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에 화물을 보낼 일이 있어 용달을 불렀는데, 짐을 싣고 전화 통화 해 보니 지하주차장에 진입할 수가 없으니 다마스로 보내라 한다. 짐을 다시 부리고 다마스를 불렀다.
남루한 옷차림에 면도 안한 부시시한 얼굴에 알콜이 조금 끼어 있다.
화물칸을 여니 예쁜 색의 커튼이 양옆에 처있고 바닥엔 때뭍은 이불이 널려 있다. 박스와 함께....
"사장님 여기서 주무시는군요."
"아니요. 짐이 더러워 질까봐 깔아놨습니다."
올라가서 박스와 이블을 치우고 발판쪽에 보니 이블이 또 처박혀 있다.
"에구 여기서 주무시는 구만, 그래도 영업할 때는 좀 치워 놓으시지. 구름마도 어디좀 치우시고요"
"예 나중에 위에다 실으면 됩니다."
박스를 올려서 놓자 기사분이 말씀하신다.
"이거 얼마나 무거워요?"
"별로 무겁지 않습니다"
"에쿠쿠, 굉장히 무거운데요?"
난 기가 막히다. 하기야 힘을 쓰게 생겨먹지 못한 모양새를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고...
"그거 무거우면 어떻게 용달 한답니까?"
가볍게 실어주는데 힘겹게 받는다. 24박스를 실을 예정이었으나 16박스 실으니 고개를 흔들며 무겁다고 한다.
20박스 싣고 3만원과 주소 주고 당부를 한다. "좀 더 드리는 거니까 가셔서 친절히 해 주세요.
" "예~"하고 떠난다.
용달은 주차장에 주차비를 한달에 25만원, 다마스는 15만원 정도 내고, 일을 배정받아 움직이는 개인사업이다.
우리 용달 사장님은 주차장에 들어가지 않고 거래처를 스스로 개척하여 일을 하시는데 무척 힘이 좋으시고 친절하시다.
하지만 이분은....
하루에 얼마를 벌까? 굳이 그 내역을 바라보지안해도 눈에 선하다. 하루 밥값은 제대로 하시는 것일까?
안스럽다. 하지만, 한편으론 불쌍하다. 굳이 이렇게 하지 않아도 깔끔히 하고 힘도 좀 키우고 친절을 좀 보태면 생활이 훨씬 나아질텐데...
사람이 사는 것은 여러가지라 그 것을 무어라 할 처지가 못되지만 오늘 이 기사분은 참 안스럽다.
첫댓글 마음이 아프네요 힘드시겠지만 열심히 사셔으면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