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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레 2코스를 완주하다 -
첫째날(2015. 1.9 금) :
08:30 : 청주공항 출발
09:30 : 제주공항 도착
09:40 : 제주공항 4층 푸드코트에서 아침식사(김밥을 집에서 싸 감)
10:10 : 제주AJ렌트카에서 소나타 렌탈
10:50 : 카페'애월에서'에 감(경기 부천에서 와 제주에 정착한 사람)
11:45 : 서촌제(서울 촌놈 in 제주)(먹거리 X파일에 나와 유명해진 돈까스집)배부르게 맛있는 집
13:00 : 탐라대학교 사거리(한라산을 보기 위해 일부러 택한 1115번 길)
13:30 : 이중섭 미술관(이중섭 거리) 이남덕 여사의 절절한 그리움이 좋았던 곳.
15:00 : 남원 하나로 마트(들러 장보는 곳, 정말 맛있는 귤을 파는 마트)
16:00 : 라사니아 캐슬 리조트
16:10 : 바다 루어낚시(작년보다 활성도가 많이 떨어짐)
둘째날(2015. 1.10 토) :
06:40 : 라사니아 앞바다에서의 루어낚시
11:04 : 성산 광치기 해변(올레 2코스 시작점)
16:00 : 온평포구 도착(올레 2코스 끝 지점인 동시에 3코스 시작점인 곳)
17:00 : 주어동 포구에서의 루어낚시(볼락 2마리를 낚음)
셋째날(2015. 1.11 일) :
06:40 : 주어동 포구에서의 루어낚시(06:50분 간조), 쏨뱅이 두 마리 낚음
11:00 : 라사니아 캐슬 리조트 Check out
11:30 : 제주허브동산(습관처럼 찾아온 곳) 다시는 이곳에 안 오기로 함
14:00 : 제주시 구좌읍에 있는 동복해녀식당(회비빔밥 맛이 일품인 집)
15:00 : 북촌 너븐숭이 4.3사건 기념관(마음의 짐을 드디어 푼 곳)
16:00 : 조천 신촌리 덕인당 보리빵집(유홍준 교수님도 보리빵맛에 반한 집)
16:30 : 연북정(삭바람이 찬 곳)
17:20 : AJ렌트카
19:20 : 제주공항면세점(제주공항 면세점, 면세점의 의미가 없는 곳)
20:25 : 제주공항 출발
21:30 : 청주공항 도착
첫째날(2015. 1.9 금) : 그리움에 다시 찾은 곳, 성산 앞바다
하나, '애월에서'
카페, '애월에서'
제주공항에 내려 차를 빌려 귀덕리로 가는 도중에
'애월에서' 라는 작은 카페에 들렀다.
부천에서 살다가 제주에 정착했다는 40전후의 나이로 보이는 사내.
제주 사람들의 텃세가 심하지 않더냐고 아내가 물으니,
아니란다.
내가 어떻게 다가가느냐의 문제란다.
내가 마음을 열고 그들에게 다가가는데 왜 그들이 마음의 문을 닫겠느냐고 한다.
둘, 서촌제의 돈까스
서촌제 - 서울 촌놈 in 제주 -
제주시 한림읍 귀덕리 3198번지
서촌제의 두부품은 흑돼지 돈까스
제주 오일장 안내
- 제주여행은 제주 곳곳 오일장만 알고가도 즐거움이 배가 된다-
둘째 동주의 성화로 제주 여행 코스로 잡은 서촌제.
서촌제, 서울 촌놈 in 제주' 란다.
- 12(정오)시가 돼야 손님을 받는 집
- 손님 오는 데로 번호표를 나눠 주는 집
- 그날 준비한 식재료가 떨어지면 해가 중천에 있어도 문을 닫는 집
- 창문으로 빨간 등대가 보이는 집
- 돈까스 소스에 두부를 섞는 집
- 셀러드 소스를 귤로 만드는 집
- 종편 A채널 먹거리 X파일에 나와 유명해진 집
- 그러나 착한식당임을 굳이 사양한 집
- 서촌제, 배부르게 맛있는 집
- '이렇게 맛있는 돈까스는 처음이야.' 라고 나의 가족이 말하던 집
'
셋, 이중섭 미술관으로 가는 길, 1115번 도로
1115번 도로, 말 방목장을 지나다
말방목장을 지나다가 한 컷
1115번 도로에서 본 한라산
1115번 도로에서 본 한라산
이 길이 좋아, 탐라대학교 사거리를 네비에 치고 왔다.
쭉 뻗은 길과 그 길 여백에서 올려다보는 한라산의 설경이 멋지다.
넷, 이중섭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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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섭 미술관 담장에 파란 유채
이중섭 거주지 마당에 누워 능청 떨고 있는 누렁이 한 마리
이중섭 거주지 안내
몇 해를 두고 제주를 다녔지만
이제야 이중섭 미술관을 여정에 넣었다.
중섭의 은지화(담배갑에 들어있는 은박지에 그린 그림)를 오랫동안 서서 보았다.
중섭의 아내, 이남덕 여사가 그의 남편에게 쓴 절절한 그리움의 편지들.
미술관을 돌아 나오는 길에
겨울바람은 코가 시리도록 차가웠다.
하지만 이남덕 여사의 편지글에 심장을 데워 온 까닭일까.
가슴은 훈훈했다.
다섯, 라사니아 앞바다에서의 루어낚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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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시각 오후 4시 10분 / 간조 18 :33
볼락과 쏨뱅이의 폭발적인 입질을 기대하여 라사니아 앞바다로 나가 보았다.
작년과 달리 좀처럼 입질이 없고
김천 박의엽 형님한테 받은 웜으로 간신히 한 마리를 낚는다.
해가 라사니아 왼쪽으로 진다.
여섯, 카페 '도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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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도둑'에서
라사니아 리조트에서 저녁을 해먹고
옆에 있는 '도둑'카페에 커피를 마시러 갔다.
주인은 1년만에 왔다고 손님을 기억하지 못했다.
둘째날(2015. 1.10 토) : 올레 2코스를 걷다
하나, 라사니아 앞바다에서의 루어낚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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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아침, 라사니아 앞바다
채비를 챙겨 라사니아 앞바다로 나갔다.
새벽은 고요했다.
해가 구름 속에서 꾸물거리다 느즈막히 떴다.
인근 게스트하우스에서 잠을 자고 나온 올레꾼들이
낚시하는 내모습을 사진으로 찍어가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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꽝을 치고 돌아오는 길에 찍은 라사니아 리조트
둘, 올레 2코스를 걷다.(광치기-온평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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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km를 걷기 위해 준비한 행동식
광치기 해변, 올레2코스의 시작점이다.
광치기해변-식산봉-쪽지물-오조리마을-홍마트-고성리경로당-대수산봉-말방목장-혼인지-온평포구
굳이 올레길 표지에 앉아서 사진을 찍겠단다
광치기 해변, 올레표지판에 앉아서 굳이
손님을 기다리다 지쳤을까
성산일출봉쪽으로 가는 4차선 도로 왼쪽 갓길, 인도
내수면 둑방길로 접어든다. 저멀리 식산봉이 보인다.
내수면 둑방길로 가다가 잠시 멈춰
한가로이 풀뜯는 말들 너머로 성산일출봉이 아련하다
올레길 안내판, 저멀리 식산봉이 보인다
식산봉으로 가는 길에 있는 외딴집,
그 집 강아지들이 우리 가족을 보자마자 마실갔다 돌아오는 제 주인을 반기듯 좇아 나왔다.
어쩌면 저리 좋을까
식산봉을 돌아나와 오조리 마을로 가는 수변데크에서
광치기해변 - 식산봉 - 쪽지물 - 오조리마을 - 홍마트 - 고성리경로당 - 대수산봉 - 말방목장 - 혼인지 - 온평포구
오조리 마을 입구에 있는 손바닥선인장(백년초)
가시잎이 싱싱하다.
오조리마을 입구에 자리깔고 누운 다육이(구슬세슘?)
오조리 마을의 쪽지물도 지나고
쪽지물 앞의 정자에 앉아서 간식을 먹었다.
광치기해변 - 식산봉 - 쪽지물 - 오조리마을 - 홍마트 - 고성리경로당 - 대수산봉 - 말방목장 - 혼인지 - 온평포구
배낭이 무거워 동주에게 넘겼다.
오조리 마을을 지나며...
광치기해변 - 식산봉 - 쪽지물 - 오조리마을 - 홍마트 - 고성리경로당 - 대수산봉 - 말방목장 - 혼인지 - 온평포구
오조리 마을 어느집 담장에 달려 있는 한라봉
오조리 마을의 청무우밭, 저 멀리 희미하게 성산일출봉이 보인다.
고성리 마을, 어느 집 우엉팟(텃밭) 밭담에 있던 선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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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리 경로당 정자에 앉아 싸온 도시락을 먹는다.
고성리 마을 사람들의 인심이 후덕하다.
고성리 마을의 박씨할머니
고성리 마을의 박씨 할머니
고성리 경로당 정자에 앉아 점심을 먹는데 웬 할머니가 다가 왔다.
"할머니, 식사좀 하세요." 라고 말하니
방금 점심을 먹고 오셨단다.
우리 가족보고 어디서 왔냐고 물으신다.
청주서 왔다 말씀드리니, 멀리서 왔다며
경로당 안에 귤도 있도, 물도 있으니 가서 먹고 가란다.
행색은 초라해도
마음은 따뜻한 분이란걸 우리 가족은 이내 안다.
그래서 어찌어찌 이야기가 오고갔고,
너무 길지않은 할머니의 넋두리를 들을 수 있었다.
서른살에 전라도 해남에서 남편과 함께 제주도로 넘어와 사신 할머니,
젊은 남편 세상 먼저 떠나보내고
반백년을 홀로 사신 박씨 할머니
날품 팔아 사남매 키우느라고 정신없이 살아오셨다는 박씨할머니
배 타는 아들들, 몸 성할날 없어 지금도 늘 마음 졸이신다는 박씨할머니
우리가 떠난다니,
동주에게 과자값 준다며 몸빼를 뒤지던 박씨할머니
올레길을 걸으며
잠시 맺었던 박씨할머니와의 인연,
고성리를 지나는 무수한 올레꾼들 중에서
우리 가족은 박씨할머니에게 금세 잊혀질 사람들이겠지만
할머니의 삶의 넋두리를 들어 드려
할머니의 삶의 응어리가 조금이나마 풀어졌으면 하는 마음으로
대수산봉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고성리 마을 어느 집의 아주 까칠했던 강아지
1,000원에 한 봉, 귤맛이 아주 달고 찰졌다.
대수산봉을 오르기 전에 한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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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수산봉 안내판
대수산봉 정상에서 바라본 성산
대수산봉에서 내려와 혼인지까지의 4km 황무지길
말방목장도 지나고
광치기해변 - 식산봉 - 쪽지물 - 오조리마을 - 홍마트 - 고성리경로당 - 대수산봉 - 말방목장 - 혼인지 - 온평포구
당근을 쌓아두고 먹던 말방목장의 말들
이런 길 좋다
이런 길은 더 좋다
광치기부터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걸었던 노부부 두쌍
혼인지
광치기해변 - 식산봉 - 쪽지물 - 오조리마을 - 홍마트 - 고성리경로당 - 대수산봉 - 말방목장 - 혼인지 - 온평포구
서귀포시 성산읍 온평리
광치기해변 - 식산봉 - 쪽지물 - 오조리마을 - 홍마트 - 고성리경로당 - 대수산봉 - 말방목장 - 혼인지 - 온평포구
온평리에 있던 카페
온평리 마을의 놔먹이는 개들
수캐가 사람을 잘 따랐다.
유독 동주를 좋아하던 온평리 진돗개
2코스 끝지점인 동시에 3코스 시작점인 온평포구
올레2코스 스템프, 광치기에서, 홍마트에서, 온평포구에서
셋, 주어동 포구에서의 볼락낚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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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어동포구의 볼락
간조 시간에 맞춰야
바다 끝까지 나갈 수 있고,
바다 끝까지 나가야 낚시가 가능했다.
올레길을 걷고와 몸은 피곤했지만
리조트에 돌아와 채비를 챙겨 얼른 주어등 포구로 나갔다.
아무도 없는 바닷가
오직 나만이 갯바위에 붙은 소라개를 놀래 떨어뜨리는 사람
물이 빠져 나가다 고인 웅덩이에 빠질세라
조심스레 발을 딛고 들어가 바다끝에 섰다.
그리고 바다끝 거기서 힘좀쓰는 볼락 두 마리를 만날 수 있었다.
셋째날(2015. 1.11 일) : 북촌리 너븐숭이, 신촌 덕인당 보리빵
하나, 다시 나가본 주어동 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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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어동포구의 아침
힘좀 쓰는 쏨뱅이
철새는 날아들고
철새는 날아가고2
철새는 날아가고3
철새는 날아가고4
철새는 날아가고5
철새는 날아가고6
쏨뱅이들
둘, 제주 허브 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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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허브동산
허브동산, 잠시 앉아 쉬며
허브동산의 로즈마리
셋, 김녕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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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녕 바다는 옥물이 들어 삭바람에 일렁인다
넷, 구좌읍에 동복 해녀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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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좌읍에 있는 동복해녀식당, '회비빔밥' 제주시 향토음식대회에서 금상 수상했단다.
다섯, 너븐숭이 4.3 기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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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촌리 너븐숭이 4.3 기념관
- 1947년 3·1절 기념식때 경찰발포로 시위군중 6명 사망
- 1947년 3. 10일, 이에 항의한 제주도 직장 95% 민관 총파업
- 이를 중히 여긴 미군 하지 중장의 제주도 조사단 파견
- 제주도의 총파업 원인은 남로당의 선동이라고 분석
- 이때부터 남로당원 색출작업 추진
- 1948년 4월 3일, 350명의 무장대가 12개 파출소 공격
- 1954년 9월 21일 4.3사건 일단락
- 7년 7개월 동안 제주 도민의 1/10인 3만명이 무장대와 토벌대에 의해 죽음
- 북촌리 사건 : 1949년 1월 17일 북촌리주민 400여명을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학살
- 2001년 1월 : 제주 4.3특별법 제정 공포
- 2003년 10월, 노무현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제주도민에게 사과
- 2008년 3월, 제주시에 4.3 평화공원 조성
너븐숭이 4.3유적지 안내판
애기무덤
400여명의 영혼을 달래는 위령비 너머로 겨울바다가 차갑기만 하다.
문학을 하고
국어를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제주를 여행삼아 뻔질나게 드나들었지만
못내 들르지 못해 마음의 짐으로 남았던 너븐숭이 4.3기념관
이 겨울날,
해안도로 따라 다다른 곳,
조천 북촌리 너븐숭이 4.3기념관 위령비 앞에서
머리 숙여 조의를 표했다.
여섯, 신촌 덕인방 보리빵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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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 덕인당 보리빵집, 원조집이다.
능숙하게 보리빵을 포장하고 있는 덕인당의 아주머니
팥이 안 든 것은 500원, 팥이 든 것은 700원.
그러려니 하고 들렀지만 그러려니 한 것이 아니라 기막히게 맛있는 빵이었다.
일곱, 조천 연북정
.................
조천 앞바다
연북정 안내석
연북정에 올랐지만 조천 바다의 찬바람을 이기지 못해, 금세 내려오고 말았다.
에필로그
어떻게 살아왔나,
어떻게 살아가지?
여행을 통해 묻고 또 묻지만
기나긴 올레길을 걸으면서도
차디찬 연북정에 올라서서도
그 해답은 얻지를 못했다.
제주 공항 6번 게이트 앞, 의자에 안자
수첩과 연필을 꺼내 이것저것 끄적대면서 여행을 정리해 보지만
하얀 종이에 적히는 것은 그저 방정맞은 성산 앞바다의 방게들처럼 자질구레한 감성들뿐.
밤늦게 제주를 뜨는 비행기에 오를 때
문득 문득 머리에 떠오르는 그림들,
그것은 오조리 마을의 갇힌 바닷물이었다.
갇혀 있으면서 갇혀 있지 않고,
갇혀 있지 않으면서도 갇혀 있는 오조리의 바닷물.
어쩌면 내 나이는
오조리의 바닷물은 아닐는지?
2015.1.9~1.11
제주도 기행, 여섯 번째 이야기
글/사진 : 신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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