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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남구 대연동 샘터교회가 진행하고 있는 독서교육축제에서 어린이들이 독서지도교사와 토론하고 있다. | |
부산 남구 대연동 샘터교회(안중덕 목사)는 지난 9일부터 '2007년 겨울 샘터 독서교육축제'를 시작했다.
이 축제는 다음달 9일까지 한달 동안 '꿈나무 독서캠프' '어린이 독서캠프' '청소년 리딩스쿨' '독서교육 세미나'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6살 유아~초등학교 1년생을 대상으로 하는 어린이 독서캠프 참가자만 120여 명. 이 가운데 샘터교회에 다니고 있는 교인들의 자녀는 20%를 넘지 않는다고 한다. 나머지는 지역사회 주민 등 '일반 참가자'들이다. 프로그램 별로 참가 신청이 밀려 대기자 리스트까지 만들어져 있을 만큼 이 교회의 독서축제는 지역사회에서 인기다.
주목할 만한 사실은 매년 두 차례,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에 열리는 샘터교회의 독서교육축제가 벌써 13회째를 맞이했다는 점이다. 지난 2001년 처음 시작했으니 햇수로는 7년째 접어들었다. 한 두 번 반짝거리다 사라져버리는 이벤트가 아니라 지역사회 속에 튼튼히 뿌리박은 '축제'로 자리잡아가고 있다는 뜻이다.
샘터교회의 독서프로그램은 그동안 교계 언론매체 등을 통해 전국적으로 제법 널리 알려졌다. 서울과 광주 등지에서 찾아오는 독서교육축제 참가자들도 있다. 이 교회의 안중덕 목사는 적지 않은 사람들이 '샘터교회' 하면 '독서'를 떠올리도록 만든 주인공이다.
"목회 활동을 하면서 '교회가 터전을 잡고 있는 지역사회를 섬기는 방법이 무얼까' '지역사회에 환원하고 공헌할 수 있는 방안이 없나'를 고민하다 제가 독일 유학 시절에 유심히 봐두었던 동네 어린이도서관들이 떠올랐지요. 부산은 공공도서관이 너무 높은 곳에 있거나 접근성이 떨어지는 장소에 있는 경우가 많았죠." 안 목사는 지난 2001년 샘터교회 안에 어린이 전용 도서관을 열었다. 현재 어린이와 부모들을 위한 책 8500여 권을 갖춘 이 도서관의 이름은 '샘터 꿈의 도서관'.
한 TV 프로그램에서 '어린이 도서관을 짓자'고 대대적인 캠페인을 시작한 것이 2002년께였으니, 샘터교회는 어린이 도서관이라는 개념 자체가 낯설었던 시절에 매우 앞서가는 시도를 했던 셈이다. 어린이 도서관에 대한 안 목사의 설명은 관심을 끈다. "공간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무작정 '책 읽어라' '독서는 중요하다'고 주입할 것이 아니라 어린이들이 책을 가깝게 느낄 수 있는 도서관을 마련하자 많은 변화가 시작됐습니다."
그 뒤 어린이 도서관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시작했던 독서프로그램들이 자리를 잡아갔고, 이를 본 학부모들과 청소년들의 요청으로 학부모·청소년을 위한 프로그램을 신설하면서 오늘의'샘터독서교육축제'는 정착했다.
안 목사는 "독서 프로그램을 직접적 선교의 수단으로 삼지 않는다. 종교 서적을 읽는 것이 아니라 세상의 좋은 책들을 읽고 토론한다. 나이가 어려도 당사자의 동의가 있어야만 프로그램에 참가할 수 있도록 해 주입식 교육, 논술요령 교육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기 중에는 16주 과정의 독서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안 목사는 "교회가 갖고 있는 것을 단지 교인들만을 위해 쓰는 것은 성경적인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교회는 공간과 입지와 재원이라는 훌륭한 자원을 갖추고 있는 만큼 지역사회를 위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 쾰른대학과 본대학에서 공부한 경험이 있는 안 목사는 고신대 기독교교육학과에서 독서문화론을 강의하고 있다. (051)628-6009. cafe.daum.net/visioncommuni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