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정치경제인문 07.
[AI 기술과 민주주의, 노동 그리고 삶터]
스탠포드 대학의 Mordecai Kurz 명예 교수를 이번 제7 장의 주제로 소개한다.
그는 마르크스, 슘펙터, 칼 폴라니 그리고 페레스 등의 계통을 이어받아 기술과 산업권력, 민주주의 그리고 삶터라는 주제에 대하여 평생 동안 연구를 집중하여 왔다.
특히 2023년 <The Market Power of Technology: Understanding the Second Gilded Age>에서 경제학적 토대를 제시한 뒤,
2026년 신간 <Private Power and Democracy’s Decline: How to Make Capitalism Support Democracy>에서는 이를 민주주의의 위기라는 정치경제학적 문제로 확장한다.
Kurz의 주장을 한 문장으로 압축하면
"AI 등 현대의 첨단기술은 단순히 생산성을 높이는 중립적 도구가 아니라, 기술을 소유 통제하는 소수 기업에게 지속적인 사적 권력을 만들어 주며,
그 경제권력이 정치권력으로 전환될 때 민주주의의 ‘1인 1표’ 원리가 심각하게 훼손될 수 있다."
특히 노동정책에 있어 그는 단순한‘재교육’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주장한다.
기존 정책은 자동화 과정에서 실직한 노동자에게 흔히 적극적 retraining을 제시하지만, 그러나 이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고 본다.
그는 보다 보편적 restoration of livelihood, 즉 생활기반의 복원을 제안한다.
핵심 원칙은 기술혁신으로 생산성을 높이는 것은 허용하되, 그 혁신 때문에 다른 사람의 생계가 일방적으로 파괴되지 않도록 사회적 비용을 공동체 모두 분담시키자는 것.
이 점에서 그의 최신 이론은 단순한 소득재분배보다 더 강력하여, 단순한 사후적 보상만이 아니라 기술변화 과정 자체의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수준에 이른다.
그가 제안해온 정책을 묶으면 대략 다음과 같은 체계를 형성한다.
*. 과도한 M&A와 시장집중 억제
*. 특허와 지식재산권 제도 개혁
*. 노동자 일반의 협상력 강화
*. 독점이윤에 대한 조세 강화
*. 소득·부의 불평등 완화
*. 교육과 건강에 대한 공공투자
*. 중산층 자산 형성과 사회 이동성 회복
*.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의 생계 복원.
Kurz의 전체 이론을 하나의 계통으로 그려보면, 그의 사고를 다음과 같이 정리하면 가장 이해하기 쉽다.
기술혁신 특허·데이터·플랫폼·네트워크 효과 Winner-takes-all 시장집중 독점이윤 기업가치·자산 집중 소득·부의 불평등으로 두 갈래로 분화된다.
① 상층부의 집중 → 사적 권력→ 정치적 영향력 집중 → 정치적 불평등
② 중·하층. 자동화·실직·임금정체 → 중산층 약화 → 사회적 이동성 하락 → 정치체제에 대한 불신 →포퓰리즘과 양극화.
두 흐름이 다시 합쳐보면 민주주의의 쇠퇴로 이어집니다. 이것이 Kurz의 핵심 정치경제학.
< 마르크스, 슘페터, 폴라니와 차이>.
마르크스는 자본축적 → 자본집중 → 계급권력을 강조.
슘페터는 혁신 → 일시적 독점이윤 → 창조적 파괴 → 새로운 혁신을 분석.
폴라니는 시장 확대 → 사회적 파괴 → 사회의 자기보호라는 이중운동을 설명.
Kurz는 이 세 가지를 현대기술경제 안에서 독특하게 연결한다.
그는 마르크스처럼 자본집중을 보지만 그 원인을 단순한 자본축적보다 기술적 시장권력에서 찾는다.
슘페터처럼 혁신기업의 독점이윤을 인정하지만, 그것이 일시적 현상이라고 보지 않으며 현대 기술독점은 스스로 재생산되어 영속화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폴라니처럼 시장의 결과가 사회를 파괴할 경우 민주적 정치가 시장을 다시 사회 안에 통제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아래와 같이 종합해 볼 수 있다.
Schumpeter의 혁신론+ Marx의 권력집중 문제 + Polanyi의 시장에 대한 민주적 통제 = Kurz의 기술시장권력론.
Kurz의 논의를 현재 AI에 적용하면 그의 문제제기가 더욱 선명해진다.
산업혁명 시대에는 공장과 기계의 소유가 산업권력의 기반이었다.
20세기에는 대규모 자본과 생산설비가 중요했다.
AI 시대에는 여기에 데이터 + 알고리즘 + GPU + 클라우드 + 데이터센터 + 전력 + 플랫폼이 결합한다.
따라서 AI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새로운 권력 인프라가 될 가능성이 있다.
더욱이 AI가 인간의 육체노동만이 아니라 법률, 회계, 금융, 연구, 번역, 디자인, 프로그래밍, 언론, 교육 같은 인지노동까지 대체한다면 Kurz가 말하는 livelihood 문제는 과거 산업자동화보다 훨씬 넓은 중산층으로 확산될 수 있다.
2026년 Kurz의 저술 역시 정보기술과 AI 혁명이 세계화와 결합하여 노동자 대체, 임금정체와 거대한 사적 권력의 형성을 가속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Kurz 이론에서 중요한 진짜 질문은 “기술이 좋은가 나쁜가?”가 아니다.
더 근본적인 질문.
“기술이 만들어낸 생산력을 누가 소유하고, 그 생산력이 만들어내는 권력을 누가 통제하는가?”
기술 문제는 산업정책 문제가 되고, 산업정책 문제는 분배 문제가 되며, 분배 문제는 권력 문제가 되고, 마지막에는 민주주의 문제로 집약된다.
Kurz의 최신 작업은 단순한 BigTech 비판이라기보다 21C 기술자본주의에서 민주주의가 존속하기 위한 사회경제적 조건을 묻는 일이라고 평가할 만하다.
이에 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작년 10월 프로젝트 신디케이트 PS에 기고한 그의 칼럼을 재차 공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