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버는 메뉴판
음식점은 맛있어야 한다. 누구나 당연히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맛있는 식당을 찾는 일은 대단히 어렵다. 점심 한끼 정도야 ‘대충 뭐 그까이꺼’ 할 수 있지만 저녁은 다르다. 풍성한 밥상을 기대하는 것에는 예외가 없다. 그렇다면 맛있는 음식 표현은 어떻게 할까?
가장 먼저 할 일은 주류회사에서 제공하는 메뉴판을 이제라도 떼어내는 일이다. 화장실에 있어야 할 화장지가 식탁에 있는 것 만큼 성의 없어 보이는 식당이 바로 특색 없는 메뉴판 부착이다.
음식은 시즐(소리로 식욕을 자극하는)이 필요하다. 그러나 오픈 주방, 규모가 소형인 식당을 제외하곤 이런 시즐을 구체화하기 어렵다. 이에 대한 대체가 바로 음식 사진이다. 내가 만든 맛깔스런 음식을 메뉴판에 넣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미지 연출.
사진의 크기는 제각각이어야 한다. 가장 주력하고 싶은 메뉴나 마진이 좋은 메뉴를 크게 배치해야 한다. 일부러 설명하지 않아도 우리집에서 가장 맛있는 메뉴가 바로 이것이라고 홍보하는 것이다. 그 다음은 메뉴 배치다. 고급 식당이 아니라면 무조건 가격이 싼 순서대로 위에서부터 내려가야 한다. 손님은 처음 보게 된 가격을 가장 오래 기억하고, 음식이 비싼지 저렴한지 순간적으로 판단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때문에 저가격부터 고가격으로 반드시 배치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돈버는 메뉴판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주메뉴와 부메뉴를 구분하는 일이다. 점심 매출이 높은 식당에서는 저녁 메뉴를 일품요리로 뽑아야 하고, 저녁 매출이 높은 식당에서는 점심특선을 표기해서 자연스럽게 저렴하면서도 남다른 메뉴가 있는 식당 혹은, 외식형 공간이지만 점심 문턱이 낮음을 강조해야 하는 것이다. 여기에 하나 덧붙이면 술값은 가급적 적지 말아야 한다. 술이 특별히 비싸거나 싸지 않다면 누구나 알고 있는 상식 가격이므로 굳이 메뉴판을 차지할 이유가 없다.
음식사진은 화소가 높은 디카로 촬영해도 만족스러운 품질을 얻을 수 있지만 기성 사진을 구입하는 것도 괜찮다. 기성사진은 한장당 5만원이지만 10장 단위로 구입하면 20만원이면 충분하다. 그리고 메뉴판의 재질은 아크릴판 사이에 유포지에 실사출력하여 사용하는 것이 가장 무난한 편이다. 비용은 1m 기준으로 13만원 정도다.
식당 입구에 설치한 Y배너도 고객에게 가격 고지를 하는 훌륭한 장치가 될 수 있고, 네프킨 꽂이를 이용하여 양 면에 대표 메뉴를 인쇄하는 것도 크게 어렵지 않은 일이다. 메뉴판은 단순한 나열이 아니라 먹을 준비가 되어 있는 손님에게 맛있는 인상을 심어주어 재방문을 꾀하도록 하는 시각적 시즐임을 식당 경영자들은 잊지 말았으면 한다.
삼성타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