起 느림의 미학
承 라 돌체 비타 la dolce vita
轉 한국의 슬로시티
結 완급(緩急)조절의 삶
起 느림의 미학
'한강의 기적'은 고도성장의 상징이다. '코리아는 향후 백년간 일어서지 못할 것이다"라던
맥아더 장군의 장담을 무색하게 하였다. 황페화된 도시, 무너진 집, 거지와 고아... 우리가
언제부터 잘 살게 되었는가? 빈부 차이의 본질은 상대적 빈곤감, 박탈감이 아닌가?
1980년대 초반 통행금지가 없어지면서 소비향락풍조가 자리잡기 시작했다. 강남이 본격적으로 개발되면서 아파트문화가 생활화되었다. 1990년대에 와서는 삼풍백화점 붕괴, 성수대교 사건 등 성장의 휴유증을 보였다. 2004년경 주5일 근무제는 주말나들이 붐을 조성했다.
"바른 것이 빠릅니까? 빠른 것이 바릅니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국가간, 지역간,
업종간 영역없는 글로벌 무한경쟁시대이다. 인재전쟁, 자원전쟁, 기술전쟁, 특허전쟁 속에서 시간전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1990년대이후 '시텍(時tech)'이 경쟁우위요소가 되었다.
최근에 우리 사회에 치유(힐링 healing)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기업에서는 발빠르게 이를 새로운 트렌드로 보아 상품 개발에 열중이다. 문제는 진정성(authenticity)이다. 뜻이 있는 사람들은 그동안 모은 돈과 명성을 기반으로 힐링타운을 만들어 우리를 부르기도 한다.
"해질녘 동구 밖에서 만나자" 하던 시절엔 시계가 없어도 해그림자를 보면서 만났다. 근대화, 산업화, 도시화는 시계를 보면서 누가 먼저 앞서가나, 빨리가나를 힘겨루기 한다. 느린
자는 뒤쳐졌다. 빠른 자만이 승자가 되었지만 마음은 오히려 더 가난해졌다. 왜 그런가?
承 라 돌체 비타 la dolce vita
슬로시티는 자연생태, 전통문화, 슬로푸드(유기농법). 지역특산 등의 조화를 통해 인간다운
삶을 지역민이 누리고 있다. 슬로시티를 방문하는 관광객에게 '느림의 미학(美學)'을 오감으로 체험하게 하여 치유(healing)를 통해서 '마음의 평화(peace of mind)' 를 준다.
슬로시티에서는 도시의 잦은 발걸음을 흙이 싫어한다. 출세가도를 달리는 포장도로의 삶으
로부터, 겉으로 웃으면서 속으로 경쟁이 심한 정서적 노동판에서 탈출을 위해 온 사람이다.
'군중속 고독'에서 벗어나 '고독 속 광장'을 만난다. '일상으로부터 일탈' 이다.
경쟁, 속도, 효율을 추구하는 현대 사회는 산업화와 도시화에 따른 생태계 파괴, 인간성 소외 현상이 심화된다. 파스트 푸드(fast food)는 '어머니의 밥상' '밥상머리 정담'을 사라지게 하였다. 미군이 주둔한 일본 오키나와는 햄버그 등 파스트 푸드의 저주가 내린 도시다.
1999년 10월 이탈리아 그레베 시(市)의 파울로 시장이 맨 처음 주창하여, 브라(Bra), 그레베(Greve), 포지타노 (Positano), 오르비에토(Orvieto) 등 네 도시의 시장이 모여서 슬로시티 운동을 시작하였다. 역시 천년제국 로마의 후손들답다. 느린 것이 바른 것이다!
슬로시티의 상징물은 마을을 이고 가는 달팽이다. 달팽이 마을의 집들은 무지개 크레파스를 닮았다. 슬로시티는 무지개가 모든 이의 마음 속에 피는 마을이다. '느리게 먹기와 느리게 살기'를 실천하는 마을이다. 꼭꼭 씹어가며 더불어 정담을 나누는 삶을 살아간다.
슬로시티의 슬로건은 ‘라 돌체 비타’(la dolce vita: 달콤한 인생을 즐기자!)'이다. 돈을 벌어 부자가 되고 남보다 높은 자리로 가기 위해 빠르게만 살다 보니 잃어버렸던 자신의 본성과 공동체의식을 되찾자는 것이다. * 돌체: 음악용어는 '달콤하게, 부드럽게", 외식용어는 '스위트'임
轉 한국의 슬로시티
우리나라에서는 신안군 증도면, 완도군 청산면, 장흥군 유치면, 담양군 창평면 등 네 마을
이 2007년 12월 1일 아시아 최초로 슬로시티로 선정되었다. 뒤이어 하동군 악양면이 2009
년 2월 6일, 예산군 대흥면이 2009년 9월 4일 슬로시티로 지정되었다. 이로서 여섯 마을!
전주 한옥마을은 2010년 11월 27일 영국 스코틀랜드 퍼쓰(perth)에서 개최된 국제슬로시티
연맹으로부터 세계 133번째, 국내에서는 7번째로 국제슬로시티로 지정되었다. 우리의 전주
한옥마을이 남다른 점은 '인구 5만 이상의 도시 중에서 세계최초의 슬로시티' 라는 점이다.
슬로시티로 선정된 도시를 찾아가 보면 기대에 못 미쳐 실망하는 적이 있다. 왜 그러한가?
관(官)주도로 슬로시티 선정 작업을 주도하다 보니 처음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지 못한 것이다. 결과적인 전시행정이요 예산(세금)과 시간의 낭비이다. 자연과 이미지만 손상된다.
돈이 된다면 장사치는 지옥에도 간다. 슬로시티의 암세포는 돈을 밝히는 머니(money)교가
슬로시티에 들어서면 안 된다. 슬로시티로 선정된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지역주민의 자발
적 참여를 통하여 예전의 모습을 계속 보존하는 것이다. 슬로시티의 생명은 향토애이다!
성공적인 슬로시티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 인 농촌다움, 어촌다움, 산촌다움, 마을다움을 간직한다. 아련한 그리움, 노스텔쟈의 향수(鄕愁)를 느끼게 한다. 빠르게 살아가는 도시민에게 마음의 고향(home away home), '어머니의 강' 에 온 듯한 느낌을 준다.
늘푸른 자연경관, 역사의 향기가 어린 문화재 주변경관, 탁 트힌 시계(視界)경관, 하천주변
의 수변(水邊)경관, 눈이 시원해지는 조망권 경관, 올망졸망 시가지경관 등 자연과 문화재의 '경관'을 유지한다. 아울러 마을 특성에 맞춘 표시판, 안내문 등 '미관'을 가꾸어 간다.
'슬로시티' 로 지정된 예산의 대흥리
나락 향기 맡으며 걷는 논둑길
예산 관아의 뒤뜰, 옛 정경 그대로
느린 마을, 논밭 일 하다가 낮잠을 즐기는 한가로운 정경
結 완급(緩急)조절의 삶
행복이란 무엇인가? 불행하지 않는 삶이다. 왜 불행해지는가? 무언가 지나침이 있는 것이다. 중심을 잃은 삶이다. 자동차가 중심을 상실하면 전복되듯이. 좌로 치우지고 우로 치닫고 하다보면 비틀비틀 하다가 넘어진다. 중도(中道, Golden Mean)를 잡아야 한다!
생존경쟁에 뒤쳐지면 안 된다. 평일에는 빨리 뛰어야 한다. 온 힘을 다해 뛰어보아야 항상
제 자리다. 망하지 않고 유지만 해도 다행인 게 사업이다. 두 배 이상 빠른 속도로 달려야
남들 대비 잘 살 수 있다. 주중에는 빠르게, 주말에는 느리게 사는 완급조절이 중도이다.
돈이 너무 없으면 불편하다. 자칫 중심을 잃다 보면 추해진다. 돈이 너무 많으면 불안하다.
소유는 행복을 보장해주지 않는다. 돈 냄새 너무 안 나면 사람이 안 오고, 돈 냄새 너무 나
면 온갖 파리떼가 온다. 그러면 '라 돌체 비타' 노래를 부를 수가 없다. 적막강산이다.
포천에는 궁예의 한(恨)이 전해온다. 그 한이 서린 곳 중 한 곳이 포천 관인면 중리에 있는
'담터계곡'이다. 그 어원은 '쌈터계곡' 이라고 한다. 궁예의 방어진이 무너지면서 강까지 밀렸다. 급물살에 군마가 건너지 못해 궁예는 한숨을 쉬었다. '한탄강(恨嘆江)이다. 어느 산에까지 궁예는 쫒기었다. 왕건의 부하에게 죽임을 당한 통곡의 산, 명성산(鳴聲山)이 되었다.
디자인은 형식이다. 스토리는 내용이다. 디자인으로 고객을 부르고 스토리는 고객을 다시
오게 한다. 포천은 스토리는 강하나 디자인이 약하다. 그러다 보니 포천 말걸리가 살아나지
못한다. 슬로시티도 마찬가지이다. 영웅 무용담이 아니라도 감동을 주는 '이바구'면 된다.
이바구는 경상도 사투리이다. 이야기, 즉 입으로 말하고 전해지는 구전(口傳)이다.
돌 하나, 담장 하나에도 역사의 숨결, 삶의 애환이 서려있음을 오감으로 느끼게 된다. 봄이다. 신안군 증도면, 완도군 청산면에 가보고 싶어진다. 마음의 평화를 찾아서...
대흥향교: 은행나무와 느티나무간 '상생의 어울림'
첫댓글 하하하! 또 대작을 준비하시는군요! 내일 아침 11시 여의도 교당입니다.
녭^^
속초항에
이십칠년만에
가는 설레임입니다
하하하하! 드디어 완성하셨군요!
그렇습니다. 저도 슬로씨티에 살고 싶습니다,
그런데 마음만 그럴 뿐 이 현실을 벗어나지 못하는군요!
< '있는 그대로의 모습' 인 농촌다움, 어촌다움, 산촌다움, 마을다움을 간직한다.
아련한 그리움, 노스텔쟈의 향수(鄕愁)를 느끼게 한다.
빠르게 살아가는 도시민에게 마음의 고향(home away home), '어머니의 강' 에 온 듯한 느낌을 준다.>
가히 이 지경에 이르러야 신선이 아니리요! 하하하하! 수고 하셨습니다.
만남과 인연
오늘도 만납니다
새로운 연분을 맺기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