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옮기다/ 이도윤

[김영희]

산을 옮기다/ 이도윤

젊은 아들아/ 너는 오늘 역사다

푸른 하늘위에 솟은/ 오동나무다

천년을 기다려/ 오동나무에서 날아오르는/ 봉황의 울음이다

아무도 들어 본적 없는 소리/ 숨죽여온 이 땅의 소리

그런 소리 버리고/ 젊은 아들아

너를 두고 오늘은/ 우리의 뜨거운 피가/ 북을 치고 징을 친다.

천지를 울리며/ 백두산을 건너 뛴/ 붉은 아들아

낡은 땅을 밟고 선/ 젊은 아들아

이 함성으로/ 내일을 물들여라

젊은 너는 역사다/ 붉은 피는 역사다

너와 함께 우리도/ 천년을 살아갈 오동나무로

푸른 하늘에 선다

- 시집 <산을 옮기다> (도서출판 詩人,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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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시는 2002월드컵축구에서 스페인을 이기고 한국의 4강 진출이 확정되는 순간 MBC TV 전파를 탄 시다. 이 시 말고도 당시 폴란드와의 첫 경기 승리 후 “오늘이다, 대한의 아들아” 미국전을 앞두고는 “거침없이 가자, 대한의 아들아” 그리고 4강전 독일에 패한 다음 “우리들은 지지 않았다”등 여러 편의 월드컵 시가 방송을 탔다.

 당시 MBC스포츠 제작팀 PD(현재 스포츠제작팀장)인 이도윤 시인 자신의 아이디어로 삽입된 이 시들은 단번에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어 누구의 시인지를 확인하는 문의 전화와 시를 받아볼 수 없냐는 시청자들의 요청으로 방송국의 전화가 마비될 정도였다고 한다. 중계화면은 똑같지만 MBC가 월드컵 시청률에서 타 방송사를 압도한 데에는 다른 여러 요인과 함께 뜨거운 감동과 승리의 염원을 극대화하여 시편들로 내보낸 차별화 전략도 톡톡히 한몫을 했다.

 월드컵 분위기를 돋우기 위한 여러 형태의 시도가 있지만 그 가운데서도 음악을 빼놓을 수 없다. 2006독일월드컵에 맞춰 우리 선수들의 필승을 기원하기 위해 MBC가 특별제작한 조수미의 월드컵 송 ‘오～ 대한민국’ 역시 이도윤 시인이 작사하였다. “우리 두 손 높이 들어 너의 이름을 부른다. 우리의 천년 북소리로 너를 부른다. 푸른 하늘 두 팔 벌려 아~아~ 우리의 붉은 함성 나아가리라! 솟구치리라! 승리하리라! 오! 대한민국, 오! 자랑스런 너의 이름 오! 대한민국, 빛나는 내 아들아”

 나도 2006독일월드컵 때 한 지방일간지 석간에 ‘감동의 그라운드’라는 제목으로 관전평을 몇 편 연재한 적이 있다. 우리 대한민국뿐 아니라 다른 주요경기도 포함된 것이었다. 축구 비전문가가 밤을 지새워 중계를 보고 새벽에 송고를 해야만 하는 절박한(?) 순간들이었다. 명색이 관전평인데 경기 외적인 내용으로만 일관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 그들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월드컵을 통해 단순한 축구가 아니라 역사를 새로 써나가는 젊음의 뜨거운 동력을 확인할 수 있었던 감동적이고 아름다웠던 순간들이었다. 이제 다시 오감을 일깨워 축구 너머의 역사를 기대하며 하나 되어 희망을 노래해야겠다.

[조혜련]

하나된 마음 이 정치에도 이루어지길 바라는 마음 입니다.
이 귀한 음악은 어디서 구하셨는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