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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과 헛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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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까지 된다던데요?
허풍쟁이, 거짓말쟁이 동료 상대하기
판매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 고객의 서명을 받을 수만 있다면 무슨 말이든 내뱉고 보는 영업부의 기대주, 김철주가 또 사고를 쳤다. 주문 처리에 최소한 2주는 걸린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틀 안에 물건을 발송해주겠다고 말해놓은 것이다. 왜 이렇게 물건이 안 오냐는 고객들의 항의 전화가 아침에만 벌써 네 통이나 들어왔고, 영업 부장은 발송이 지연된 이유에 대해 설명해 달라는 메일을 보내왔다. 철주는 모든 고객에게 수주 상품이 발송되기까지 얼마나 걸리는지 정확히 알려줬다면서 시치미를 뚝 뗀다. 팀장에게 이야기해보지만 어쩔 수 없는 건 마찬가지다. 그렇게 새빨간 거짓말을 하고도 칭찬을 받으며 매번 능구렁이처럼 넘어가는 철주 때문에 나는 돌아버릴 지경이다.
허풍을 떨고 거짓말을 해도 문제없이 잘 넘어가는 이유는 그들의 실적이 좋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회사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문은 판매다. 경영진은 높은 실적을 내는 사원에게는 어떤 식으로 일을 하든, 그 과정에서 남에게 피해가 가든 말든 문제삼지 않는다. 부당하고 근시안적이며 분명 잘못된 처사지만, 이런 경험을 통해 배우는 수밖에 별 도리가 없다. 철주의 이야기는 상식 밖으로 돌아가는 회사에서 제정신을 지키는 방법을 논의하기에 좋은 출발점이다.
우선 알아야 할 것은 철주에게 잘잘못을 따진다고 해서 그가 죄책감 때문에 거짓말을 멈추고 사실대로 말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는 점이다. 그른 오히려 높은 판매 실적으로 상사에게 인정받고 있으니 자신의 행동이 잘못됐다는 생각은 추호도 하지 않을 것이다. 설사 그렇게 생각하더라도 스스로 시인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철주에게 맞서는 것은 그가 고객들에게 정직하지 않았다는 점을 인정하라고 다그치는 꼴이 되는데, 그러면 합의를 이끌어내기가 매우 힘들어진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느니 상대방을 공격하는 편을 택한다.
또 한 가지 명심해야 할 것은 회사 내에 철주에게 진실을 캐묻고자 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점이다. 화가 난다고 해서 상사나 상사의 상사, 혹은 그럴 일은 없어야겠지만 사장까지 찾아간다면 쓸데없는 얘기를 퍼뜨리고 다닌다며 더 크게 혼날 것이다. 그렇다면 철주처럼 부정직한 인간들은 어떻게 상대해야 할까?
생존 전략
현실적인 목표를 세워라
철주의 거짓말을 멈출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여라. 그에게 책임을 묻기보다는 그의 거짓말로 입을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이는 것이 좀 더 현실적인 목표다. 앞으로의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아무리 예상하지 못한 행동이라도 예측 가능한 패턴을 따른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철주는 또 거짓말을 할 것이다. 처음에는 무방비로 허를 찔렸다 해도, 두 번째에는 만반의 대비를 해야 한다.
다른 사람이 파놓은 구멍이라도 우선 메워라
걸려오는 항의 전화에 할 수 있는 말은 착오가 있었음을 정중히 사죄하고 주문 상품이 언제 도착할지 알려주는 것뿐이다. 고객의 기분을 풀어주려고 도착 날짜를 조금 앞당겨 말하고 싶은 마음도 들겠지만 그래서는 안 된다. 차라리 예상보다 훨씬 늦은 날짜를 알려주는 편이 낫다. 그러면 고객은 적어도 생각보다 빨리 도착한 물건에 기분이 좋아질 것이다.
중간 자리에서 빠져나와라
가장 효과적인 전략은 거짓말한 사람과 거짓말의 피해자 사이의 거북한 자리에서 빠져나오는 것이다. 주문자가 도착하면 바로 주문서의 모든 고객에게 이메일을 보내 배송 예정일을 정중하게 알려줘라. 궁금한 점은 영업 사원에게 문의하라는 말과 함께 그의 주소와 전화번호 역시 친절하게 알려주어야 한다. 이런 과정이 자동시스템으로 보일수록 그 효과는 커질 것이다. 또 하나, 이메일은 고객이 답장을 보낼 수 없는 계정으로 보내는 것이 좋다.
개가 보고서를 먹어버렸어요?
위기 모면형 핑계쟁이와 일하기
새로운 프로젝트팀이 꾸려지고 마케팅팀의 무능아 김정은이 새 팀에 배정됐다. 그는 다음 주에 있을 프로젠테이션을 위해 파워포인트 작업을 맡았다. 팀장은 일의 진척 상황을 물어볼 때마다 거의 다 됐다고 대답하는 정은이가 전혀 미덥지 않다. 이전에도 일을 제때에 못 끝낸 전과가 있기 때문이다. 만약 그가 제시간 안에 못 끝낼 것 같으면 미리 말만 하면 도울 수 있는 문제다. 어쨌거나 작업의 대부분은 팀장이 직접 했으니까 말이다. 팀장은 불안한 마음에 어떻게 되어가느냐고 계속해서 묻고, 정은이는 늘 “아무 문제 없어요!”라고 대답한다. 태평한 정은이와 달리 팀장은 불안하고 초조한 마음을 억누르기 힘들다.
아무 문제 없을 리가 없다. 김정은 같은 유형은 터무니없는 핑계를 대는 거짓말쟁이로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서는 어떤 말이라도 한다. 거짓말이라고 하기에는 속이 너무 빤히 들여다보이는 말은 미리 꾸민 게 아니라 즉석에서 만들어진다. 그가 미리 한 일은 아무것도 없다. 그는 열 살짜리 아이처럼 지금 거짓말을 하면 나중에 문제가 더 커진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한다. 나중에 사고가 터지면 일을 망쳐서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다시는 그런 일이 없을 거라고 맹세할 것이다. 하지만 알다시피 그런 일은 또 일어나게 되어 있다. 김정은 같은 거짓말쟁이와 함께 일한다면 그의 거짓말은 무시하고 프로젝트 완성을 목표로 삼아라.
생존 전략
문제의 원인은 거짓말이 아니라 미성숙함이다
어떤 면에서 정은이는 열 살짜리 아이나 마찬가지다. 어려운 일은 뭐든 모른 체하고 쉬운 일만 하며 앞일은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 그에게 부모가 열 살짜리 아이에게 하듯이, 파워포인트 작업을 하지 않은 것보다 거짓말을 한 것 때문에 나중에 더 큰 곤란에 빠질 수 있다고 말해주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미성숙한 사람들은 원인과 결과의 개념을 명확하게 알지 못하기 때문에 앞으로의 일도 내다보지 않는다. 따라서 잔소리나 처벌을 하는 것은 그 자신도 이미 잘 알고 있는 무능함이나 상대방의 치사함을 드러내는 꼴밖에 되지 않는다.
이유를 묻지 마라
성숙한 사람들에게 가장 잘 먹히는 처벌은 죄책감 유발이다. 내가 내린 판단이 잘못됐고 그것으로 인해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쳤다는 사실을 지적당하고 인정하는 것이 분해서라도 사람들은 좀더 조심하게 된다. 하지만 정은이의 사전에 ‘분하다’는 말은 없다. 왜 일을 못 끝냈냐고 물으면 허점투성이의 핑계를 댈 것이다. 필요한 정보를 못 받았기 때문에 자기 잘못은 아니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그러면 누가 무엇을 언제 보냈느냐며 옥신각신하겠지만, 그런다고 해서 파워포인트 작업이 더 빨라지거나 그의 생각이 바꾸지는 않을 것이다. 안타깝게도 그는 상사의 훈계나 자기 실수로부터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다. 그는 자기가 쓸모없는 놈이라는 사실을 기꺼이 인정할 것이다. 그 편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뭔가를 하는 것보다 더 쉽기 때문이다.
눈으로 볼 수 있는 것만 요구하라
김정은 같은 골치 아픈 인간들은 보통 사람들과 사고방식이 다르다. 보통 사람들에게 통하는 방법이 그들에게는 먹히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파워포인트가 제때에 끝날지 물어봄으로써 거짓말할 기회를 주지 말아야 한다. 그에게 진행중인 작업물을 보여 달라고 요구하라. 그가 일을 못한 이유에 대해 이런저런 핑계를 대도 그냥 무시하는 것이다. 이런 방법을 쓰면 진척 상황에 대해 좀 더 믿을 수 있는 정보를 얻을 수 있고, 당신이 직접 일을 할 수 있는 시간도 벌 수 있으므로 손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김정은 같은 사람이 일을 제대로 하게 하려면, 말 안 듣는 열 살짜리 아이 다루듯이 그를 식탁에 앉혀놓고 감시해야 한다. 그가 인터넷으로 쇼핑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메신저로 잡담을 하고 있지는 않는지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 차라리 그의 업무를 내가 대신 하고 말지라고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그것이야말로 그가 바라는 바다. 불행히도 정은이 같은 사람과 함께 일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면 수시로 중간 결과물을 보여 달라고 요구하는 방법이 최선이다.
당신이 요구할 수 없는 위치라면 어머니의 지혜를 빌려라
김정은 같은 거짓말쟁이가 당신의 동료이거나 하필 먹이사슬의 위쪽에 위치한 사람이라면 비공식적인 방법을 쓸 수밖에 없다. 어머니의 지혜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간식으로 죄책감을 유발하라
경과 보고 회의를 잡고 회의 때마다 간식을 준비하라. 핑계의 달인인 김정은은 물론이고 컴퓨터가 고장났을 때 제때 나타나는 법이 없는 전산팀 사람들이라도 매번 차려진 간식을 먹으면서 결과물 없이 빈손으로 오기는 힘들 것이다.
모두에게 알려라
어머니가 자녀들의 학교생활을 보고하듯이, 프로젝트의 진행 상황과 누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를 모두에게 메일로 보고하라. 거짓말쟁이에 대한 보고는 가장 짧을 것이고, “불쌍한 조이는 아주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도둑고양이가 자꾸 보고서를 훔쳐간다고 합니다.” 같은 처량한 변명을 늘어놓을 것이다. 누가 이것을 칭찬하는 척 욕하는 것이라고 말하면 어머니는 이렇게 말씀하실 것이다. “왜? 난 있는 그대로 얘기할 뿐이다.”
점잖으면서도 집요한 잔소리
틈만 나면 업무 이야기를 꺼내라. 업무를 완수하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이성적으로 끊임없이 이야기하라. 이 지긋지긋한 잔소리를 멈추게 하려면 일을 하는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상대방에게 깨닫게 해줘야 한다.
나 정말 잘나가는 사람이야
병적인 거짓말쟁이와 일하는 법
“김영철, 고객한테 전화가 왔는데 2주 전에 당신한테 보낸 주문 취소 메일이 아직 처리가 안 됐대요. 엄청 화가 났던데요?”
“무슨 소리예요? 그런 이메일은 받은 적 없어요.”
“당신한테 확인 메일까지 받았다는데요?”
“그럴 리가요. 아마 다른 사람한테 받았겠죠.”
보통의 거짓말은 짜증나는 정도지만, 영철의 거짓말은 실제로 해를 끼친다. 대부분 허풍을 떨어놓고는 나몰라라 하지만, 영철은 자신에게 이롭고 남에게는 해가 되는 방향으로 진실을 뻔뻔스럽게 바꿔버린다. 고객에게 지키지 못할 약속을 하고는 주문 취소로 실적이 깎일까 봐 무조건 계약을 이행해놓는다. 그리고 너무 많은 시간과 수고가 들어 계약 취소가 불가능하기만을 빈다. 이런 사람들은 근무 시간, 행적, 사생활 등 온갖 것들을 속인다.
병적인 거짓말쟁이들은 의사소통에 대한 생각이 보통 사람들과 다르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말은 올바른 정보를 전하는 수단이지만 병적인 거짓말쟁이들에게는 과시를 위한 겉치레다. 영철 같은 거짓말쟁이들은 유명인과 친하다거나 옆 부서의 퀸카와 사귄다고 떠벌리며 자기가 대단한 사람이라는 걸 과시하려 할 것이다. 어렸을 때 불치병에 걸렸다거나 불우한 가정에서 자랐다며 동정심을 사려고도 할 것이다. 그들의 전형적인 거짓말은 어렸을 때 주먹깨나 썼다는 것이다.
이런 의외의 이야기를 들으면 당연히 이 말이 진실일까 하는 의문이 들 테지만 입 밖으로는 내지 않는 것이 좋다. 그것이 거짓말쟁이로부터 스스로를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병적인 거짓말을 하는 이유를 낮은 자존감 탓으로 돌리기 쉽지만, 그것이 많은 것을 이야기해주지는 않는다. 낮은 자존감은 대부분의 심리적 장애를 설명해주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들을 상대할 때에는 ‘왜’냐고 묻기보다는 그들이 ‘무엇’을 ‘어떻게’ 하는지 이해하는 것이 훨씬 더 낫다.
병적인 거짓말쟁이들을 대할 때 가장 명심해야 하는 사실은 그들에게는 자신의 말이 일으킬 순간적인 파장만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정직한 사람들에게는 거짓과 진실이 의미 있는 도덕적 개념이지만, 거짓말쟁이들에게는 그렇지 않다. 바로 그것 때문에 거짓말쟁이들이 위험한 것이다. 우리는 거짓말을 하면 그 정도에 따라 죄책감을 느낀다. 모두에게 해를 끼치는 큰 거짓말보다는 아무에게도 해가 안 가는 작은 거짓말이 그나마 낫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병적인 거짓말쟁이들은 그런 구분을 하지도 않고 죄책감을 느끼지도 않는다.
영철 같은 거짓말쟁이가 말한 한 가지가 의심스럽다면 모든 것을 의심해봐야 한다.
생존 전략
당신의 직감을 믿어라
상대방의 얘기를 듣다가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면 거짓말이 아닐까 일단 의심하게 된다. 상대방의 말에 무의식적으로 반응해서 떠오르는 그런 느낌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과연 사실일까 하는 의심이 든다면 그 말은 실제로 사실이 아닐 확률이 높다. 진실을 말하는 사람들은 말하는 내용, 방식, 몸짓에 일관성이 있다. 반대로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은 어느 한 부분이라도 어긋나는 경우가 많다. 슬픈 얘기를 하면서 미소를 짓는다거나,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면서 얼굴을 찌푸린다거나 하는 식으로 말이다.
거짓말쟁이들은 표정 연기에 뛰어나다.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상대방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한다고들 하지만 그건 전적으로 틀린 말이다. 거짓말쟁이들은 눈 하나 깜박하지 않고 상대의 눈을 쉽게 쳐다본다. 오히려 누가 너무 오래 쳐다본다면 그가 거짓말을 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거짓말을 꼬집어내는 데 사람들은 거짓말을 할 때 대개 손, 특히 발을 이상하게 움직인다. 누군가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100퍼센트 확실하게 알려주는 단서는 없다. 하지만 거짓말을 감지하는 데에는 의식적인 분석보다 직감이 더 효과가 있다.
마지막으로 기억해야 할 점은 거짓말쟁이들은 우리가 듣고 싶어하는 말을 기가 막히게 알아챈다는 사실이다. 진실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로 달콤하게 들리는 말은 거짓말이라고 생각해도 좋다.
세부 내용에 관심을 기울여라
거짓말쟁이들은 세세한 부분보다는 굵직한 사건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완전히 꾸며낸 이야기일 때 더욱 그렇다. 얘기를 되풀이하면서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과 같은 문제는 얼렁뚱땅 넘어가버린다. 그래서 경찰들이 용의자를 취조할 때 같은 내용을 묻고 또 묻는 것이다. 거짓말쟁이에게서 진실을 알아내야 한다면 경찰의 수법을 빌려오면 된다. 같은 일을 여러 번 캐물어 앞뒤가 안 맞는 부분을 찾아내는 것이다.
가능하면 맞서지 말고 무시하라
병적인 거짓말쟁이들이 하는 말은 거의 다 거짓말이지만 대부분 그다지 대수롭지 않은 것들이다. 그들의 거짓말에만 신경 쓰다 보면 스트레스만 받고 정작 중요한 업무는 소홀히 할 수 있다. 거짓말 하나 들킨다고 그들이 개과천선할 것도 아닌데 뭐 하러 시간을 낭비하는가? 병적인 거짓말쟁이들은 애초에 진실과 거짓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 따라서 피해를 줄 가능성이 있는 거짓말들에만 집중하고, 그게 아니라면 아무리 터무니없어도 무시해버려라.
거짓말쟁이를 잡으려면 직접적인 증거를 사용하라
병적인 거짓말쟁이가 회사에 해를 끼치고 있다면,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사람에게 알려야 한다. 그 동안 병적인 거짓말쟁이를 공개적으로 비난한 적이 없다면 이 방법은 더 효과적일 것이다. 책임자에게 사실을 확인해보라고 부추기면 나머지는 그가 알아서 할 것이다. 영철의 경우에는, 그 동안 떨어져 나간 고객들의 리스트를 담당 부서장에게 가져다주고 고객들이 왜 이탈하는지 모르겠다며 넌지시 말을 꺼내면 해결될 것이다.
팀에서 내가 일을 제일 잘해 - 스스로를 속이는 사람과 일하기
김난주는 결코 틀리는 법이 없고 실수도 하지 않는다. 언제나 지시 사항을 명쾌하게 따르기 때문에 고쳐야 할 게 있으면 그녀에게 말만 하면 된다. 부당한 이유로 비난하지 않고 열심히 일하는 것에 고마움만 표시한다면 그녀는 화도 잘 내지 않는다. 하지만 사실 난주가 열심히 일해 내놓은 결과물의 대부분은 다시 손을 봐야 한다. 꼼꼼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녀는 실제로 팀에서 가장 뒤떨어지지만 스스로 우수 직원이라고 평가하고, 남들보다 오래 일하니 상사만큼 봉급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난주는 현실을 부정하고 있다. 하지만 굳이 그녀에게 알려줄 필요는 없다. 어차피 부정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을 효과적으로 상대하려면 부정의 작용 원리를 이해해야 한다. 보통 사람들에게 부정이란 ‘희망 사항’과 비슷하다. 3주 동안 패스트푸드만 먹고 운동을 하지 않았으면서도 살이 안 쪘을 거라고 자기 암시를 걸어보지만, 저울에 올라가는 순간 그런 헛된 꿈은 사라져버린다. 하지만 현실을 부정하는 사람이라면 저울이 잘못됐다고 생각할 것이다.
현실을 부정하는 사람들은 자신에게 만족스러운 자아만 인식하고 나머지는 없는 것으로 치부해버린다. 아무리 많은 증거가 있어도 자신과 자신의 행동이 뒤떨어진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이러한 인식의 분열을 대개 본질보다 남에게 비치는 겉모습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족 안에서 아주 이른 시기에 체득된다. 한번 체득된 부정은 웬만하면 바뀌지 않는다.
이렇듯 부정의 원인은 낮은 자존감일 수 있지만 비현실적으로 높은 자존감의 형태로 표출된다. 여기에는 문화적인 요소도 있다. 스스로를 왜곡해서 자각하는 원인은 대부분의 심리적 문제와 사회적 불평등을 높은 자존감으로 치료할 수 있다는 20세기 후반의 사조에도 일부 있다. 이 분야의 연구는 애매모호하다. 대부분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자신의 동기부여에 거의 신경을 쓰지 않는 피상적인 사람들이 내면에 집중하는 사람들보다 더 행복하고 심리적으로 건강하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심리상담가로서 이러한 결과가 조금은 염려스럽다. 연구는 대부분 자기 보고 형식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부정 상태에 있는 사람들이 진짜 감정에 상관없이 행복하다고 말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이는 정말 행복한 것과 행복하다고 믿는 것이 서로 다를 수 있다는 또 다른 문제를 불러일으킨다.
이 문제를 거론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자기 계발을 목표로 하여 이 책을 읽고 있는 당신은 자기 방어의 수단으로 스스로를 부정하지 않는다. 둘째, 애석하게도 이 세상에는 당신 같은 사람들보다는 난주처럼 현실을 부정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 그들 때문에 미쳐버리지 않으려면 이 세상의 현실을 부정하는 사람을 상대하는 법을 배워두는 것이 좋다.
생존 전략
의도된 행동이 아님을 깨달아라
난주는 훌륭한 척하는 것이 아니다. 남들에게는 분명하게 보이는 그녀의 부정적인 면이 스스로에게는 보이지 않을 뿐이다. 그녀의 인식을 넓혀주려고 애써봐야 시간 낭비다. 그녀의 자기 평가를 고쳐주기보다는 그녀의 행동을 바꾸는 데 주력해야 한다.
실수를 지적하되 체면을 세워줘라
현실을 부정하는 사람을 상대할 때 가장 중요한 목표는 그녀가 남의 말에 귀 기울이게 하는 것이다. 처음부터 흠을 잡는다면 그녀는 아예 귀를 막아버릴 것이다. 그들의 자기 평가가 아무리 비현실적이라도 우선 인정하고 들어가야 한다. “너처럼 성실한 사람이 어떻게 다르게 해석할 수 있었는지 알 것 같아. 하지만….”처럼 말이다. 속이 빤히 들여다보이는 말이어도 상관없다. 스스로를 부정하는 사람들은 내적 일관성 따위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그들의 실수를 언급하려면 지금도 잘하지만 더 잘할 수 있다는 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명료하게 쓰여진 문서로 정보를 전달하라
스스로를 부정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들이 할 일과 마감 시간을 분명하고 구체적으로 전달해야 한다. 말로만 전달해서는 안 된다. 그들은 자신이 이미 하고 있는 일에 새로 날아든 지시를 끼워 맞춰 머릿속에서 무의식적으로 바꿀 것이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뭔가를 설명할 때는 메모를 하게 두기보다는 직접 메모를 써서 주는 편이 낫다. 이메일로 지시를 내리거나 자료를 보낼 경우에는 꼭 확인 메일을 받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메일을 받은 적이 없다고 말할 것이다. 그들의 컴퓨터는 읽고 싶지 않은 메일들을 자동적으로 지워버리기 때문이다.
숫자로 평가하라
어떤 사람들을 관리하려면 무엇보다 목표량 달성을 중시해야 한다. 평가시 최우수, 우수, 보통, 개선 요망 등의 애매한 용어를 피하도록 한다. 그런 단어들을 사용하면 이들은 자신의 업무 수행이 항상 ‘최우수’라고 따질 것이다. 이유를 묻고 싶은 일이 생겨도 절대 묻지 말라. 머리를 지끈거리게 하는 긴 변명만 이어질 것이다. 제시간에 완수된 업무들에 점수를 매겨서 평가하고 글은 최소한으로 줄여라.
그가 당신을 욕하고 다닌대요!
나쁜 소문을 전하는 하이에나 피하기
인사팀 직원 베키는 구매과 친구에게 들었다며, 전산팀 팀장에게 팀원 중 한 명이 그의 프로젝트 진행 능력을 욕하고 다닌다는 이야기를 해준다. 도대체 그 팀원이 왜 그러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팀장을 헐뜯고 다닌다는 것이다. 베키는 거짓말이 아니라며 진지한 얼굴로 맹세한다. 팀장은 화가 치밀어 오르고 도대체 베키가 말하는 팀원이 누구일지 한 명씩 떠올려본다.
베키가 말하는 팀원이 누구일까 궁금해하기 전에 “베키가 왜 이런 얘기를 나한테 할까?”를 먼저 생각해봐야 한다. 사무실에서 듣고 읽는 모든 이야기에 대해 이렇게 자문해봐야 한다. 그저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이야기도 있지만 대부분은 다른 목적을 숨기고 있다. 우리는 보통 누가 무엇을 어떻게 왜 얘기하는가 하는 것보다는 이야기의 내용에 더 신경 쓴다. 하지만 사람들이 하는 말을 앞뒤로 따져보아 그들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앞서 얘기한 베키부터 살펴보자. 그녀는 팀장을 도우려는 친구일까, 아니면 그저 나쁜 소식을 제일 먼저 전하기 좋아하는 수다쟁이일까? 과거에 그녀가 했던 행동들을 생각해보면 그녀가 어느 쪽인지 쉽게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부정적인 얘기를 전해주는 사람들은 선의로 그러는 것이 아니다. 소문의 당사자를 심란하게 만들기 위해서, 혹은 다른 사람이 한 말인 척하며 자기 생각을 말하는 경우도 많다. 때로는 자기가 싫어하는 사람을 공격하기 위해 소문의 당사자를 유도탄으로 쓰기도 한다.
모호하고 우회적인 방법을 쓰는 것으로 보아 베키는 상황을 진정시키기보다 문제를 만들고 싶어하는 사람이라고 짐작할 수 있다. 긍정적인 사람들은 소문을 퍼뜨리기보다는 실제 그런 말을 했다는 사람과 직접 소통할 것을 권유한다.
베키의 의도를 의심해볼 만한 또 한 가지 단서는 진실을 말한다는 맹세다. 거짓말쟁이들만이 자신의 말이 진실이라고 맹세한다. 정직한 사람들은 상대가 당연히 자신의 말을 믿어주리라 생각한다. 그녀가 전하는 말의 전후 상황에 주의를 기울이고, 그녀의 의도가 정확히 무엇인지 파악하여 신중하게 응수해야 한다.
생존 전략
먼저 “알려줘서 고맙다”고 말하라
나쁜 소문의 전달자들이 야단스럽게 말해주는 잔인한 이야기에 지나치게 관심을 보여서는 안 된다. 그들의 이야기에 머리가 혼란스러울 것이다. 이때 어떤 반응을 보이면, 특히 이야기와 관련된 사람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면 바로 그들의 다음 먹잇감이 될 것이다.
캐묻고 싶은 충동을 억눌러라
루머와 험담에 대해서는 책의 뒷부분에서 좀 더 자세히 논하겠지만 우선 분명한 것은 소문은 캐면 캘수록 더 커지고 더 널리 퍼져나간다는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침착하게 빈틈을 보이지 말아야 한다. 소문일지도 모르는 이야기에 조금이라도 진실된 부분이 있다면 곧 다른 사람에게도 비슷한 얘기를 듣게 될 것이다.
자네한테 아주 좋을 일이 있을 걸세
달콤한 이야기를 지어내는 상사 대처법
부서장이 어느 날 카일에게 다가오더니 한 손을 어깨에 올리고 귓속말로 소곤거린다.
“자네 덕분에 이번 프로젝트가 잘될 것 같군. 자네한테 아주 좋은 일이 있을 거야. 누구한테 들었는지 말 못 하지만, 자네한테 알려주고 싶어서 말이야.”
앞에서도 말했듯이 직장에서는 누가 무슨 얘기를 하든 항상 이렇게 자문해야 한다. 그 사람이 실제로 뭐라고 얘기했는가? 왜 나한테 그런 얘기를 한 걸까?
‘아주 좋은 일’ 이라는 말에 흥분하기 전에 상사가 실제로 한 말 그대로를 분석해봐야 한다. 그렇다. 결국 아무 내용도 없다. 이것이 바로 달콤한 이야기로 부하 직원을 다루려는 사람들의 특기다. 그들의 이야기는 알맹이는 없으면서 꼭 약속처럼 들린다. 그들은 부하 직원이 연봉 인상, 승진, 일에 대한 인정을 바라는 때를 알아채고, 그것을 이용해 미묘한 통제력을 발휘한다. 부하 직원들이 정말 원하는 것을 주기보다는 약속처럼 들리는 애매한 이야기를 함으로써 직원들에게 훨씬 더 많을 것을 얻어낼 수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이다.
이런 부도덕한 상사들은 영악해서 절대 거짓말은 하지 않으면서 사람을 현혹시킨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말을 약속으로 받아들이면 나중에 곤란해지는 것은 바로 나 자신이다.
생존 전략
계약서를 보기 전에는 믿지 마라
상사나 윗사람의 비위를 맞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직장생활의 제1원칙을 잊어서는 안 된다. 구체적인 계약서 없이는 보상을 받을지, 어떤 보상을 받을지 아무것도 알 수 없다. 카일의 경우에는 ‘아주 좋은 일’이 뭔지, ‘프로젝트가 잘되기’ 위해 카일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분명하지가 않다. 프로젝트에 방해가 되는 건 다 처치하라는 말일까? 애매한 말에는 음흉한 저의가 숨어 있을 수도 있다.
하던 대로 할 일을 하라
원래 하려던 대로 프로젝트에 최선을 다하라. 무슨 일을 해야 하고 그 보상으로 무엇을 받을지 상사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이상 어떤 말도 약속으로 믿어서는 안 된다. 그저 “네”라고 대답하고 하던 일을 계속하면 된다.
악의 세력 - 심각한 부정을 종용하는 상사 대처법
최고재무이사의 별명은 ‘얼음마왕’이다. 그가 사무실에 들어오기만 해도 체감온도가 10도는 떨어지는 것 같기 때문이다. 그가 장부를 가져온 신입 사원에게 소리친다.
“계산이 완전히 틀렸잖아. 다시 해, 당장.”
아무리 다시 확인해봐도 계산은 맞다. 하지만 이는 그리 좋은 소식이 아니다. 이사가 원하는 결과가 나오려면 장부를 조작하는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사 역시 계산이 정확하다는 걸 알고 있을 것이다.
“은근슬쩍 숫자에 손을 대라고 지시하는 걸까?” 신입 사원은 고민에 빠진다.
이런 은근한 위협에 굴복하면 얼음마왕에게 영혼을 지배당하게 될 것이다. 지난 몇 년 동안 뉴스를 장식했던 횡령 사건을 생각해보라. 모든 사건들은 바로 이런 애매모호한 대화에서 시작됐다. 특히 재무 관련 업무에서는 무엇보다도 사실이 중요하다. 항상 이 원칙에 따라 일을 해야 하며 다른 사람의 설득에 휘둘려 숫자를 바꾸는 일은 직장을 잃을 수도 있는 중대한 윤리적 문제다. 한 번 바꿔주기 시작하면 얼음마왕의 요구는 계속될 것이다. 만약 비윤리적이거나 불법적인 일을 하도록 누군가에게 압박받고 있다면 이렇게 해보라.
생존 전략
바보처럼 굴어라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얼음마왕이 시키는 대로 하라. 다시 계산하고 똑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하면 된다. 그 대답 외에 다른 답을 원한다면 그가 직접 분명하게 요구하게 하라
감춰두지 마라
도덕적인 딜레마에 빠졌을 때는 믿을 만한 사람과 고민을 나누는 것이 좋다. 부정을 종용하는 상사의 요구에 중심을 잃을 수도 있다. 가까운 친구는 당신의 도덕 나침반의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할 것이다. 물론 그 친구는 직장 동료가 아니면 더 좋다.
고민을 나누라는 것은 얼음마왕을 고발하거나 직장 동료나 팀장에게 그를 헐뜯으라는 말이 아니다. 얼음마왕에 대한 이런저런 추측들은 부정하면 그만이다. 확실한 증거 없이 일을 공론화시켰다가는 얼음마왕에 의해 바로 쫓겨나고 말 것이다.
영악하게 행동하라
주어지는 새로운 숫자나 정보는 철저하게 확인해야 한다. 새로운 정보가 어디서 왔으며 그 액수가 어떻게 계산되었는지를 묻는 것이다. 암묵적인 협박이나 약속 따위는 무시해야 한다. 조작하라는 무언의 지시를 거절하는 것이 그 지시를 따르는 것보다 결과적으로 덜 해롭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얼음마왕 같은 상사가 아무리 괴롭힌다고 해도 고소당하는 것보다는 낫지 않은가.
거절을 두려워하지 마라
비윤리적인 행동을 지시 받으면 그 자리에서 단번에 거절하라. 얼음마왕이 숫자를 바꾸라고 명령하면 그럴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이다. 물론 그 자리에서 해고를 당할 수도 있기에 용기가 필요하다. 만약 그런 행동을 하고도 얼음마왕이 무사하다면, 그 회사에서 하루빨리 나오는 편이 나을 수 있다. 경영진이 그의 장부 조작을 비호한다고 해도, 문제가 공론화되면 책임을 뒤집어쓰고 추락하는 것은 결국 당신 같은 사원들이다.
Tip 1
거짓말쟁이에게 당하지 않으려면 거짓말쟁이처럼 생각하라
거짓말의 기술
우리는 지금까지 직장에 도사리고 있는 일급 거짓말쟁이들을 만나봤다. 보통 사람들은 대개 거짓말에 서툴고 거짓말을 하더라도 양심에 찔려 한다. 얘기를 일관성 있게 꾸며내지도 못해 결국 들키고 만다. 거짓말쟁이들은 어쩌면 그렇게 술술 거짓말을 할 수 있는 것일까? 능숙한 거짓말로 얻을 이득과 위험을 면밀히 계산하고, 목적에 맞춰 거짓말을 지어낸다. 이런 거짓말에 속수무책으로 당하지 않으려면 그들의 전략을 알아야 한다. 일급 거짓말쟁이들의 거짓말 기술을 살펴보자.
거짓말할 대상의 마을을 간파하라
거짓말쟁이들은 상대가 자신을 믿어주기를 바라지만, 상대가 믿거나 말거나는 그들에게 큰 문제가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거짓말을 들키지 않는 것이다. 상대에게 믿음을 주고 싶으면 상대가 듣고 싶어 하거나 귀 기울려 들어줄 것 같은 말을 해주면 된다. 이를 위해 거짓말쟁이들은 남들도 자기처럼 자신의 이익에만 관심을 갖는다고 가정하고 행동한다. 대개는 그들이 옳다. 우리의 마음에 조금이라도 도둑놈 심보가 있다면, 거짓말쟁이들은 그것을 귀신처럼 찾아내 자기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써먹을 것이다.
상황을 계산하라
거짓말쟁이들은 어떤 때가 거짓말을 들킬 가능성이 적은 상황인지 안다. 그들이 하는 거짓말을 상대방이 눈치 채는지 못 채는지 보다는 그 말이 거짓이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지 없는지가 더 중요하다.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는 거짓말을 하고도 비교적 들키지 않고 넘어갈 수 있다.
*상대방으로부터 제3자에 대한 부정적인 말이 나왔을 때
*사실 관계를 분명하게 확인할 방법이 없을 때
*제3자가 거짓말을 하고 있거나 뭔가를 감추려고 할 때
단어 선택을 신중하게 하라
정치가들 중에는 거짓말을 하지 않으면서도 거짓으로 답하는 데 탁월한 사람들이 많다. 다음은 그들이 잘 쓰는 기술들이다.
*과장하기-실력이 좋으면 티클만 한 진실로도 태산을 쌓을 수 있다.
*화제를 바꿔 답변하지 않고 넘어가기
*중요한 세부 사항 생략하기
*동문서답-정리해고 계획에 대해 물으면 책상 위에 해고 계획서는 없다고 답한다. 실제로 해고 계획서는 서랍 안에 있으니까!
*뭉뚱그려 말하기-많은 용어들을 섞어도 빠르게 말해버리면 세부 사항은 마법처럼 사라진다.
*그런 질문을 하는 것조차 반역이라는 사실을 암시한다.
희생자를 길들여라
남을 착취하는 사람은 희생자를 서서히 길들일 줄 안다. 성범죄자는 살짝 만지는 것으로 시작하고 폭력범은 험악한 몇 마디 말로 시작한다. 지금 거짓말쟁이의 자잘한 거짓말을 눈감아준다면, 나중에 그는 터무니없는 거짓말을 하고도 무사히 넘어갈 수 있을 것이다.
상상력을 발휘하라
일급 거짓말쟁이는 소설가와 똑 같은 수법을 쓴다. 이야기를 만들어낸 다음 그 안에 들어갈 세부 사항과 암시를 짜는 것이다. 거짓말이 제대로 먹히려면 믿을 만한 이야기가 있어야 하며 앞뒤 문맥이 맞아떨어져야 한다. 거짓말쟁이들은 한 번 이야기를 만들면 그것을 스스로 믿고 진실인 것처럼 얘기하며 절대 딴 길로 새지 않는다. 그러니 기억력도 좋아야 한다.
양심에 커튼을 쳐라
나쁜 일인 걸 알면서도 사람들은 양심에 커튼을 친다. 그들은 한번에 한 가지 일에만 집중하고, 딱 이번 한 번만이며 이 일이 다른 일이나 다른 사람들에게 아무 영향도 미치지 않는 척한다. 목적을 위해서라면 어떤 수단도 용납된다고 스스로를 납득시킨다.
가능한 한 자주 되풀이하라
설령 거짓일지라도 사람들은 자주 듣는 얘기를 믿는다.
거짓말을 들켰으면 화제를 바꿔라
아무리 뛰어난 거짓말쟁이라 할지라도 들킬 때가 있다. 거짓말을 들키면 그들은 눈치 챈 사람의 주의를 딴 곳으로 돌리기 위해 갖은 방법을 다 쓴다. 다음은 뛰어난 거짓말쟁이의 단골 수법이다.
*화내기
*부인하기-절대로 거짓말이었다고 시인해서는 안 된다. 차라리 판단 착오였다고 말하라. 단 이 방법을 택하면 무슨 일이 있어도 끝까지 밀고 나가야 한다.
*거짓말을 정당화하는 이유 대기-들통났을 때 거짓말쟁이들이 주로 쓰는 변명은 “진실을 말하는 게 무서웠다”와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입을까 봐 어쩔 수 없었다”다.
*거짓말을 비난하는 사람을 비난하기
*업무상 특권 주장하기
거짓말쟁이들은 이렇게 거짓말을 한다. 이 방법을 따른다면 당신도 거짓말의 프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기술을 쓰는 것이 영 내키지 않거든 진실을 고수하는 편이 낫다.
Tip 2
제3의 귀로 올바르게 듣는 법
듣기의 기술
이 책을 읽으면서 어렴풋이 느끼고 있던 사실이 더욱 명확해질 것이다. 비즈니스의 세계는 거짓과 헛소리로 가득 차 있다. 자신이 원하는 것, 생각하는 것,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일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의뢰로 사람들은 솔직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 하지만 그것을 들으려면 우선 ‘솔직한 이야기’의 정의를 한 점의 티도 없는 ‘완벽한 진실’에서 훨씬 넓게 확장해야 한다. 직장뿐 아니라 거의 모든 곳에서 꾸밈이 없는, 있는 그대로의 진실을 찾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때로는 꾸밈 자체가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기도 하는데 그것을 알아들으려면 아주 주의 깊게 들어야 한다.
남의 말을 들리는 대로 들을 것이 아니라 시를 해석하는 것처럼 들어야 한다. 주어진 자료를 보면서 왜 사람들이 이런 특정한 방법으로 자신을 표현했는지 질문하는 것이다. “왜 이 이야기를 지금 하는 것일까?” 심리상담가들은 이런 행동을 일컬어 제3의 귀로 듣는다고 한다. 꼭 남들에게 물어서 솔직한 대답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자신에게 묻는 것이 가장 중요한 질문이다.
스스로에게 질문한다는 것은 스스로 대답한다는 것이다. 자신의 생각과 의도를 스스로도 인정하지 않는 사람이 남이 내놓은 답을 인정할 리 만무하다. 누구도 진실을 시인하지 않는다면 내가 찾아낸 답이 맞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누구나 어떤 상황을 보든 선입견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우리는 자신이 내린 판단에 믿음을 가져도 좋다. 사람들은 희망, 두려움, 기대에 맞추어 현실을 왜곡한다. 사람 사이에 일어나는 골치 아픈 상황들 또한 이런 왜곡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누가 상황을 왜곡했는지 알고 싶으면 무엇이 반복되는지 찾아보면 된다. 어떤 사람이 남들과 계속 똑 같은 일로 다툰다면, 거기에는 왜곡된 판단이 개입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만약 만나는 사람들마다 똑 같은 단점을 보인다면, 그들의 행동이 아닌 그들을 인식하는 나의 태도가 문제일 가능성이 크다. 그렇기 때문에 나에게 솔직해질수록 다른 사람을 더 정확히 이해할 수 있다.
귀 기울여 듣는 것은 단순히 들리는 데로 듣는 것이 아니라 들리는 말이 진실인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가며 듣는 것이다. 솔직한 이야기를 건져내는 데 도움이 될 몇 가지 질문들이다.
왜 이런 이야기를 내게 할까?
이 사람이 무슨 목적으로 나한테 이런 얘기를 하는 걸까? 심리학의 세계에서는 모든 것에 목적이 있다. 이 사람이 나를 설득하고 있는가? 내게 무슨 행동을 기대하는가, 아니면 무엇을 깨닫기를 기대하는가? 그가 내게 알리고 싶은 것은 무엇이고, 왜 그것을 알리려는 걸까? 그저 친절을 베풀거나 시간을 보내고 있더라도 아무 목적 없이 얘기하는 사람은 드물다. 사람들과, 특히 껄끄러운 사람과 얘기할 때는 말 뒤에 숨어 있는 목적이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한다.
원하는 것이 있는 걸까, 아니면 뭔가를 주고 싶은 걸까?
이 질문은 대화의 목적을 이해하는 또 다른 방법이다. 대화의 내용에만 집중하다 보면 틀린 답을 얻을 수도 있기 때문에 이 질문을 던져보는 것이 좋다.
누가 나에게 무엇을 원하는 것이 나쁜 일은 아니다. 똑똑한 사람이 나에게 조언을 구한다면 나는 칭찬받고 있는 것이다. 누가 나에게 어떤 일을 시킨다면, 내가 그 일을 해낼 수 있을 거라고 믿고 있다는 뜻이다. 누가 나에게 비밀을 털어놓는 것은 나를 전적으로 신뢰한다는 뜻이다. 많은 사람들이 칭찬을 들으면서도 깨닫지 못하고 인정하는 일에 급급해한다. 누가 내게 요구하는 것들에 가장 큰 칭찬이 숨어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보라.
나에게 뭔가를 주는 것 또한 보기와는 다를 수 있다. 듣기 좋은 소리를 하는 사람들은 곤란한 일을 부탁하거나 그 대가를 바라는 마음에 그럴 수도 있다. 나를 속이려는 사람들은 온갖 듣기 좋은 말로 대화를 채운다. 칭찬하고, 내 의견에 따르며, 내가 세상에서 가장 흥미로운 사람인 것처럼 대우한다. 그럼으로써 나에게 원하는 걸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과분한 선물이 공짜로 주어지는 법은 없다.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지나치게 친절을 베풀면 어떤 저의가 숨어 있는 것이다.
대화 중에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강한 감정이 든다면 대화 속에서 뭔가가 일어나고 있다는 경고다. 그 근원을 파악하기 전까지 절대 감정을 드러내서는 안 된다. 명심하라. 오직 거짓을 말하는 사람만이 진실을 맹세한다. 제3의 귀를 이용하면 겉으로 나누는 대화 이면의 놀랄 만큼 솔직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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