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최대의 관문(關門)으로 한반도의 바닷길을 넓히며 환동해 중심도시로 웅비(雄飛)하는 이곳 포항 흥해지역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고 있다.
조선 시대 광해군때의 유명한 풍수지리학자인 성지(?~1623)가 영남 지방의 산세를 조사 하고자 흥해를 지날 때 동해의 명산인 비학산 정상에 올라 흥해 분지를 바라보고 “과연 천년 옛 고을의 승지”라 하였다고 한다.
그는 당대의 이름난 풍수요 조정의 권문세가와 대신들도 앞다퉈 초청하던 어전관상감인 명사라 흥해군수도 성대한 잔치를 베풀어 환대를 하였는데, 그 연회석에서 말하기를 “흥해는 반드시 다풍질(바람과 질병이 많은 곳)이라서 어떤 사람을 막론하고 5대 이상 그 유손이 세거(世居) 할 곳이 못 된다.”고 하였다.
이에 궁금해진 흥해군수가 그 연유를 묻자 성지는 “흥해의 지세와 지리를 자세히 살펴보니 먼 옛날 선사시대에 이곳은 필시 큰 호수였을 것이다. 수 만년 동안 호수였던 곳을 동편 낮은 곳의 산맥을 절단하여 그곳으로 호수의 물을 흘러가게 하여 평야를 이루게 하였으므로 가뭄에는 물 걱정이 없겠으나 그 반면에 습기가 많을 것인즉 수다(水多)․습다(濕多)의 피해가 반드시 있어 필시 괴질이 많이 돌고 피부병을 앓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라고 하였다. 그러자 그 자리에 참석한 마을 노인 한 분이 “과연 그렇다. 이 고을에는 괴질을 앓는 사람이 많은데 원인을 말했으니 처방도 말해 달라.”고 간청했다. 이에 성지는 “풍습기(風濕氣)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회화나무를 많이 심어야 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회화나무는 다른 나무에 비해 습기를 섭취하는 양이 4~5배나 되므로 지하의 습기를 제거하는 데는 최선의 방법이 될 것이다.”고 말하였다. 이에 흥해군수는 마을 전체에 영을 내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집집마다 회화나무 심기를 권장하여 그후 물 좋고 농사 잘 되고 사람 살기에 좋은 고장으로 발전하였다고 한다.
당시 흥해군 관아의 동헌이었던 제남헌(濟南軒) 앞뜰에 심겨진 회화나무가 지금도 둘레 6.5m의 노거수로 우람하게 자라 매년 막걸리를 수 십 말씩 배불리 마시며 의연하게 살아가고 있다.
2004. 2 | 경상북도 발행 산과 숲 나무에 얽힌 고향이야기의 자료 발췌
첫댓글 흥해에 회화나무가 많은 이유는 알겠는데 그 회화나무가 왜 막걸리를 먹어야 하는지는 소개되어 있지 않네요.
궁금해 하면서 게시글을 올립니다~
아시는 분~ 말씀해 주세요~^^*
막걸리 먹는 나무 많던데요 .. 잘은 모르겠지만 순환제나 영영제 역할인거 같아요 .. 회화나무 기분은 좋겠습니다 .. ^^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그런데 나무는 술 취하면 사람과는 좀 구별되겠지요? 무무님...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