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칭 분석 - 릴리스 포인트의 높낮이
![]() ![]() 2010/06/09 04:33
|
ARP(Advancement of Release Point: 투수판에서 릴리즈 포인트까지의 수평 거리)
내가 ARP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에 반해, 상대적으로 릴리스 포인트의 높낮이를 강조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면서 내가 강조하는 ARP에 중점을 둘 경우, 릴리스 포인트가 낮아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하지만 나의 생각은 다르다. 릴리스 포인트의 높낮이는 구위의 절대적인 요소가 아니라, 상대적인 요소다. 한 마디로 말한다면 구질에 따른 선호도다. 슬라이더가 더 좋을까? 커브가 더 좋을까? 이것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절대적인 결론을 내릴 수 없다. 특정 구질 및 특정 스타일의 피칭에는 높은 릴리스 포인트가 그 위력을 증가시킬 수 있는 것에 반해, 반대로 낮은 릴리스 포인트가 그 위력을 증가시킬 수 있는 구질 및 투구 스타일도 존재한다. 그렇기에 이는 각 투수들의 구질이나 피칭 스타일이 다르듯이, 각자 다른 주관 및 선호도를 가질 수 있다. 실제로 높은 팔 각도와 릴리스 포인트는 각이 크게 형성되는 12 To 6 커브, 수직으로 회전하는 패스트볼을 구사하는데 적합 및 많은 투수들이 선호하지만, 싱커나 타자 코 앞에서 꺽이는 슬라이더, 우타자 몸쪽으로 급격히 휘어지는 무브먼트 및 패스트볼을 구사하는 데에 있어서는 낮은 팔각도와 긴 ARP가 더 선호된다. 반면에 공이 느린 투수보다는 공이 빠른 투수가 좋다는 것, 이것은 동서양의 모든 투수들이 이견을 제기하지 않는 사항 및 만장일치로 동의하는 사실일 것이다. 동시에 길게 형성되는 ARP 및 투수의 릴리스 포인트가 홈플레이트에 가까워지는 것이 홈플레이트와 멀어지는 것보다 더 위력적이라는 것, 이 또한 릴리스 포인트의 높낮이라는 요소와 별개로 분리하여 본다면 동서양의 모든 투수들이 동의하는 명백한 사실일 것이다. 일례로 릴리스 포인트가 높으면 위에서 아래로 꽃히는 각을 조금 더 크게 만들 수 있겠지만, 반대로 릴리스 포인트와 홈플레이트 사이의 거리가 좁아지면 공이 홈플레이트 및 타자 바로 앞에서 변하는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으며, 또한 그로 인하여 구질 파악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나는 오늘 이 부분에 촛점을 맞추려고 한다.
참고로 이 자료는 죠쉬 카크의 칼럼에서 등장했던 것이다. 토드 릴리의 그것은 높은 릴리스 포인트에서 각을 주는 패스트볼, 그리고 높은 릴리스 포인트에서 구사되는 낙차 큰 커브볼의 전형이다. 또한 패스트볼에 비해서 커브는 좀 더 높은 릴리스 포인트에서 구사되는데, 이는 투수들에게서 꽤나 자주 볼 수 있는 형태다. 하지만 자신이 주력으로 구사하는 패스트볼과 커브볼 사이에는 궤적 차이가 상당히 크게 형성된다. 릴리스 직후를 기준으로 보면 커브볼은 패스트볼에 비해서 지나치게 높은 궤적을 형성한다. 이런 형태의 커브볼을 좀 더 효과적으로 만들려면, 높은쪽 패스트볼을 많이 던져줘야 할 필요성이 있다. 하지만 이는 실투, 장타의 위험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 그리고 높은 쪽 패스트볼을 주력으로 구사할 때는 실상 오버스로 피처의 메리트로 지칭되는, 홈플레이트 통과 지점과 릴리스 포인트 사이에 형성되는 (패스트볼) 각의 이점을 상실하게 된다.
댄 하렌의 브레이킹볼은 위 자료에 커브볼로 명기되어 있지만, 실상은 슬러브에 가깝다. 실제 베이스볼 리더보드에서는 슬라이더로 분류되었다. 댄 하렌은 패스트볼과 브레이킹볼의 궤적 차이를 줄이기 위하여 브레이킹볼을 구사할 때, 팔 각도와 릴리스 포인트를 패스트볼의 그것보다 더 낮추어서 던진다. 대신에 횡적인 움직임이 좀 더 많아지는 형태를 뛴다. 말 그대로 슬라이더와 커브의 중간 및 슬러브다. 이는 상당히 효과적인 투구지만, 패스트볼을 구사했을 때와 비교하면 팔 각도나 릴리스 포인트가 달라지면서 타자 눈에 뛸 수 있다는 문제점이 생긴다. 실제로 댄 하렌의 투구를 보더라도, 이런 현상은 드러난다.
2007년 이스링하우젠은 커브를 구사할 때와 패스트볼을 구사할 때, 릴리스 포인트의 차이가 적은 편이었다. 또한 커브는 횡적으로 변하는 것보다, 수직적인 변화가 강조된 형태였다. 커브볼을 패스트볼보다 높은 릴리스 포인트에서 구사하는 것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커브볼과 패스트볼 사이에 높낮이 차이도 약간 줄어 든 형태다.
2008년 들어서 커브를 구사할 때, 이스링하우젠의 릴리스 포인트는 더 높아졌다. 그리고 릴리스 직후에 형성되는 패스트볼과 높낮이 차이도 커졌다. 사실상 릴리스 포인트가 높아지는 경우에 커브볼과 패스트볼의 궤적 차이를 크게 만든다는 사실이 뚜렷해졌다. 참고로 지금까지는 죠쉬 카크가 Pitch F/X를 토대로 그린 자료였는데, 이후부터는 국내 유일의 Pitch F/X 전문가 송민구씨가 그린 자료들을 이용하겠다.
팀 린스컴의 릴리스 포인트는 앞에 열거 된 투수들보다 낮았고, 또한 패스트볼, 커브볼, 체인지업 릴리스 포인트도 거의 동일한 지점에서 형성되었다. 패스트볼의 각은 줄었고 커브볼의 포물선 궤적은 좀 더 완화되었다. 그로 인하여 2007년 당시 이스링하우젠의 커브와 비교하더라도, 그 차이는 확실히 더 줄어든 형태였다. 하지만 역시나 커브와 패스트볼의 궤적 차이는 뚜렷했고, 그것에 반해,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의 궤적 차이는 좀 더 적었다. 틴 린스컴의 투구에서 체인지업의 비중이 높아지는 이유를 알 수 있다.
우발도 히메네즈가 구사하는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은 궤적 차이가 드러나는 지점이, 팀 린스컴의 패스트볼, 체인지업에 비해서 확실히 더 늦었다. 하지만 대신에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의 릴리스 포인트의 형성 지점이 조금 달랐다. 하지만 이 차이가 적은 편이기에, 충분히 효과적일 수 있다고 여겨진다.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의 릴리스 포인트가 거의 동일한 저스틴 벌렌더의 그것이다. 린스컴의 그것에 비해서 높은 릴리스 포인트에서 구사되면, 우발도 히메네즈의 그것과 비교했을 때는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이 동일한 릴리스 포인트에서 구사된다는 차이점이 있다. 릴리스 포인트가 높은 저스틴 벌렌더의 그것은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의 궤적 차이가 틴 린스컴에 비해서 이른 편이었다. 체인지업도 패스트볼과 동일한 지점에서 시작되는 경우를 전제로 본다면 릴리스 포인트가 낮은 쪽이 그 차이를 줄일 수 있음이 드러난다.
참고로 김광현의 릴리스 포인트는 열거 된 투수들 중에서 가장 낮은 것으로 자신보다 키가 작은 팀 린스컴보다 낮았다. 김광현이 린스컴보다 키가 크고 극단적인 오버스로 피처이기에, 린스컴을 포함한 앞의 투수들보다도 높은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이는 착각이다. 팔 각도는 생각보다 릴리스 포인트 높낮이에 영향을 미치지 못 한다. 릴리스 포인트의 높이는 타고난 신장, 그리고 무릎의 구부려짐, 허리의 숙여짐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 특히나 김광현처럼 극단적인 오버스로인 경우에 투구하는 쪽의 팔을 올리기 위하여 반대편 어깨를 심하게 내린다. 결국 전체적인 어깨 높이 자체가 낮아진다. 비슷한 팔각도, 하지만 키가 더 작은 팀 린스컴과 릴리스 포인트의 형성지점이 비슷한 이유는, 린스컴이 몸 자체를 적게 낮추는 것에 반해, 김광현은 상대적으로 몸 자체가 더 많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이런 김광현은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하는데, 결과적으로 패스트볼과 브레이킹볼 궤적 차이가 매우 적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김광현이 앞에 언급 된 메이저리그 투수들보다 더 뛰어난 피처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패스트볼과 브레이킹볼의 궤적 차이는 상대적으로 더 적은 형태임이 분명하다. 위에 데이터들을 본다면, 낮은 릴리스 포인트에서 구사되는 패스트볼과 슬라이더야말로 패스트볼과 가장 흡사한 궤적으로 타자에게 다가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릴리스 포인트가 낮을수록 패스트볼과 홈플레이트 사이의 각이 줄어들고, 브레이킹볼의 포물선 궤적이 완화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여기에서 우리는 슬라이더 투수들이 높은 부상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슬라이더를 선호하는 이유를 알 수 있게 된다. 또한 낮은 릴리스 포인트를 선호하는 투수들의 이유도 알게 된다. 메이저리그 투수들이라면 대부분이 마이너리그 시절에 커브를 익힌다. 반대로 슬라이더는 부상위험성 때문에, 팀 차원에서 봉인시키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실상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슬라이더의 구사율이 커브보다 더 높다. 이에 대해서 슬라이더가 구사하기가 더 쉽기 때문이라는 어이없는 반박 및 주장을 경험한 적이 있는데, 이는 메이저리그 또는 프로야구의 수준을 무시하는 발언이다. 특히나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대부분은 각이 작으면서 옆으로 흐르는 슬라이더 및 제구가 쉬운 슬라이더가 아닌, 슬라이더와 커브의 중간급에 해당하는 슬러브성 슬라이더 및 브레이킹볼을 구사한다. 최근에는 프로야구도 거의 이런 류의 슬라이더가 대세를 이룬다. 이 구질은 파워커브와 흡사한 구질로서 결코 쉬운 구질이 아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슬라이더가 커브나 체인지업보다 더 위력적이라는 단정은 아니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구질은 투수의 선호도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는 문제다. 이것은 분명히 공의 빠르기 또는 ARP(마운드와 릴리스 포인트 사이의 수평거리)만큼 절대적인 요소가 아니다. 하지만 슬라이더 투수들이 슬라이더를 선호하는 이유 및 장점이 무엇인지는 명확해진 듯 싶다. 패스트볼과 동일한 릴리스 포인트에서 구사되었을 때, 패스트볼과 가장 흡사한 궤적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높은 팔각도에서 구사되는 슬라이더, 낮은 팔각도에서 구사되는 슬라이더 중에 더 좋은 것은? 또한 이와 별개로 높은 릴리스 포인트에서 구사되는 슬라이더, 낮은 릴리스 포인트에서 구사되는 슬라이더 중에 더 좋은 것은? 참고로 위에 그림 중에서 첫번째는 팔각도가 3쿼터 이하로 낮은 투수의 그것이고, 두번째의 그것은 극단적인 오버스로 투수의 그것이다. 어느 것이 슬라이더와 조화가 좋을까? 앞에서는 주로 높낮이를 통해서 패스트볼과 브레이킹볼, 또는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의 궤적 차이를 논했다. 하지만 슬라이더는 종적으로 패스트볼과 흡사한 궤적을 지니더라도, 횡적으로는 패스트볼과 차이를 드러낼 수 있다. 이는 우리가 흔히 종으로 뚝 떨어지는 슬라이더라고 부르는 경우에도, 그대로 해당된다. 이 점에서는 확실히 낮은 팔각도가 더 유리하다. 많은 사람들은 브레이킹볼이 패스트볼과 같은 궤적으로 날아가다가 어느 순간에 갑자기 꺽인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은 그렇게 느껴지는 것일 뿐, 진실은 그것이 아니다. 공은 투수의 손을 떠난 직후에, 회전 운동에 의한 이동과 직선 운동에 의한 이동에 동시에 진행된다. 다만 직선 운동에 의한 이동이 강할 때는, 상대적으로 회전 운동에 의한 이동이 적은 형태를 뛰다가, 직선 운동에 의한 이동이 약해지면서, 회전 운동에 의한 이동이 상대적으로 커지는 것이다. 때문에 타자에게 가까워지면서, 패스트볼과 브레이킹볼의 궤적 차이가 커지게 되는 것이다. 극단적인 오버스로 투수가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를 구사할 경우에 패스트볼이 거의 직선으로 날아오는 것에 반해, 슬라이더는 횡적인 회전때문에 옆으로 이동하면서 날아온다. 때문에 아주 예민하고 섬세한 타자라면, 궤적의 미세한 차이가 느껴질 수 있다. 반면에 낮은 팔각도는 이것을 해결할 수 있는 비책이 된다. 낮은 팔각도에서 구사되는 패스트볼은 위에서 보듯이 우타자 바깥쪽으로 흐르듯이 들어오다가, 홈플레이트 근처에서는 안쪽으로 휘어진다. 때문에 릴리스 직후를 기준으로 했을 때, 슬라이더와 똑 같이 바깥쪽으로 이동하면서 날아가는 듯한 형태를 뛰는 것이다. 하지만 홈플레이트 근처에서는 패스트볼이 안쪽으로 굽는 것과 달리, 슬라이더는 바깥쪽으로 달아나게 된다. 낮은 팔각도에서 구사되는 슬라이더와 패스트볼이 좀 더 비슷한 형태, 비슷한 코스로 들어오다가,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좌우로 갈라지는 형태를 뛰는 것이다.
참고로 위의 그림에서 연한 선은 김광현의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궤적이고, 아래에 좀 더 진한 선으로 그려진 궤적은 릴리스 포인트가 40cm정도 더 낮아지면서 릴리스 포인트와 홈플레이트 사이의 거리가 50cm정도 줄어든 것을 전제로 본인이 임의로 그려넣은 궤적이다. 아마도 선동열의 그것이 이와 흡사한 형태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패스트볼의 각은 줄어들고, 브레이킹볼의 포물선 궤적을 완화시키는 효과가 생겼다. 또한 패스트볼과 슬라이더의 궤적 차이가 드러나는 지점이, 좀 더 타자에게 가까워졌다. 결국 개별 구종으로 봤을 때의 위력과는 별개로, 서로 다른 구질간의 조화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낮은 팔각도와 낮은 릴리스 포인트가 상당히 장점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에 더해서 오버스로로 릴리스 포인트를 높이면 각도상 공을 보는 것이 불편해져 더 위력적이라는 주장 및 반대로 3쿼터 및 사이드암 투수처럼 릴리스 포인트가 낮아지면 타자 눈에 가까워서 치기 쉽다는 주장에 대해서 구체적인 반박을 적겠다. 높은 릴리스 포인트로 인하여 타자가 공을 보기가 불편한 각도를 만드려면 높은 신장은 물론이며 투구시 몸의 중심 자체가 높아야 한다. 몸의 중심을 높이지 않는 상태로 (우투수 기준) 왼쪽 어깨를 낮추어 오른쪽 어깨를 올리는 방법으로 실제 릴리스 포인트가 별로 높아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왼쪽 어깨를 낮추면서 양쪽 어깨가 모두 낮아지기 때문이다. 일례로 김광현은 국내에서 위에서 아래로 내려꽃는 강속구 및 고공 피칭을 구사하는 투수로 통하지만, 과연 메이저리그에서도 김광현의 공이 이러한 것일까? 이와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수치 및 Pitch F/X가 이미 존재하고 있다. WBC당시에서 측정된 Pitch F/X자료를 보면 김광현의 릴리스 포인트는 서양 투수들에 비해서 높은 것이 아니었다. 메이저리그에는 김광현에 비해서 릴리스 포인트가 높은 투수들이 세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또한 김광현의 릴리스 포인트는 자신에 비해서 키가 10cm가량 더 작은 투수 및 팀 린스컴의 그것보다도 더 낮았다. 이것은 김광현이 팀 린스컴보다 큰 키에도 불구하고 무릎을 비릇하여 투구시에 중심이 더 낮아지는 투구폼이기 때문이다. 근데 문제는 이러한 팀 린스컴조차도 자신보다 키가 큰 투수들이 3쿼터 폼으로 던지는 경우보다 릴리스 포인트가 낮았다. 더군다나 메이저리그는 타자들의 평균키는 우리보다 훨씬 크다. 우리보다 훨씬 높은 릴리스 포인트를 가진 투수들, 훨씬 큰 키를 가진 타자들 사이에서 평범한 키 및 무릎을 구부려서 몸을 낮추는 투구폼을 가진 동양계 투수가 과연 고공 피칭의 효과를 낼 수 있을까? 과연 메이저리그 장신 타자들에게 시각적으로 불편한 각도를 만들 수 있을까? 반대로 키가 작은 선수들이 사이드암이나 언더스로 투구폼을 구사하는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일반적으로 키가 작은 투수라고 하더라도 언더스로나 사이드암보다는 오버스로로 팔을 올리는 것이 훨씬 더 빠른 구속을 뿌릴 수 있는 투구폼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키 작은 선수들이 언더스로나 사이드암으로 뿌리는 경우가 많은 이유는 자신의 신체 조건으로는 그다지 위력적인 높이 및 각도를 만들 수 없다는 사실을 인지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런 투수들의 경우에는 도리어 타자 등 뒤에서 공을 놓는 듯한 팔스로우 및 3쿼터 이하의 팔 각도 및 투구폼이 타자 입장에서 더 불편해질 수도 있는 것이다. 물론 이런 투구폼은 상대적으로 좌타자에게 약점을 노출한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도 좌타자보다는 우타자의 숫자가 확실히 더 많다. 또한 오버스로 투구폼이 우투수 기준으로 좌타자에게 약점을 노출하지 않은 투구폼이라고 할 수 있지만, 반대로 해석하면 우투수가 우타자를 상대로 가지는 강점, 좌투수가 좌타자를 상대로 가지는 강점을 상실하는 투구폼이기도 하다. 일례로 김광현이나 류현진에 경우에는 우타자에 비해서 좌타자에게 특별히 강한 면모가 없다. 오히려 좌타자에게 훨씬 더 약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또한 샌디 쿠팩스는 극단적인 오버스로 투구폼의 대명사였지만 좌투수를 상대할 때는 사이드암에 가까운 형태로 팔을 내려서 투구했다. 또한 3쿼터 이하의 투구폼을 가진 투수는 싱커, 스크루볼, 써클 체인지업 등의 역회전볼을 구사하므로 인하여 좌타자를 압도할 수 있는데 3쿼터 이하의 팔 각도 및 투구폼이야말로 역회전볼에 관한한 오버스로보다 더 유리한 투구폼이다.
P.S 참고로 커브가 가져다주는 가장 큰 환상은, 각이 좋은 커브의 경우, 2차원 화면에서 12 To 6, 그리고 직각으로 꺽이는 느낌을 준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말로 커브볼이 궤적상 직각으로 꺽인다면, 커브는 포수 미트에 들어가기도 전에 원바운드가 될 것이다. 2차원 텔레비전 화면에서는 설사 직각으로 느껴지더라도, 측면에서 보면, 공은 굴곡을 그리면서 떨어지는 형태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굴곡 궤적은 직선에 가까운 패스트볼 궤적과 뚜렷한 높낮이 차이를 만들어내는 단점이 생긴다. 또한 해설자들이 내뱉는 멘트 중에, 커브처럼 종으로 떨어지는 변화구는 타자가 스윙을 했을 때, 배트에 맞는 포인트가 딱 한점인 것에 반해, 슬라이더처럼 옆으로 휘어지는 변화구는 타자가 공을 칠 수 있는 포인트가 옆으로 길어지기에, 치기 쉽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조차도 말이 안 되는 소리다. 슬라이더는 물론이며, 패스트볼도 위에서 아래로 이동한다. 또한 Pitch F/X를 보더라도 수준급 투수들이 구사하는 슬라이더 낙차는, 체인지업이나 스플리터 이상이다. 엄밀히 따지면, 모든 구종이 위에서 아래로 이동하고 있기에, 단순히 각이 큰 것보다 이동 속도가 빠를수록 더 치기 어려운 형태 및 타자가 공을 칠 수 있는 포인트 및 시간이 더 짧아지는 결과를 가져온다. 팔 각도가 사이드암 이하로 낮은 투수가 아니라면, 투수는 던지는 모든 구종으로 위에서 아래로 이동하고 있으며, 옆으로 휘어지는 변화구라고 하더라도,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낙차를 형성한다. 때문에 수평의 높낮이를 유지하면서 옆으로 휘어지는 구질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포인트가 옆으로 길게 늘어진다는 이야기도 극히 과장된 표현에 불과하다. 이제 우리는 공의 구위를 논할 때, 2차원적인 관점의 일본식 야구 이론을 벗어나서, 3차원적인 관점을 가질 필요성이 있다. 커브이든, 슬라이더이든, 체인지업이든, 모두 장단점이 있다. 우리는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측면, 또는 경향을 말할 수 있을 뿐 이다. 그리고 앞에서도 말했지만 구질 간의 비교는 근본적으로 투수들의 구종 선호도에 따라서 달라진다. 또한 릴리스 포인트나 투구폼은 결국 투수가 선호하는 구질에 따라서 달라진다. 이것은 볼 스피드나 긴 ARP가 가져다주는 시간적인 관점 및 타이밍의 이득만큼 절대적이지 않다. 높은 릴리스 포인트에서 구사되는 패스트볼과 커브, 그 못지 않은 장점이 낮은 릴리스 포인트에서 구사되는 패스트볼과 슬라이더에 존재한다.
[출처] 피칭 분석 - 릴리스 포인트의 높낮이|작성자 야구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