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문 근교산&그너머 <888> : 부산 다대포 둘레길 1300리 낙동강, 바다가 되는 그 곳…
이승렬 기자 bungse@kookje.co.kr 2014-08-06 18:58:31 본지 28면 몰운대(沒雲臺)는 원래 섬이었다. '몰운도(沒雲島)'라고 불렸다고 한다. 낙동강 하구의 모래톱이 확장하면서 자연스럽게 육지와 연결됐다. 그래서 오늘날 산꾼들은 1300리 낙동강의 동쪽 큰 산줄기를 잇는 낙동정맥 종주를 할 때 마지막 구간 종착점을 몰운대로 잡고 있다. 몰운대가 섬으로 남아있던 시기를 신라 이전까지라고도 하고, 조선 중종 이전까지라고도 하나 어느 주장이 맞는지는 알기 힘들다.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 이창우 산행대장이 부산 사하구 다대포항과 감천항을 가르는 두송반도 남쪽 전망대에
오르고 있다. 갈맷길 구간이기도 한 두송반도는 서부산권의 숨은 비경을 자랑하는 곳이다.
몰운대가 섬으로 남아 있었다면 낙동정맥의 마지막 봉우리는 부산 다대동과 장림동의 경계를 이루는 아미산(234.1m)이었을 것이다. 설사 몰운대가 현재처럼 육지화 된 상황이라 하더라도 '산' 이름이 붙은 낙동정맥의 막내는 아미산이다. 또한 아미산과 몰운대는 다대포 해수욕장 서쪽 가덕도 연대봉 너머로 떨어지는 낙조가 너무도 아름다운 까닭에 부산 최고의 낙조 감상 포인트로 손꼽히는 곳이다. 아니, 부산을 넘어 전국에서도 둘째 가라면 서러워 할 낙조 감상지라 할 수 있다.
몰운대와 아미산은 익숙하지만, 두송반도를 제대로 걸어본 사람은 별로 없다. 다대포항 동쪽에 길게 남쪽으로 뻗어내린 두송반도는 다대포항과 감천항을 좌우로 끼고 있는데, 한때 군사 작전지역으로서 오랫동안 민간인 출입이 제한돼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개방돼서 일반인도 반도의 남쪽 끝까지 갈 수 있다. 다만 몰운대와 마찬가지로 일부 지역은 군부대로 인해 출입할 수 없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 몰운대~아미산~두송반도 연결, 서부산권 절경 아울러
몰운대의 숲길은 서늘한 기운이 감도는 그늘의 연속이다.
이번 주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은 몰운대와 아미산, 두송반도를 연결하는 도심 트레킹 코스를 답사했다. 다대포항을 한 바퀴 도는 길이기에 자체적으로 '다대포 둘레길'이라고 명명해 봤다. 몰운대와 두송반도 끝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해상 풍광이 압권이고, 아미산 전망대 아래로 바다와 낙동강의 랑데뷰를 직접 목도하는 느낌 또한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다.
몰운대입구에서 출발해 몰운대를 한 바퀴 돈 후 아미산 전망대, 아미산 정상, 두송반도 끝 전망대까지 돌아보고 출발지로 원점회귀하는 코스의 총길이는 20㎞가량이다. 결코 짧지 않은 길이지만 대체로 편평한 코스이기 때문에 누구라도 큰 어려움 없이 돌아볼 수 있다. 휴식과 식사 시간을 포함해도 6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몰운대 동남쪽 끝 화손대에서 바라본 솔섬과 바다 건너 두송반도.
다대포해수욕장 동쪽 끝 몰운대 입구에서 몰운대 표지석과 초소를 지나 남쪽으로 숲길을 따르면 곧바로 화손대 갈림길. 왼쪽으로 꺾는다. 군부대 철조망 옆을 지나면서 한적한 솔숲길이 이어진다. 왼쪽으로는 다대항 푸른 물결이 넘실거린다. 20분가량 산책하듯 걸으면 화장실 앞 갈림길. 왼쪽 화손대 방향으로 틀어 살짝 오르막을 탄다. 녹음 짙은 숲길을 통과하면 주변이 탁 트인다. 왼쪽으로 내려서면 곧바로 화손대다. 바다와 맞닿은 천혜의 전망대인 화손대에서는 솔섬과 쥐섬 등 크고 작은 섬들과 바다 건너 두송반도, 그리고 멀리 영도 봉래산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다시 화장실 앞 갈림길까지 돌아나오는 데는 10분. 왼쪽으로 길을 잡는다. 굽이굽이 휘도는 산책로를 따라 10분쯤 가면 음수대가 있는 몰운대 전망대 앞 갈림길. 왼쪽으로 내려서면 옛 군초소가 있는 몰운대 전망대다. 이곳을 혹자는 침운대라고 부르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주변 풍광은 그야말로 부산의 숨은 비경이다. 시원하기 그지없는 바닷바람이 이마의 땀방울을 날려준다. 쥐섬이 더욱 가깝게 다가오고, 먼 바다의 크고 작은 섬들이 해무에 휩싸인채 모습을 보였다 숨었다 한다. 몰운대라는 이름이 본래 '구름 속에 빠져 보이지 않는 섬'이라는 뜻에서 유래했다는 이야기가 새삼 떠오르는 장면이다.
◇ 20㎞ 코스 6시간이면 충분… 갈맷길 구간과 일부 겹쳐
몰운대 남서쪽 끝에 있는 장운대 또한 서부산의 숨은 절경이다.
돌아나오는 길, 음수대 갈림길에서 직진하면 이윽고 부산시 유형문화재 제3호인 다대포객사다. 객사 앞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가면 1592년 임진왜란 당시 부산포해전에서 이순신 장군의 우부장으로서 장렬히 싸우다 전사한 녹도만호 정운 공의 순절을 기린 '정운공순의비(부산시 기념눌 제20호)'가 있지만 민간인 통제구역 내에 있어 아쉽다.
몰운대 앞까지 돌아나온 후 간선도로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꺾어 다대포해수욕장을 지난다. 노을정 정자를 지나 삼거리 횡단보도를 건너 아미산 노을마루길 1번 출입구를 통해 지그재그로 설치된 계단길을 따라 오른다. 중간 쯤에서 뒤돌아보면 낙동강 하구의 모래톱들과 바다 건너 가덕도 연대봉이 그려내는 풍광이 걷는 이의 가슴을 탁 트이게 한다.
계단 위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돌아 올라가면 몰운대성당 앞에 아미산전망대가 있다. 이곳에서 바라본 노을의 아름다움은 전국적으로도 유명하다. 전망대와 몰운대성당 사이로 가면 롯데캐슬 아파트 단지 속으로 흘러든다. 몰운대초등학교를 지나 부산은행앞 갈림길에서 우회전, 보도를 따르다가 106동과 219동 앞 삼거리에서 다시 횡단보도를 건너 두 동 사이 도로로 간다. 101동 뒤 상가건물 뒷쪽에 아미산 등산로 입구가 열려 있다.
다대포해수욕장에서 아미산전망대로 오르는 길에 보이는 낙동강 하구 모래톱과 남해 바다, 그리고 가덕도 연대봉
의 풍광이 압권이다.
곧바로 왼쪽으로 꺾으면 홍티고개 이정표. 이곳에서 응봉봉수대 방향 능선 산길로 접어든다. 완만한 오르막을 15분가량 오르면 벤치가 있는 갈림길을 만나고 우측으로 50m만 가면 응봉봉수대가 있는 아미산 정상이다. 야트막한 산이지만 낙동정맥의 어엿한 막내 봉우리. 이곳에서 다대동 일대와 두송반도 몰운대 영도 구덕산 승학산 천마산 장산 등을 함께 볼 수 있다. 정상을 지나 30m쯤 진행 후 만나는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비스듬하게 이어지는 내리막을 탄다. 낙동정맥길. 초반에는 제법 가파르다. 이윽고 경사도를 낮추면 돌탑 갈림길을 만나고 계속 직진한다. 두 번째 갈림길에서도 직진하면 179봉을 살짝 넘는다. 길은 완만하게 왼쪽으로 꺾어지는 내리막이다. 서림사 입구를 지나 내려서면 신다대아파트 뒤 도로. 왼쪽으로 꺾은 후 신다대아파트 105동 뒷편 육교를 통해 다대고개 도로를 건넌다. 육교 끝에서 왼쪽으로 내려선다. 갈보리교회와 도원병원 사이 도로를 따라 계속 직진한다. 두송아파트 201동앞 삼거리를 지나 좀 더 가면 길은 비포장으로 바뀐다.
우측 아래로 대선조선의 선박 건조 모습이 보이고, 그 너머로 이어지는 두송반도의 끝자락도 희미하게 눈에 들어온다. 15분 정도 걸으면 비포장길이 만나는 역Y자 갈림길. 왼쪽에서 올라온 길은 갈맷길이다. 갈맷길과 합류한 뒤 두송반도의 능선을 휘도는 비포장길을 줄기차게 따른다.
◇ 낙동정맥 막내 아미산서 바라본 낙동강 하구 풍경 압권
두송반도 임도에서 취재팀과 자전거 동호인들이 교차하고 있다 .
5분 후 야망대 갈림길에서도 직진하고, 다시 10여분 후 대선조선 갈림길에서도 계속 직진이다. 5분쯤 더 가서 만나는 갈림길에서는 오른쪽으로 돌아도 되고 왼쪽으로 돌아도 된다. 취재팀은 오른쪽 길을 택했다. 두송반도 끝자락 갈맷길 도보인증대를 만나면 헬기장 쪽으로 직진, 체육시설 뒤로 열린 내리막을 탄다. 이윽고 두송반도 끝 전망대다.
바다. 더 갈 곳이 없다. 언제부터 길손을 기다렸는지 알 수도 없는 망망대해와 조우하고 주변 풍광을 돌아본 후 다시 야망대 갈림길까지 돌아가는데는 25분쯤 걸린다. 야망대 이정표를 보면서 임도를 버리고 왼쪽 내리막 숲길을 택한다. 두송반도의 서쪽 허리춤을 감싸는 이 길은 참으로 한적하고 멋들어진 숲길이다. 10분 후 나무덱 계단을 내려서면 곧바로 해변 대선조선 진입로를 만난다. 숲길은 끝난 셈이다. 우측으로 꺾으면 국가지질공원 안내판이 나오고 도로를 건너 사거리에서 야망대 방향인 왼쪽으로 꺾는다. 해변체육공원을 왼쪽에 끼고 10여분 걸어가면 야망대 장어구이집을 지난다. 살짝 뒷쪽으로 돌아가면 다대포수산시장을 지난다. 멍게 해삼 전복 등 수산물이 지천이다. 계속 길을 따라 직진하면 수산물 냉동창고 앞을 지나고 끄터머리에서 이정표를 보면서 우측으로 꺾은 후 삼거리에서 왼쪽 몰운대 방향으로 진행한다. 몰운대 입구에 약 300m쯤 못 미친 지점에서 왼쪽 바닷가 길로 진입하면 뱃사람과 낚시꾼들의 여명기 출어 장면을 담은 일출사진으로 유명한 다대포 선착장을 볼 수 있다. 해변길을 따라 가다가 고성횟집 앞에서 골목길을 통과하면 출발지에 도착한다.
# 떠나기 전에
- 기네스북 등재된 '다대포 꿈의 낙조분수' 공연 볼만
일출 사진 촬영지로 유명한 다대포 선착장의 해질녘 모습.
다대포 둘레길 코스의 기종점 역할을 하는 몰운대 입구 다대포해수욕장에는 전국적 명성을 날리고 있는 '다대포 꿈의 낙조분수'가 있다. 2519㎡의 광장에 분수 원형지름 60m, 최대 물높이 55m, 물 분사 노즐수 1046개, 조명 511개, 소분수 24개 등 세계 최대 규모를 갖추고 있다. 한국기록원으로부터 이미 한국 최대 분수로 인증을 받았고, 2010년 3월 세계 기네스북에도 세계 최대 바닥분수로 등재됐다. 따라서 코스 답사를 한 후 피로를 풀 겸 분수에서 펼쳐지는 물줄기의 향연을 즐기는 것도 좋다. 달려가는 모양, 흔드는 모양, 치솟는 모양, 안개 등 27가지의 모양으로 다양하게 연출되며, 특히 가요, 팝송, 클래식 등 60여곡의 다양한 음악과 함께 분수 공연이 펼쳐진다. 월요일을 제외한 매일 분수공연이 펼쳐지는데, 체험분수는 오전 11시 오후 2시, 3시, 4시, 5시 및 저녁 8시 음악분수 1부 공연 후 등 총 6회에 걸쳐 10~20분 동안 펼쳐진다. 또 분수공연의 하이라이트인 음악분수는 8월31일까지 매일 오후 8시와 9시 각 20분 간 두 차례 펼쳐진다.
# 교통편
- 부산역·서부버스터미널 등에서 대중교통 이용 편리 다대포해수욕장 행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편하다. 부산역을 기준으로 할 때는 1000번 버스를 타면 된다. 또 도시철도 1호선을 타고 괴정역 대티역 또는 신평역에서 내려 버스로 환승하는 것도 좋다. 도시철도 괴정역에서 내릴 경우 96번, 대티역에서 내릴 경우 괴정초등학교정류장까지 가서 마을버스 '사하 15번', 신평역에서 내릴 경우 338번, 2번, 11번 버스로 환승할 수 있다. 부산서부버스터미널을 기준으로 할 때는 터미널에서 338번 시내버스를 타면 직통으로 다대포해수욕장까지 갈 수 있다. 승용차 이용객이라면 몰운대 입구에 주차장이 준비돼 있지만 해수욕 성수기에는 주차 공간을 찾기 힘들 수도 있으니 염두에 두자.
문의=생활레저부 (051)500-5151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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