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 2005~2020]/정기산행기(2007)
2007-06-25 16:00:41
[146차] 포천 청계산
2007. 6. 25. / 정병효
산행지: 포천 청계산
일시: 2007년 6월 23일 (토), 맑음
참가자: 병효(대장), 상국, 인섭, 문수, 재봉, 진운, 재일, (총 7명)
10시에 시작해서 오후 3시30분쯤 하산하여 점심 시간 빼고 족탁 시간 빼고 해서 순순하게 4시간 정도 운행한 산행이었다.
언젠가 한 번 친구들과 같이 왔으면 하는 산이었는데 계절에 따라 변화 무쌍하게 얼굴이 변하는 게 산이라 여름 청계가 어떤 얼굴일까? 오래 전에 와 본 산이라 길은 제대로 찾을랑가? 아니나 달라 청계산 정상에서 녹음 때문에 시야가 가려 갈매봉으로 하산하는 길이 헷갈려 본의 아니게 정상을 두 번 오르게 하는 수고를 끼치게 된다.
길이 막혀 9시에 만나기로 한 청계저수지에 10시가 다 되어 재일이랑 같이 도착하니 먼저 도착한 분당팀은 주막집 주인과 하산 뒷풀이와 산행 루트까지 다 얘기를 끝내고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양귀비가 이뿌다는 걸 이번에 처음으로 상국이한테 배웠다.
속으로
“지난 번 지리산 가서 고장 난 무릎이 또 말썽을 일으키면 길매봉까지 몬 가는데… 길매봉을 꼭 가야되는데… 그래도 길매봉 암능을 봐야 청계산이 기억에 남을 텐데…”
걱정을 하면서 우측으로 난 아스팔트 소로 길로 산행을 시작한 것이 아마 10시경…
울창한 잡목으로 우거진 수풀이 거의 원시림에 가깝다. 사람이 많이 다니지 않은 길이고, 군데군데 귀찮을 정도로 나무 가지가 얼굴을 때리고, 넝쿨이 발목을 휘감고, 그래도 청량한 숲 냄새에, 상국이의 “뽕”이다 하는 환성에, 산 오디도 따 묵고 하면서, 완만한 계곡을 끼고 오르다가 해발 600쯤에서 계곡을 버리고 가파르게 약 10분쯤 오른다. 능선이다.
역시 숲으로 가려져 조망이 힘들다. 정상에 가서야 조망이 될래나? 능선을 타고 가면서 언듯언듯 보이는 조망을 보면서 11시 반경에 정상에 도착한다. 해발 849m, 광덕산에서 뻗어 내려 오는 한북정맥 구간 중, 그래도 아기자기한 암릉이 길매봉으로 이어지는 구간이다. 한북정맥은 운악산으로 이어지고, 한 가지가 갈라져 경기 2봉인 명지산으로 이어지는 산들이 눈 앞에 좍 펼쳐진다.
주막집 주인 충고대로 시원한 곳을 골라 올랐는데도 온 몸이 땀으로 팍 젖었다. 길매봉으로 하산하다가 점심을 먹기로 하고, 내려가는데 길을 잘 못 들었다. 주능선을 벗어난 능선이다. 자빠진 김에 쉬어간다고 자리 깔고 점심을 먹는다. 문수 인삼막걸리, 일동 막걸리, 뱅우기가 없어서 안주가 많네 적네… 온다 케놓고 안 오는 넘(ex:뱅우기)은 패널티를 줘야 한다느니…
한잔하고 시원하니 졸리기도 하고, 배도 부르고, 상국이가 그기서 그냥 하산하자는 눈치다. 그런데 내리막 길을 내려 와도 내 무릎에 이상 신호가 없다. 그렇다면 길매봉에 가야 된다? 누군가 대장 마음대로 해라 한다. 그래 내 맘이다. 점심으로 불러진 배를 안고 헐떡대며 가파른 계단을 올라 다시 정상, 그리고 가파른 계단, 뚝 떨어지는 바위, 미끄러운 흙 길에 로프를 잡아가며, 길매재로 하산… 이제 힘이 든다. 그냥 계곡으로 하산하자는 분위기 반, 뭔가 있으니까 또 올라가자 거러는 거겠지 하는 분위기가 반이다.
안 된다. 길매봉을 가야 된다. 최소한 해발 100정도는 더 높여야 될 것 같다. 드디어 안부에 도착한다. 칼끝 같은 바위들, 절벽에 걸리고 바위에서 솟은 소나무, 짜릿한 바위 날등, 바위를 옆으로 우회하나 싶더니 다시 바위 날등으로 오르고, 숨이 턱에 닿는다. 역시 조망은 바위에서 하는 조망이 최고다.
드디어 길매봉! 한북정맥을 하는 산악회의 리본이 군데군데 묶여 있다. 길매봉을 지나 약 10분간 진행하여 우측으로 보이는 하산로로 하산한다. 계곡까지 약 15분 정도 거의 70도 경사, 직하로 떨어진다. 계곡에서 룰루랄라~ 샤워(상구기가 개발한 희한한 샤워, 사진 참조 바람)도하고,
한 사람 빠짐 없이 전원 샤워..
탁족도 하고, 물이 별로 많지 않아 쫄쫄 내려 가는 물에 물줄기를 찾아 즐기는 것도 많은 수량에 목욕하는 거와 달리 맛이 새롭다.
3시 반경에 주막에 도착하여 시원한 생맥주(산행 후 생맥주 첫 모금은 거의 ‘오르가즘’ 수준이다.) 삼겹살, 소주,,,, 평상에 다리 뻗고, 달콤한 숲 공기에 불어 오는 청량한 바람에… 산행 후 오는 노곤함을 즐기다가 집으로 간다. 세상 속으로…
진운이와 재일이,
운전한다고 수고했습니다……
이상, 대사의 숙제 하는 기분으로 쓴 산행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