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 글>
유난히 파란 하늘에 흰 구름과 안개가 안겨져 있고,
귀밑에서 흔드는 바람도 싱그럽고, 선선한 바닷가 공기를 마음껏 들이 마셔보고,
약간의 오르막, 내리막이 느껴지지만 평지 같은 둘레길이 이어지고,
고개를 돌리는 곳곳마다 산줄기를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기암괴석 바위들,
다양한 모양새를 닮은 암릉 위에는 멋스런 나무가 서있고,
바위에 잠시 앉아 가쁜 숨을 길게 들이마시면 가슴 깊은 곳까지 초록이 밀려오는 듯한 기분이 되고, 다시 길게 내쉬며 하늘을 올려다보니 잎새마다 초록 윤슬이 반짝반짝거리고,
이것저것 신기하고 멋진 풍경에 취하다 보면 짧지 않은 산행길임에도 불구하고 어느새 한나절이 훌쩍 지나가고..
오늘 찾은 산의 비경은 고요함이 주는 평온함,
구불구불 산길은 같은듯 하지만 다르고,
느리게, 천천히 걸으며 주변을 둘러보면 와닿은 자연의 감동,
짙은 안개에 잠시 몸을 숨긴 바다 위로 펼쳐지는 풍경,
자연의 멋스러움이 어우러진 풍경이 시적으로 다가오고,
높고 깊음이 아닌 긴 설명이 필요 없는 산길을 걸으며 자연의 소리도 듣고, 마음껏 내 안에 들어 올 수 있는 공간을 남겨두는 여백을 만드는 산행 길.,
많이들 듣고, 말해주는 시간인 듯 웃음이 가시지 않는 시간,
바람과 빛이, 바위와 초록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 것 같은 시간,
점점 말을 잃어가는 요즘에 말 한마디 전하는 사람에서 더하는 사람이 되기로 작정하신 듯 여기저기 깔깔거리는 소리에 오늘은 얼어붙었던 마음의 문이 활짝 열린 듯한 시간,
하루하루 살아내기가 만만치 않지만, 오늘은 웃음 지을 일들이 많아 살맛 나고, 만족스럽고 즐거운 식사를 하고 나서인지 쉽게 일어서지 않으려 작정한 듯한 시간,
오늘은 식사 자리가 산행의 일부가 아니라
먹고, 마시고, 즐기는 것이 산행의 목적이라도 된 듯 다양한 음료와 한 입 거리 음식과 고기가 가득 차려진 풍성한 하루,
산의 풍경을 배경 삼아 즐기는 식사 자리는 오늘 참석한 분들만이 즐기고 누릴 수 있는 호사인 듯한 하루,
맛보다 훨씬 많은 것이 담겨 있는 것을 느끼고, 가장 맛있는 음식을 소중하고 감사한 분들과 멋진 자연을 벗 삼아 새로운 좋은 기억을 만들어 간듯한 하루,
가만히 이분 저분들의 모습을 바라보니 함께 나누고자 마음을 깊이 펼쳐준 분들과 음식이 가만히 나를 잠시 멈춰 세운 듯한 하루,
“삶은 짧지 않다. 당신이 짧게 만들뿐이다” 로마 철학자 세네카님의 말씀처럼 나이가 들어갈수록 시간이 더 빨리 간다고 하소연하기보다 우리가 원하는 것을 선택해 사는 오늘 같은 날이야말로 우리 삶을 진하게 살아감을 느끼게 한 하루,
한주 각자 다른 삶을 살아가던 분들이 한자리에 모여 같이 산행하고, 같은 것을 바라보고, 함께 웃는 순간 세상은, 삶은 나 혼자 살아가는 것이 아닌 어울림의 한마당이 얼마나 좋고, 대단한지 깨닫게 한 하루..
멋지고 아름다운 산에 칼산악회 식당이 차려졌다는 것, 갑작스럽게 차려진 식당이 오늘의 목적지로 만들어졌다는 것은 완전히 다른 차원의 추억의 이야기일 것이고, 같은 음식을 나누더라도 실내에서 즐겼다면 오늘같이 이토록 또렷하게 기억되진 않았을 것 같은 하루,
마냥 즐겁고 기뻐하고 행복한 한 분 한 분의 표정은 꼭 “사람의 꽃”이 활짝 핀 하루였던 듯..
한참 취한 술에 가만히 뒤돌아보니
우리의 삶이 살아온 무엇을 했는가보다 누구를 만나 무엇을 나누었느냐에 더 가깝다는 것을..
그리고 그 사이에는 오늘같이 언제나 음식과 술이 놓여있었다는 것!!!
지난 월요일에는 한바탕 가을비가 쏟아진 뒤 쌍무지개가 뜬 “일몰 끝” 풍경에 갑작스러운 술자리가 만들어졌고,
오늘은 감동적인 사랑과 정을 나눈, 소중하고 감사한 한 분 한 분의 모습들을 되돌아보며 진한 울림과 감동을 전해준 마음에 장은아 님의 “고귀한 선물” 노래를 들으며 서서히 취해간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