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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운사 동백은 다른 곳보다 늦다. 보통 3월 중순이 훨씬 넘어서야 꽃을 피우기 시작해 봄의 끝자락에나 만개한다. <사진 선운사 혜도스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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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운사는 강학 및 수선, 삼장 지장도량 지장보궁 등서 주말마다 철야정진 동백은 시어와 노랫말로 많은 인기
‘선운사 고랑으로 선운사 동백꽃 보러 갔더니 동백꽃은 아직 일러 피지 않았고, 막걸릿집 여자의 육자배기 가락에 작년 것만 시방도 남았습디다. 그것도 목이 쉬어 남았습니다.’
〈미당 서정주의 시 ‘선운사 동구’〉
지금 사방천지가 봄꽃 타령이다. 산수유, 매화, 벚꽃 수많은 봄꽃 중 압권은 역시 붉은 동백을 빼놓을 수 없다. 봄 하면 빠질 수 없는 동백꽃을 만나러 봄 길을 따라 선운사에 당도했다. 꽃 한송이가 피워지기 까지에는 많은 시간과 기다림이 존재하지만, 그 피워진 아름다운 꽃을 보러 가는 시간은 참 짧다. 그리고 쉽다. 인간이 자연에게 미안해야 할 것 같다.
선운사의 동백꽃을 보려면 4월에 가야한다. 조금만 늦으면 송창식의 노래말처럼 눈물처럼 떨어진 동백꽃만 보고오기 일쑤다. 오죽하면 선운사 지척에 살면서 대강백 석전스님의 가르침을 받았던 미당 서정주도 선운사 동백꽃보러 만나지 못한 아쉬움을 시로 남겼을까.
선운사 동백은 꽃중에서도 시어와 노랫말로 인기다. 수많은 시인. 묵객 가객들이 선운사 동백을 노래했다. 미당의 시 ‘선운사 동구’외에도 김용택 시인은 첫사랑과 헤어진 후 선운사 뒤란에서 엉엉울던 기억을 시로 표현했다. 가수 송창식도 ‘선운사에 가신 적이 있나요’로 시작되는 노래로 많은 사람들을 선운사로 불러 모았다. 최영미 시인은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다’ 며 빨리지는 동백을 아쉬워 했다.
동백이 흐드러지게 핀 대한불교 조계종 24교구 본사인 선운사의 창건과 관련해서는 두가지 설이 전해지고 있다. 신라 진흥왕 창건설과 백제 위덕왕24년 (577년)때의 검단선사 창건설이 전해지지만 시대적 지리적 상황으로 볼 때 검단선사 창건설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오랜 역사와 빼어난 자연경관, 많은 성보문화재들을 지니고 있어 사시사철 참배하는 불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성지이다.
선운사를 둘러싼 도솔산 봉우리마다 모두 선(禪)을 닦는 형상이니 선자(禪者)들이 기거할 곳이다. 아침이면 상서로운 구름이 산 봉우리를 감싸고 저녁놀 상서로운 구름은 항상 산허리를 휘감으므로 선운산이요 선운사라 했다. 선운사를 창건한 검단 스님은 도적들이 들끓어 양민들이 살아가기 힘들게 되자 도적들을 제도하고 소금 만드는 법을 일러 살아가는 법을 가르쳐 양민으로 만들었다. 이러한 설화때문인지 1500년동안 인근 마을인 검단리 주민들은 봄가을에 소금을 선운사 부처님전에 공양하고 있다. 또한 선운사와 검단리 주민들은 매년 봄가을에 ‘은혜갚은 소금(보은염)’ 이운 행사도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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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 제279호인 금동지장보살. |
강학과 수선 도량이면서 삼장지장 도량으로도 알려진 선운사는 지역 주민들과 더불어 살아가면서 어려운 이들을 구제하는 이타행의 실천도량으로서 지역 사찰들이 나가야 할 방향도 제시해 주고 있다. 특히 일제 강점기 도입된 천일염 제조법인 아닌 전통 소금 제조법을 전승한 검단리 소금은 선운사와 손잡고 보은염이라는 브랜드로 시중에 판매되고 있다. 최근에는 노후수행마을을 건립해 노스님들이 여생을 보림하면서 지낼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선운사는 지지 지장보살 (금동 지장보살 보물 279호), 도솔암 도솔천 내원궁의 천장지장보살 (도솔암 지장보살 보물 280호), 참당암 인장 지장보살 (참당암 지장보살 전북유형문화재 33호) 의 삼장지장신앙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선운사 지장보궁과 도솔암 내원궁에서는 매 주말마다 철야정진이 이어져 기도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도솔암에서는 100일간 하루 16시간의 가행정진이 이어지는등 늘 기도정진 수행이 이루어지고 있다.
선운사는 대웅보전(보물290호), 선운사 대웅보전 소조비로자나삼불좌상(보물1724호), 금동 지장보살 (보물 279호) 도솔암 지장보살 (보물 280호) 도솔암 마애불(보물 1200호), 참당암 대웅전(보물803호)의 보물급 문화재와 선운사 동백나무숲(천연기념물 184호) 장사송(천연기념물 354호) 송악(천연기념물 367호) 등 3점의 천연기념물, 백파율사비 등 9점의 지방유형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대웅본전앞의 만세루는 다른 전각을 짓다 남은 부재들로 지어 휘어진 기둥과 조각조각 이어진 목재가 그대로 드러나 있어 선조들의 지혜를 엿볼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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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운사는 자연 경관이 빼어나 참배객들이 끊이질 않는다. |
여행수첩
<가볼만한 곳>
▲미당문학관
미당 시 문학관은 2001년 미당(未堂) 서정주(徐廷柱) 시인의 고향이자 영면지인 전라북도 고창군 부안읍 선운리 마을에 세워진 기념관이다. 미당의 생가(生家)와 묘역이 부근에 있다. 질마재 마을에 있는 폐교된 선운초등학교 봉암 분교를 기념관으로 만들었다. 미당이 서울 중앙고보 재학시절 참가했다가 강제 퇴학당한 광주학생의거 지원 시위 사건(1929년, 1930년 2회) 기념일인 11월 3일 문을 열었다. 파이프와 지팡이, 편지, 자필 시 등 미당의 유품 5000여 점을 전시하고 있다. 2개 전시동, 서재 재현실, 세미나실, 다용도실, 전망대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매년 11월 <미당 문학제>를 개최하여 미당 문학상 시상식, 미당 백일장, 시 낭송제 및 각종 기념공연, 학술회의 등이 열린다.
▲고창읍성
고창읍에는 조선 단종 원년(1453)에 축성된 고창읍성이 있다. 일명 모양성으로 불리는 이 성은 나주진관의 입암산성과 연계하여 호남 내륙을 방어하는 전초기지로 만들어진 읍성이고 그 안에는 동헌, 객사 등 14동의 관아건물이 재현되어 당시 행정현장을 살펴볼 수 있다. 고창읍성은 고창의 동남쪽 산비탈에 축성되어 성 둘레(1684m)를 따라 걸으면, 고창 시가지 풍경이 한 눈에 들어오고 봄이면 성을 따라서 분홍, 하얀 철쭉이 화려하게 만개하여 방문객의 눈을 즐겁게 한다.
▲고인돌 유적지
고창 고인돌유적지〈아래 사진〉는 학계에 보고된 한반도 고인돌 3만6000기 중 2000여기를 보유한 국내 최대 밀집지역으로 2000년 12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으며, 탁자식·바둑판식·개석식 등 다양한 형식을 갖춘 447기의 고인돌을 자연 상태 그대로 감상할 수 있어 세계 제1의 고인돌 명소로 유명하다. 고인돌박물관은 2011년 5월 발간된 미슐랭 그린가이드에서 별점 3개(★★★)로 최고 점수를 획득했다. 2008년 9월 건립된 고인돌박물관은 국내 최초로 청동기 시대 생활상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다양한 유물을 체계적으로 전시하고 있다.
<가는길>
① 선운사: 서해안고속도로 선운산IC에서 나와 선운사 이정표 따라 20분
② 고인돌유적과 운곡습지: 선운사에서 나와 선운사로 따라 1.5㎞→삼인교차로에서
고창고인돌유적 이정표 따라 우회전 이후 교차로마다 고창고인돌유적 이정표
따라 움직이면 30분 거리
③ 학원농장 보리밭: 고인돌박물관에서 나와 우회전, 동서대로로 2.5㎞→
대동교차로에서 동호해수욕장 방면 우측 방향→녹두로 6㎞ →공음·무장 방면
→학원관광농장 이정표 따라 우회전→왕제산로 4.4㎞→대산, 청보리밭 이정표
따라갈 것. 소요 시간 30분.
<숙박>
선운사 앞에 민박과 펜션이 많이 있다. 단체 여행이라면 선운산유스호스텔(063-561-3333), 선운산관광호텔(063-561-3377) 을 이용해도 좋다.
<맛집>
선운사가 있는 고창은 풍천장어와 복분자가 유명하다. 그래서 입구에는 장어식당이 많다. 식당마다 원조 간판을 달고 있어 헛갈리지만 삼거리의 풍천만가(063563-3420)와 신덕식당(063 561-1533)의 맛이 뛰어나 찾는이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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