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인천 호프집 참사 2년, 잊혀져 가는 '청소년보호대책'
신 문 사 : 중앙일보
발행일자 : 2001년 10월 30일
다시 기억하기도 끔찍한 인천시 중구 인현동 호프집 화재 참사가 30일로
2년을 맞았다.
당시 사고로 청소년 57명이 숨지고 86명이 중화상을 입었지만 지금까지도
많은 부상자나 가족들이 보상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고통의 나날을 보내
고 있다.
또 사고 직후 쏟아졌던 각종 청소년보호 시책들도 기대만큼 시행되지 못
하고 있다.
왼쪽 사진은 화재가 났던 호프집 건물.사고 직후 개보수된 뒤 음식점(1층
)과 당구장(3층)이 입주해 영업 중이지만,사고가 난 2층 호프집 자리는 아
직도 임대가 되지 않아 비어있다.
◇가족들의 고통과 지지부진한 보상=부상학생 중 식물인간이 돼버린 J모(
20)군을 빼고는 일단 모두 퇴원은 했다.그러나 우울증 등 후유증으로 일상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많다.
J군의 아버지(47)는 지난 1년여 동안 무급휴직을 내고 아들을 간병해오다
최근에는 회사까지 그만뒀다.그는 퇴직금 4천만원 전액과 은행대출금 6천
5백만원 등 모두 1억5백만원을 아들 병원비로 냈지만 아직도 병원비가 밀
려 걱정이다.
호흡기 손상을 입은 부상자 P모(20)군은 최근 군입영 신체검사에서 두번
이나 불합격판정을 받아 실의에 빠졌다.
부상자 중 25명을 제외하고는 보상금을 받지 못해 부상자나 가족들의 고
통은 좀체 줄어들지 않고 있다.인천시가 제시한 보상금으로는 고액의 화상
치료비나 성형수술비를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며 보상금 수령 자체를 거
부하고 있다는 것.
이에 따라 부상자 가족들은 최근 시를 상대로 ▶기존 치료비와 향후 치료
비 전액 보장▶장애에 따라 위자료 최고 4천만원 지급▶장애에 따라 최고
1억7천만원의 특별위로금 지급 등을 골자로 하는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법
원에 냈다.
부상자 가족들은 “하루빨리 보상문제가 해결돼 아이나 가족들이 정상적
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는 치료비 본인 부담액 전액 보상과 장애 정도에 따라 최고
4천만원 위로금 지급 등을 골자로 하는 보상안을 제시하고 있다.
◇유명무실한 청소년보호시책=사고직후 시는 7대 시책 21개 과제 30개 단
위사업을 골자로 한 ‘청소년보호육성종합계획’을 발표했다.
가장 역점을 두고 내놓았던 시책은 청소년 문화공간 조성 등 건전 청소년
문화 육성사업.
시는 사고현장인 호프집 건물(지하 1층 ·지상 4층 ·연면적 2백65평)을
15억원에 사들여 청소년 문화센터를 세우겠다고 발표했으나 구체적인 진
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현재 사고 호프집 건물은 화재직후 건물주인에 의해 개보수된 뒤 1층에는
음식점,3층에는 당구장이 입주해 영업 중이다.사고가 난 2층 호프집 자리
와 지하 1층은 비어있다.
당시 시는 또 학교정화구역내 유해업소에 대해 담당공무원을 지정 배치해
이전 및 폐업을 독려한다는 계획도 내놓았었다.
시가 이전 ·폐쇄 대상으로 정했던 유해업소는 노래연습장 42곳,컴퓨터게
임장 5곳,숙박업소 7곳,비디오방 5곳 등 모두 94곳.하지만 이 계획도 업주
들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쳐 제대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또 시는 청소년 유해업소의 청소년 고용 또는 출입금지위반 신고,청소년
에 대한 술·담배 판매행위 신고 등에 대해 보상금을 지급하는 제도를 마
련했었다.
신고보상금은 청소년보호법위반 과징금의 10% 범위내에서 최고 30만원까
지 지급할 수 있도록 했지만 지금까지 보상금을 수령한 신고자는 단 한명
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밖에 청소년긴급전화(1388)와 청소년유해업소 시민신고방 등도 운영 중
이지만 이 또한 실적이 저조해 유명무실한 실정이다.
카페 게시글
삶의 여유
인천 호프집 참사 2년, 잊혀져 가는 '청소년보호대책'
전영석
추천 0
조회 31
01.11.01 12:04
댓글 0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