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 문의
이런 도시의 시민이라서 정말로 좋다. 하천을 따라 산책로 정비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3년이라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린 것으로 생각된다. 자전거 전용도로도 멋지게 조성되어 있다. 하천으로 내려가는 데크길과 계단도 군데군데 세워졌다. 하천 이편에서 저편으로 건너다닐 수 있는 징검다리도 800m 내외의 간격으로 여러 곳에 만들어져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편리하다.
점심 한 끼를 위한 길이다. 하천길을 따라 3km 정도 떨어진 신도시로 걸어가서 배를 채우고 다시 걸어서 집으로 오는 여유로움은 퇴직자의 특권인지도 모르겠다. 하천을 따라 걸으면 멀리는 팔공산이 가까이는 응해산이 떡하니 버티고 섰다. 걷는 내내 우측으로 학봉 아래 바위 절벽을 구경할 수 있어 혼잣말로 “전망 좋네.”를 중얼거리기도 한다. 바람도 이 하천을 따라 오르내리는 것 같다. 끼니때를 맞춰 조금은 빠른 걸음으로 갔다가 올 때는 게으르게 걷는다.
왕버드나무 군락지가 보인다. 앙상한 겨울보다 짙은 푸르름의 여름이 좋지만, 봄날 물오른 새순을 틔울 때가 가장 가슴 뛰게 한다. 여름 장마철에는 거센 물살에 맞짱 뜨며 버티는 힘찬 모습이 감동적일 수도 있다. 가을바람에 온몸을 맡기고 한들거리는 모습은 그 나름대로 또 다른 정취를 맛볼 수 있다. 혹시나 하천 정비 사업 중에 왕버드나무를 베어버릴까 봐 걱정한 적도 있지만 사람 눈이 다를 리 없다. 내가 좋아하는 만큼 그들도 아낌없이 사랑했으리라.
돼지등뼈탕이 먹고 싶다. 대로를 따라 예전에 들렀던 가게를 향한다. 영업 개시 시간이 오후 3시라며 문이 닫혀 있다. 상가길을 따라 한 바퀴를 돌아보는 데 마음이 무겁다. 한 집 건너 한집마다 임대 문의 종이가 붙어 있다. 가끔은 착한 임대를 큼직하게 붙여 놓은 곳도 보인다. 고층아파트 단지가 즐비한 동네 상가가 임대문의라는 명찰을 붙이고 흉물스러우니 상가길에는 사람들의 이동이 없다. 거리에 사람들이 북적대야 장사도 되고 집값도 오르고….
미국 대통령 선거가 얼핏 기억난다. 30년이나 지난 이야기다. 1992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빌 클린턴이 현직 대통령이던 조지 H.W. 부시 공화당 대선 후보에 맞서 "It's the economy, stupid! (문제는 경제야, 이 바보야!)"란 캐치프레이즈(Catchphrase)를 내걸었다. 그리고 40대의 젊은 후보인 빌 클린턴이 부시 행정부의 최대 약점이던 경제 문제를 집요하게 파고들어 승리했다. 당시 미국인들은 잘 사는 미국을 이 더 원했던 모양이다. 우린들….
심각하다. 걱정이다. 공동화 현상의 초기인가 싶기도 하다. “이렇게 어려운가?“라고 혼잣말을 했는데 동행이 ”어려운 모양이네.”라며 맞장구친다. 이런 현상을 맞닥뜨릴 때면 IMF 구제금융 시기를 떠올리게 된다. 금 모으기로 국민이 힘을 모으던 1987년이 가슴을 짓누른다. 아픈 기억이다.
카페가 10만 개를 넘었다. 얼마 전 방송에서 나온 이야기다. 치킨 가게가 4만 개를 넘었고 편의점이 6만 개를 넘었다면서 자영업 업종별로 공급과잉을 지적하는 내용이었다. 그래서인지 영업 중인 가게는 치킨, 아이스크림, 빵, 커피 전문점이나 병원뿐인 것 같다. 변두리라서 폐업한 가게가 있고 신도시라서 아직 입점하기 전이라 텅 빈 게 아닌 것 같다. 유리창에 밀린 임대료를 내라는 고지장이 붙은 곳도 있는 것으로 봐서 쫄딱 망한 게 확실하다.
조물주 위에 건물주라 했던가. 월세 받으며 취미 생활하는 건물주를 부러워하는 데서 나온 소리다. 수도 없이 많은 임대 문의를 읽다 보니 건물주도 별거 아닌 모양이다. 이렇게 비워 놓을 바에는 차라리 월세를 아주 낮춰서라도 임대해야 하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 건물주에게 알지 못하는 다른 아픔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첫댓글 맞어 큰일이지
인구가 줄어드는데 뭔들 될까
아파트도 50년안에 다 흉물이란다
높게만 지어서 허물고 재계발하기에 이익이 없어 흉물로만 남는다는데 다 어쩔껏이여
사람사는집이 5~60십억하는게 말이되나???
내말이.... 집이 너무 비싸면 모두가 노예가됨.
젊은이들이 조금 노력하면 살 수 있는 세상이 되어야지. 그래야 미래가 있지.
젊은이들이 외면하는 세상은 미래가 없어.
우린 다시 태어나지 말자
어떻게하면 북유럽같은 복지국가이면서 모두가 행복할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