 보고 동쪽으로 난 길을 따른다. 약여교 건너 작은 저수지 지나면 세 갈래 길이다. 가운데 길이 [만무방길]이다. 어느 길로도 주능선인 [산골나그네길]에 이른다. 가다보면 오른쪽으로 가지 쳐 나간 능선이 [금 따는 콩밭길]이다. 여기서 소나무 숲과 억새밭을 지나면 정상이다.
하산은 서쪽 [동백꽃길]로 한다. 동쪽 능선은 동내면 원창고개로 내려서는 [봄봄길]이다. 멀리 삼악산과 북한강 줄기가 한눈에 들어오는 능선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내려간다.
송전탑에서 왼쪽 좁은 능선 길을 택하면 실내마을이 내려다보이는 무덤 지나 폐농가가 나온다. 여기서는 들머리인 금병 예식장이 바로 보인다. 느린 걸음으로도 4시간이면 충분하다.
▲교통 및 숙식
춘천 행 열차가 청량리역에서 1시간 간격으로 있다. 신남역에서 내리는 열차는 성북역에서 오전 6시 10분, 오후 6시 50분, 청량리역에서 오전 6시 27분, 오후 4시 30분 두 차례 있다.
남춘천역에서 신남 행 시내버스를 타면 실내마을까지 간다. 서울행 막차는 남춘천역에서 오후 10시 5분에 있다. 실내마을에는 숙박시설이 없다. 남춘천역 주변에 여관이 많으며 유정닭갈비집(0361_244_8811) 등 식당에서 값싸고 푸짐한 춘천 별미를 맛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