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기 테크론배 결승5국"
축구에서 가장 재미있는 스코어가 3:2 이를 '펠레스코어'라고 한다
기사들의 축구모임인 비마(飛馬)축구단에서 공포의 스트라이커로 뛰고있는 유창혁九단,
초대 테크론배 황제를 가리는 결정전에서 그 특유의 화려한 공격바둑으로, 바로 이 펠레스코어를 이끌어내며 팬들을 또한번 환호시켰다.
뒤가 없는 막판이다. 결승5번기의 제5국.
돌이켜보면 유창혁九단은 제3국의 역전 반집패가 쓰라리다. 그렇지만 제 1.2국을 연패한후 제3.4국을 이겨낸 조훈현九단의 저력도 새삼 놀랍다.
시리즈의 분위기는 단연 조九단의 페이스.
그러나 이런 말, 저런 예상, 분분한 공론은 어차피 무의미하다. 진정한 승부사는 언제나 무심(無心)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법이니까.
다시 돌을 가려 조九단의 흑번, 그리고 대뜸 2연성. 담담해 보이는 화점과 변화무쌍한 조九단은 의외로 잘 어울린다.
물에 설탕을 타면 설탕물, 소금을 넣으면 소금물이 되듯 담담한 화점은 변화에 더 적절하다.
흑의 2연성을 확인하자. 유창혁九단이 생각에 잠긴다. 九단, 입신(入神)에 오른지 얼마 되지 않는다. 준비없이 九단에 오른 느낌은 어떨까.
八단에 오른후 염원하다 획득한 것과는 조금 느낌이 다를것 같다.
84년 입단한지 12년만이다. 조九단은 62년 입단, 82년 九단. 20년 걸렸다.
다만 입신에 오른 나이는 조九단이 30세, 유九단이 31세로 비슷하다.
무려 17분만에 백4가 떨어졌다. 고목(高目).
"초반은 이래도 한판, 저래도 한판" 이라는 서봉수九단의 말이 생각난다. 아마추어들은 백번 동감이다.
17분의 숙고는 한판의 골격을 구상한 시간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장기인 공격을 염두에 두고 있었을 것이다.
흑27은 조훈현九단다운 수. 아직 둘곳이 많은 초반이지만 타이트하게 상대를 압박하는것이 조九단의 기풍.
테크론배는 올해(1996년 당시) 신설된 기전이다. 총규모 2억원, 우승상금 3,000만원. 상금만으로는 왕위전과 함께 최대기전이다.
조훈현九단은 신설기전 10회 우승을 자랑한다. 워낙 강하고 전성기가 긴 탓에 새로 생겨나는 기전 역시. 그의 차지였던 것이다. 응씨배, 기성전, 국기전, 대왕전...
한국바둑 개척자인 조남철九단도 7회우승했다. 김인九단3회. 서봉수九단 .이창호九단 각2회.
유창혁九단으 이름은 아직 없다. 올해 SBS배 연승바둑최강전과 KBS 바둑왕전에서 우승했지만 모두 선수권전이므로 사실상 무관인 상태였다.
그래서 더더욱 우승해야 할 이유가 많은 셈이다.
유창혁九단은 이바둑을 승리로 이끌면서 초대테크론배 우승을 차지했다. 신설기전 우승자으 명부에 이름을 등기하며 3관왕에 올랐다.
"빠른창"과 "날카로운검"의 대결로 관심을 모은 이번 테크론배는 초반 패기와 파워를 자랑하는 유九단이 2연승을 거둬 싱겁게 끝나는 듯했으나 중반 관록과 스피드의 조九단이 저력을 발휘하며 2연승으로 따라붙어 양웅의 불꽃튀는 칼가름은 용호상박을 방불케했다.
그러나 조九단이 막판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역전패당함으로써 구(舊)검이 신(新)검에 꺽였다.
따라서 이번 조훈현:유창혁의 2인자 다툼은 바로 역사의 전면인가, 뒷면인가를 가늠하는 일전이 아닐수 없었다.
여기서 조九단이 뒤로 다시 한걸음 물러선것은 일보 후퇴 정도가 아니라 극단적인 평가로는 최정상에로의 재진입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것이다.
비록 조九단이 역대전적에서는 45승 1무 37패로 유九단을 앞선다 해도 올해 전적에서는 3승 6패로 현저하게 밀리고있음이 이를 단적으로 증명하고 있다.
제1기 테크론배 결승5국
백 九단: 유 창 혁 (2승 2패)
흑 九단: 조 훈 현 (2승 2패)
210수 끝 백 불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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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명승부열전 [조훈현九단 vs 유창혁九단)
은혜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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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3.31 21:33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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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이런..명승부열전이나..명국감상이라고 해서 따로 게시판이나 그런걸 만들어야 될듯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