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 아나키적이라는 것도 사람이 해석하는 것이겠지요.
이 표현은 과거의 정치형태로서의 아나키즘이 아니라 그에 담겨있는 지향을 떠올려 본 것입니다.
인간사회는 지금 중앙집권화된 자본과 국가권력으로 개인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원래 아나키즘은 이러한 폭력과 억압에 기반한 모든 강제적이며 중앙집권화한 권력과 제도를 반대하는 반권주의이지요.
실제로 현대의 아나키적 생태주의는 자본주의적 경쟁논리에 대하여 상호부조적인 공동체를, 중앙집권적 국가권력에 대해 자유주의적 직접민주주의로 철저한 권력분산을 하여 소규모지역단위들의 자발적인 연합체를 지향하기도 합니다. 여기에는 '소비를 최소화'하는 원칙이 전제되어 있겠지요.
이들이 지향하는 것은 좀도둑이 설치더라도 최소한 자본과 국가권력에 의한 전쟁과 학살극, 가스실은 없는 사회지요.
어쩌면 이상적일 수 있는 입장일 수 있는데 네트워크의 발달로 새로운 의미를 띠게 되었다고 볼 수도 있을 듯 합니다.
네트를 통해서 어느 누구도 지배하지 않으면서 서로 자유롭게 소통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 삶의 양식에서 이들의 지향과 일치하는 면이 생기고 있으니까요.
이것이 현실적인 운동을 띠고 나타날 수도 있지만 여기서는 그것을 지칭하려고 한 것이 아니라 그 사상에 담겨있는 절대자유, 인간해방, 모든 권력으로부터의 자유라는 지향을 나타내려고 했습니다.
노장사상이 이러한 사상에 가깝다고 할 수 있겠지요.
그렇다고 제가 이러한 사상을 지향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자연은 아나키즘이 극복하려고 했던 인위적 가치서열이나 문화, 중앙집권적, 하이어라키적 지배가 존재하지 않는 것이 아닌가 해서 아나키적이라고 말한 것이지요.
자연에서는 사람과 같은 의식문화가 없기 때문에 이데올로기, 신념에 바탕한 중앙집권적 권력과 그에 의한 전쟁이 일어나지 않지요. 더 근원적으로 의식에 의한 주관적 해석과 그로 인한 경계(다분히 논리적 비약)도 만들어내지 않지요.
인간중심주의적인 분별적 인식마저도 사실은 아나키적 자연을 사람의 문화의식으로 채색하여 이해함으로써 발생하는 것이겠지요. 이를 통해서 사람이 자연을 대상으로 여기고 지배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권위의식도 가질 수 있겠지요.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워낙 인간이 언어로 대변되는 분별적 인식을 통해서 세계를 바라보기 때문에 기왕 인간이 갖고 있는 인위적 문화를 부정하는 사상을 원용하여 자연의 세계가 갖는 특징을 묘사해 보려 한 것이지요.
굳이 이러한 인식의 전환을 자연에 대한 이해만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적 삶에 대한 내용으로 적용한다면 기의 살림법에서 적분에 대한 미분적 경향과 네트사회의 특징으로 말씀드린 것과 일맥상통할 것입니다.
첫댓글 자원의 집중이 없이는 문명의 발전은 생각할수도 없는데..아나키적 사회에선 도대체 누가 떨어져 있는 자원을 흡수 통합하여 집중할수있겠습니까? 강제적인 방법없이 순전히 자율로만 그것이 가능할수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