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째 홋카이도 잔차타기 9 ㅡ cape 에리모에서 히로오 까지
오늘은 휴식일로 빨래도 하면서 편히 쉴려고 했다.
그런데 주인은 하루 연장이 안된단다.
방도 많은 것 같은데 왜 안되냐고 했더니, 자기 혼자 하는 일이라 세팀 이상 받는 것은 무리라고 한다. 쩝.
밥을 안 줘도 된다고 우겨 봐도 고개만 절래 절래 흔든다.
그럼 짐만 두고 다른 집 찾아 본다고 했더니 그러라고 한다.
에리모 곶에 더 가까운 여관이 있어 가 봤더니 거기도 오늘은 풀이랜다. 쩝
그렇다면, cape 에리모를 한바퀴 돌고, 북동방면으로 상승해야하는 형국이다.
여기서 제일 가까운데는 히로오조다.
약 45km. 그쯤 가든지 다이키조까지 70km를 가야겠다.
파도가 바위를 때리고, 포말로 부서지는 모습을 지겹게 보면서, 이젠 파도소리가 소음으로 들려오고 지나가는 차소리는 탱크 소리같이 들려온다.
누군가 카톡으로 물어본다.
홋카이도가 자전거 타기 좋은 점.
첫째는 날씨가 좋다.
홋카이도 하면 거의 겨울을 생각한다. 오겡끼데스까를 외치는 러브레터의 오타루가 제일 먼저이고, 삿포로 눈축제 등을 떠올리면서, 홋카이도하면 눈이지 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많이 봤다.
물론 겨울의 아사히다케를 그려본다면 겨울도 괜찮을 듯 하지만...
오호츠크 고기압이 홋카이도를 덮고 있는 6월이 최고의 계절일 것이다.
라벤더가 피는 7월의 비에이, 후라노 등은 아직 장마전선이 북상하지 않았을 때까진 유효하다.
우리나라 맑은 5월 날씨를 생각하면 딱이다.
다음으로 가을 장마가 내려가는 9월.
이런 노래가 절로 나온다.
가을하늘 초산위에 높고 푸르게
......
우리나라도 곧 맑은 가을 날씨가 시작되겠지만, 홋카이도 서쪽은 미세먼지가 없어 언제나 쾌청, 그 자체일 듯하다.
둘째는, 전체적으로 길이 평탄하게 좋다.
홋카이도 중앙은 아주 넓은 평야이다.
다끼가와에서 이와미자와까지는 37km의 직선도로가 있다. 물론 굴곡도 없다.
이것은 일본 내에서도 최대라고 한다.
물론 높낮이가 심한 길도 가끔은 있겠지만, 지금 가고 있는 해변 길은 평탄 그자체다.
우리나라 동해안의 굴곡은 여기 비하면 심한편이다.
이러다 나 죽어! 강릉에서 정동진을 갈 때 누가 한 말이다.
셋째는 경치가 좋다.
물론 우리나라의 익숙한 경치도 아름답지만, 외국이면서도 외국아닌 것처럼 보이는 풍경들은 너무 아름답다.
어렸을 때 본 일본 관사들처럼 생긴 집, 그리고 자세히 봐야 좀 다른 듯한 사람들의 얼굴, 산이며 바다 모두 우리나라랑 비슷한데 조금씩 차이가 있다.
그 차이가 보일 때 쯤 나도 홋카이도를 제대로 보는 것일 것이다.
넷째는 외국이면서도 JR이 잘 되어 있어, 힘들 때 점프가 쉽다.
물론 우리나라 고속버스에 비할바는 아니지만, 길도 모르는 외국에서 기차는 점프하는데 아주 편리하다.
이미 앞 두번의 여행에서 네번쯤 점프를 해 봤는데, 아주 좋았다.
점프는 나를 아주 다른 곳으로 가져다 놓기 때문이다.
다섯째는 홋카이도는 어디에 있든 어느 호텔이나 온천이다.
그 온천들의 수질 또한 제각각이다.
어디는 탄산온천이고, 어디는 유황온천이고, 하루의 피로가 전부 풀린다.
두번째 여행에서 도마코마이에서 노보리베츠로 갈 때 민박집에 들렀는데, 그 민박집도 온천을 가지고 있었다.
나머지는 내일 계속...
지금 일출시간은 5시이고, 일몰은 6시이다.
해뜨는 북태평양에서 해지는 북태평양까지 고개만 돌리면 된다.
우리나라 서해에는 해뜨는 서해에서 해지는 서해까지 볼 수 있는 당진 왜목해변이 있다.
일본을 여행하는 청년들은 많다.
우리나라에서도 국토종주하는 청년들을 많이 볼 수 있듯이...
오비히로 116km
히로오조 32km
5km를 빨리 달려도 15분에서 20분 걸릴텐데, 그 사이 차는 얼마나 올까?
자전거길도 딱히 없고, 긴장속에서 출발.
자전거길도 없는 5km 터널 통과
마주온 차량 10대와 오토바이 떼족 7대
나를 추월해간 차량 4대와 오토바이 한대
휴!
긴장속에 터널 통과후 만난 도쿄에서온 청년.
페리로 도마코마이에 도착하여 삿포로부터 와카나이까지 갔다가 동해안으로 내려오는 중이란다.
시베스조의 아름다운 풍경을 가르쳐 준다.
그런데 얘는 라이트도 없다. 터널을 어찌 통과할까?
어제산 모찌를 하나씩 나눠먹고 행운을 빌며...
2km터널이 두개 더 있었다.
그리고 우회한 긴 터널 하나.
숙소에 일찍 도착해서 빨래도 하고 정비의 시간.
내일을 위해 일찍 취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